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돌입

"이 문제를 일으킨 정부에게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것"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가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갔다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는 26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 12일 연세의대 교수의 뜻에 따라 결의한 대로 27일부터 휴진을 실행한다”며 “비중증 환자의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 시술 휴진과 진료 재조정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비대위는 입원 병동, 응급실, 중환자실, 투석실, 분만실과 필수 유지 업무는 정상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이번 휴진 결정은) 문제를 일으키고 키운 정부에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마지막 기회를 버리지 말고 이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연세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의 성명서 전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지난 12일 연세의대 교수의 뜻에 따라 결의한 대로 27일부터 휴진을 실행함을 알려드리며, 아래와 같이 성명서를 발표합니다. 


(휴진의 범위: 입원 병동, 응급실, 중환자실, 투석실, 분만실 및 필수유지업무 등을 제외한 비중증상태 환자의 외래진료 및 비응급 수술과 시술의 휴진 및 진료재조정) 


2024년 6월 27일부터의 휴진관련 

연세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 성명



  정부는 의대 정원 2천명 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의 일방적 발표로 대한민국 의료에 전에 없던 혼란을 야기했다. 이는 불합리한 의료환경을 개악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자명했으며 불합리한 의료 환경에서도 무너져가던 의료체계를 희생하며 떠받치고 있던 의사를 비롯한 의료인들은 절망했다. 의료와 의료인에 대한 정부의 관점이나 대책이 현상적인 상황만 눈앞에서 가리고 근본적인 해결을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우리 세브란스병원의 전공의들과 연세의대 학생들은, 다른 대한민국의 전공의 및 의과대학 학생들과 같이, 정부의 무책임하고 비현실적인 정책 추진에 분노하며 의료와 학업현장을 떠났으며 이는 불합리한 의료 환경의 근본적 개선과 실질적 변화를 촉구하는 행동이다. 


  연세의대 교수들은 우리 학생과 전공의들의 생각에 공감하고 뜻에 동의하며,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은 대한민국 의료의 개선에서 세브란스의 소명에 부응하고자 중지를 모아 연세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였다. 연세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연세의대 교수 각자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하며 환자와 학생, 전공의, 교직원 그리고 교수 당사자를 보호하는 책무를 갖고 있다. 우리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024년 6월 12일 전체 교수의 뜻을 반영하여 기한이 없는 휴진을 현재의 혼란을 종식시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결정하였다. 


  하루하루 급변하는 의료혼란의 정세속에서, 환자와 국민, 학생과 전공의, 교직원 그리고 교수까지 모든 당사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며 우리의 뜻을 온전히 전하기 위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고민하고 논의한 바 오늘의 이 성명을 발표한다. 


교수들의 동참은 문제의 시급성에 대한 적극적 의사표현이다 


환자들의 우려와 정부의 직·간접적인 압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연세의대 교수들이 전공의들과 학생들로 대표되는 의사 사회 전반의 움직임에 동참하는 것은 현 의료정책의 심각한 문제에 대한 적극적 의사표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위기는 의료 전반에 걸친 문제이다 


의료는 환자의 건강을 최상의 목표로 진료, 연구, 교육, 사회적 소통과 협력이 동등하게 중요하게 추구되는 통합적 활동이다. 의과대학과 그 부속병원은 이런 의료의 통합성을 드러내는 상징이다. 그러나 실상은 지난 몇 달 동안 의료계는 진료를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었을 뿐 의료를 필수불가결하게 구성하는 다른 요소, 즉 교육과 연구, 그리고 사회와의 협력이 단절된 상태이다. 이는 한국 의료계의 미래에 깊은 어둠을 드리우고 있다. 


우리 교수들은 현 상황이 단순히 의학교육이나 상급의료기관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은 문제라는 점을 깊이 우려한다. 의사에 대한 불신에서 출발한 정책들, 그리고 모든 사회 구성원의 건강이 의사들의 이기심으로 위기에 처했다는 식의 언설은 앞으로 건강 정책의 수립과정에서 어떤 종류의 대화도 가능하지 않게 만들고 있다. 


정부가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꾸기를 요구한다


의료는 의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모두가 참여하여 최선의 안을 찾아내고 협력하는 공동의 과업이다. 이 과정에서 훈련받은, 책임있는 전문가로서 의사들은 의료의 변화를 예측하고 대처해야 한다. 지금의 혼란이 야기되는 과정에서 의료계가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했음을 반성한다. 


그러나 현 상황의 근본 원인이 의료에 대한 정부의 잘못된 인식에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정부는 전문가로서 의료계의 문제의식에 귀를 기울이고, 시늉뿐인 대화를 진정한 소통으로 변화시키라. 


병원의 보직자들께- 연세의대와 세브란스병원을 사랑하는 마음을 이해해 주십시오 


우리 교수들은 이번 결정과 행동이 우리의 학교와 병원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를 잘 알고 있습니다. 직접적으로는 교육부나 보건복지부와 같은 정부당국의 행정 제제에서부터 언론에 의한 비판과 비난, 이런 사회적 인식에 따를 수많은 어려움이 두렵습니다. 그렇기에 병원장님들의 서신에 담긴 학교와 병원 사랑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1885년 진리와 자유를 추구하며 이 땅에 시작된 연세의대의 역사는 바로 지금과 같은 결정과 행동들이 이어져 온것일 것입니다. 우리는 계속 연세의대의 역사를 이어 나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 환자들의 우려에 송구한 마음입니다 


환자와 그 가족 여러분, 의료는 환자를 질병의 고통에서 해방시키는 인간의 가장 숭고한 행위이며 이를 위해 의사를 포함한 보건의료인과 모든 국민들은 지금까지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해 왔습니다. 저희들은 현 상황에서 환자와 가족의 불만과 불안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문제의 시급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불편함을 기꺼이 감내하여 주시는 신뢰를 동시에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최선을 다해 환자들을 보호하는 의료제도로의 변화를 이끌어내겠습니다. 


2024년 6월 27일부터 시작하는 휴진에 대한 결정


연세의대 교수는 2024년 6월27일부터 기한이 없는 휴진을 시작한다.


우리의 휴진은 강제적이거나 폭압적인 과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양심과 자율에 기반한 결정이기에 시작부터 전면적인 휴진이 되진 않을지라도, 우리의 양심과 용기는 앞이 보이지 않는 우리나라 의료의 횃불이 되고 마른 들판에 들불처럼 번져 우리나라의 의료를 합리적이고 올바르게 바꿀 불씨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의 결정은 결코 국민과 환자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학교에 피해를 주고자 함이 아니다. 우리의 결정은 이 문제를 일으키고 키운 정부에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것이다. 정부는 마지막 기회를 버리지 말고 이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라.


우리는 이 결정이 들불처럼 퍼져 나갈지, 아니면 사그러들고 말지 가늠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 행동이 국민들의 이해와 지지를 얻어 정부와 정치권의 각성으로 이어질 것을 강력히 기대하며 이 자리에 부끄럽지 않은 양심이 있었음을 우리 자신이, 우리 후배가 그리고 시간이 지나 국민들이 기억해 주리라는 믿음으로 걸음을 옮길 것이다. 



2024년 6월 26일(수) 


각자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하는, 환자와 당사자를 보호하는 책무를 가진

강한 역사의

연세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와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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