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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警의 진도VTS를 변호한다!
제2부 마지막 出航(출항)⑥세월호의 이상 有無를 모니터로 알아낸다는 것은 불가능. 검찰(광주지검)은 진도 관제소직원들이 근무 중 ‘엎드려 잠을 자는 사진’과 커피를 마시며 스마트폰을 보는 CCTV 영상을 언론에 내보냈다. 세월호와 무관한 2014년 2월 중 어느 날의 녹화 화면이었다.

이동욱(조갑제닷컴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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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언론이 말하는 관제사들의 네 가지 실책>


  지난 5월19일, 朴槿惠(박근혜) 대통령이 고심 끝에 선언한 ‘海警(해경)의 구조실패’라는 논리의 진원지는 바로 ‘진도 VTS’에서 출발하고 있었다. 잠시 이 논리의 허상을 확인하고 가자. 사고 발생 이후 지금까지 檢警(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진도 VTS가 세월호 침몰과 구조 실패에 책임이 있음을 입증하는 발표를 해 왔고 언론은 이를 여과 없이 보도해 왔다. 이들이 진도 VTS를 사고 책임의 진원지로 모는 근거로 VTS 관제사들의 네 가지 실책을 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1)진도 VTS는 세월호가 관내에서 진입한 후 보고를 하지 않았음에도 교신을 시도하지 않았고 (2)세월호에 도메인 워치(Domain Watch)를 설정하고도 세월호의 이상 有無(유무)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3)세월호가 右旋回(우선회)를 하며 표류하기 시작하던 오전 8시48분부터 18분 동안 사고 사실을 알지 못하다가 9시06분, 목포 해양경찰서의 통보를 받고서야 사고 발생 사실을 認知(인지)하여 18분간의 귀중한 ‘골든 타임’을 허비한 점 (4)진도 VTS 관제요원들이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관제근무 소홀이 지적되자 센터 내 CCTV를 떼어내 파일을 삭제했으나 수사에 나선 검찰이 대검찰청 디지털 포렌식 센터(DFC)에 의뢰해 파일을 복원하면서 덜미를 잡혔다는 점 등이다. 과연 그럴까? 하나씩 살펴보자.
  


<(1)進入(진입)시 보고의 문제-AIS가 설치된 선박은 VTS의 관제구역 진출입시 보고 의무가 없다>

우선, 검찰과 언론은 진도 VTS가 세월호의 관내 진입시 확인 교신을 하지 않았다고 문제 삼았다. 예를 들어, 4월20일자 연합뉴스는 ‘진도 관제센터, 위험 모니터 전혀 안했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한편 교신 녹취록을 보면 세월호는 오전 7시 넘어 진도 연안 관제센터의 관제구역에 들어갔지만 다른 여러 선박과 달리 진입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박은 관제구역에 들어가거나 나올 때 관제센터에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이 내용만 보면 해수부의 관계자가 해경보다 우월해 보인다. 그의 말에 의하면 관제사들의 직무유기가 확실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그러면서 기사는 말미에 <이번 사고를 계기로 관제센터가 해수부와 해경으로 나뉘어 있는 것도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쓰고 있어 마치 VTS를 두고 해경과 해수부가 圈域(권역)다툼을 해 온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 직후부터 관제사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를 하던 검찰은 이 내용만으로는 진도 VTS의 근무자들을 구속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들은 뒤늦게 해상교통관제운영규정(제10조)에 따라 는 사실을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연합뉴스가 인용 보도한 해수부 관계자의 말도 엉터리였던 것이다.
  


<(2)관제 소홀의 문제-세월호의 이상 유무를 모니터로 알아낸다는 것은 불가능>

그러자 이번에는 세월호에 도메인 워치(Domain Watch)를 설정해 두고도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 관제소홀로 이상 有無(유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문제 삼았다. 이 때문에 24시간 근무를 마친 관제사들은 곧바로 검찰에 출두해 밤샘 조사를 받고 다시 출근해서 24시간을 근무하는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관제사들은 VTS의 원리나 시스템에 無知(무지)한 검찰 수사관들에게 세월호의 이상 유무를 모니터로 알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설득해야 했다.
  
