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직 그만두면 고향에 가서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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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뒤에 그만둬도 할 일은 해야>
  - 1986년 4월 28일 저녁 6시 30분에서 8시 30분 사이 全斗煥 대통령은 盧信永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 전원을 부부 동반으로 청와대 만찬에 초대했다.
  
  관직 그만두면 고향에 가서 사세요
  
  대통령: 여러분이 나의 부재 중 나라 안팎을 챙겨서 수고했기 때문에 저녁 한끼 같이 하자고 한 것 입니다.
  盧 총리: 역사적인 구주 순방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런 자리를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들이 먼저 만들어서 환영해야 하는데 순서가 바뀌어 송구스럽습니다. 이번에 각하께서 일곱 번째 떠나셨던 순방은 83년 랑군에서의 테러와 같은 경비 경호의 문제가 있고 독일이나 프랑스는 67년 동백림 사건의 응어리 같은 것이 아직 남아있지나 않을까 염려되었으며 보름도 안 되는 기간에 많은 일정을 소화하려면 젊은 사람한테도 여행 아닌 고행의 길인데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시고 무사히 마치신 것을 두 번 세 번 기쁘게 생각합니다. 가뭄도 지난 주말 단비로 거의 해갈이 되고 ANOC 서울 총회도 큰 성과를 거두어 기쁘고 앞으로도 상서로운 일이 많기를 기원하면서 축배를 제의합니다.
  대통령: 총리께서는 제네바 대사를 하시지 않았나요. 이번에 내가 스위스에 가서 보니 휴일에 음식 파는 곳이 없어요. 대사관에서 시골에 집을 하나 빌려 주어서 주말에 쉬었는데 대사원 직원 부인들께서 오셔서 음식을 해주었지만 얻어 먹기도 부자유스러워요. 부속실 직원들은 놀러 보내고 라면 한 그릇으로 때웠어요. 일요일은 농가에 갔었는데 농장 주인이 헛인사라도 자기 나라 국가 원수도 못 만났는데 영광이라고 하면서 점심 대접을 하고 싶다고 해서 거기서 점심을 했습니다.
  스위스 농지 운용은 우리도 연구해 볼 만해요. 직계 아들이 농사를 지으려 하면 농지세나 상속세를 감면한다든지…
  우리가 고향 있는 사람들인데 여러분도 관직을 그만두면 고향에 가서 사세요. 그러면 후배도 지도하고 공기가 좋으니 건강에도 좋고. 지도층에 있는 분들이 고향엘 가야 하는데 서울에서 할 일 없이 다니는 건 비생산적인 것 같아요. 동네 분들 도와가며 정신적 지주 역할도 하고 하면 좋을 겁니다.
  
  데모하고 서명한다고 정권이 무너지나
  
  대통령: 나는 시국을 보는 눈이 여러 가지 염려를 안 하면 안 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비관적으로 본다든지, 중책을 맡은 분들이 난국을 타개하는 정신 자세가 미약하다고 할까 그래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민간인이나 학생들이 데모를 하고 서명을 해서 정권이 무너지는 역사는 절대 없어요. 군부가 반기를 들 때는 민간인이 가만 있어도 그대로 쓰러집니다. 우리 국민 수준은 2천 달러 소득이 넘어서니 중산층이 상당히 넓어졌습니다.
  그래서 야당이 뭐라고 해도 국민이 4.19 같이 호응을 안 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중산층은 사회 안정을 원하지 급격한 변화를 원하지 않습니다. 점진적인 발전을 희망하는 겁니다. 지난 4~5년간 민정당도 당 조직을 착실히 해왔기 때문에 정부 조직과 민정당 조직이 안정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고 봅니다.
  과거 정부는 자유를 유보하면서 경제 성장을 지향했습니다. 경제 발전이 되니까 먹고 사는 게 해결되어 자유를 유보하는 데에 국민들의 저항과 불만이 팽배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5공화국이 10.26 후 1년 후에 연속되니까 국민이 이 정부를 과거 유신 정부와 맥을 같이 하는 정부, 자기네 자유를 억압하는 정부로 오해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부담이 되는데 그 동안 많이 해소된 것이 사실입니다.
  5공화국 출범 이후 국제 사회와 한국의 교류가 완전히 트여 있습니다. 앞으로 여유가 있으면 더 개방해야 장사도 마음대로 할 수 있어요. 그건 우리가 서방 세계에 속하니까 그런 겁니다. 그러므로 말 안 하면 안정이고 떠들면 사회 불안, 위기구나 하는 의식을 안 갖도록 사회를 단련시켜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작년 12대 선거 때부터 그런 훈련을 받기 시작했어요. 어떤 정당이 자극적인 소리를 해도 거기에 국민적인 비판력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우리 국민이 일부에서 떠든다, 자극적인 얘기를 한다고 해서 홀랑홀랑 안 넘어가고 안정 희구 세력이 두터워졌습니다.
  시국도 정부가 힘을 안 쓰고 여론에 의해서 풀려가는 게 바람직해요. 직선제 개헌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다 金永三, 金大中 지지냐, 그건 아니라고 봐요. 꼭 야당을 지지한다고 본다면 잘못된 판단이에요. 내 손으로 대통령은 뽑자, 괜찮은 말이라고 해서 상당수가 움직이는 겁니다. 우리가 앞으로 민주주의를 계속 발전시켜야 하는데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것은 두들기지 말고 순화시켜서 중립으로 되게 잘 유도해야 돼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런 식으로 해나가야 됩니다. 들을 소리 못 들을 소리 듣고도 비판할 능력을 국민에게 길러 주어야 돼요. 맨날 듣던 소리를 들으면 비판력이 생겨요. 선거 때 못 듣던 소리를 하면 바람이 생깁니다. 시끄럽게 하는 사람들을 가만 두어도 되느냐, 정권 무너지는 거 아니냐 걱정하는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올림픽이 있어서 비상조치 못 할 거다, 천만에
  
