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지팡이로 때리는 시늉만 하라"

조갑제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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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시대의 朴正熙 통치철학에 대해서 이를 자신의 신념으로 만들어 적극적으로 홍보, 설득해간 드문 사람으로 꼽히는 사람은 당시 대통령 공보수석비사관이었다가 문공부장관으로 옮겨갔던 金聖鎭씨이다. 동양통신 워싱턴 특파원과 정치부장을 지낸 그는 朴대통령이 서양문명에 대한 보다 넓은 지식과 견해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金聖鎭이 보기에 朴대통령은 미국 군사학교 유학중 얻은 단편적 지식의 틀속에서 미국을 이해하는 듯했다. 미국사람들과 서양사람들의 문물과 제도를 이해하려면 철학적 내지는 종교적 정신세계에 대한 문명론적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金씨는 생각했다. 그는 미국의 미래학자 허먼 칸(허드슨 연구소장)과 영국의 전략가 로버트 톰슨경을 朴대통령에게 소개해주어 깊은 대화를 나누도록 했다.
  청와대에서 朴대통령을 만난 톰슨경은 자신이 말레이시아 고등판무관으로 임명되었을 때 전임자가 가르쳐준 지혜를 이야기했다.
  '전임자가 이야기하기를 '자네가 任地에 도착하거든 크건 작건 간에 우선 모든 권한을 한손에 움켜쥐게. 그러나 그 권력을 사용하려들지 말게. 그저 장악하고 있으면서 고등판무관의 위엄과 위력을 과시하게'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朴正熙 대통령은 이렇게 응수했다.
  '우리나라에도 엿날부터 되는 집안에선 家長이 지팡이를 들고 새벽일찍부터 집안을 둘러보며 집안일을 보살폈답니다. 그는 말을 듣지 않거나 게으름을 피우는 식구가 있으면 뒷짐을 진 채 지팡이를 흔들어보이면서 호통을 치고 훈계합니다. 그러나 지팡이로 때리는 일은 없지요. 그저 때리는 시늉을 할 뿐이지요.'
  두 사람은 권력의 상징성에 의견의 일치를 본 데 대하여 유쾌하게 웃었다고 한다. 朴대통령은 자신에 반대한 학생들이나 지식인들에 대해서 '지팡이로 때리는 시늉만 하는' 식의 응수를 하려고 애썼다. 긴급조치 위반혐의로 구속하여 중형을 선고받게 한 뒤 곧 석방시켜주는 방식이 되풀이되었다. 다만, 反국가사범이나 政敵에 대해서는 형량을 엄격히 적용했다. 사범학고 출신으로서 교사와 군 지휘관을 오랫동안 지낸 그는 반대자들에 대해서도 훈계조의 채찍을 들려고 했다.
[ 2005-08-07, 16:1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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