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전태일은 부각, 이병철ㆍ정주영은 철저하게 무시
6種 교과서 중 (주)삼화출판사 1곳만 이병철ㆍ정주영 사진 게재…나머지는 아예 다루지 않아

趙成豪(조갑제닷컴)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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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種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노동운동가 전태일과 기업인 이병철ㆍ정주영을 얼마나 많은 비중으로 다뤘는지 비교ㆍ분석한 결과 전태일에 관한 분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주)삼화출판사 교과서를 제외한 다른 교과서들은 이병철ㆍ정주영에 대한 언급이 한 마디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엔컬처그룹 교과서
  
  전태일을 가장 많은 분량으로 다룬 것은 (주)미래엔컬처그룹 교과서였다. 382페이지에서 이 교과서는 <시련 속에서 성장한 노동운동>이란 小제목 하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1960~70년대 고도성장에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피땀 흘린 대다수 노동자의 희생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에 따라 저임금과 장시간의 노동에 시달린 노동자들은 생존권을 위협받는 처지에 내몰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태일은 자신의 몸을 불태워 노동자의 권리를 요구하며 죽었다.”
  
  그러면서 교과서는 “그 후 지식인과 대학생이 노동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노동운동이 본격화 되었지만 박정희 정부는 강경하게 탄압하였다”는 부정적인 기술을 덧붙였다. 같은 페이지 하단 <탐구활동>코너에는 1970년 전태일이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낸 탄원서도 실었다. ‘전태일이 위와 같은 탄원서를 작성하게 된 당시 한국 사회의 현실을 다각도에서 추론해보자’라는 질문을 해 마치 박 대통령 시절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었던 것처럼 유도했다.
  
  이 교과서는 383페이지 전체를 할애해 전태일의 생애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소제목도 ‘벗어날 수 없었던 가난’, ‘지켜지지 않은 근로 기준법’,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라고 기술해 당시 정부가 전태일의 죽음에 가해자인 것처럼 誤認(오인)하도록 써 놨다. 반면, 경제성장을 이끈 이병철ㆍ정주영에 대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사진 역시 게재하지 않았다.
  
  
  천재교육 교과서
  
  천재교육 교과서 380페이지 <노동과 농민운동>이라는 제목에서 전태일에 관한 기술은 한 페이지의 삼분의 일 가까이 됐다. 교과서는 “1970년 11월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던 전태일은 근로기준법의 준수를 요구하며 분신자살하였다. 그의 죽음은 고도성장의 시대에 가격 경쟁력을 위해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서도 묵묵히 일해 왔던 노동자들의 주장을 대변한 것 이었다”며 “(전태일 사건 이후) 기존의 어용노조를 민주노조로 바꾸는 투쟁을 진행하였다”는 식으로 썼다. 어용노조와 민주노조로 나눈 것은 일종의 이분법적 기술로써 강경투쟁 방식이 옳은 것처럼 교묘하게 서술했다.
  
  천재교육 교과서도 같은 페이지 하단에 《조영래 평전》에 실린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과 전태일이 분신했던 청계천 6街에 세워진 동판 사진도 첨부해 전태일의 生涯(생애)를 부각시켰다. 천재교육 교과서 역시 이병철ㆍ정주영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비상교육 교과서
  
  비상교육 교과서는 370페이지에서 “열악한 노동조건은 노동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1970년대 평화시장 재단사인 전태일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라고 외치며 분신자살하였다. 이에 큰 자극을 받은 지식인과 학생들이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지며…”라고 기술했다. 같은 페이지 하단 <활동>이라는 코너에서는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란 제목을 달았다. 우측에는 전태일의 영정을 안고 눈물을 흘리는 전태일의 모친(이소선 씨) 사진을 실었다. 그러면서 천재교육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을 실어 전태일에게 동정적인 입장으로 일관되게 기술했다.
  
  
  
  삼화출판사 교과서
  
  (주)삼화출판사 교과서는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368페이지)란 제목으로 “정부는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저임금 정책을 고수하고 노동 운동을 강력히 통제하였다. 이에 항의하여 1970년 한 노동자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라고 외치며 분신자살하였다”고 적었다. 이 교과서 역시 <자료콕콕>이라는 별도의 코너에서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요구입니다’란 제목을 달아 《조영래 평전》에 실린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첨부시켰다. 이 교과서는 유일하게 이병철ㆍ정주영 사진을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인 이병철은 삼성을, 정주영은 현대를 창업하여 한국 경제를 세계적인 규모로 끌어 올렸다(364페이지)”라는 설명과 함께 덧붙여 게재했다.
  
  지학사 교과서도 316페이지 좌측 상단에 전태일 분신자살 사건 이후의 신문기사를 실었다. 본문에서는 “1970년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전태일의 분신자살 사건이 일어나면서 노동자의 권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고만 기술했다. 제목 역시 <노동운동>이라고만 해 대체적으로 중립적인 관점에서 썼다. 다른 교과서와 달리 별도의 코너를 마련해 다루지도 않았다.
  
  
  지학사 교과서
  
  법문사 교과서는 전태일에 대해 한 문장으로만 기술해 가장 적은 분량을 다뤘으며 사진 역시 따로 싣지 않았다. “1970년에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분신자살한 전태일의 죽음은 당시의 노동 문제에 대한 사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354페이지)”고만 기술했다. 이 교과서 역시 이병철ㆍ정주영의 경제개발 성과를 다루지 않았다.
  
[ 2011-05-02, 11:12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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