  至難(지난)한 싸움이 계속되면서 검찰이 궁지에 몰릴 때 이번에는 ‘진도 VTS가 미리 알았더라면 전원 구조했을 것’이란 가정이 '골든타임'이란 말과 함께 언론에 등장했다. 덩달아 검찰도 ‘골든 타임’이란 용어를 사용하면서 해경의 진도 VTS를 ‘골든 타임’을 놓쳐버린 장본인으로 지목했다.


<(3)골든 타임의 문제-18분간 총 9회의 관제 및 안전방송>

4월21일 당시 연합뉴스는 <골든 타임 놓친 진도 VTS 첫 대형 사고 ‘쉬쉬’>란 제하의 기사에서 중간제목으로 <전문성 떨어지고 관제범위 넓어…항만청과 밥그릇 싸움도>라고 달아 놓았다. 이 기사의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해경은 태안 허베이 스피리트 호 사고 이후 사법권이 있는 해경이 관제를 맡아 강제성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 진도 VTS를 인수했다. ▶항만청 VTS 관제사들은 5급 이상 항해사 자격과 1년 이상의 선박 승무 경력이 있어야 하지만, 해경 관제사는 별다른 경력 제한이 없다. ▶항로를 급선회할 때 바로 선박의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하는 것이 관제사의 임무이다. 심각한 직무유기이다.>
  
  이 내용도 전부 사실과 달랐다. 우선 해경이 주장해서 진도 VTS를 해경이 인수한 것이 아니라 당시 국무총리실이 사고 원인을 조사한 결과 현장 집행력이 있는 해경으로 관제업무를 이관토록 지시했고 항만 VTS는 국토해양부로 存置(존치)한 것이었다.
  
  두 번째 내용도 해경에 대한 악의적 보도처럼 여겨질 정도다. 실제는, 해수부 관제사는 5급 이상 항해사 자격인데 반해, 해경 관제사는 보다 높은 3급 이상 항해사 자격과 외국어 전공자를 선발해 근무하는 중이다. 현재 진도 VTS에 근무하는 12명의 관제사 중 11명이 선박직 경력과 3급 이상의 항해사 자격을 갖고 있으며 1명은 중국어 전공자이다.
  
  연합뉴스가 해경의 직무유기라고 단언한 세 번째 부분은 ‘도메인 워치’ 기능과 위험수요 중심의 관제 근무를 모른 채 일방적으로 쓴 기사였다. 관제사가 모니터로 선박의 급선회를 알 도리는 없다. 관제사는 선박끼리 충돌이나 좌초의 위험을 경고하는 일이 主(주) 임무다. 현장을 모른 채 그럴 듯하게 펼친 이들 세 가지 주장이 모두 사실과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를 토대로 기사는 다음과 같은 주장을 싣고 있었다.
  
  <세월호가 右旋回(우선회)를 하며 표류하기 시작하던 오전 8시48분부터 18분 동안 사고 사실을 알지 못하다가 9시06분, 목포 해양경찰서의 통보를 받고서야 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하여 사고 직후부터 18분간의 귀중한 ‘골든 타임’을 허비했다>
  
  언론을 통해 한 번 공중살포된 이런 주장들은 여과 없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다음날인 4월22일 아침부터 언론과 방송은 <‘골든 타임’ 18분 동안 해경 관제사들은 무얼 했나>에 집중했다. 綜編(종편)에서는 시사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이 기사를 토대로 ‘골든 타임’을 언급하며 탄식을 거듭했다. 실제로 이 시간 동안 관제사들은 선박운항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교차 운행 위험을 경고하는 위험 관제 2회, 상선과 어선 간 충돌 위험 경고 관제 3회, 장죽수도 위험조류를 경고하는 안전방송 1회 및 입항 관제 1회와 콜사인 관제 1회, 그리고 세월호 호출까지 총 9회의 관제 및 안전방송을 하고 있었다. 이런 사실은 해경이 공개한 VTS 교신록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게으르고 무책임한 언론과 방송으로 인해 진실의 정거장에서 멈추어야만 하는 브레이크는 사라져 버리고 거짓 논리들은 무한질주를 시작했다. 특히 ‘골든 타임’이란 말이 유행의 선두에 섰다.
  
