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지배자' 李秉喆의 시간관리 비결
"하루뿐 아니라 일주일이 똑같아요. 화요일엔 글씨 쓰고 서예 말입니다. 수, 금, 일요일에는 꼭 골프를 치지요. 제가 기상이 여섯 시 전훕니다. 일어나서 제일 먼저 목욕을 하지요."

趙甲濟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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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承晩, 朴正熙, 李秉喆은 한국 현대사의 3大 인물이라고 할 만하다. 세 巨人의 공통점이 있다. 激動의 시대를 살면서 위대한 건설과 창조를 한 주인공들인데, 허둥대지 않고 늘 한가하게 보였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시간을 지배하였다. 자신이 직접 챙길 일과 아래 사람에게 맡길 일을 구분하였다. 좋은 사람을 골라 適所에 앉힌 뒤로는 일을 맡기고 밀어주었다. 아래 사람들은 윗사람의 신뢰를 믿고 소신대로 밤낮 없이 일하였다.
  
  세 사람은 독서인이었다. 교양인이었다. 사상가였다. 한가해보이지만 골똘하게 생각을 많이 한 이들이었다. 그 깊은 생각에서 창조적 發想과 전략이 나왔다. 李秉喆 삼성그룹 창업자는 1983년 12월3일 신라호텔 귀빈실에서 조선일보 논설고문 鮮于煇씨와 對談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시간관리 요령을 이렇게 설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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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섯 시쯤 기상, 제일 먼저 목욕을 하지요
  
  鮮于煇(선우휘):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퍽 건강해 보이십니다.
  李秉喆(이병철): 鮮于선생께서는 전에 뵜을 때보다 얼굴이 많이 맑아지셨습니다.
  鮮于: 제가 무게를 좀 뺐습니다. 체중은 줄지 않았는데 지방분이 준 것 같아요(웃음).
  李: 식욕도 좋으시고요?
  鮮于:예, 제가 옛날엔 참 탐욕스럽게 먹었지요. 저희 또래가 다 그렇겠지만 시골에서 자라면서 밥을 남기지 않고 꼭 다 먹어야 되는 걸로 알아, 술을 마셔도 안주 먹고 또 밥도 거르지 않았거든요. 요즘은 술, 담배 모두 끊었습니다만, 머리 맑아지고 속이 편해집디다. 그런데 적게 먹으니 아무래도 기력이 좀 없어요(웃음).
  李: 요사이도 鮮于선생께선 글을 자주 쓰시더군요.
  鮮于: 이제는 현역에서 물러나 명색이 고문으로 있습니다만 주말에 한번 쓰면 마음에 부담이 없습니다. 글 쓰는 것이 공부도 많이 되고 … 여기서 내려다 보니까 주위 경관이 잘 정리돼 있습니다.
  李: 이 부근 경관이면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지요. 세계 어느 호텔과 비교해도…우선 식사를 하실까요.
  (李회장은 鮮于煇씨와 함께 식탁으로 자리를 옮겼다. 호텔 신라에서 준비한 점심 식사에는 중국식 요리가 나왔다. 냉채<4채>에서 시작, 상어 지느러미 요리를 거쳐 燕巢湯<연소탕· 제비집으로 만든 수프>, 살구로 만든 일종의 푸르츠 칵테일 후식까지 총 10코스의 정식. 李회장은 열 접시를 깨끗이 비울 정도로 왕성한 식욕을 보였다)
  李(이): 중국 음식을 먹으면 암에 잘 안 걸린다고 그러죠. 음식에 조화가 잘 돼 있다고 그래요.
  
  鮮于: 전에 저는 여름에 지방에 가면 되도록 중국 자장면 같은 것을 먹어요. 우리 음식 먹었다가는 탈이 나기 쉽지만 중국음식은 모두가 끓인 것이니까 틀림없죠. 李회장님께선 식사 시간이 일정하시다고 들었습니다만.
  李: 일정한 정도가 아니죠. 30분 이상 틀리는 법이 없을 겁니다. 아무리 바빠도….
  鮮于: 그러니까 시간이란 걸 마음대로 하실 수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시간에 쫓기는 게 아니고… 옛날 간디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은 그분이 자기 생활을 마음대로 컨트롤했다는 거예요. 가령 기차를 타고 가는데 목적지까지 시간이 아직 남았다, 그러니 15분만 자자하면 누가 깨우지 않아도 그 때 가서 눈을 뜨게 된다는 겁니다. 말하자면 시간의 지배를 받는 게 아니라 시간을 지배했다고 할까요….
  李: 저도 아침에 꼭 같은 시간에 일어나죠. 꼭 시계같이…
  鮮于: 생활 리듬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하면서 어떤 기본적인 스케쥴에 따라 생활하시는 것 같은데 그 점을 좀 말씀해 주십시오. 독자보다도 제가 궁금해서 묻는 겁니다.
  李: 하루뿐 아니라 일주일이 똑같아요. 화요일엔 글씨 쓰고 서예 말입니다. 수, 금, 일요일에는 꼭 골프를 치지요. 제가 기상이 여섯 시 전훕니다. 일어나서 제일 먼저 목욕을 하지요.
  