  대통령: 모두 국무위원들이니 오늘 저녁이라도 여기서 사모님들 나가시라고 하고 비상조치를 발동해서 바로 수색 영장 없이 모조리 잡아다가1 주일만 찬바람을 일으켜 봐요. 사람이란 때리면 들어갑니다. 그만두면 자라목처럼 나옵니다. 서울 지역에 비상계엄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올림픽이 있어서 못 할 거다, 천만에, 올림픽 집어치우고라도 나라를 구해야 될 판이 되면 하는 겁니다.
  朴 대통령 때 1년에 한 번씩 군대를 출동시켰어요. 그래서 18년을 끌고 갔지만 우리는 지난 5년 동안 위수령 한번 안 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정부의 중책을 맡은 사람도 위기 의식을 느껴서 걱정 한 마디씩 하는 게 밖으로 나가면 악성 유언비어가 돼요. 밑에 사람들이 그걸 듣고 ‘윗사람이 얘기하는데 어떻대’ ‘금덩이 사시오’ 하는 식으로 하면 스르르 무너지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정부에서 얘기하는 것이 누수 되는 거요. 내 임기 후반기가 되고 하니 누수 현상이 있을 수 있어요. 여러분은 휘하 부하 직원에게 염려하는 소리를 하지 마시오. 소신 없이 하는 사람은 가차없이 잘라야 돼요. 인심 잃을 거 뭐 있느냐 하는 생각을 한다면 국가에 큰 죄를 짓는 겁니다.
  쓸데없이 빈들빈들하고 신념이 없는 사람은 국가를 위해 도려내야 돼요. 한 시간을 하더라도 자기 책무를 다하고 가려는 정신이 살아 있어야 국가와 역사가 발전해요.
  내가 이번에 구라파에 가보고, 하늘 같이 생각하던 나라들이었지만 따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각료 여러분은 모두가 1시간 후에 그만두더라도 권한과 임무를 철저히 이행하는 정신이 필요해요. 우리 나라는 이 정신이 부족한데 우리가 후배들에게도 이것은 꼭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부인들께서는 누가 걱정하시든 ‘걱정은 고맙지만 자신 있다’는 식으로 교육시킬 필요가 있어요.
  5월 한 달이 중요합니다. 운동권과 반체제, 야당은 항상 매년 4, 5월을 위기로 몰아 심리전을 해요. 5월 한달 잘 하면 큰 시련 다 끝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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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브 權이 우리한테 왔다>>
  <야당이 낚시에 걸렸어!>
  - 1986년 5월 1일 오전 9시부터 9시 25분가지 全斗煥 대통령은 鄭九鎬 공보 수석비서관과 필자를 집무실로 불러 업무 지시를 했다.
  
  이제 야당은 개헌서명운동 할 구실이 없어졌다
  
  대통령: (4.30 3당 대표 회담에서) 내가 국회에서 합의하면 내 임기 중에라도 개헌을 반대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나로서는 그 이상 해줄 게 없지 않나. 李敏雨 총재가 87년에 개헌하자는 건 맨날 하는 소리야. 李萬燮 총재가 임기 이전에 해주시는 게 좋겠다 하는데 자기 당에 도움이 되는 것도 없어. 내가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이런 시국에서 ‘안 된다’ 해서 강경으로 가는 길이 하나 있고 또 다른 게 있는데 정부와 야당이 붙어 싸울 게 아니라 정당 간에 붙어야 할 거 아니야. 뭐가 되든 국회에서 하는 게 좋겠다 해서 국회에 던진 거야. 그래야 야당이 국회 밖에서 개헌 서명 운동을 하는 구실이 없어져.
  2.24 때는 민정당에서도 후속 조치를 잘못했어. ‘89년에 가서 국민의 뜻에 따라서 한다’고 하니까 ‘89년 개헌한다’ 고 야당이나 언론이 받아버린 거야. 그때 배경 설명이 잘못됐어.
  내주 중으로 내가 국민들한테 직접 시국에 대해서 담화를 발표할 필요성이 있게 됐어. 기선을 제(制)해야겠다. 구어체로 대담하는 식으로 하는 게 좋겠어. 국민 여러분 하는 식으로 말고 조용하게 사랑방 좌담하는 식으로. 그리고 내용은 내가 이번에 국회에 던져준 것을 부연해서 충실하게 만들어야겠어. 나는 88년에 물러나고 개헌 문제는 그때 가서 국민의 뜻으로 하는 게 순리다 하는 데에 변함이 없다, 개헌은 서명을 하더라도 결국은 국회에서 해야 하니 국회가 합의해야 한다, 직선제 개헌만이 개헌의 전부가 아니고 그것만이 민주주의인 것도 아니다, 하는 내용들을 국민에게 심어주면서 모든 걸 법대로 순리대로 하자, 민주주의는 항상 대화를 통해서 점진적 개선을 해나가는 거다 하는 것을 설득하는 내용으로 작성해봐.
  
