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의 평화비용으로 155조의 분단비용 절약했다는 황당한 교과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분석-(주)미래엔 컬처그룹 ④ / 국방백서 내용도 날조

金秀姸(조갑제닷컴)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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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래엔컬처그룹(舊 대한교과서) 발행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394페이지에 실려 있는 <탐구활동>에는 이러한 내용이 담겨있다.

 

<다음 자료를 보고 모둠 활동을 해보자.
자료1) 평화 비용과 분단 비용
“한국 국방 예산 규모는 26조 6490억 원(국내 총생산의 2.7%)으로 세계 군비 지출 평균 보다 부담률이 높다.” -국방부, “2008 국방백서”-
“1988년 남북이 대결을 지양하고 교류 문호를 개방한 이후 남한은 ‘평화 비용’ 3조 9800억 원을 지출한 반면, 155조 8800억 원의 ‘분단 비용’을 절약해 결과적으로 약 152조 원의 이익을 얻었다. 지정학적 리스크 감소, 사회․문화적 갈등 감소 등의 실제 부가 가치는 더 클 것이다.” -“통일 경제”, 2009년 제3호- >

 


우선, 첫 번째 자료의 “ ”안의 내용은 출처로 밝혀져 있는 <2008 국방백서>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실제 <2008 국방백서>의 국방비에 대한 부분은 다음과 같았다.

 

<국방비의 적정 규모는 안보위협에 상응한 군사적 소요와 국가의 재정적 부담 능력이 균형을 이루도록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직접적인 군사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군사적 대치국의 경우 ‘안보위협의 정도’에 비례하여 국방비 부담률을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안보위협의 정도’에 있어서 가장 높은 수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분쟁·대치국에 비해 국방비가 낮은 비중으로 배분되고 있는 실정이다. 분쟁·대치국의 국방비 비율은【도표 8-6】과 같다.> (2008 국방백서, p.163~164)

 

엄연히 출처를 밝힌 상황에서 이 정도면 捏造(날조)의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 국방백서의 내용을 읽는다면, 우리나라 국방비의 수준이 결코 높은 것이 아니며 오히려 국방비 증강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스웨덴의 연구기관 ‘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SIPRI)’의 자료를 인용한 위키피디아의 ‘세계 국방비 리스트’를 보면 한국의 국방비 총액은 154개 국 中 11위, GDP 대비 비중은 2.8%로 154개 국 中 48위(2009년 자료)다. 이는 한국이 휴전국 임을 감안할 때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다. GDP 대비 15~30%로 추정되고 있는 북한의 국방비나 戰力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이 없다. 

 

‘분단 비용’은 ‘통일 비용’이라는 용어와 함께 자주 거론되는 단어다. 낯설게 다가오는 ‘평화 비용’은 과연 무엇일까.

 

자료 속 간략하게 표기되어 있는 출처 ‘통일 경제’는 현대그룹 계열사 현대경제연구원이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보고서다. 그 중 위의 내용은 2009년 3월호인 ‘남북관계 평가와 개선과제-주요국 사례와 한국민의 의식 조사’에서 발췌된 내용이었다.

 

이 보고서는 ‘평화비용’을 “정부의 남북협력기금을 통해 남북 경협 확대와 인도적 지원, 북한 SOC(사회간접자원) 개발 지원 등 한반도의 안보 불안 해소와 위기관리 차원에서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해 지출되는 비용”으로, ‘분단 비용’은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 의해서 발생하는 비용으로 국방비와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사회 문화적 갈등과 불안 심화 등”으로 정의되고 있었다. 

 

실제로 분석에 사용된 ‘평화 비용’은 각 기간별 남북협력기금 지출 실적, ‘분단 비용’은 국방비의 수치였다. 이 수치를 사용해 1989년 이후 ‘평화비용’ 즉 남북협력기금이 3조9800억 원이 지출된 기간 동안 155조 8800억 원의 국방비가 ‘절약’되었다고 분석한 것이다. “국방비 감소 효과는 화해모색기(1988년 7·7선언 이후~김영삼 정부 이전 시기)의 3조4900억 원에서 교류확대기(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에는 106조8100억 원으로 증가”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남북협력기금은 국가차원에서 인적 교류나 남북경협 등을 위해 북한에 지원되는 돈이다.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남북협력기금에 ‘평화’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액수 면에서도 오류가 있다. 기자가 직접 찾아본 <2008 남북협력기금 백서>에 나온 남북협력기금 사용실적은 8조2023억 원(1991년~2008년 9월 현재)이었다. 위 보고서에서 밝히는 ‘3조9800억 원’과는 4조2223억여 원이 차이가 났다. 2008년 자료이므로 2009년도 액수를 추정했다고 해도 너무 많은 차이다. 실제 액수 중 제일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경수로사업’과 ‘공자기금예수원리금상환’의 액수를 제하니 보고서의 액수와 비슷했다. 

