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의 민주주의觀
"제주도 밀감나무를 서울의 영하 20도가 되는 데다 그냥 갖다 놓았다면 당장 다 얼어 죽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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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래 글은 1975년1월14일 朴正熙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 내용중 일부이다. 朴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장점을 인정하면서도 민주주의가 기능하도록 만들려면 반드시 그 토양을 먼저 다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朴 대통령은 경제력, 제도, 국민 수준을 그런 토양으로 인식했다. 자신의 역사적 역할은 민주주의의 토대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박정희를 요사이는 '자유주의 지향적 권위주의자'(Liberal Authoritarian)라고 분류한다.
  
   <무슨 외국 언론 기관에, 미국 국회 의원들한테, 어느 학자들한테, 무슨 정치인들한테…, 그것도 사실을 사실대로 써서 보내면 좋겠는데 전혀 허위 날조된 그런 사실을 가지고 우리 정부가 마치 무슨 인권을 크게 침해하는 것처럼 이렇게 선전을 해서 외국에서 어떤 세력을 끌어들여 가지고 우리 정부에다가 압력을 넣어서 그 사람들을 석방시키겠다 하는, 그런 운동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는데 대해서 나는 지극히 불쾌하게 생각합니다. 솔직이 말하면 이것은 사대주의 근성입니다.
   민주주의도 좋고 자유도 좋지만, 우리 나라가 하나의 자주 독립 국가로서 앞으로 이 지구상에서 뻗어 나가자면, 우선 우리 조상 때부터 내려오는 뿌리 깊은 사대주의 근성을 뽑아내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민주주의 얘기가 나왔으니까 또 몇 마디 언급을 하겠습니다만, 여러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2차 대전 후 이 지구상에는 신생 민주주의 국가가 많이 생겼습니다. 내가 알기에도 한국 전쟁 당시 유엔 회원국이 한 50여 개 국이었는데 지금 현재는130여 개 국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이들 국가 중에 공산주의 국가를 빼놓고 기타 서방 진영에 속하는 국가들은 거의 대부분 서구 민주주의를 자기 나라에 받아들여서 시행을 해 보았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것을 직수입해서 성공해 가지고 지금 잘 해 나가는 나라가 이 지구상에 몇 개나 되느냐, 여러분들 한 번 꼽아 보셔요. 지도를 내놓고 보십시오.
  
   동남 아시아든지 중남미라든지 아프리카라든지…, 내가 알기로는 거의 한 번씩 다 홍역을 치르고 중병을 앓았어요.
   지금도 민주주의 소화 불량증에 걸려서 신음하고 있는 나라가 한두 나라가 아닙니다.
   그래도, 그 중에서 조금 잘 해 나가는 나라는 서구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되, 자기 나라의 실정을 감안해서 가급적 실정에 알맞게끔 이것을 잘 조화해 나간 나라는 비교적 잘 하고, 그렇지 않고 무비판적으로 직수입을 한 나라는 열이면 열 전부 다 민주주의 병에 한 번씩 걸렸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역사적인 엄연한 사실이 아닙니까. 민주주의 제도라고 하는 것도 민주주의가 그 나라에서 자랄 수 있는 토양과 풍토가 조성되어야만 자라나는 것이지, 그런 것 없이 그냥 갖다 심어 가지고는 잘 자라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같은 우리 한국 내에 있지만 제주도에 있는 밀감나무를 서울 근처에 심어 보아도 살지 못하지 않습니까? 같은 국내라도, 서울에 갖다 놓고 밀감나무가 자라나게 하려면 특별히 防風을 잘 한다든지, 온실을 만든다든지… 무언가 제주도하고 비슷한 토양이나 기후나 이런 조건을 갖추어 주어야지, 서울의 영하 20도가 되는 데다 그냥 갖다 놓았다면 당장 다 얼어 죽을 것입니다.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맛이 좋은 음식이라도 자기 체질에 맞지 않으면 소화가 안 되는 것입니다.
   좀 쑥스러운 얘기입니다마는, 나는 지금도 목장 우유라든지 끓이지 않은 우유를 먹지 못합니다. 왜냐? 체질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 깡보리밥에 깍두기를 먹고 자란 뱃속이 되어서 그런지 목장 우유라든지 생 우유는 맞지 않아 먹으면 배탈이 나고 설사가 납니다. 그러나, 우리집 아이들은 잘 먹습니다. 어릴 때부터 먹어서 훈련을 시켰으니까….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도 역시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나라에도 해방 후에 서구 민주주의를 받아들여 가지고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고 별별 것을 다해 보았습니다.
   자유당 때 헌법, 민주당 때 헌법, 또 5·16후에 민정 이후 제3공화국 헌법, 다해 보았지만 우리 나라의 특수 여건을 감안하지 않고 우리의 풍토에 잘 맞도록 조정을 하지 않으면 여기에서 자라날 수 없다는 결론을 우리는 얻지 않았습니까?
  
   일부에서 유신 헌법을 철폐하고 옛날 헌법으로 다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과연 옛날 상태로 돌아가서 나라가 잘 되고 국민들이 모두 행복스럽게 잘 살 수 있겠느냐…, 몇몇 정치인들은 좋아할 것입니다. 옛날 그런 헌법 체제로 돌아가면 정치인 만능 시대가 되고 그들이 활개를 치고, 여러 가지 좋은 점이 많을는지는 모르지만, 과연 그것이 국민 전체의 행복이 되고 국가 전체에 이익이 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요즈음 그 사람들은 우리 나라 건국 이후에 어느 헌법이 제일 좋았느냐, 이렇게 물으면 제2공화국 헌법이 제일 좋았다고 그래요, 즉 민주당 때의 헌법이지요.
   그것이 자유 황금 시대라 그 말이에요. 그런데, 요즈음 여러분들이 그 시대의 기록을 보십시오. 내가 본 어떤 기록에는, 어떤 날은 하루에 전국에서 데모가 1천 여 건이나 일어났어요.
   국민 학교 아동들까지도 거리에 나와서 데모를 하고, 이러한 무질서, 자유를 빙자한 방종, 혼란, 비능률, 또 선거 때만 하더라도 과거의 그 선거 제도를 우리가 다 여러 번 겪은 것 아닙니까. 얼마나 거기에서 많은 돈이 낭비되고, 사회적인 혼란, 국민 도의의 타락, 또 그 병폐라는 것은 일일이 우리가 열거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런 상태로 우리가 다시 돌아가고 지금 체제를 철폐해 버리고 그런 낭비와 혼란을 되풀이하면서도 자주 국방도 잘 되고, 자립 경제도 잘 되고, 민주주의도 잘 되겠느냐는 것입니다.
  
   이런 모든 병폐를 깨끗이 일소하고 국민의 모든 능력을 한 곳에 집중해서 국력의 가속화를 해 보자는 것이 유신 체제입니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 나라의 민주주의도 서서히, 착실히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우리도 남부럽지 않게 자유와 번영을 누릴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아 올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현행 헌법은 고쳐서는 안 되겠다, 유신 헌법을 철폐하고 옛날 헌법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솔직히 말하면 나라 망하는 길이다, 나는 이렇게 단언하여 얘기하고 싶습니다>
  
  
  
  
[ 2008-11-24, 07:5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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