  세월호 사고에서 현실적으로 존재하지도 않았던 ‘골든 타임’은 대중적 설득력이 강했다. 검찰과 한 패가 된 언론과 방송은 “진도 VTS를 운용하던 해경이 모니터상으로 이상 유무를 확인하지 못해 아까운 ‘골든 타임’을 허비함으로써 304명의 인명을 구할 수 없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어선과 함께 172명을 구조한 해경 123정의 구조를 두고 실패였다고 몰고 가던 언론과 방송도 ‘진도 VTS의 골든 타임 허비’라는 주장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면서 ‘해경의 구조실패’라는 거짓 논리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 거짓 논리에 청와대와 대통령조차 걸려들었다.
  
  그러나 검찰 수사관들은 이 주장이 법정으로 가면 얼마나 승산이 있을지에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당시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던 다수의 관제사들은 검찰 수사관들이 추궁하던 질문들은 시간이 갈수록 변해갔다고 한다. 그들은 관제사들을 불러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사건의 실체를 보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관제사들을 근무태만 이상의 죄목으로 구속시키기 어려워진 것이다.
  
  검찰은 진실을 추구하는 대신 기존의 주장을 입증하기로 작정하고 계속해서 무리한 수사를 해 갔다고 한다. 대통령까지 해경의 구조실패를 단언한 마당에 검찰 수사관이 이를 뒤집기에는 무리라고 보았던 모양이었다.


<(4)映像(영상) 삭제와 은폐의 문제-공개화면은 세월호와 무관한 2월중의 영상>

지난 6월 초, 검찰은 진도 VTS를 압수수색했다. 그리고 며칠 뒤 그들은 삭제한 파일을 복원하는 디지털 포렌식 기법을 사용해 하드 디스크를 복원했다. 거기서 검찰은 국민을 기만하기에 충분한 자료를 건지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검찰은 “해경의 진도 VTS 관계자들이 관제센터 내 CCTV를 떼어내고 파일을 삭제했으나 수사에 나선 검찰이 대검찰청 디지털 포렌식 센터(DFC)에 의뢰해 파일을 복원하면서 덜미를 잡혔다”고 발표했다. 내용대로라면 해경의 진도 VTS 관제사들은 서로 모의를 통해 증거를 인멸하고 훼손했으며 엉터리 근무를 서 왔던 셈이었다.
  
  이로써 7월 초, 국회의 세월호 국정조사장에서 ‘증거인멸’, ‘위증죄’ 같은 살벌한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답변을 위해 출석한 해경 지휘부는 정직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한 법인데 이들에게는 그런 용기가 부족했다. 부하 직원들이 억울하게 모함을 당하고 있는데도 그들은 사실관계를 바로 잡으려 노력하기보다 반성하듯 죄를 빌기에 바빴다. 이렇게 되자 대다수 국민들도 검찰의 발표를 믿게 됐다. 여론이 이런 식으로 고착되자 8월21일, 검찰(광주지검)은 CCTV 영상을 언론에 내보냈다. 날짜는 세월호와 무관한 2014년 2월 중 어느 날이다. 그러나 해경에 대해 한번 나쁜 인상을 갖게 된 국민들은 영상에 찍힌 날짜가 세월호와 무관한 날짜란 사실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검찰이 공개한 사진은 근무 중 ‘엎드려 잠을 자는 사진’과 ‘커피를 마시며 스마트폰을 보는 장면’, 그리고 ‘좌석에 사람이 보이지 않아 모두 자리를 비운 것처럼 여겨지는 사진’ 등이다. 당시 검찰은 이 사진들과 함께 “골프 연습도 하더라”는 언급도 끼워 넣었다.
  
  기자는 이 사진들을 들고 여러 경로를 통해 관제근무자들을 접촉했으나 쉽지 않았다. 관제사들이 언론과 대다수 국민으로부터 確信犯(확신범)으로 몰리자 이들은 모든 언론과의 접촉을 거부하고 있었다. 겨우 이들을 제법 안다고 하는 해경청의 한 직원과 인터뷰를 하게 된 것은 사고 발생후 여섯 달이 지난 10월에 들어서였다. 그만큼 취재의 문이 열리지 않았다. 기자가 어렵게 만난 그 해경 직원으로부터 들은 바에 따르면 여기에 또한 기가 막히는 이야기들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관제사 출신 해경 간부의 證言(증언)>

그는 “공무원이 근무 중에 그런 자세를 보인다는 것은 일단 잘못 됐다는 전제를 하자”고 했다. 변명하자는 것이 아님을 내세운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오랫동안 관제사로 근무해 본 경험에 비추어 이렇게 설명해 갔다.
  
