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8일 공식 출범하면서 15명의 비대위 명단을 공개했다. 전공의·의대생 대표 6명이 참여하는 비대위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의대 증원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과 '시한폭탄 의료정책' 중지를 요구했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정부의 의료농단 저지 및 의료정상화를 위한 의협 비대위'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형욱 비대위’는 위원장을 비롯해 의협 대의원회 추천 위원 2명, 시도의사회장단 추천 위원 2명,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추천 위원 3명,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 추천 위원 3명,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추천 위원 3명, 위원장 추천 위원 1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됐다.

비대위원 15명 중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을 포함, 전공의·의대생이 각 3명씩 참여하면서 젊은 의사 비율이 전체의 40%를 차지하게 됐다. 박 비대위원장은 “사직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이런 구성안을 제안했다”며 “운영위 재석 19명 중 18명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비대위 자문위원으로는 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원장, 이성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 등 6명이다.
박형욱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회견문에서 "정부의 모습을 보면 선배 의사들이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정부를 믿으라고 하기 어렵다"며 정부의 '신뢰 회복' 조치로 윤 대통령이 의대 증원 관련 책임자들을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 협의도 하지 않고 의협과 19차례나 협의했다고 보고한 자, 2천명 증원이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보고한 자, 사직서 수리 금지 등 행정명령으로 전공의 기본권을 침해한 자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물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어떤 분은 무조건 협상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협의를 가장한 협의는 정부의 '알리바이용'으로 사용될 뿐"이라며 "윤 대통령께서 진정한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시길 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를 향해 "의료시스템 문제를 전공의 책임으로 돌리거나, 정부 실패를 의사의 이기심으로 인한 것이라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박 위원장은 "현 의료 위기 근원은 의료시스템 문제인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런 문제를 외면하고 가혹하게 일해 온 전공의들에게 책임을 돌리며 비난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공의 수련 환경이 얼마나 개선되겠느냐"고 비판했다.
또 "보건복지부는 초저수가 관련 데이터 등 객관적인 자료도 없이 정부 실패를 시장 실패로 진단하고 의사들의 이기심 때문에 필수의료 위기가 왔다고 한다"며 "정부 자신의 책임은 외면하고 잘못된 진단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내놓자 전공의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접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이 시기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급격한 의대 증원은 ‘10년 후유증’을 낳을 것”이라며 ‘시한폭탄’ 의료 정책을 멈춰 정부가 ‘결자해지’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정부의 의료 농단에 대해 지속해서 저항하고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형욱 비대위원장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질문 : 대화를 위해 제거해야 하는 시한폭탄이란 무엇을 말하나.
답변 : 시한폭탄은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지방의료는 파탄 상황이다. 지역의료를 살리겠다고 하는데 정반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경영위기를 겪는 지역병원들이 여러 곳 있다. 또한 내년이 되면 신규 의사들이 배출되지 않는다. 이는 군의관, 공보의, 전문의가 없다는 뜻이다. 정부는 이 순간만 모면하면 된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향후 10년 이상 후유증이 계속될 것이다. 의과대학들도 교육을 위해 온라인 수업을 준비한다고 하는데 사람을 살리는 의대교육에 온라인 교육은 피해야 할 일이다. 특히 몇년 뒤 해부학, 생리학 실습이 시작될텐데 교수 요원이 전혀 준비돼 있지 않다. 이런 것들이 모두 시한폭탄이다.
질문 : 언급한 선결조건들이 해결되면 여야의정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나. 아니면 새로운 협의기구가 필요한가.
답변 : 이 문제는 비대위원들과 논의해야 한다.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현재 여야의정협의체의 상황을 보면 여기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다른 비대위원들 생각도 비슷하리라 본다.
질문 : 어제(17일) 여야의정협의체 2차 전체회의가 열렸다. 여당은 의료계 참여를 계속 요청하겠다면서 의협 비대위에 연락하겠다고 했는데 여당 측 연락을 받은 게 있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정치권과 접촉 의향 있나.
답변 : 아직 여당 측 연락은 없었다.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 여러 인사를 찾아 조언을 구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게 비대위원장 일이다. 노력하겠다.
질문 : 2025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이미 끝났다. 정원 조정이나 정시 모집 중지도 어려울 거란 이야기가 나온다. 비대위가 생각하는 다른 방법이 있나.
