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인권문제는 신랄하게, 北 인권문제에는 침묵
高校 한국사 교과서 남북한 인권문제 언급 부분 분석: 6종 高校 교과서 중 1개만이 북한 인권 문제 다뤄, 천재교육은 ‘우리식 인권’, ‘코리아 인권’ 등 내재적 관점으로 접근 유도

金秀姸(조갑제닷컴)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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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종 高校 한국사 교과서들은 남한 인권 문제에는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에는 침묵했다. 1990년대 발생한 3백만 대량아사(餓死) 사태를 비롯, 공개처형, 정치범수용소, 식량난 등 현존하는 북한 문제의 핵심인 인권 유린 문제가 수업시간에 다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1개 교과서에만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됐을 뿐, 4개 교과서에는 전무(全無)했다. 나머지 1개는 아예 ‘내재적 관점’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접근하도록 학생들을 유도하고 있었다.

 

간략하게나마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은 (주)미래엔컬처그룹(이하 미래엔)이었다. 미래엔 교과서는 ‘북한의 변화와 평화 통일을 위한 노력’이라는 단원 마지막의 <역사추적>이라는 코너에서 ‘북한의 경제 사정과 인권 실태’를 싣고 있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북한의 인권 실태
국제 사회에서 바라본 북한의 중대한 인권 침해 사례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 제약을 비롯하여 공개 처형, 정치범 수용소 운영, 종교의 자유에 대한 탄압, 거주․여행의 자유에 대한 제한, 성분 분류에 의한 인민들의 차별 대우 등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인권 문제는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들과 생존을 위한 북한 이탈주민 문제이다. 한․중 국경을 통한 북한 이탈 주민이 늘어나자, 중국 정부는 이들을 체포하여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고 있다. (미래엔 p.390)

 

천재교육 교과서는 ‘내재적 관점’의 자료를 첨부하며 북한 인권문제를 다뤘다. ‘북한의 변화와 평화통일의 과제’라는 단원의 마지막에 나오는 <단원 탐구>라는 코너(p. 402)에서 ‘코리아 인권’, ‘우리식 인권’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위의 내용처럼 천재교육 교과서에는 북한 인권 문제를 부정하는 인사들 사이에 사용된 ‘내재적 관점’만이 소개되었을 뿐, 실질적인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북한이 내세우고 있다는 ‘우리식 인권’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 진실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설명 역시 찾아볼 수 없다.

 

이외에 미래엔, 지학사, 천재교육 교과서에는 탈북자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그러나 탈북에 대한 이유를 식량난, 경제난으로만 설명하고 있을 뿐, 인권 유린을 언급하는 교과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남한의 인권 문제는 신랄하게

 

이에 비해 남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6종의 모든 교과서들이 신랄하게 지적・비판하고 있다. 수많은 탈북자들이 증언하고 있고, 北中 국경에서 목격되고 있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아무 말 없거나, 점잖고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는 교과서가 과거 남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신랄하고 날카로웠다.

 

각 교과서마다 민주화 과정을 다루고 있는 단원이 따로 있는데, 각각 6페이지에서 많게는 16페이지까지의 분량이다. 교과서들은 이 단원에서 사진 및 사례까지 첨부해가며 남한의 인권 유린 실태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진보당 사건(조봉암)-4? 시위-유신체제 당시-5?-삼청교육대-박종철-이한열-철거민 문제-노동운동(전태일) 등은 6종 교과서에서 공통으로 지적되는 남한의 인권 유린 사례다.

다음은 구체적인 언급 사례다.