  “자는 장면이라고 나온 사진이 있지요. 잔 것은 아닐 겁니다. 네 명이 돌아가면서 근무를 서는데 잔다는 건 불가능하지요. 그게 아니라, 야밤이라 선박 통행량도 적은 때라서 피곤하니까 팔을 괴고 잠시 엎드려 있었을 겁니다. 24시간 근무라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지만 인원을 보충 안 해주니 어쩔 수 없이 이런 체제가 된 겁니다. 그러니 근무하다 상황이 한가해지면 저렇게라도 해서 피로를 회복시키려 한 것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더구나 한 시간마다 교대로 돌아가고, 주변에서 무전기 스피커 소음도 들리는 마당에 잔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검찰이 요 장면만 캡처했다고 봐요. 정말 잤다면 얼마나 잤는지 그 시간대 전부를 보여줘야겠지요.”
  
  커피를 마시면서 스마트 폰을 보는 두 번째 사진에 대한 그의 설명은 이렇다.
  
  “있을 수 있지요. 그래서는 안 되지만 아마 한가한 시간이라 커피를 마시다가 스마트폰에 문자가 들어왔거나 카톡에 메시시가 뜨니까 보았거나 했을 겁니다. 우리가 근무 중에도 한가할 때면 커피를 마시면서 신문도 보고 하지 않습니까. 물론 그래서는 안 되지만 그럴 수 있다는 거지요. 사진을 보면 근무자가 대놓고 통화하거나 한 게 아니라 한 손으로 들고 한 손으로 커피를 마시고 있잖습니까. 뭔가 문자나 어떤 내용을 보는 장면입니다. 그러면서도 귀로는 계속 무선 청취를 하고 있는 것이고, 모니터에서 경보가 울리는지 주시하는 겁니다. 그래서는 안 되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겁니다.”
  
  세 번째, 자리를 비운 사진에 대한 설명.
  
  “이 장면만으로 모두 자리를 비웠다고 하는데 그게 아닐 가능성이 더 큽니다. 관제센터 내부는 매우 넓습니다. 무전기 스피커가 항상 켜져 있어 시각과 청각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는 관제사들이 항상 근무한다고 봐도 됩니다. 더구나 현행 근무규정에 24시간 연속 근무는 지정해 두었지만 부득이한 화장실이나 식당 혹은 다른 일로 옆자리로 이동하거나 뒤로 가면서 자리를 잠시 비울 때 어떻게 하라는 구체적 조항이 없습니다. 아마 이 사진을 보면 짐작컨대 직원들이 뒤편으로 모두 나와서 뭔가를 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근무를 안한 게 아니고요. 선박 사고는 육지의 교통사고와 달리 한 번 나면 그 피해가 대형이기 때문에 관제사들이 쉽게 視線(시선)과 귀를 닫지 못합니다.”
  
  그리고 골프 연습을 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
  
  “관제센터에 골프채가 있을 수 없지요. 아마 근무를 서다가 지루하니까 일어서서 허리 운동을 할 겸 볼펜이나 뭔가를 들고 스윙 연습하는 장면을 잡은 것 같습니다. 그게 검찰로서 유리했다면 왜 그 사진을 안 내놨을까요?”
  
  그렇다면, 왜 映像(영상)을 삭제하고 은폐했다가 들킨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센터장이…오해 사는 일은 했는데, 그러나…” 그는 한참 하늘을 쳐다보면서 망설이다 결심한 듯 말을 이었다.
  
  “그 CCTV는 지난 1월에 고장이 났습니다. 처음부터 과연 이 장비를 관제실에 달아놓아야 하는지 의견이 많았어요. 日誌가 존재하는 데 日誌만으로 충분히 근무상황이 확인됨에도 불구하고 구태여 해상안전과장은 CCTV를 고집했어요. 불신을 야기시켰지요. 하지만 그가 고집을 부려 결국엔 설치가 된 겁니다. 그런데 이게 고장이 났어요. 완전히 고장이 난 것도 아니고 2월5일부터 2월12일 동안은 정상적인 촬영이 되고 있었던 겁니다. 그 사실을 아무도 몰랐지요.
  
