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기자의 國語 실력에 문제 있다!
천황 비판 발언이 보여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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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발언을 부정확하게 보도
  
   李明博(이명박) 대통령의 이른바 ‘日王(일왕) 사과’ 발언 보도를 둘러싸고 韓日 兩國(양국)간에 외교적 마찰이 있었다(注: 언론은 일왕이라고 표기하지만 정부는 공식적으로 ‘天皇’이라 한다). 李 대통령은 지난 8월14일, 한국교원대(충북 청원군 소재)에서 열린 ‘학교폭력 근절 책임교사 워크숍’에 참석해 천황 비판 발언을 했다. 언론이 이 발언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부정확한 점이 있었다. 당시 풀 기자가 청와대 취재기자단 전용 사이트에 올린 첫 기사엔 李 대통령이 “(日王이) 한국 방문을 하고 싶어 하는데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찾아가서 진심으로 사과할 거면 오라고 했다”(출처: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 기사)고 적혀 있었다.
  
   국내외 언론사 등에 뉴스를 전하는 <연합뉴스>는 15시15분부터 ‘한국 방문을 하고 싶어 하는데’로 시작되는 발언을 보도하기 시작하였다. 8월15일字 일본 <아사히신문>은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14일 ‘천황이 한국에 방문하고 싶어하지만 독립운동으로 돌아가신 분들을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오라’고 (일본 측에) 말했다(韓国の李明博(イ・ミョンバク)大統領は14日、「(天皇は)韓国を訪問したがっているが、独立運動で亡くなった方々を訪ね、心から謝るなら来なさいと(日本側に)言った…)”고 보도했다. 일본이 李 대통령의 발언에 흥분한 이유는 ‘천황이 한국에 가겠다고 한 적이 없는데 李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고, 그 거짓말을 근거로 무례한 요구를 했다’는 것인데, 이런 흥분도 誤報에 근거한 면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조갑제닷컴>은 李 대통령의 정확한 발언 내용을 확인하고자 발언 장면의 영상파일을 청와대에 요청했다. 청와대는 보안 상의 이유 등으로 파일을 줄 수 없다고 했다. 결국 한 방송사를 통해 약 34분짜리 녹음파일을 얻었다.
   녹음파일에서 李 대통령은 ‘日王 사과’ 발언 직전, 과거 자신의 경험담을 토대로 학교폭력을 방지하는 데 교사들이 가져야 할 자세에 관하여 언급했다. 그 직후 교사로 추정되는 한 사람이 질문했다. 교사의 질문은 즉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며, 매우 작은 소리로 “독도에는 잘 다녀오셨습니까”라고 한다.
  
   李 대통령은 “일본이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입장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이걸 깨우치게 하려고 한다”고 역설했다. 이후 이른바 ‘日王 사과’ 발언이 이어진다.
   “그렇게 한국에 방문하고 싶으면, 저 독립운동하다 돌아가신 거기 찾아가서 진심으로 사과를 하면 좋겠다 이거예요. 와 가지고 단어를 뭘 쓸까? ‘정념’의 뭐가 어쩌고, 이런 단어 찾아와 가지고 그 단어 하나 쓸려고 하면 올 필요없다 이거예요.” (녹음파일 中)
  
   대통령과 기자의 국어 실력에 문제
  
   李 대통령은 천황이나 ‘日王’이라는 주어를 생략했다. 녹음파일에서 대통령이 직접 ‘日王’이나 천황을 거명한 부분은 없다. 대통령은 ‘정념’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대부분의 언론은 李 대통령이 (1990년 아키히토 天皇이 노태우 당시 대통령에게 사과 차원에서 말한) ‘痛惜(통석)의 念(염)’이라고 말한 것처럼 보도하였다. 국어사전에서 ‘정념’의 한자어는 情念으로서 ‘痛惜의 念’과 비슷한 의미가 아니다. 대통령의 준비되지 않은 즉석 발언은 언론에 의해 부정확하게 보도되었고, 이게 일본에도 전해져 韓日 관계가 필요 이상으로 악화된 면이 있는 것 같다. 청와대와 언론의 수준을 보여준 셈이다. 외국 국가원수에 대하여 준비된 문서가 아닌 즉석 발언으로 비판한 대통령이나 이 발언을 부정확하게 보도한 언론이나 한국인의 부정확한 언어생활을 상징한다. 국어 실력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발언 녹취록
  
   李대통령: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서 ‘한 두 사람을 바꾸어 놓았다’ 이런 실적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학교가 어떻게 변했다든지 이런 큰 그거보다도. 나는 아무개 한 둘, 얘들이 정말 감동을 받고 애들이 바뀌어가지고 새로운 사람이 됐다는 그런 것들이 많이 나오면 걔들이 자라서 나중에 어른이 되고 크면 그 선생님의 은혜를, 그때는 또 몰라요. 한참 몰라요. 나같이. 한참 모르고 먼 훗날 ‘아 그때 그 선생님 좋다’ 그래서 내가 너무 늦게 깨달아서 그 선생님한테 내가 큰절하는 거예요. 또 행사가 있으면 모셔오게 하고. 내가 공무원들 보는 데서 어디서 보더라도 그 선생님만은 무조건 스승님이예요. 엎드려 하는 거예요. 내가 어렸을 때 보여줬던 그 선생님의 애정을 깨달은 거죠. 늦게. 그렇기 됐기 때문에 선생님들 어제 오늘 토론을 많이 하셨을테니까, 나는 그런 부탁이나 하나 하고 갈려고 갑니다. 여러분들 또 와서 들으면 ‘대통령은 우리 애로사항은 해결 안해주고 뭐 와서 이런 이야기만 하고 가느냐’고 하는데…
  
  교사: 독도에는 잘 다녀오셨습니까?
  
