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京통신] 미량의 방사능 수증기가 무서워 北核 위협 지대로 탈출하는 한국인
연평도 포격 사태 후 유명 연예인의 해병대 자원 입대에 한국 사회의 건강도를 부러워하던 일본인들이, 동경에서 허둥지둥 귀국하는 한국인들을 보면서 씁쓸함과 실망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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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부터는 차가운 바람에 기온이 뚝 떨어져 실내에서도 손이 시립니다. 난방을 켜지 않고 옷을 입은 채 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방안 온도가 12도 입니다. 실내에서도 두툼하게 입고, 사무실에서도 무릎에 담요를 덮습니다.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에서 원자로를 냉각시키려고 사투하고 있는 ‘결사대원’들과, 동경보다 기온이 5도 내지 10도 낮고 눈까지 내리는 피난소에서 40여만 명이 떨고 있는 광경을 보면 ‘계획정전’에 협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首都(수도)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계획정전’ 대상에서 제외된 도심도 지하철역과 지하에 전등이 많이 꺼져 있습니다. 지금 보니 평소가 너무 밝았습니다.
  
  아카사카(赤坂)에 있는 제 사무실에서 150미터쯤 떨어져 있는 주유소에는, 어제는 한 번에 3000엔 어치(20리터 정도)만 급유한다는 안내가 붙어 있었는데, 오늘은 ‘미안하지만 보통 휘발유는 없고 고급 휘발유뿐입니다’라고 휘갈겨 쓴 안내문 앞에 차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기름 부족 때문인지 점심시간에도 도심의 차선이 휴일보다 한가합니다. 특히 재해현장에서 구조, 지원활동을 해야 하는 차량에도 기름이 없다고 합니다.
  
  오늘이 벌써 지진 발생 일주일인데, 위기관리는커녕 지독하게 ‘학습능력’이 부족한 간 나오토(菅直人) 정권을 보면 참 딱한 생각이 듭니다. 도대체 이렇게 순종적이고 질서 정연한 국민들을 동원하지 못하는 리더십이 있을 수 있는가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쓰나미를 맞은 곳이 해안도시가 아니라 수상관저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입니다. 일주일 동안에 중앙정부에 7개의 조직이 만들어졌습니다. ‘긴급재해대책본부’(11일, 총리가 본부장), ‘원자력재해대책본부’(11일, 총리), ‘전력需給긴급대책본부’(13일, 관방장관), ‘정부와 동경전력(東京電力)의 통합연락본부’(13일, 총리), ‘지진대책에 관한 정부-여당 연락회의’(15일), ‘각 정당-정부 재해대책 합동회의’(16일), ‘재해 자원봉사 연락실’(16일) 등 입니다. 이러다간 이들 조직들을 조정할 조직까지 만들어야 할지 모릅니다.
  
  방사능이 누출되고 있는 사고 원자로에 지상 접근이 위험하다고 軍用(군용)헬기로 상공에서 냉각용 海水(해수)를 붓는 작전을 3월17일 오전에 4회 실행했습니다. 오후에는 경시청의 시위진압 물대포로 냉각수를 퍼붓는 작업이 시도됩니다. 군용헬기로 냉각수를 방수하는 작전은 어제 명령되었는데, 방사능이 너무 강하다고 실행되지 못했었습니다. 관료주의, 책임회피주의의 전형적 예를 보는 느낌입니다. 가령, 중무장한 테러리스트나 적대국의 특수부대가 문제의 原電(원전)들을 점령하고 폭파 준비 중이라면, 인명피해가 우려된다고 진압(제압)을 위한 작전을 못하겠다고 하겠습니까?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고 해도 솔직히 실망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보다 못해?) 天皇(천황)이 어제(3.16) 국민에게 비디오를 통해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제게는 마치 천황이 허둥대기만 하는 내각을 책망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통신이 원활치 못할수록 안부 전화가 폭주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심각성에 全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지만, 일본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국외에서 (특히 본국에서) 정말 많은 전화가 걸려옵니다. 대부분은 안부를 확인하고 격려하지만, 일본에서 빨리 나오라는 전화도 많습니다. 오늘은 친한 친구가 전화를 걸어왔기에 받았더니 “당신은 아직도 동경에 남아있었느냐”며 반가워합니다. 기왕에 말이 나왔으니 한국인 사회의 문제를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동경에 있는 많은 외국인들이 방사능 공포심에 사로잡혀 탈출하고 있습니다. 마치 쓰나미에 쫒기는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학교와 직장을 포기하고 무조건 귀국을 서두르고, 심한 경우는 항공편을 못 구해 배 편으로 귀국한다고 합니다. 그 중에는, 일본에서 수술을 해야 하는데 일본병원의 태세가 나빠져서 한국에 가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외국인도 있고,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폭동과 내란이 일어난 나라에서 탈출하는 난민처럼 무작정 뛰쳐나가는 한국인들이 있습니다. 공포심이 얼마나 쉽게 전염되는지를 봅니다.
  