답변 : 그건 정부가 고민할 문제다. 이 사태를 일으킨 당사자가 교육부다. 그런데 그 해결책을 의료계에 묻는 것은 이상하다.
질문 : 대전협은 여전히 2025년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도 마찬가지인가.
답변 : 비대위원과 협의해 답할 사안이다. 사실 시기적으로 이미 너무 늦었다. 다만 (의정이) 합의를 하든 안 하든 의대 교육 파행은 피할 수 없고 10년 이상 (부작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의료계가 섣불리 '어쩔 수 없으니 합의한다'고 하면 그것(의학 교육 파행)은 누가 책임지나. 이 정권이 10년 이상 갈 것 아니지 않나. 3년 뒤면 대통령도, 장차관도, 비서관도 다 물러나게 된다. 그러면 그때는 누가 책임지나. 아마도 ‘의료계가 합의했다’면서 그냥 지나갈 것이다. 결국 현장에 남아있는 의대생, 의대교수들만 고통 겪게 된다. 그러니 섣불리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찬성할 수 없는 것이다.
질문 : 올해 수능이 끝난 상황이어서, 의료계 일각에서는 2025년 증원 전면 백지화가 아니라 정원을 조정하는 방식에 대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지 않거나 아니면 예비합격자에 대한 선발 인원을 축소해서 정원을 줄이는 방식 등이 언급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답변 : 이미 그 방식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이 지금 이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의대생 휴학 승인 문제만 하더라도 그건 대학 총장의 권한이다. 그것을 교육부 장관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나라가 있을지 의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학 총장들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교육부 장관 입만 바라보고 장관이 승인하는 지에 목메는 나라가 되었다.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도 이러 일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문제는 의료계를 떠나 우리 사회의 현실을 알려주고 있다. 과거 일본 동경대 사태라든지 90년대 세종대 사태 등, 대학이 교육을 제대로 시킬 수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무조건 입학시키면 끝난다’는 이런 식은 교육부가 해야될 일이 아니다.
그런데 교육부가 교육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대학 총장이나 보직교수 들의 말만 듣고 평가하고 있다. 현장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의과대학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나 교수회에서 이런 부분들을 좀더 짚어줄 필요가 있고 그 이전에 교육부가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입학을 정지시키거나 취소시키는 방향으로 가야된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입학만 시켜놓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입학 전 그 학생들을 6년 동안 어떻게 충실히 교육시킬 것인가에 대한 대책이 미리 나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대책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건 현재의 문제점을 장기화시키고 더 심각한 문제로 만드는 것이며 결국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학교육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면서 결국 환자들에게 장기적으로 큰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앞으로 잘못하다간, 이 시기 배출된, 이 시기 교육과정을 거친 의사들을 환자들이 피할 수도 있는, 아주 안 좋은 전례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질문 : 비대위 의사결정 방식은 어떻게 되나?
답변 : 기본적으로 회의체는 과반 의결로 한다. 대원칙은 있다. 위원 입장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의결한 뒤 따르라 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개원가가 집단행동이나 파업이 어렵다고 보는데 비대위의 이름으로 투쟁하라 할 수는 없다. 또 전공의와 의대생 위원 의견도 잘 수렴하겠다. 무리한 의사결정은 없도록 노력하겠다.
질문 : 비대위에 사직 전공의와 휴학생 외에 복귀 전공의·의대생도 포함됐나.
답변 : 비대위에 복귀 전공의·의대생은 없다. 이들의 의견을 수렴할 기회를 마련하겠다. 다만 이런 문제에서 일부 의견을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전체적인 견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부 의견이 전체 입장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 비대위는 실제 의견을 정확히 파악해 운영하겠다.
질문 : 비대위는 차기 의협 회장이 선출되면 끝나나. 아니면 그 후로도 운영을 계속하나.
답변 : 우선 비대위는 1월 회장 보궐선거까지 존속한다. (회장 선출 후로) 계속되지 않는다. 그런 전제하에 출범한 비대위다. 이를 유념하면서 운영하겠다.












퇴사한 의사들이 병원에 일반의로 재취업했다. 그 비율이 50%를 넘어섰다. 사표를 낸 전공의(레지던트)는 9천 여명이었다. 이 중 병원에 재취업해 의사로 일하고 있는 전공의는 4640명이다. 병원에 재취업하는 전공의는 갈수록 늘고 있다. 사필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