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노명박 정부 될까 걱정"
"이념없는 실용주의는 '실용주의' 아니라 '타산주의'"

KONAS(김남균)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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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일보홀에서 열린 '제59회 趙甲濟의 현대사 강좌'에서, 조갑제 前 월간조선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 이날은 새정부 출범 이후 자주 언급(?)되고 있는 '이념'이 주제로 다뤄졌다. ⓒkonas.net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사에 이어 삼일절 기념식 자리에서도 ‘이념의 시대를 끝장낼 것’을 강조하고 나서자, ‘이념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는 보수진영의 반박도 계속되고 있다. 이들 진영 일부에선 李대통령의 거듭되는 ‘탈이념’ 발언의 저의가 도데체 뭐냐며 의구심까지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 보수논객인 조갑제 前 월간조선 대표(現 조갑제닷컴 대표)는 3일 문화일보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이념을 배제한 실용주의’라는 말은 “‘비오는 달밤에 단둘이 홀로’ 앉아 지나간 세월을 그리워하네!”와 같은, 얼핏 멋있게 들리지만 사실은 전혀 말이 되지 않는 내용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한 ‘실용주의’는 실용주의가 아니라 본능(물욕, 식욕, 성욕 등)에만 충실한 ‘타산주의’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함께 북한이 핵개발을 한 지금이야말로 북한과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들과 정말로 한판 ‘이념전쟁’을 벌여야할 시기라며, 이러한 시기에 이념의 시대가 갔다고 하는 것은 추위가 한창인데 “겨울은 갔습니다” 하는 것과 같다고도 했다.

그는 먼저 이념(理念, Ideologie, 이론화된 신념)이라는 단어에 대해 “이론화 되어 있기에 통용성이 넓어 집단적이란 점에서 개인적 소신인 ‘신념’과 다르며, 나아가 한 사회와 구성원들에 대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이상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개인적 삶의 방식인 ‘철학’과 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이념이란 말에 거의 본능적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며, “이념은 경직된 것이고 낡은 것이라는 선입감을 누가 불어넣은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를 국가이념으로 담은 대한민국 헌법체계안에서 활동하는 이명박 대통령은 지극히 이념적 인간일 수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그와 참모들은 자신들이 이념적 인간이 아니고 그렇게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이념에 대한 무지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趙대표는 건국은 물론 그 이후 대한민국 현대사의 모든 업적들(호국, 산업화, 민주화 등)은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념에 입각한 집단행동의 결과라며, “이념의 지도를 받은 행동들이었으므로 ‘집단성’과 ‘일관성’ 및 ‘효율성’이 있었고, 그래서 성공했다”고 역설했다. 따라서 “이념은 낡은 것이고 뛰어넘어야 할 것”이라는 李대통령의 생각은 ‘자기부정’이며 ‘자기비하’라는 것이다.

이와함께 “한반도에서 이념이란 가장 큰 전략”이라며, 이는 “무엇이 국익이고, 누가 대한민국의 적인지 동지인지 알게 해주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계속해서 “무엇이 공동체에 도움이 되고 해악이 되는지 깨닫게 해주는 것이 이념이므로, 이념이 정립되지 않은 지도자는 반드시 공동체에 해를 끼친다”며,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세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한 후 “이명박마저 이 반열에 이름을 얹고 싶은가”라고 반문했다.

(※ 이날 趙대표는 세 전직 대통령중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을 ‘몰이념’ 지도자로 강하게 성토했다. 또 외국의 경우는 지미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꼽았다. 이들과 이들의 ‘몰이념’으로 야기됐다는 결과에 대한 趙대표의 평가는 조갑제닷컴 홈페이지(http://www.chogabje.com/)에 자세히 나와 있으므로 여기선 생략한다.)

또 “이념을 무시하고 회피하려는” 모습이 ‘비겁함’ 때문에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李대통령의 발언은 특정이념(좌파이념, 김정일주의)만 ‘낡은 이념’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반대쪽에서 이에 맞서 이념투쟁을 한 세력까지 모두 싸잡아 ‘낡은 세력’으로 매도한 것으로 들린다며, 이같은 양비론(兩非論)을 펼치는 사람들이야말로 정말 비겁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악당을 악당이라고 부를 용기가 없으니, 자신의 용기 없음을 감추기 위해 양쪽(악당과 악당을 응징하자는 쪽) 모두를 비판하는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송두율과 같은 북한공작원들이 이러한 술수를 쓰며 우리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려 왔다는 말도 덧붙였다.

지도자의 말 한마디는 앞으로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낸 그는, 새 정부의 내각인선에서부터 이상 조짐이 느껴진다고 했다. “좌파정권이 끝났는데도 끝났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며, 김대중·노무현 정권 하에서 요직에 있었던 인물들이 새 정부에서도 기용됐다는 점을 李대통령의 ‘이념관’과 연결시켰다. 이러다가 이명박 정부가 아니라 “노명박 정부”가 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강연은 참가자들에게 “좌파정권 종식됐으니 이제 신경 쓰지 않고 놀아야겠다는 생각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당부로 마무리 되었다. 趙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편다면, 국민은 올바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konas)

코나스 김남균 기자

[ 2008-03-03, 22:1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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