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의 海警 122 구조대 비판은 사실 誤認
122 구조대엔 헬기가 없는데, 어떻게 타고 가나?

李東昱 조갑제닷컴 편집위원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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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가 교통체증에 걸려 늦게 도착했다고 해서 “왜 헬기를 타고 오지 않았느냐”며 헬기도 보유하지 않은 소방서를 비판하면 자신을 욕하는 게 된다.
 
거짓 정보로 國政을 수립하는 대통령이 걱정된다.
  
  오늘(5월27일) 오전, 朴槿惠 대통령이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이번 해양경찰 해체는 海警(해경) 임무에 대한 우선순위를 재정립하기 위한 것”이라며 해체의 근거로 든 사례가 사실과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주요 발언 중 하나는 “海警의 122 구조대가 사고 직후인 9시에 출동명령을 받았는데도 헬기가 없어 신고 후 2시간 20분이나 지나 현장에 도착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런 일이 다시는 있어선 안 된다”는 부분이다.
  
  대통령의 이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세월호 참사로 인한 피해자들은 인명 피해가 海警의 無能(무능) 때문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여기에 ‘분노’라는 감정까지 자연히 개입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조성하고서 ‘창립 60년이 넘은 오랜 전통과 역사의’ 海警을 해체해 버린다면 대통령의 결단은 가히 破格的(파격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대통령이 발언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데 있다. 조갑제닷컴에서 줄기차게 보도해 온 바와 같이 海警 헬기 세 대가 그날 사고 현장에 맨 먼저 도착했다. 09시 30분에 목포해경 항공구조단 소속 511號가, 09시 32분에는 제주해경 항공구조단 소속 513號가, 09시 45분에는 목포 해경 항공구조단 소속 512號가 사고 해역 상공에 차례로 도착했다. 이어서 헬기로부터 항공구조사들이 침몰하는 배 위로, 바다 위로 뛰어내려 목숨을 걸고 해경 123정 및 어선 지도선 등과 함께 170여 명의 승객들을 구조했다.
  
  그런데도 왜 대통령은 “122 구조대가 사고 직후인 9시에 출동명령을 받았는데도 헬기가 없어 신고 후 2시간20분이나 지나 현장에 도착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며 해경 해체를 정당화한 것일까.
  
  전해 듣고 사실로 판단했을 가능성
  
  우선, 대통령이 언급한 이 문장의 서술어에 주목해 보자. 대통령은 “~발생했다”고 하지 않았고 “발생했다고 한다”라고 했다. 이 말은 대통령 자신이 직접 사실 확인이란 절차를 거치지 않고 누구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심각성이 도사리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근거로 국정을 판단하고 결정할 수도 있는 것일까.
  
  이번에는 문장 내용의 진위를 따져보자.
  
  대통령은 <122 구조대가 출동명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헬기가 없어 2시간 20분이나 지나서 현장에 도착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것을 문제라고 인식한다면 대통령과 참모들은 海警의 구조대 편제와 임무를 잘 모르는 셈이 된다.
  
  편제에도 없는 헬기를 문제 삼아 海警을 해체하는 논리
  
  해상사고를 대비한 海警의 救助(구조)조직은 <122 구조대>, <남해청 특수구조단>, <항공구조단>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122 구조대>는 수중 구조·救難(구난) 및 수색을 전문으로 하는 잠수 구조대이다. 이들은 24시간 대기체제로 생활하며 출동 명령이 떨어지면 사고 해역까지 <고속 단정>으로 즉각 출동하게 돼 있다. ‘헬기’는 잠수 구조의 특성상 애시당초 이들 편제 장비에 포함돼 있지 않다. 사고 현장에서 압축공기를 공급할 컴프레셔와 다량의 공기통이 필요할 뿐 아니라 잠수 구조사의 응급실인 減壓(감압)설비를, 헬기와 같은 항공기에는 싣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122구조대는 고속 단정으로 출동하게 돼 있고 이것이 정상인 것이다.
  
  그런데다가 사고 당일 목포 海警 주변의 해상 여건은 안개가 짙어 고속 단정의 출동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런 이유로 122 구조대원들은 잠수 장비를 챙긴 뒤 진도의 팽목항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다음 漁船(어선)을 빌려 타고 사고해역으로 진입한 것이다.
  
  사실이 이럴진대, 대통령은 <122 구조대>의 지각 출동이유를 편제에도 없는 ‘헬기의 운용미숙’에 둔 것은 중대한 말실수 이고 정보 판단의 착오이다. 대통령은 “이런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는데 대통령의 정보 판단 미숙이야말로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되는 경우이다.
  
  만약, ‘실효성도 없어 편제에도 없는’ ‘헬기’의 운용 미숙을 문제 삼으면서 해경 해체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것이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의 의도라면 이는 대한민국號를 모는 조타실 내부의 선장과 승조원들의 자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소방차가 교통체증에 걸려 늦게 도착했다고 해서 “왜 헬기를 타고 오지 않았느냐”며 헬기도 없는 소방서를 비판하면 자신을 욕하는 게 된다.
  
[ 2014-05-27, 16:3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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