  李대통령: (웃음) 독도는 내가 뭐… 그건 내가 이제 또 내가 한 2~3년 전부터 내가 여러 깊은… 이런 것들은 즉흥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깊은 배려가 있어야 돼요. ‘이렇게 됐을 때 이런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저렇게 됐을 때 저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하지만 큰 테두리에서. 일본이 세계 최고의 국가 아니겠어요? 사실 중국보다 더 좀 커졌다고 하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일본이 제2 강국이예요. 그건 뭐 두 말할 것도 없이. 우리하고 한참 차이가 납니다. 과학기술이라든가, 사회적 시스템이라든가 뭐 여러 가지 차이가 많이 나지만… 근데 일본이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이 입장을 잘 이해를 못해요. 이 사람들이. 이걸 깨우치게 하려고 그래요. 내가. 일본에 대해서 내가 깨우치게 하려고 하는데… (박수) 내가 모든 나라에 國賓(국빈) 방문을 했지만 일본 國賓 방문은 안가고 있습니다. 가기는 많이 가요. 셔틀외교를 해서 매일 가지만, 내국인 방문하면 국회에 가서 연설을 해야 할 때 내가 마음대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게 하면 간다고 이렇게 해놓은 거예요.
  
  (영상 확인 결과, 대통령의 제스처 연결이 부자연스러워 일부 편집된 것으로 추정)
  
  그렇게 한국에 방문하고 싶으면, 저 독립운동하다 돌아가신 거기 찾아가서 진심으로 사과를 하면 좋겠다 이거예요. 와 가지고 또 한 몇 달 단어를 뭘 쓸까? ‘정념’의 뭐가 어쩌고, 이런 단어 찾아와가지고 그 단어 하나 쓸려고 하면 올 필요없다 이거예요. 내가 2년 전 일본 가서 TV 방송국에서 100명의 젊은 학생들, 고등학교, 대학교 학생들 100명이 생방송으로 질의·응답을 막 하는 거예요. 마음대로 생방송을 하는 거예요. 상당히 위험한 거예요. 일본에서 하는 것은. 그때 한 젊은 사람이 나한테 뭐라고 그랬냐고 하면 ‘대통령께서는 미래지향적으로 가신다고 하고, 과거보다 미래를 향해서 나가야 된다. 과거는 다 잊어버리는거냐’고 이렇게 묻는 거예요. 내가 거기다 ‘잊기는 뭐 잊느냐’고 그러면 한국 사람들은 좋아하겠죠. 방송 보면. 근데 국제룰이 그렇지 않잖아요. 그래서 내가 그렇게 대답을 했어요. 그 대답을 내가 여러분들한테 소개하려고 하는 거예요. ‘어느 정도의 강도를 가지고 답변을 해야 되는가’ 생각을 했는데 내가 이렇게 얘기 했어요. 내가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했어요.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주먹 쓰는 애 하나가 있어서 날 아주 못 살게 굴었다 이거예요. 어쩔땐 걔 때문에 학교를 가고 싶지 않았다 이거예요. 그 정도로 그랬단 말이예요. 그 놈은 즐기고 있었다 이거예요. 막 쥐어박고. 그러다보니까 초등학교 졸업 하고 다 세상 나오고 한 4~50년 지났다 이거예요. 그런데 어느 날 모임에 그 친구가 왔어요. 근데 그 친구는 얼마나 반가워 했는지 몰라요. 내가 서울시장 때인데. 막 반갑다고 내 이름 부르면서 이러는데 난 보는 순간에 ‘저 새키 날 참 못살게 굴었던 놈’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딱 드는거예요. 보는 순간에. 그 얘길 하는 거지. 여러 사람들한테.
  
  그래서 ‘가해자는 잊을 수가 있지만, 피해자는 잊지 않는데 단지 용서할 뿐이다’ 이거예요. 나는 그 친구가 그랬다고 ‘이 새끼 나쁜 놈’이라고 감정을 가지고 이렇게 대하는 건 아니지만, 용서는 한다 이거예요. 그때 이후로. 그러나 잊지 않는다 이거예요. 일본이 한 가해자 행위는 내가 용서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잊진 않는다고 그렇게 답변을 했어요. 대답 잘했죠? 그래도 뭐 韓日관계는 잘 지내야 돼요. 많은 걸 서로 협력을 해야되고 앞으로 공동으로 해나갈 긍정적인 게 많아야죠. 그렇게 하면서 또 우리가 따질 건 따지자 이런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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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취록을 읽어보면, 李 대통령은 계획적으로 천황을 비판한 게 아니다. 대통령은 즉석 질문에 즉석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긴장이 좀 풀린 듯하다. '우리끼리 이야기인데...' 식이다. 현장에서 기자가 취재하고 있다는 의식을 하지 못한 것인가? 대통령의 외교적 언급은 즉시 세계로 퍼져 나간다는 것을 모른다면 문제이다. 더구나 한 나라의 국가원수가 다른 나라의 국가원수에 대하여 말할 때는 절제되고 정확한 용어를 써야 한다.
   여기에 기자의 부정확한 전달이 또 기름을 부었다.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통석의 념' 비판, 천황이 한국에 오고싶어한다는 이야기가 記事文에 들어갔다. 李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자극을 받은 일본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 즉석 발언에 즉각적으로 대응, 문제를 악화시켰다. 가장 정확한 한국어를 써야 하는 대통령과 기자의 국어 능력에 문제가 있었고, 이게 외교문제로 비화되는 기폭제가 되었다. 國語 능력, 특히 語彙力(어휘력)은 국가경쟁력의 근본이다.
  
  
  
[ 2012-09-15, 11:0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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