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슬리퍼와 정돈된 슬리퍼
단풍紀行(2)/일본 관광단과 한국 관광단의 차이.

趙甲濟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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忠孝堂. 충효당 내에는 永慕閣이 별도로 건립되어 西厓 柳成龍선생의 저서와 유품 등이 전시되고 있다. ⓒ하회마을
서울 강남의 센트럴 고속버스 터미널을 아침 8시40분에 출발한 우등 버스는 安東에 11시50분에 도착했다. 안동 터미널에서 택시를 불러 잡고 屛山서원으로 향했다. 壬亂 때의 영의정으로서 李舜臣을 발탁하고 戰局을 지휘했던 柳成龍이 공부했던 書院이다. 晩對樓(만대루)에 올라가 앞을 바라보니 숨이 막히는 절경이었다. 정면에는 屛山의 여러 봉우리가 屛風처럼 가로로 펼쳐져 있다. 紅葉滿山이다.
  
  그 밑으로는 낙동강이 구비를 이루며 감돈다. 붉은 산, 푸른 강물에 이어 하얀 백사장과 드문드문 보이는 소나무가 눈 밑까지 다가온다. 晩對樓(만대루)라는 뜻은 저녁 무렵에 이 누각에 올라가서 앞산을 바라본다는 것이 아닐까? 자연이 완벽한 구도를 그릴 때 구경하는 이는 숨이 막힌다. 경주의 태종무열왕능이 있는 地形-左靑龍 右白虎-이 그런 예이다. 晩對樓에서 내려와 그 뒤에 있는 立敎堂 뒤로 돌아가서 열린 문틀을 통해서 병산을 향해 바라보니 문틀이 하나의 畵幅이다. 문틀이 그림을 자연상태로 담아내어 걸작을 만들어주었다.
  
   이런 환경 속에서 공부를 한 柳成龍 선생이니 위대한 기록문학인 ‘懲毖錄(징비록)’을 쓸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柳成龍 선생의 고향은 안동 河回마을이다. 屛山서원에서 약6km 떨어져 있다. 이 마을 한 복판에 永慕閣이란 기념관이 있다. 壬亂에 대하여 쓴 柳成龍 선생의 手記인 懲毖錄도 이곳에 보관되어 있었다고 한다.
  
   강이 마을을 감싸고 돈다고 해서 지은 河回 마을에서는 일본인 단체 여행객들이 많이 보인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한 마을이다. 永慕閣 전시실에 들어가려면 신발을 벗고 빨간 슬리퍼로 갈아 신어야 한다. 구두를 벗고 마루를 내려다보니 수십 켤레의 슬리퍼가 질서 없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었다. 방금 나간 한국의 단체 관광객들이 남긴 모습이었다. 기자가 한 십여분 간 전시실을 둘러보고 나가려는데 깜짝 놀랐다. 그 어지럽던 슬리퍼가 칼날처럼 정리가 되어 있는 게 아닌가? 금방 나간 일본인 관광객들이 그렇게 해놓고 간 것이었다. 그들은 거의가 50대 이상 여성이었다. 말없이 조용하게 행동했다. 껌을 소리 내어 씹고 떠들고 다니는 同年輩(동연배)의 한국 여성 관광단과 대조가 되었다. 흩어진 슬리퍼와 정돈된 슬리퍼는 한국과 일본의 차이일 것이다.
  
   세계에서 일본을 우습게 보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라고 한다. 미국發 금융위기를 만나 일본은 덤덤하고 한국은 아우성이다. 國力의 차이이다. 지금도 일본을 우습게 보는 한국인이 있을까?
  
[ 2008-10-30, 14:4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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