  그래서 지금 검찰이 유포시킨 장면들이 고스란히 녹화된 겁니다. 신문을 펴 보고 있는 장면,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들여다보는 장면, 커피를 마시러 자리를 비운 장면들이 그것입니다. 이 때 아마도 근무자들은 CCTV가 여전히 고장난 줄 알고 있었을 거예요. 혹시 CCTV가 있더라도 그런 행위를 안 했으리라고는 못하지요. 근무를 안 선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혹자는 CCTV가 있든 없든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고 할 겁니다. 원칙적으로는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이틀간 휴식 후 근무라고 해도 만 24시간을 집중해서 근무한다는 것은 사람으로서 해내기 어려운 근무환경입니다. 집중 자체가 어렵습니다. 국제항로표지협회(IALA)는 관제석당 9.4명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권고하는데 우리는 달랑 한 명을 앉혀 놓고 있는 겁니다. 내규에는 휴식 시간 규정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융통성이 생기는 거지요. 모니터 상에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을 때면 커피를 마시러 간다든지 화장실을 갈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때는 옆사람이 모니터를 동시에 봐 줍니다. 그래야 자기가 화장실을 가더라도 옆사람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日誌는 서로 각자의 일지에 기록해야 합니다. 따라서 옆사람이 자리를 비우면 그 사람을 위해서 일지에 기입할 내용들은 메모지에 기록해 두었다가 자리로 돌아오면 전해주는 식이었습니다. 검찰은 이걸로 '허위공문서 위조'라고 걸었습니다.
  
  그러다가 세월호가 침몰됐어요. 4월16일입니다. 진도 VTS에서 CCTV를 열어 본 것은 5월22일이고요. 그때까지 고장 난 줄 알고 있다가 열어보니 녹화가 되고 있었던 것을 알았지요. 그때에도 이게 무슨 큰 죄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확인한 영상들을 보다가 웃고 말았을 일이었지요. 고장 났다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카메라인데 무슨 직원 감시용인 것 같기도 하고 다들 기분 나쁘게 생각했어요. 인권도 없고 개인정보 보호라는 것도 없는가 하고 말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카메라를 창가 쪽으로 돌려두었다가 얼마 뒤에 이 카메라를 아예 脫去(탈거)해 버립니다.
  
  이때 시설행정팀장이 센터장에게 보고하면서 녹화분 3개월치 중에서 1개월치만 백업을 해두었습니다. 2~3, 3~4, 4~5월 중에서 2,3월치는 삭제한 겁니다. 녹화 기록물은 1개월치만 보관하고 나머지는 삭제하도록 돼 있는 <해경 훈령>에 따른 거예요. 일부러 삭제한 것이 아니고 말입니다. 다들 아무런 걱정도 안했지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큰 미스가 발생합니다. 초기에 세월호 침몰 책임을 구조실패로 몰던 검찰이 구조대원들과 123정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마땅한 실책 사유를 발견하지 못하자 이곳, 진도 VTS를 지목한 겁니다. 논리적으로 충돌이나 좌초를 예방하는 진도 VTS가 세월호의 침몰에 귀책사유가 있을 수 없잖아요. 검찰은 그동안 관제사들을 계속 불러내 심야조사까지 하면서 털어도 별다른 꼬투리를 못 잡으니까 6월5일, 진도 VTS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해요.
  
  6월5일, 검찰에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날인데, 시설행정팀장이 자리를 비운 채 자료 제출을 하지 못했던 겁니다. 그러니까 검찰은 바로 다음날 들이닥쳐 VTS 내의 컴퓨터를 통째로 가져가 버렸어요. 만약 이때 요구한 자료를 제출했더라면, 그래서 1개월치 보관된 영상 자료를 주고 나머지는 삭제했으며 훈령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마 검찰은 다시 막막했을 거예요. 그런데 이게 그렇게 되질 않았습니다.
  
  진도 VTS의 컴퓨터를 압수해 간 검찰은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하드 디스크를 열고 삭제된 영상까지 디지털 포렌식으로 복구해 버린 겁니다. 이렇게 되면서 2월5일부터 12일 사이의 근무태만으로 비치는 장면을 건져낸 거지요. 하지만 상식적으로 그날의 근무태만이 4월16일 세월호의 침몰과 그 어떤 연관도 없잖습니까. 더구나 그 영상을 고의로 삭제했다는 식으로 발표했는데 고의가 아니라 훈령에 따라서 삭제한 것이고요.
  
