도박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민주당
민주당 지지자들은 까다롭습니다. 총선에서 윤통(尹統)을 견제하기 위해 잘못 가는 민주당에 투표하진 않습니다.

조기숙(이화여대 교수) 페이스북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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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람이 도박에 빠지는 이유는 요행을 바라기 때문입니다. 한 번 안된다는 걸 경험했음에도 한 번만 더 하면 될 것 같아 또 시도하죠. 그래도 안되면 이번에는 꼭 될 거야 하는 믿음으로 계속 실패를 반복합니다. 그러다 폐인이 되는거죠. 이렇게 도박을 계속 시도하는 이유는 과거에 큰 성공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도박판에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해 처음엔 성공을 맛보게 해주거든요.
  어제 제가 <원칙과 상식> 토론회에서 받은 질문은 "가만히 있으면 윤석열 대통령 실정의 반사이익으로 민주당이 180석, 200석 할 텐데 왜 <원칙과 상식> 의원 4명은 당내 분란을 일으켜 총선전망을 어둡게 하냐"며 입닫으라는 말을 많이 듣는답니다. 전문가로서 이에 대한 평가를 부탁받았습니다.
  
  2.
  한 마디로 제가 아직도 민주당에 애정을 가지고 있고, 민주당의 총선 승리가 가능하다고 보는 이유는 <원칙과 상식> 의원들 덕분입니다. 아직도 잘못 가는 민주당에 브레이크를 걸고, 건강한 대안을 제시하는 의원들이 있어 희망을 완전히 버리기 어려운 거죠. 그 분들이 공천이 어려워 반기를 든다는 마타도어도 있습니다. 지금 당이 잘못가고 있다고 너도 알고 나도 아는데 숨죽이고 있는 의원들이야말로 공천에 목메는 사람들이죠.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은 이재명 사당화를 막지 않고 방조할 뿐만 아니라 적극 협조하는 의원, 당원 모두에게 해당됩니다.
  당규를 바꿔가며 이재명 대표가 당을 혁신하는 거냐, 사당화를 하는 거냐 묻는다면 저는 민주주의가 기준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지금 총선을 앞두고 제대로 토론도 하지 않고 전당대회 룰을 바꾸려는 이유가 뭘까요? 총선 패배를 스스로도 예상하기 때문이라는 이유 외엔 저로서는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패배 후 당지도부 선거에서 이 대표 아바타를 내세우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지금 왜 당의 분열을 초래할 일을 하죠? 그러나 그 동안 반대 목소리를 내던 사람도 공천 탈락이 두려워 지금은 숨죽이고 있습니다.
  정당법에 대의원제가 명기된 이유는 연령, 지역, 성별 등 국민을 대표하는 게 민주주의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대의원 선출방법을 바꾼다면 몰라도 지역주의 정당에서 당원 비율을 급격하게 올리는 건 법정신을 거스르는 겁니다. 원래 독재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 직접민주주의입니다. 대중은 대의원보다 선동하기가 훨씬 쉽거든요.
  
  3.
  지난 대선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패한 건 정치초년생이자 무능해보이는 윤 후보보다는 이 후보의 유능함이 더 두려웠기 때문이겠죠. 좋아서 찍은 선거가 아니었잖아요. 더 두려운 후보를 제거하는 투표였습니다. 박빙으로 졌으니 한 번만 더 하면 이길 것 같죠? 그래서 민주당이 이성을 잃고 도박에 올인하는 거겠죠.
  그렇게 해서 지난 지방 선거 대패했습니다. 대선에서 박빙 승부였다면 윤 후보를 대통령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 후보에게 표를 줬지만, 방탄을 위해 인천계양에 꼼수 출마하는 이 후보를 보며 기권했기 때문입니다. 각 지역구에서 이 후보 대선 득표율과 지방선거 투표율이 반비례하는 게 그 증거입니다.
  
  4
  윤 대통령의 실정을 충분히 봤으니 이번에는 민주당이 앉아서 표를 얻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은 윤과 이의 대결만이 아니라 국힘엔 인요한 혁신위원장도 있고, 한동훈, 원희룡 등 미래세대가 총출동합니다. 일대 일 대결에서도 패했는데 일대 다 대결은 왜 쉽다고 생각하죠? 국민들은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 대표의 리더로서의 자질을 평가할 충분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동안 이대표가 무슨 리더십을 보여줬습니까?
  민주당 역사상 주류가 비주류를 대놓고 탄압하는 최초의 민주당을 만든 게 이 대표의 업적입니다. 카리스마가 넘쳐 초기엔 당총재까지 겸했던 김대중 대통령도 정풍운동하는
  정동영 전 의원을 탄압하기보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민주당을 혁신했고, 그 결과 당내 아웃사이더였던 노무현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한명숙, 문재인 대표 시절에도 명분도 없는 비주류의 반발이 거세 당이 휘청거릴 정도였지만 탄압은 가당치도 않았습니다.
  
  5.
  지난 대선에 이 후보가 당선됐으면 더 나은 나라가 됐을 거라는 추론이 가능해야 민주당 지지자들이 민주당을 찍지 않을까요? 총선은 정부 심판의 리트머스가 되는 재보궐 선거와는 다릅니다. 과거에도 늘 그랬습니다. 지금 상태로 선거가 치러지면 낮은 투표율로 국힘이 승리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기권자를 동원하기 위한 제3당이 등장한다고 보는 게 당연하지 않나요? 정치는 늘 살아 움직이는 겁니다. 지금이라도 이 대표의 결단으로 당내 민주주의를 강화하면 저를 포함한 민주당 지지자들은 표 줄 준비가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가 혁신을 빙자해 사당화를 지속한다면 제3당에게 표를 줌으로써 양당을 심판할 준비가 된 유권자는 넘쳐날 겁니다. 올 총선에 등장할 제3당은 과거와는 사뭇 다른 폭발력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시절 양당 정치가 3류였다면 지금은 5류 수준이거든요!
[ 2023-11-27, 10:4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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