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햄버거 ‘파이브 가이스’
레귤러 햄버거가 1.5인분 분량. 감자튀김 작은 걸 시켰더니 둘이 먹다 남기고 싸갈 정도로 푸짐하다.

金東鉉(조갑제닷컴 美특파원)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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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국을 좋아한다. 미국에서 살아볼 생각을 굳힌 것도 미국에 대한 好感(호감) 때문이다. 우리보다 두 배 이상 잘사는 곳이 미국이다. 세계 最高(최고) 상품을 최저 가격에 살 수 있는 나라, 1년을 살면 수명이 3년 연장될 정도라는 ‘맑은 공기’(뉴욕 등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면), 남의 일에 간섭 않는 국민성. 여기에 하나 더하면 싸고 맛있는 음식, 특히 햄버거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 있을 때 거의 매주 월요일 점심은 맥도널드나 롯데리아의 햄버거를 먹었다. 趙甲濟 대표의 월요강좌가 있는 날이라 행사 진행자들이 빨리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미국에 와선 월요일뿐 아니라 매주 서너 번씩 햄버거를 사먹는다. 서울보다 햄버거 크기도 크고 내용물도 푸짐하고 기름지다.
  
  
  
  미국엔 서울에서 늘 보던 맥도널드나 버거킹은 물론이고 手製(수제) 햄버거 가게도 많다. 내가 햄버거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주위에서 맛있는 수제 햄버거집을 많이 안내해 주었다. 햄버거 고기를 구울 때 푸른 연기가 피어오른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블루 스모크’랑 햄버거 집, 햄버거를 먹는 동안 맛있는 고기즙과 내용물이 하도 많이 흘러 냅킨이 다섯 장은 필요한 햄버거라고 해서 가게 이름이 ‘파이브 냅킨스’란 집도 가보았다. 미국 남부式인 바비큐한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찢어 넣어주는 햄버거도 먹어보았다. 手製 햄버거 집은 스테이크집처럼 고기를 굽는 방식까지 주문받는다. 음료수에 햄버거 하나를 시키면 가격이 대략 15달러~20달러. 여기에 뉴욕시 세금 8.5%, 종업원 팁 15% 정도를 더 주어야 하니 햄버거 한 끼에 1인당 20~30달러까지 된다. 부담스런 가격이다.
  
  
  
  
  
  ‘파이브 가이스’(Five Guys)는 소개받지 않은 햄버거집이었다. 12월 중순 뉴욕 맨해튼서 허드슨 강을 건너 뉴저지州의 뉴포트란 곳을 찾은 날 우연히 거리에서 붉은 글씨의 이 가게를 발견했다. 세 명이 가서 햄버거 두 개(레귤러와 리틀)를 시키고 감자튀김 작은 것(레귤라) 하나, 음료수를 두 개 시켰다. 가격은 세금 포함해 20달러 정도. 햄버거를 주문하자 즉석에서 고기를 굽고 감자도 즉석에서 튀긴다. 양파, 토마토, 피클, 구운 버섯 등 햄버거에 넣는 토핑이 열다섯 가지나 됐는데 마음대로 골라 넣을 수 있다. 채소 이름이 익숙지 않은 우리는 그냥 ‘에브리싱(다 넣어달라)’으로 주문했다. 기다린 시간은 한 5분 정도.
  
  
  
  매장 한 켠에 땅콩을 담아놓은 큰 드럼통이 놓여 있고 사람들이 그곳에서 종이 접시에 땅콩을 퍼담아 왔다. 기다리는 동안 공짜로 먹으라고 놔둔 것이다. 우리가 주로 정월 보름날에 껍질을 까먹는 땅콩인데 조금 짭짤했다. 음료수도 無限(무한) 리필이다. 번호를 불러서 가보니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갈색 종이봉투에 담아준다.
  
