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의 반격: 카이로 市街戰
무바라크 정권, 친정부 시위대를 조직, 반정부 시위대를 공격. 투석전과 화염병 싸움으로 3명 사망, 600명 이상 부상.

趙甲濟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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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 현지 시간으로 어제 오후 해방광장에선 稀罕(희한)한 광경이 벌어졌다. 親무바라크 시위대가 수십 마리의 말과 낙타를 타고 광장 안에 모여 있던 反政府 시위대 속으로 돌진한 것이다. 騎馬軍團처럼 채찍과 몽둥이를 휘두르면서 군중 속을 휩쓸고 다니는 모습은 CNN과 BBC를 통하여 세계로 생중계되었다. 이 '기마군단'은 피라미드 관광객을 태워서 돈을 버는 이들이라고 한다. 반정부 시위 이후 피라미드 관광이 중단되어 돈벌이가 어려워진 데 화가 나서 나섰다는 것이다.
  
  기마부대의 돌진을 신호탄으로 하여 여러 개의 친정부 시위대가 광장으로 몰려들어 에워싸기 시작하였다. 친정부 시위대는 자발적인 조직이 아니라 무바라크 정권, 특히 경찰이 지원, 조직, 지휘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이집트 교민은 “경찰이 30만 명이나 됩니다. 이들이 부리는 정보원도 많습니다. 감옥에서 탈출시킨 죄수들도 동원하였다고 합니다. 말과 낙타를 타고 시내까지 들어오려면 며칠 전부터 조직적인 계획을 했다는 뜻입니다. 무바라크가 반격을 시작한 겁니다”라고 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친정부 시위대원들을 잡아보니 사복경찰관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포위당한 反政府 시위대는 보도블록과 시멘트 바닥을 깨어 투석용 돌조각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해가 있을 동안은 양쪽이 投石戰을 했다. 어두워지자 화염병이 등장하였다. 방송은 친정부 시위대가 주로 화염병을 던진다고 보도하였다. 총성도 들린다. 이집트 反정부 시위대는 대체로 평화적 시위를 해왔다. 평화적 시위는 국민의 권리이므로 보장하겠다는 군대는 이 평화적 시위를 폭력으로 막으려는 親政府 시위대의 공격을 방치하였다.
  
  양쪽이 投石戰, 화염병 싸움을 벌이고 3명이 죽고 600명이나 다쳐 나가는데도 군인들은 탱크 위에서 구경만 하고 있었다. 군인들은 친정부 시위대가 광장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지도 않았다. 화염병이 오고간 곳은 이집트 박물관 앞이었다. 인류의 위대한 유산인 古代 이집트의 보물들이 가득 들어 찬 이 세계적 박물관은 소방시설이 충분하지 않다. 며칠 전엔 폭도들이 들어와 전시함의 유리를 깨고 물건을 가져갔다. 미라를 훼손하기도 하였다. 나폴레옹은 피라미드 앞에서 "4000년의 역사가 제군들을 내려다 보고 있다"고 연설하였는데, 지금은 4000년의 역사가 해방광장의 시가전을 내려다 보고 있는 셈이다.
  
  어제 시위 장면을 분석하면 친정부 시위대가 훨씬 많이 준비하고 잘 조직된 것 같았다. 이들은 반정부 시위를 우호적으로 보도해온 CNN 등 방송기자들을 공격하기도 하였다. 이집트 국영방송은 친정부 시위대를 ‘親安定 세력’이라고 표현하였다.
  
  무바라크는 불출마 선언을 하여 일보 후퇴하였으나 2보 전진을 위한 반격을 오늘 시작한 듯하다. 경찰을 동원, 친정부 어용세력을 조직, 반정부 세력과 일종의 市街戰을 벌임으로써 “우리 편도 있다. 안정을 원하는 시민들도 많다”는 사실을 과시, 미국 등 외국으로부터 들어오는 즉각 퇴진 압력을 막고, 反政府 시위대를 국내에서 고립시키려는 의도인 듯하다.
  
  반정부 세력이 시위 8일만에 무바라크 대통령으로부터 불출마 선언을 얻어낸 것은, 세계 언론의 적극적인 보도에 힘입은 바 크다. 시위대 자체는 무장한 것도 아니고, 조직적이지도 못하다. 야당세력이 健在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국제여론이 워낙 시위대에 유리하게 돌아가니 미국, 영국, 유엔까지도 무바라크에 퇴진을 압박하게 된 것이다.
  
  무바라크는 이런 압박을 일단 불출마 선언으로 받아준 다음 반격에 나선 것이다. 무바라크가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은 많다. 나세르의 자유장교단이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60년간 이집트를 통치한 세력이 고분고분 정권을 넘겨줄 리가 없다. 무바라크와 공동운명체가 되어 있는 軍 지휘부, 정보기관, 그리고 체제유지의 일선을 맡았던 수십 만의 경찰, 그리고 안정을 원하는 상류층이 있다. 이번 친정부 시위는 정권적 차원의 그러한 동원력을 과시하였다.
  
  해방광장에서 새벽까지 이어진 돌과 화염병을 사용한 '市街戰'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일단 승리하였다. 광장을 점령하려는 친정부 시위대를 저지하였다. 친정부 시위대는 자정무렵부터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집트 보건부는 이날 충돌로 세 명이 죽고 600명 이상이 다쳤다고 했다. 정권의 뒷받침을 받은 시위대가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위대의 의지를 꺾지 못하였다는 것은 이집트의 미래를 암시하는 듯하다.
  
  反政府 세력은 친정부 세력의 공격에 대응, 오는 금요일에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한다. 화요일 시위 때보다 더 많은 참가가 있어야 주도권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날 정권이 또 친정부 시위대를 동원하면 이집트는 內戰 양상을 보일 것이다.
  
  이집트는 수에즈 운하를 관장한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무바라크 정권을 압박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무바라크는 정권의 힘을 동원, 국내의 反政府 세력을 물리력으로 억제하기만 하면 반격이 가능하다고 계산할 것이다. 그렇게 해놓고 반정부 세력과 협상에 나서면 유리한 조건에서 改憲을 하고 선거를 통하여 기득권 세력이 재집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집트의 운명은 카이로의 市街戰에서 결판날 것이다.
  
  반정부 세력은 무바라크의 불출마 선언을 일축하고 “당장 떠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요구가 먹히려면 매일 수십 만 명의 시위대를 동원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다른 문제는 시위가 장기화될 때 경제가 마비된다는 점이다. 경제와 생활이 불안해지면 民心이 보수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反政府 세력에 불리하다. 분노와 熱情이 식기 시작하면 인간은 이기주의로 돌아간다. 이집트 반정부 세력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이집트 사태는 제2막으로 이행하고 있다.
  
  
  
  
  
  
  
  
[ 2011-02-03, 02:2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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