  문제는, 영상의 날짜를 세월호 사고 날짜와 무관한 2월이라는 내용을 슬쩍 뭉개거나 지나가는 식으로 언급한 겁니다. 그렇게 사진과 해당 영상만 언론에 내보내는 것만으로 진도 VTS는 융단폭격을 당하고도 남게 된 거지요. 그러면서 언론들은 ‘골든 타임’을 놓친 이유로 이 장면을 사용해 보도하곤 하는 겁니다.”


<인민재판식 검찰 수사>

현재 검찰은 진도 VTS근무자 13명 중 13명 전원을 기소하면서 그중 5명을 구속시킨 상태이다. 불구속 기소된 해경 직원들은 지금도 24시간 근무를 계속하는 중이다. 이들의 공통된 죄명은 허위공문서 위조, 공전자기록물법 위반 등이다.
  
  검찰은 진도 VTS의 근무태만이 세월호 사고와 구조실패의 가장 큰 요인이며,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로 진도 VTS 요원들의 CCTV 기록화면 고의 누락 등을 꼽았다. 검찰의 이런 발표내용들을 검증 없이 보도한 언론들은 해경이 진도 VTS를 제대로 운용할 능력도 없으면서 권력과 利權(이권)에 눈이 먼 집단처럼 보도하는 중이다. 이로써 해경이 VTS를 관할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며, 해수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거짓 논리가 완성됐다.
  
  수사기관들의 이런 주장은 언뜻 그럴싸해 보이지만 논리적으로 매끄럽지 못한 것이, 연안해상교통관제서비스(VTS) 센터와 선박의 침몰간 상관관계가 과연 성립되는가 하는 점이다. 고속도로에서 자동차가 전복하고 화재가 발생했는데 도로교통관제서비스센터에 사고 책임을 묻는 식이고, 비행기가 추락했는데 항공관제서비스센터에 책임을 묻는 식이다. 특히 세월호 승조원이 사고 즉시 제주 VTS와 교신했고 제주 VTS는 목포 해경 - 해경 123정 출동 – 각 해경 특공대 출동 – 인근 어선과 어촌 등으로 연결되는 구조 전파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진도 VTS가 근무를 태만하게 하여 ‘골든 타임’ 18분을 허비했다는 논리로 집약되고 있는 것이다. ‘골든 타임’ 18분이 진도 VTS에게 주어졌다면 세월호 승객 전원이 구조됐다는 것인가? 제일 근접한 해경의 p123정이 좀더 빨리 도착했더라도 여전히 선실 내부의 인원은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방송으로인해 구조가 불가능했었다. 더구나 진도 VTS는 항만교통관제서비스 센터인데 구조능력이 있다는 것인가? 수사기관들은 <진도 VTS의 잘못=세월호 구조실패>라는 등식을 끼워 맞추기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지금까지 수사기관들은 304명이 사망한 여객선 침몰사고를 여론이 만들어낸 결론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 채 그에 맞는 원인 제공처를 問招(문초)해서 결론에 끼워 넣기에 바빴다. 이를 통해 해경을 비롯해 구난업체인 ‘언딘’같은 만만한 조직에게 그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건을 이렇게 처리할 경우, 장차 그 누구라도 한 번 여론의 비판대상이 되면 수사기관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인민재판이 바로 그런 식 아닌가.
  
  사고의 원인 규명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며 객관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 그래야만 억울한 사람이 생겨나지 않으며, 사고 再發(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정확한 진단과 대책이 나올 수 있다. 그런데도 검찰은 정확한 원인 규명은 제쳐둔 채 결론부터 도출하고, 그 결론에 원인을 대입하는 식의 수사를 계속해 오고 있다. 게다가 그런 검찰의 발표를 아무런 검증도 없이 받아서 검찰 대변인처럼 전파하는 언론과 방송이 여론을 주도하는 중이다.
  
  해상사고를 대비한 안전교육을 단 한 번도 해 준적 없이 무작정 배를 태워 여행을 보냈던 이 시대의 개념없는 어른들이 진정 희생된 학생들에게 죄의식을 느낀다면, 검찰은 비극의 원인을 직시하고 정직하게 수사를 해야 하며, 언론은 공정한 자세로 진솔하게 검증 보도를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후세에게 남겨줄 교훈이라도 제대로 건져내서 전해줄 수 있지 않겠는가. ●
  
[ 2014-10-09, 10:5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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