 

- 그러나 시위 진압 경찰에 의해 사망한 고등학생 김주열의 시신이 마산 앞 바다에서 발견되자(1960. 4. 11) 격렬한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4.19) (미래엔 p. 359)

- 미국 대통령 카터를 비롯한 국제 사회도 박정희의 독재와 인권 탄압을 비난하였다. (미래엔 p. 366)

-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 1987년 1월 경찰은 한 청년의 죽음을 이렇게 발표하였다. 그 청년의 이름은 박종철이었다. 국민들은 청년의 목숨을 앗아간 야만적 고문과 이를 은폐하려는 경찰의 태도에 분노하였다. 또한, 민주화 요구를 폭력과 살인으로 억압하는 전두환 정권에 분노하였다. 그리고 이 분노들은 평화적 민주화 운동의 열기로 승화되었다. 과연 고문 없는 세상에 살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전개되었을까? (미래엔 p. 368)

- 삼청교육대: ‘사회악 일소’를 명분으로 젊은이들을 강제적으로 집단 수용하여 군대식 교육을 실시한 기관이었다. 정부에 의한 조직적인 폭력 행사로서 인권을 유린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미래엔 p. 368)

- 전태일은 평화 시장의 노동 실태를 노동청에 진정했으나 나아지는 것이 없었다. 언론도, 정치인도 이들을 외면하였다. 반공의 분위기 속에서 노동자들의 생존권 요구는 자칫하면 공산주의와 관련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 일쑤였다. 이처럼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근로 기준법은 지켜지지 않았고, 노동자는 약자였다. 이에 전태일은 자신의 몸을 불사르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미래엔 p. 382)

- 유신 체제 하의 독재와 억압 정치에 맞서 야당과 종교인, 대학생 등은 민주화 운동을 전개하였다. 전부는 유신 체제 반대 운동에 대해 긴급조치권 등을 이용하여 가혹하게 탄압하였다. (지학사 p. 306)

- 1975년 4월 8일 대법원에서 사형과 무기 징역이 확정되자 가족들이 절규하고 있다. 사형 선고 후 20여 시간 만에 사형이 집행되어 국제적으로 사법 살인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 사건은 2007년 재심 결과 무죄 판결을 받았다. (천재교육 p. 363)

우리는 왜 총을 들 수밖에 없었는가? 그 대답은 너무나 간단합니다. 너무나 무자비한 만행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만 없어서 너도나도 총을 들고 나섰던 것입니다… (광주 시민군 궐기문(1980. 5. 25.) (천재교육 p. 367)

-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던 음모가 백일하에 드러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하였다. (천재교육 p. 369)

- (사진설명) 시위대에게 발포하는 경찰: 경무대 앞에서 경찰의 발포로 수많은 시민들이 죽었다. (비상교육 p. 349)

- 김형은 체불 임금 요구하며 농성 중에/ 사장 놈 흔들다 고발되어 잡혀오고/ 열다섯 난 송군은 노가다 일 나간/ 어머니 마중 길에 불량배로 몰려 끌려 오고
딸라 빚 밀려 잡혀온 놈/ 시장 좌판 터에서 말다툼하다 잡혀온 놈/ 술 한잔하고 고함치다 잡혀온 놈/ 춤추던 파트너가 고관 부인이라 잡혀온 놈… 삼청교육대 설명 중 박노해 ‘삼청교육대’ 중 일부 (비상교육 p. 358)

- 선거 당일인 3월 15일 오후 마산에서 학생과 시민들은 부정선거를 규탄하고 선거 무효를 주장하며 시위를 하였다. 경찰은 이를 무차별 진압하였다. 이 과정에서 실종된 학생이 약 한 달 뒤 마산 앞바다에 참혹한 시신으로 떠올랐다. 분노한 학생과 시민들은 다시 격렬하게 시위를 일으켰다. (삼화 p. 347)

- 국제여론도 점차 나빠졌다. 미국은 박정희 정권의 인권 탄압에 유감을 나타내면서 주한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하였다. (삼화 p. 354)

 

교과서에 실린 이미지로도 남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교과서의 차별을 느낄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의 상황이 담겨 있는 사진은 6종 교과서를 통틀어 단 2종류뿐이다. (왼쪽의 두 사진은 미래엔 교과서(p.390)에 실린 사진이고, 오른쪽은 지학사(p.323)에 실린 사진이다.) 이에 반해 남한의 인권 문제를 고발하는 사진은 무수히 많았다.


 

 

 

[ 2011-04-13, 15:5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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