  봉투에서 은박으로 싼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담은 컵을 꺼내고 봉투 안을 보니 꺼낸 컵 분량만큼의 감자튀김이 더 들어있다. 감자 튀김을 덤으로 푸짐하게 더 넣어주는 것이 파이브 가이스의 영업 방식이라고 한다. 레귤러 햄버거는 고기가 두 장 들어있어 1.5인분은 돼 보였다. 리틀 햄버거가 성인 1인분짜리 정도였다. 감자튀김은 셋이 먹다 남아 싸갖고 왔다. 집에 온 뒤 이 가게 사이트를 찾았다. 위키피디어에 오른 이 회사의 略史(약사)도 읽어보았다.
  
  <1986년 제리 뮤럴이 네 아들과 함께 버지니아州 알링턴에서 개업. 아버지와 네 아들을 합쳐 다섯 남자(Five Guys)란 상호를 씀. 2년 후 이들 부부가 아들을 하나 더 낳아 ‘결국’ 다섯 아들이 되었다. 워싱턴 주변에서만 인기를 얻었던 이 가게는 2003년 이후 전국적으로 확장해 현재 미국 40개 州에 725개, 캐나다에 4곳의 매장 운영. 畜舍(축사)에서 옥수수 사료를 먹고 자란 소 대신 초원에서 방목해 자란 소의 冷藏肉(냉장육)만으로 햄버거를 만든다. 어떤 매장에도 냉동고는 없다. 감자는 아이다호州 것만 사용. 햄버거에 트랜스지방은 없고 튀김용 기름은 땅콩기름만 사용.
   레스토랑 가이드 북인 ‘자갓’이 최근 홈페이지 이용자 6500명을 대상으로 미국 전역의 97개 패스트푸드 체인점과 37개 레스토랑 체인점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파이브 가이스 햄버거가 1위를 기록. 이외에 미국 내 여러 언론사 조사 결과 프랜차이즈 햄버거 회사중에선 頂上(정상)의 인기를 얻고 있음.
   2009년 5월, NBC의 '오바마 대통령 특별 프로그램' 제작중에 오바마 대통령은 점심 때 워싱턴 D.C.에 있는 파이브 가이스에 직접 들러 다른 손님들처럼 줄을 서서 토마토, 할라피뇨, 양상추를 곁들인 치즈 버거를 주문했다. 그의 방문 동영상은 파이브 가이스의 홈페이지에 올라 있다. 이 일 이후 파이브 가이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먹는 햄버거’란 愛稱(애칭)까지 얻었다.
   칭찬만 있는 건 아니다. ‘멘스 헬스誌’는 파이브 가이스의 햄버거를 건강 危害(위해)식품으로 규정했다. 레귤러 햄버거의 열량이 700칼로리, 베이컨 치즈버거는 920칼로리, 감자튀김 라지는 1500칼로리에 달한다며 이들을 건강을 해치는 음식으로 규정했다.>
  
  
  
  
  
  
  
  이날 이후 나는 맨해튼에 있는 네 곳의 파이브 가이스 중 두 곳의 매장을 오가며 햄버거를 네 번 더 먹었다. 실컷 먹고 그때마다 감자튀김을 남겨와 집에서 먹었다. 100% 미국산 쇠고기와 양껏 주는 감자, 공짜 땅콩과 군대 식당처럼 마음껏 먹도록 놔두는 식당 분위기, 즐겁게 일하는 종업원들…내겐 豊饒(풍요)의 나라 미국을 實感(실감)하게 하는 곳이다.
  
  *이 햄버거 집을 다니면서 나는 카메라를 식탁에 얹고 먹곤 한다. 얼마 전 한국 제1야당의 고위직을 하던 사람이 뉴욕 부근으로 유학온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 사람은 2년 전 광우병 亂動(난동) 때 주동자들의 거짓선동을 두둔·비호하고 정부의 쇠고기 협상을 비판했었다. ‘그런 분’을 이런 곳에서 만날 것에 대비해서다.
  
  
  
  
[ 2011-01-05, 14:2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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