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에 굳은 얼굴 朴正熙, 웃으며 악수하는 金大中
고등학교 한국사 6종 교과서 사진 이미지 분석 ① 대통령 비교 : 등장 횟수 박정희-이승만-김대중-전두환-노무현… 순

金秀姸(조갑제닷컴)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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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한국사 교과서로 수업을 듣게 되는 고등학생들은 1994~6년 사이에 출생해 2001~03년에 초등학교 입학, 2007~09년 중학교 입학을 거쳐 2010~11년 고등학교에 입학한 청소년들이다. 2000년대 유년 시절을 보낸 학생들에게 격동의 한국 현대사란 흑백 자료화면으로 접하게 되는 아득한 옛날이야기쯤으로 다가올 뿐이다. 그 중 역사를 접할 수 있는 주요 기회는 학교의 역사 수업인 만큼, 교과서는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될 수밖에 없다. 그 중 사진 등의 시각 자료는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게 된다.

 

고등학교 한국사에 실려 있는 우리나라 대통령의 사진 이미지는 어떨까. 이 사진들을 통해서 우리 학생들은 각 정권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게 될까. 대한민국 1~17대 대통령 10명의 사진 등장 횟수를 조사했다.

 

2011년부터 사용되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는 (주)미래엔컬쳐그룹(舊 대한교과서, 이하 미래엔), (주)지학사(이하 지학), 천재교육(이하 천재), 비상교육(이하 비상), 법문사(이하 법문), (주)삼화출판사(이하 삼화)에서 나온 6종이다. 각 책에서 현대사 부분에 해당하는 8~9과에 등장하는 사진과 삽화 자료(그래프, 표 등)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대상이 된 사진과 삽화 자료의 수는 총 1195건이었다. (같은 사진이 여러번 등장할 경우 중복하여 수치를 잡았다. 한 사진 속에 두 인물이 나올 경우 각각의 수치에 포함했다. 수치는 사진 등장 횟수다.)

 

最多 박정희(17회), 最少 최규하(0회)

 

10명 중 最多(최다)를 기록한 것은 17회를 기록한 박정희 대통령이다. 미래엔 교과서를 제외한 5종 교과서에 등장했다(미래엔에는 ‘통일 주체 국민회의와 의장 박정희’라는 제목의 사진이 있으나 사진 속 얼굴의 확인 불가로 제외했다).

 

이 중 7회가 5.16 당시의 군복 차림에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었다. 5종 교과서에 모두 등장했으며, 2번씩 반복 등장한 경우(천재, 삼화)도 있어 ‘박정희’에 대한 이미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 외 유신관련 신문기사 내의 증명사진 5회, 서거 기사 속 증명사진 3회, 남한에 온 박상철 북한 부수상을 만나는 박정희(1972. 12. 1) 1회, 퇴역 당시 사진 1회이다.

 

 

다음은 16회를 기록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다. 비상 교과서를 제외한 5종에 실렸다. 이 중 증명사진 형태 5회(자료 및 포스터에 사용됨), 김구와 손잡은 사진 3회, 신문기사 속 사진 3, 건국 취임선서 장면 2회, 귀국연설 1회, 웃는 얼굴 1, 상하이 임시정부 시절 사진 1회로 나타났다.

 

 

다음은 13회 등장한 김대중 대통령이다. 유일하게 6종 교과서에 모두 등장했다. 이 중 8회가 제1차 남북정상회담(비상 2회, 법문 2회)이었고, 노벨평화상 수상 장면이 3회, 대통령 취임식 장면이 2회였다.

 

 

다음은 7회를 기록한 전두환 대통령이다.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발족 장면 2회, 육군대장 전역식 연설 1회, 야구장에서 시구하는 모습 1회,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모습 1회, 5공 청문회 장면 1회, 12.12사태 주역이었던 하나회 단체 사진 1회 등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6회를 기록한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2007) 장면 2회, 과거사 관련 위원회 오찬장으로 이동 중인 장면 1회,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 1회, 아세안+3정상회담(2007)의 기념 촬영 1회,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당일 악수하는 장면 1회로 집계됐다.