  감기 걸려도 냉탕(16도), 온탕(41도)만은…
  
  鮮于: 탕에도 들어가십니까?
  李: 예.
  鮮于: 온도는요?
  李: 온탕이 41도, 냉탕이 16도, 3분은 온탕에 있다가 찬물에 2분, 다시 더운물로 와서 2분 있다가 나옵니다. 그렇게 하면 기분이 아주 상쾌해집니다. 냉온탕하면 참 좋십니다. 감기에 걸려도 아주 가볍게 하지요. 고려병원 徐박사가 날 보고 감기 걸렸을 땐 냉온탕하지 마시오, 이럽디다.
   양의로서야 맞는 이야기지요. 저는 정반댑니다. 더 합니다. 온탕에서 냉탕으로, 다시 온탕으로 또 냉탕으로…냉온탕을 서너 번 하고 이렇게 사흘 계속하면 대게 다 낫습니다. 徐박사가 물으면 안 한다고 그래요(웃음).
  鮮于: 제가 건강을 해치기 전에는 굉장히 뜨거운 물에서 목욕을 했습니다. 그런데 기력이 빠지니 그걸 못 견뎌요. 李회장님께서 25도 차이의 냉온탕을 견디신다는 건 아주 건강하시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李: 병이라고는 기관지가 좀…
  
  鮮于: 李회장님께서 수술하신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이야기인데요.
  李: 예, 위암 수술을 했습니다.
  鮮于: 치밀한 수술 계획과 초인적인 의지로 그 때 위기를 넘긴 것으로 세간에서는 알고 있습니다만 좀 자세히 그 때 상황을 들려 주실 수는 없겠습니까?
  李: 내가 처음 위암에 걸렸다는 것을 알았을 때 사람이 병나고 죽는 것은 숙명이라지만 그대로 확실한 진단이 드러났을 때는 좀 걱정이 됩니더. 그러나 위암이라고 반드시 죽는 것은 아닐 것이고 사후 문제에 관해 정리도 이미 해놓은 다음인지라… 어떻든 당시의 심정은 담담했습니다.
  鮮于: 치료는 어떻게 계획을 세워 하셨는지 그 이야기를 좀 해 주시면…
  李: 76년 여름인가… 찬 것을 먹으니 위에서 묵직한 통증이 옵디다. 마침 일본에 체재중인 때라 경응 대학에서 진찰을 받아 보기 위해 입원을 했는데 의사가 잠시 누워 있으라고 한 후 느닷없이 내시경을 꺼내더니 위에 집어넣고는 … 위 속 사진을 찍는 기라.
   그때 의사가 위 사진 찍는다 했으면 아마 내 거절했을 깁니다. 주위에서 하도 조직 검사를 해 보라고 권고가 심하고…
   그래 근 한 달 동안 위암에 관한 정보와 치료 계획을 세웠습니다. 일본의 암 연구 센터가 세계 최고라더만.
  
  鮮于: 치료를 하는 의사에 대해 철저한 신뢰를 가지는 게 특히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만…
  李: 일단 그 연구 센터는 믿었재… 그리고 센터의 가지다니도 유명한 사람이더마는. 이 사람이 환자를 기다리고 있는 거는 전례없는 일이라지, 아매.. 또 가지다니가 특별 대우를 해 준 것도 고맙지마는 일본 선박회사를 하는 사사카와가 많은 도움을 주었제.
   1시간 반을 수술을 하는데 마취 시간을 빼면 꼭 50분이 걸리더만.
   다른 의사는 4시간을 넘어 걸린다더만, 다음날 마취에서 깨어나니 가지다니가 완벽하게 수술을 했다는 소리를 듣고 마음이 놓입디다.
  鮮于: 하여튼 용케 위기를 넘기셨군요.
   저는 이 회장님께서 위수술을 하셨다는 것을 아니까 식사는 골라서 조금만 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까 식사도 가리시지 않고 많이 하시는데 제가 이 회장의 건강을 잘못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웃음).
  李: 골프도 기분 좋을 땐 27홀을 돕니다.
  
