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운 한동훈 식 公私구분법

상대가 한 일은 낮추어서 사(私)라 하고, 자기가 한 일은 높여서 공(公)이라 한다면?
한동훈이 국힘당 비대위장을 하면서 윤 대통령께 대든 일은 천하가 다 안다. 논란이 일자 한동훈은 “공적으로 한 일이다” 식으로 변명하였다. 공(公)을 앞세워 자기 과오를 덮으려는 것으로 보였다. 인간사에서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을 무 자르듯 딱 잘라 이것은 공(公). 저것은 사(私)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번에 ‘김건희 문자’가 불거지고 그걸 읽은 한동훈이 '읽씹'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한동훈은 또 같은 식으로 말했다. “사적으로 보낸 문자 아니냐?”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한동훈은 공사구별 감각이 남 다른 듯한데 그렇다면 윤 대통령이 자기를 법무장관으로 임명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법무장관으로 임명한 행위는 公이었지만 윤 대통령이 한동훈에게 필이 꽂힌 것은 私였다.
  
  성삼문은 손,발톱을 뽑히는 고문을 당하면서도 단종에 대한 지조를 지켰다. 이 지조의 바탕은 단종을 좋아하는 마음 곧 私였다. 그 私가 목숨까지 바친 公이 된 것이다. 그러므로 私에서 출발하지 않는 公은 없다. 시저가 루비콘 강을 건넌 것은 로마에 저항하는 것이 자기가 사는 길이었기 때문이었다. 私였던 것이다. 석씨(釋氏)가 자기 아들을 승려로 만든, 그 위대성도 부처의 마음에서 출발한 私였다. 이렇듯 세상사 모든 일은 사적 인연 위에서 출발한다. 이러한데 한동훈이 자기가 한 일은 모두가 公이었다 함부로 우길 수 있나?
  
  박근혜 탄핵을 목전에 두고 언론에 “박근혜가 청와대 사저에서 굿을 했다”는 유언비어가 판을 쳤다. 사실이더라도, 청와대 사무실에서 퇴근하여 사저에서 한 것이므로 한동훈 식으로 말하자면 私다. 그러나 유언비어에 넘어간 군중이 무슨 일을 했던가.
  
  대통령이 퇴근하여 자기 집에서 가족과 한 일 말고는 모두 公이다. 대통령실에서 전화로 하거나 야외에서 대면하는 일이나 다 공적 행위이다. 한동훈에게 전화를 하여 비대위장을 그만두라고 말한 것도 公이다. 한동훈은 기분이 나빴든지 No했다. 기분이 나쁜 것은 사감(私感)으로서 私이다. 그런데도 한동훈은 공적으로 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공적 행위가 되려면 공문으로 No했어야 했다. 말로만 거부해 놓고 공적으로 한 일이라 했다. 한동훈의 공사 구분이 우리 눈에는 말장난과 억지로 보인다.
  
  공인이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자기 유리한 대로 구별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게다가 상대가 한 일은 낮추어서 사라 하고, 자기가 한 일은 높여서 공이라 한다면 이 일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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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白丁 2024-07-06 오후 8:12

    내公남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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