 

더욱이 이는 ‘국가차원’에서 지급한 돈에 불과하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무수한 민간단체들이 7억3148만 달러 상당의 현금․물품을 북한에 제공했다. 이는 1달러=1000원 환산으로만 해도 7314억8000만 원에 해당하는 액수다. 확실시 된 김대중 정권 시기의 對北(대북) 비자금 4억5000만 달러 외에도 각종 對北비자금의 의혹이 존재한다.

 

155조8800억 원의 국방비를 ‘절약’했다는 것도 황당한 분석이다. 보고서에서의 계산은 다음과 같다.

 

 

위 표에서 ‘분단비용 절감(B)’의 수치는 기간 별로 국방비 비중 4.0%(1988년도 비중)일 경우의 국방비를 계산해 놓은 후 실제 국방비의 수치를 뺀 것이다. 계산대로 한다면 ‘교류확대기(1998~2007)의 경우, 원래 100만원 중 4만원(4%)이 필요한 국방비가 2만6000원(기간 평균 2.6%)만 사용되었으니 1만4000원(B)이 ‘절약’되었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한국의 국방비 총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국방비 총액을 기준으로 하면 분단 비용은 늘 증가해왔다고 봐야 한다. ‘GDP 대비 국방비(%)’나 ‘정부재정 대비 국방비(%)’ 등의 수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재정과 GDP가 증가함으로써 GDP 대비 비중은 줄고 총액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1981년 이후 국방비 총액이 줄어든 해는 1999년 한 해로, 1998년보다 510억 원이 줄어든(국방비 증가율 -0.4%) 13조7490억 원이었다.

 

이렇게 계산된 국방비 절약 액수에서 남북협력기금을 뺀 수치에 대해 ‘남북이 대결을 지양하고 교류문호를 개방한 이후’ 얻은 이익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대결 시기’로 분류되고 있는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절의 수치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평화 비용’이 없었던 두 정권 시절에도 재정대비 국방예산비율이 감소하는 시기가 엄연히 존재했다. 이에 대한 <2008 국방백서>의 분석은 다음과 같다.

 

<국방비가 국내총생산(GDP) 및 정부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안보 및 사회여건에 따라 변화하였다. 1980년대 초반까지 국방비는 국내총생산 대비 5%, 정부재정 대비 30% 수준을 점유하였다. 이는 율곡사업 등 1970년대 중반부터 추진된 우리 군의 자주적 전력증강 계획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예산이 배분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사회복지 수요의 증가, IMF 금융위기 등에 따라 국방비의 하향 배분 현상이 지속되었다. 국방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국방비 배분 수준은 다소 개선되었다.> (2008 국방백서, p.163)

 

다음 페이지에는 이러한 내용도 있었다.

 

<국방부문의 산업 연관 효과는 산업 평균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방비 1,000원을 지출하면 1,709원의 생산 유발이 일어나고 764원은 국민의 소득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국방비 지출은 10억 원당 약 21명의 취업 유발 효과를 가져와 국가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한다.> (2008 국방백서, p.165)


교과서의 내용은 한국이 국가살림을 과다한 국방비로 낭비하고 있으며, 국방비 비율 감소가 단순히 평화 증진으로 연결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자료에는 과거 1961~1997년 남북 군사비와 GNP대비 비율이 표시된 그래프가 있었으나 이에 대한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

 

더욱이 문제의 <자료1>에 대해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던지는 질문은 “자료1을 바탕으로 통일의 필요성을 생각해 보자. 그리고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가 무엇인지 토론해 보자”이다. 위의 자료로 ‘통일의 필요성’을 논의할 수 있을까.

 

날조된 자료와 검증되지 않은 용어의 사용, '분단 비용 절약'이란 자의적 개념과 황당한 기준으로 구성된 자료가 국가 검정에 통과된 고등학교 교과서의 <탐구활동>에 버젓이 실려 있다. 이러한 내용으로 학습한 고등학생들은 남북한의 현 대치 상황과 對北지원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게 될까. 이 보고서가 발간된 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위원 연석회의에서 김성조 국회의원이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연합뉴스의 보도(2009. 8. 3)도 있었으나, 교과서 제작 과정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2011-03-31, 21:0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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