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明博의 폭락 지지율 반등 秘法
클린턴이 임기 초 부진을 극복하고 기사회생할 수 있었던 것은 초기 지지율 하락의 경고를 제대로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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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선 기획취재부 차장대우 insun@chosun.com
  
  1993년 취임 100일 무렵 클린턴 대통령은 한 TV 방송과 인터뷰를 했다. 방송에 등장한 한 남자가 '동성애자 군 입대와 보스니아 문제에 골몰한 대통령을 더 이상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클린턴은 '임기 첫 100일 동안 어떻게 일했는지 분석해봤더니 집무시간 중 경제·의료제도 개혁에 55%, 외교에 25%, 기타 국내문제에 20%를 썼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그 남자는 '동성애자 문제에는 시간을 얼마나 들이느냐'고 물었다. 클린턴이 '몇 시간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지만, 그는 '못 믿겠다'고 했다.
  
  클린턴은 좌절했다. 국민들은 대통령의 설명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지지율은 38%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국민도 언론도 웬만하면 너그럽게 봐준다는 집권 초 지지율로는 끔찍한 수준이었다.
  
  취임 직후 '실수'라고 자각하지도 못한 작은 사건들이 이어졌다. 동성애자 군복무 제한 철폐, 할리우드 이발사를 전용기로 불러 이발한 사건, 기자들의 백악관 집무구역 출입 금지 등이었다. 하나 하나를 놓고 보면 심각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절제할 줄 모르는 철없는 대통령이란 인상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었다. 클린턴은 훗날 자서전에 '국민들이 일차적으로 이발, 동성애자 문제라는 프리즘을 통해 나를 본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했다.
  
  당시 클린턴이 했던 일 중 가장 잘한 일은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재빨리 수습에 나선 점이었다. 클린턴은 우선 워싱턴 정가와 언론계에 인맥이 두터운 공화당 인사 데이비드 거겐을 끌어들여 공보업무를 총괄하게 하면서 언론과의 관계를 재정비했다. 일부 비서진도 교체하고 업무를 재조정했다. 어수선했던 백악관 분위기가 서서히 진정되어 갔다.
  
  대통령도 대선 승리의 흥분에서 벗어나 차분하게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일정을 조정해 책을 읽고 쉬고 생각하고 친한 사람들에게 전화를 할 수 있는 하루 2시간의 여유를 만들었다. 부통령과는 1주일에 한 번씩 점심식사를 하며 국정현안에 대해 의논했다. 무엇보다 의회의 지원을 얻기 위해 전력투구했다.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매일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설득했다. 칭찬하고 애걸하고 달래고 압력도 넣었다.
  
  클린턴 정권이 실패의 수렁에 완전히 빠질 뻔한 위기에서 벗어나 지지율을 20% 더 높은 58%까지 끌어올리는 데 7개월이 걸렸다. 그 사이 예산안이 통과됐고 북미자유무역협정을 비준했으며 병역제도 개혁안이 통과됐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의 평화협정도 이끌어냈다. 실적이 차곡차곡 쌓이자 국민들의 평가도 조금씩 달라졌다.
  
  '고소영·강부자' 내각과 광우병 파동 등으로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요즘이 클린턴의 집권 초기 실패와 유사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대통령이 결국 클린턴처럼 성공할 것이란 희망 섞인 기대도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클린턴이 했던 것과 같은 자각과 전환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우선 클린턴은 지지율 하락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방치하면 결국 정권에 대한 평가로 굳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빨리 움직였다. 대통령에게는 대중적인 인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정치권의 평판이라는 것도 이해했다. 그래서 의원들을 존중하고 대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과감한 조치는 비싼 대가를 요구할 수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전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다. 클린턴이 임기 초 부진을 극복하고 기사회생할 수 있었던 것은 초기 지지율 하락의 경고를 제대로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 2008-05-12, 10:3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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