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인질사태, 정부가 결단 내려야
결단의 순간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어

코나스(김영림)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스크랩하기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글자 작게 하기
  • 글자 크게 하기
인질납치 사례와 아프간 납치극의 향방
written by. 김영림
▲ 23명의 인질 중 하나였던 배형규 목사가 탈레반에게 피살당한 시체로 발견되었다. 사진은 시신을 운구하는 차량의 모습

 25일 저녁 속보를 통해 탈레반에게 납치된 23명의 한국인 인질 중 인솔자였던 배형규 목사가 살해 되었다는 소식이 보도되었다.

 인질이 정확히 어디에 잡혀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고, 탈레반이 바라는 것이 돈인지 동료의 석방인지, 남은 인질 중에 일부가 석방되었는 지, 여전히 전원 억류 중인지 조차 확실하지 않은 가운데 처음 접하는 확실한 소식은 바로 한국인의 피살소식이었다.

 이것 하나로 탈레반은 그동안의 대한민국 정부의 협상의지를 사실상 깡그리 무시하였고, 인질에 대한 위해문제를 떠나 대한민국이란 국가의 권위에 도전을 가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문제는 남은 22명의 운명이다.

 이제 정부는 탈레반과의 협상을 계속해야 하는 것과, ISAF(아프간 파견 다국적군)등의 협조를 받고 구출을 강행하는 것 중에서 어느것이 보다 현명한 선택일 지를 결정할 때가 오고 있으나 어느쪽이건 크나큰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테러범들이 인질을 잡고 농성할때 일반적인 사람들은 언론에 대서 특필한 극적인 테러 진압 및 인질구출 드라마를 연상하는 경우가 많다.

 그 가운데 1976년 엔테베 인질 구출은 대테러 작전의 전설로 꼽힌다. 

 그해 6월27일 우간다 엔테베 공항에는 승객·승무원 268명을 태우고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을 출발해 파리로 향하던 에어 프랑스기가  팔레스타인 게릴라들에 의해 납치돼 강제 착륙해 있었다.

 이에 일주일간의 훈련을 거쳐 7월4일 0시 C-130 수송기로 3840㎞나 날아가 현지에 강행 착륙한 이스라엘 특공대원 100여명은, 납치범전원을 사살하고 구출작전 전에 병원에 실려갔던 환자 한명(보복처형 당함)을 제외한 나머지 인질 전원을 구출했다.

 또한 77년에는 86명의 승객을 태운 독일 민항기 루프트한자가 권총과 수류탄을 든 두명의 남자와 두명의 여자에 의해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로 납치되자, 독일은 GSG-9라는 대테러부대를 투입 작전개시 5분여만에 극적으로 납치단을 제압했다

 그리고, 1980년의 런던 주재 이란 대사관 인질극 사건 역시 영국의 특수부대 SAS가, 인질범과 협상하는 틈을 타 대사관에 전격돌입, 한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인질 전원을 구출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드라마틱한 승리의 이면에는 인질이 억류돼있는 장소와 인질범들의 무장 및 훈련수준 등의 정확한 정보수집과 다년간의 실전을 경험한 부대 및 작전실패시의 리스크를 각오한 정부의 의지가 종합된 산물이었다.

 실제로 인질구출 작전은 인질의 60%만 생존해도 성공한 작전으로 평가되는 고난이도의 작전이다.

 현재 우리 정부가 국군 특수부대를 투입하거나 ISAF와 합동작전으로 인질을 구출할 계획을 별도로 짜고 있는 지는 알려진 바 없다. 설령 계획이 있더라도 알려저서는 안 되지만...

▲ 대테러 작전은 인질의 60%만 생존해도 성공으로 평가되는 고난이도의 작전이다. 사진은 이집트 777부대의 작전 실패로 전소당한 이집트 항공의 여객기

 단, 지금과 같은 적에 대한 정보 부족 및 역정보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인질 구출 작전을 감행 할 시에는 2004년의 러시아 북 오세티아 공화국 초등학교 인질사건의 참극(초등학생 300명 사망)이나 1985년 이집트항공 여객기 납치 사건당시 이집트의 특수부대가 저지른 실패(인질 90명중 58명 사망, 나머지 중경상)가 재연될 것도 각오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며 돈이나 탈레반 죄수와 인질을 교환한다는 발상도 지극히 안이한 것이다.

 돈으로 해결하거나 탈레반 테러리스트와 교환한다는 것은 일단은 인질을 구할 수 있을지몰라도 그들에게 얼마든지 같은 수법으로 상대에게서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인질납치범죄를 더욱 양성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납치극을 벌인 탈레반은 한국인을 단순히 자신들의 동료나, 돈과 교환하기만을 위해 납치한 것이 아니다.