  물론, 현재 방사능이 누출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의 상황은 심각합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총력을 다해 대처하고 모두가 지원해야 할 문제이지, 과학적으로 안전지역에 있는 사람들까지 공포심에 사로잡혀 도망쳐야 할 상황은 아닙니다.
  
  특히 한국인들은, 미량의 방사능 수증기가 무섭다고 北側(북측)에 의해 核[원폭]재난 공갈을 당하고 있는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도 우습고, 언제 인질이 될지 모르는 개성공단에 태연하게 출근하는 사람들을 만류하지 않는 것도 제게는 우습게 보입니다. 천안함이 爆沈(폭침)되었을 때 전쟁이 날까봐 겁먹고 부모에게 전화를 했다는 일부 철없는 병사들 이야기도 생각도 납니다. 국제전화로 자녀들에게 즉시 귀국을 종용하는 부모들은, 한반도에서 전쟁이나 재해가 발생하면 자녀들을 이끌고 외국으로 도피하려고 소동을 일으킬지도 모릅니다. 위험으로부터 무조건 멀리 달아나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합리적 행동이라고 설명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합리적 사고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6·25전쟁 때 한국사회의 많은 지도층들이 戰場(전장)에 나가지 않았던 것에 도달하게 될지 모릅니다.
  
  연평도 포격 사태 후 유명한 연예인이 해병대에 자원입대하면서 한국사회의 건강도를 부러워하던 일본인들이, 동경에서 허둥지둥 귀국하는 한국인들을 보면서 씁쓸함과 실망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재해지역에서 방사능에 노출되어 대피명령을 받은 사람들이 ‘안전지대’라고 찾아오는 동경을, 한국인들은 ‘위험지역’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인은 지난 반세기 동안 기회를 찾아 地球(지구)의 오지에까지 진출해 지금의 대한민국은 만들었습니다. 제가 1990년대 초에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대기오염이 너무 심해서 숨을 쉬는 건 물론, 눈을 뜨기도 어려웠던 생각이 납니다. 지금 대통령도 젊었을 때 생명이 위험한 건설현장을 지켰던 덕분에 출세하신 분 아닙니까? 피난소에서는 지금 먹을 물이 부족해 고통을 겪고 있는데, 마실 수 있는 물을 수세식 화장실에 흘려보내는 게 정말 미안한 마음입니다. 서둘러서 서울에 돌아가 봐야 누가 직장을 줍니까? 아마도 대부분 할 일을 찾기 어려운 난민신세가 될지 모릅니다.
  
  제 아이가 직장에서 피해지역에 자원봉사 갈 직원을 모집해서 준비를 하고 지원했더니, ‘너는 본사(사무실)에 필요하니 남아있으라’고 해서 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서른살이 된 아들이 새삼 대견하게 생각되었습니다.
  
  餘震(여진)이 끝없이 옵니다. 그러나 여진이 자주 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작고 잦은 여진은 큰 지진이 일어날 에너지를 그만큼 소모하기 때문입니다. 천 년에 한 번의 재난과 위기는, 뒤집어 보면 천 년에 한 번의 기회일 수 있습니다. 종일 재해 방송을 해 TV에서 상업 광고가 사라졌습니다. 상업광고 대신에 훈훈한 ‘公益(공익)광고’가 방송됩니다.
  
  욕조에 수세식 화장실用(용) 물을 받아 놓은 것으로 어지간한 지진에 대한 대비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할 말이 많지만 시간이 없어서 오늘은 이만 씁니다.
  
  
  동경에서.
[ 2011-03-17, 17:5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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