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행동으로 신뢰 회복해야
"국민 건강 문제 발생하면 職을 걸겠다" 선언하고 관련책임자 단호히 교체. 불법 시위에도 대책 내놔야.

김대중(조선닷컴)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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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출발한 이명박 대통령은 어렵게 출발한 노무현 전임 대통령보다 훨씬 더 빨리, 훨씬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취임 1년이 넘어 탄핵의 위기에 처해진 반면, 이 대통령은 취임 3개월도 못 넘기고 국민불신의 위기를 맞았다.
  
  보다 심각한 것은 노 전 대통령은 당시의 야당(한나라당)과 보수세력의 반대에 직면했지만, 이 대통령의 경우 야당과 좌파세력은 물론 여당과 보수단체마저도 비판적 자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좌파적 신문·방송들이 매우 격렬하게 노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며 그를 지지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 대통령은 우파적 시민세력과 보수언론으로부터도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원군도 없고 옹호세력도 별로 없고 그나마 우군(友軍)마저 잃고 있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억울해할 수도 있다. 인사(人事) 잘못했다고, 박근혜 세력 끌어안지 못했다고 해서 점수는 잃을 수 있겠지만 총체적 불신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너무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쇠고기 수입문제도, 광우병으로 인해 국민건강이 침해당한 구체적 상황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적 모략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으로서는 지금 국민 앞에 어떤 설명을 내놓고 자신의 억울함을 내비칠 처지가 아니다. 국민의 심정적 불만은 언제나 합리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과의 관계에서 잘못은 국민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위정자 쪽에 있기 마련이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 이 대통령은 결연함을 보여야 한다. 이 대통령은 자신을 과신하는 성격 때문인지 세상을 얕보는 경향이 있었다. 그 인과응보인지 지금 국민과 세상이 그를 얕보게끔 됐다. 이 대통령은 어느덧 '동네북' 신세가 됐다. 지도자가 국민과 세상을 얕봐서는 절대 안 되지만 세상이 지도자를 얕보도록 방치해서도 안 된다.
  
  이 대통령은 먼저 국민들에게 자신의 단호한 의지를 밝혀야 한다. 대통령직(職)을 걸고 국민의 건강과 국내 축산업을 보호할 것임을 선언하고 수입 쇠고기와 관련한 국민건강상 문제가 실제로 발생할 경우 대통령으로서의 책임을 질 것을 서약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 앞에 재협상을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그 결과에 대해 대통령으로서의 무한 책임을 질 것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러면서 먼저 내부를 단호하게 교체해야 한다. 지금 이 대통령이 매맞고 있는 단상(壇上)에는 인영(人影)이 보이지 않는다. 그의 참모들과 내각은 모두 숨어버렸는지 그는 비난의 총알을 혼자 맞고 있는 꼴이다. 시위가 과격해져 대통령을 '버러지'(벌레)로 비하하고 매도해도 이를 저지하러 나서는 선봉대도, 충성부대(?)도 없다. 이런 내각과 참모들이라면 더 이상 필요 없다. 애당초 '정치꾼'과 '무능관료'를 싫어해서 대학교수와 측근들을 갖다 앉힌 잘못이 대통령에 있다 해도 선거로 탄생한 대통령을 퇴진시킬 수 없는 현실에서는 그들이 나갈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조직의 관리, 내부자들의 신뢰구축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이 대통령에게는 국가의 관리와 국민의 신뢰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 자신의 실책을 호도하려고 '3개월' 운운하며 시간 끌 것이 아니라 지체 없이 읍참마속의 단호함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참모들도 지금이 이 정권의 진로와 관련해 중대한 시기라고 본다면 자신의 '주군(主君)'을 위해서 살신성인해야 한다. 이런 연후에도 불법적 시위가 계속될 경우 이 대통령은 이들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더 이상 불법시위와 시민들의 불안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지금 세계 정세는 빠르고 무섭게 변화하고 있고 우리 경제는 점차 심각한 지경에 빠져들고 있다. 에너지의 값은 천정을 모르게 뛰고 있고 세계 식량자원은 점차 품귀현상을 예고하고 있다. FTA의 문제, 북핵의 문제, 안보의 문제 등 지금 우리는 대처할 일이 너무 많고 시급하다. 이런 와중에 우리는 지금 '미국 쇠고기'에 걸려 넘어지려 하고 있다. 정치는 겉돌고 있고 청와대는 헛돌고 있다.
  
  '쇠고기의 문제'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그 문제로 우리마저 여기서 헛돌고 있을 수는 없다. 대통령이 직을 걸고 담보하고 관련자를 문책하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다했다고 국민 앞에 서약하는 선에서 우리는 '쇠고기'를 넘고 가야 한다. 이것을 해내지 못한다면 이명박 정권은 5년 내내 지리멸렬하게 갈 것이다.
  
  
  
  
[ 2008-06-02, 06:0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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