 

 

다음은 5회 등장한 노태우 대통령이다. 해외 인사와 회담 및 서명 중인 장면(고르바초프 2회, 옐친 1회) 3회, 12.12사태 주역이었던 하나회 단체 사진 1회,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모습 1회로 나타났다.

 

 

다음은 4회를 기록한 이명박 대통령이다. 대통령 취임식 장면이 2회, 취임식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는 장면이 1회, G20정상회담의 기념촬영 사진이 1회이다.

 

 

윤보선 대통령은 3회, 김영삼 대통령은 2회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제2공화국 출범식 장면이 3회, 김영삼 대통령은 신민당에서 끌려나오는 장면(1979) 1회, 대통령 취임식 장면이 1회였다. 최규하 대통령의 사진은 없었다.

 

 

 

박정희 vs 김대중 이미지 비교

 

박정희 17회 중 7회가 5.16 당시 사진
김대중 13회 중 8회가 남북정상회담, 3회가 노벨평화상 수상 사진

 

등장한 사진의 이미지에서 큰 대조를 보이는 것은 박정희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이었다. 박 대통령의 경우 군복과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굳은 표정을 지은 5.16 당시의 사진이 7번이나 등장하는 등 대표적인 이미지로 사용됐다. 신문 기사 속에 사용된 증명사진도 8회나 등장했는데 내용 역시 비상계엄령 선포, 유신헌법 관련, 서거 등 무겁고 어두운 이미지를 주었다.

 

이에 반해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 13회 중 8회가 제1차 남북정상회담의 장면이었다. 모든 사진이 북한의 김정일과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3회를 차지한 노벨평화상 수상 장면과 2회의 대통령 취임식 사진도 밝고 긍정적으로 서술되고 있다.

 

 

다음은 사진을 설명하는 글의 일부이다. 내용 역시 대조적이다.  

 

<박정희의 경우>
- 군사 정변의 주역들: 박정희 소장 일행이 육사 생도들의 군사 정변 저지 행진을 지켜보고 있다. 맨 왼쪽 인물이 박정희 소장이다. (비상교육 p.351)
- 5.16 군사 정변: 1961년 5월16일 박정희를 중심으로 한 일부 군인들이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하였다. (천재교육 p.342)

- 5.16 군사 정변 직후의 박정희 모습 (지학사 p.304)

 

<김대중의 경우>
- 남북 정상 회담(2000): 이 회담에서 남북한은 서로의 이해를 증진시키고 남북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가운데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평화 통일을 실현하기로 합의하였다. (비상교육 p.384)
- 오늘 이 취임식의 역사적 의미는 참으로 크다고 할 것입니다. 오늘은 이 땅에서 처음으로 민주적 정권 교체가 실현되는 자랑스러운 날입니다(김대중 대통령 취임사) (지학사 p.309)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김대중 대통령은 햇볕 정책으로 남북 간의 긴장을 완화시켜 세계 평화에 이바지한 점을 인정받았다. (천재교육 p.371)

 

각 사진이 등장한 횟수는 그만큼 현대사에서 각 대통령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반영할 것이다. 그러나 그 해석은 교과서의 내용에 달려있다. 사진을 통해 어떤 내용을 전달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인식하는 대한민국의 현대사가 달라질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이미지가 실려 있는 교과서로 공부한 학생들은 각 정권과 역대 대통령에 대해 사진이 주는 이미지대로 기억하게 될 확률이 높다. 특히 '박정희'하면 군복 차림에 선글라스를 쓴 굳은 얼굴의 흑백사진을, '김대중'하면 환한 얼굴로 김정일과 악수를 하고 노벨평화상을 받는 모습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 2011-04-06, 21:3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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