 현재 다수가 대변인을 자처하며 세계각국의 언론인들에게 막대한 양의 역정보를 뿌려대는 그들의 숫법은 2001년 바미안 석불을 파괴하던 당시의 '무지하고 폐쇄적인' 탈레반을 탈피한 세련된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그들의 형제조직 '알 카에다'로 부터 언론플레이에 대한 노하우를 재교육 받은 듯한 탈레반의 모습은 군사 포털 사이트 '디펜스 코리아'의 대테러 첩보전 자문위원 전경웅씨의 표현대로  일반 납치범이 아닌, 테러집단의 그것이다.

 테러 집단은 보통 ▲자신의 요구 관철 ▲공포 조성을 통한 강요 ▲선전선동 ▲역선전 등을 위해 언론을 활용한다.

 이번 납치사건의 경우에는 다른 이유보다는 (서방 국가들과는 달리)자국민 구출이라면 원칙도 어길 수 있으며 무력사용을 무서워하는 한국 정부에 압력을 가해, 자금도 얻고 ISAF국가와 아프간 정부의 원칙을 깨뜨려 보겠다는 전략으로 관측된다.

 탈레반의 입장에서는 이번 납치는 그다지 손해가 없는 장사다.

 한국 정부가 자신들의 말을 잘 들으면 결국 한국은 미국이 만든 반테러 전쟁의 동맹에서 떨어져 나가게 되며 미국의 아프간, 이라크 작전에도 차질을 줄 것이다.

 뿐만아니라 나중에 필요할 때마다 한국인을 또 납치해 호구나 다름 없어진 한국 정부에게 거액을 받을 수도 있다.

 반면 한국 정부와 아프간 정부, ISAF가 분열되지 않고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그냥 인질을 죽이면 된다.

 국내에서의 분석과는 달리 그들에게 국제적 평판이나 입지 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어차피 그들에게 인질은 사람이 아닌 ‘이교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금은 탈레반과 접촉하는 언론의 숫자를 줄여 역정보를 걸러내고 탈레반이 정말 협상의 의지가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한 근본적으로 테러와의 협상은 없으며 인질을 풀어주지 않을 경우 강력한 조치를 취한다는 원칙을 확실히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그 내용에는 한국인을 석방하지 않을 경우 탈레반이 석방해달라는 포로에 대한 이슬람식 처벌을 요구하거나 한국군 전투병 파병, 탈레반을 지원하는 국가나 국민의 한국 입국 제한 등 다양한 방안을 넣을 수 있을 것이다.

▲ 영국에서 아프간으로 파병된 ISAF(국제 안보지원군) 의 병사. 탈레반이 인질의 목숨을 갖고 협박을 가할시에는 우리도 전투병파병과 같은 강공으로 그들에게 맞서는 방법도 써야 한다.

 이런 복안 없이 돈이나 탈레반 죄수 석방같은 안일한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은 결국 또다른 테러범죄를 양산할 것이며, 국제사회에서도 나약하고 무능한 국가로서 왕따를 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역시 돈으로 인질극을 해결하려 했던 일본은 자국민을 더 많은 위협에 노출시켰으며 ‘테러에 정면대응하지 않고 협상이나 하는 국가’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결국 일본은 자신이 동맹으로 생각하던 대부분의 나라로부터 무시당하는 것은 물론 이런 나약한 이미지를 씻기 위해 10년 이상 노력해야 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사이에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워낙 다양한 역정보 때문에 진위를 확인하기 힘들지만, 탈레반은 이 기사가 개시될 시점인 5시 30분을 최종 협상 시한이라고 발표하고 나머지 인질들을 추가 사살할 것이라고 협박하고 있다.

 만약 인질 전원을 처형할 시에는 이 기사도 나오자 마자 의미없는 기사가 될 지도 모르며, 정부는 지금 얼마 없는 선택지 속에서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도 언급했지만, 다시한 번 강조되어야 할 원칙은 결국 테러와는 협상이 없으며 그에 대한 응분의 조치를 취한다는 것이며 이것은 궁극적으로 고수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 로마의 영웅 시저(Cesar)는 청년시절 해적에게 납치되어 막대한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 나온 적이 있었다.

 하지만 풀려난 후 그는 몸소 해적 소탕에 나섰으며 결국 자신을 인질로 삼았던 해적들을 모두 십자가에 매달아 죽였다.

 개인적인 복수심만이 아닌 비인도적 범죄의 재발을 근절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저러한 노력의 결과 지중해는 평화를 찾았고 로마는 지중해의 안전을 기초로 세계로 뻗어나가 제국을 유지하는 기초를 닦았다.

 이제 우리 정부도 시저의 행동을 따라해야 할 결단의 순간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그것을 하느냐 하지 않느나에 따라 이 나라가 전세계를 휩쓰는 테러라는 범죄에 무릎꿇은 약자가 될 것인지, 그것을 극복하고 세계의 전면에서 누구도 얕볼 수 없는 존재가 될지 결정될 것이다.(konas)

 

김영림 코나스 객원기자

[ 2007-07-31, 12:1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맨위로

댓글 글쓰기 주의사항


맨위로월간조선  |  천영우TV  |  조선일보  |  통일일보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뉴데일리  |  자유민주연구원  |  이승만TV  |  이기자통신  |  최보식의 언론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