  鮮于: 제가 군대 있을 때의 경험입니다만 우리 사회에선 승진하는 데 말이 많지 않습니까? 누가 무슨 줄을 탄다든지… 제가 볼 때 물론 예외가 있겠습니다만 그렇게 올라가는 사람들이 다 까닭이 있어요. 그 여러 가지 까닭 중에 체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수에즈 운하를 판 레셉스 있잖습니까? 그 사람이 나이 육십이 돼서 결혼을 했는데 열아홉인가 스무 살인가 되는 신부를 맞이했습니다. 그는 여든넷에 죽었는데 자녀를 열둘이나 생산을 했어요. 그래서 전기 작가가 마지막 대목에서 그는 수에즈 운하를 파서만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초인이었다고 썼어요(웃음).
   사회에서 특출하신 분은 예외없이 건강도 특출한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체력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연구나 글쓰는 분야도 그렇거든요. 근래 저는 글은 머리로 쓰는 게 아니라 체력으로 쓴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그러지 않고는 무엇을 이룬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것 같아요. 혹시 李회장님께서는 아라비아나 인도 같은 데서 뭐 특수한 약을 갖고 와 잡수시는 건 아닌지요?(웃음) 일반인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李: 한약방에서 약을 짓기는 합니다만 글쎄… 한두 첩 이상 들어본 일이 거의 없죠, 아마.
  명의라는 사람들이 회장이라고 하니까 좋은 약이라고 많이 지어 옵니다만 한 재, 두 재 이렇게 드는 일이 없어요. 한두 첩 들고는 주위 사람들에 나누어 주죠.
  
  鮮于: 그럼, 저도 관심이 있는데요(웃음).
  李: 제가 보내드리죠(웃음). 로얄제리를 환약으로 만든 게 있습니다.
  鮮于: 이거, 감사합니다(웃음).
  李: 또 비타민 이(E)가 좋다고 그래요, 일본에서는. 특히 노인에게 지극히 좋다는 깁니다. 인삼은 물론이고.
  鮮于: 그런데 사람이 어떤 일에 몰두하면 남의 눈에는 피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것이 의욕도 건강도 가장 왕성한 증거 아니겠습니까?
  
   하루 할 일 메모 열 가지에서 스무 가지, 암만
  
   李: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 목욕을 하고 정신이 깨끗해지면 그날 할 일을 메모를 합니다.
  열 가지 내지 열다섯 가지가 저절로 생각이 납니다. 어제 메모했던 것을 찾아 와서 대조하여 보충을 합니다. 하루 할 수 있는 기 대게 열 가지에서 스무 가지가 되지, 암만. 그 담에 식사, 식사가 끝나면 여덟 시, 그 때부터 또 시간이 있습니다. 20분 전에 회사로 출발하니까 여덟 시 40분까지는 다시 오늘 할 것, 지시할 것 등등 생각합니다. 회사에 나오면 그날 스케줄이 다 정해져 있으니까 그대로 하면 되지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다섯 시에 나오고 일이 있으면 여섯 시까지… 집에 돌아와서 목욕하고 식사하고 나면 그 때부터 내 자유 시간입니다. 세계 각국에 나가 있는 각 지점에서 VTR카세트테이프가 많이 들어오고 있십니다. 한 달 전에 방송 스케줄이 나와 있는 것을 보내 주면 제가 필요로 하는 것은 줄을 쳐 줍니다. 예술, 역사, 철학 등등 체크를 해 줍니다. 그러면 그것을 VTR카세트테이프로 쳐서 보내 주지요. 저녁에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쯤 그걸 많이 봅니다. 참 재미있습니다. 일본의 찬바라도 들어오고 그, 뭡니까, 마카로니 웨스턴이라고 하는 이태리 서부극… 그런 것도 봅니다. 방송은 늘 보고 있어야 하고 또 특별히 보아야 할 것이 있으면 제가 보고 싶은 것만 골라서 봅니다. … 참 재미있습니다. NHK에서 만든 기 있습니다. 건강에 대한 여러 분야를 20분씩 다룬 것인데 제 건강과 관계 있는 것을 골라서 봅니다. 일상 생활은 그렇게 하고, 아까 음식을 말씀하셨는데 아침에는 흰죽, 콩죽, 잣죽, 김, 생선 구운 것, 콩 절인 것 있지요, 거기에다가 양식으로 할 땐 토스트, 커피, 과일… 꼭 이 범위 안에서 먹습니다. 회사에서는 혼자 식사는 안합니다. 맛이 없어요. 그기 어릴 때부터 내 버릇인데 친구나 회사 간부들과 같이 식사를 하며 회사 이야기를 합니다. 반도체가 어떻고 오늘 신문에 광고가 났는데 어떻더라… 이런 식으로 먹으면서 이야기를 합니다.
[ 2010-02-11, 10:5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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