  다시 길거리에 나오면 강경책 써야
  
  대통령: 대화를 하는 것도 어떤 기준이 없이 각자 주장한 하면 평행선이 돼. 그러니 기준은 법에 두어야 합의점을 발견할 수 있어. 그런 내용으로 내가 국민들한테 정리를 다시 해주어야 기선을 잡고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그러나 다시 길거리로 나갈 때는 사회 혼란을 묵인할 수 없어. 국민이 그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명분으로 강경책으로 돌변해서 밀고 가는 거야. 이걸 잘 활용하면 우리가 명분을 잡고 국민을 장악해서 민정당이 끌고 갈 수 있어.
  정당 간에 싸워야지, 정부와 정당이 싸워서는 안 돼. 민정당도 당황해 할 일이 아니야. 국회에서 합의를 못 보면 자기들 잘못이야. 더 이상 할 수 없지 않나.
  야당도 낚시걸이에 걸린 거지. 국회에서 합의하면 개헌에 반대 않는다… 극히 당연한 얘기지. 뭐든지 국회에서 하면 반대할 수 없지 않나. 얼른 들으면 굉장히 큰 변화가 있는 것 같은 얘기지만. 내가 사심(私心)이 없고 장기 집권을 안 하니 국회에서 정치인들이 당신네끼리 해보라는 거야. 내가 사심이 있으면 이런 과감한 조치를 못 해. 야당에서 신경을 쓰는 것은 89년에 개헌을 할 경우에는 내가 직선제에 나설 수 있지 않느냐 하는 거야. 내 다음 대통령이 헌법을 고치면 새 헌법에 의해 내가 또 대통령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을 염려해서 야당에선 내 임기 중에 개헌을 하라는 뜻이야.
  우리는 올림픽을 마치고 평화적인 정권 교체의 선례를 기록하는 것이 민주주의 발전에 가장 핵심이야. 내 임기 동안에 개헌하려고 한다면 어느 일방(一方)에서 하면 안 되고 국회 각 당의 합의점을 찾아서 해야 돼. 이번 4.30 회동에서 내가 제시한 것은 나한테 대한 그런 오해도 풀고 동시에 야당이 장외에서 떠드는 명분도 없애는 방안이야.
  
  4.30 조치는 내가 만든 작품
  
  全 대통령은 4.30 회동에서 제시한 ‘여야 합의에 의한 개헌 방안’이 야당의 장외 투쟁을 원내로 끌어들이고 정부, 여당이 여론에서 야당에 밀려 있던 상황에 돌파구를 마련한 정치적 묘수(妙手)로 평가하고 있음을 이 대목은 말해주고 있다. ‘야당이 낚시걸이에 걸렸다’ 고 한 부분에서 全 대통령이 이 방안을 내놓은 전략적 측면이 나타나 있다.
  全 대통령은 5월 2일 저녁 8시부터 11시까지 안가에서 盧泰愚 대표위원, 蔡汶植, 權翊鉉, 張聖萬, 崔秉烈 의원과 張世東 안기부장, 朴英秀 청와대 비서실장, 安賢泰 경호실장, 許文道 정무1 수석 등과 주연을 가진 자리에서 이 방안이 정부와 야당이 맞서 있는 정국 상황을 여야의 협상 국면으로 전환시킨 뜻이 있다고 설명해 주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全 대통령은 ‘정당이 정치할 줄을 모르고 맨날 나만 쳐다보고 있다’ ‘뭔가 내놓으면 설득력이 있는 걸 내놓아야지 보좌관들도 큰 것은 못 내놓는다’면서 이 방안이 자신이 만들어낸 카드임을 비쳤다. 4.30 조치를 국민에게 설명하는 담화를 발표하기로 한 全 대통령의 아이디어는 실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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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정당은 정치하고, 나는 통치한다>
  1986년 5월 7일 저녁 6시부터 8시 반까지 全斗煥 대통령은 민정당 당직자들을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베풀었다. 이 자리에는 민정당 지구당 위원장 85명, 전국구 의원 54명, 사무처 국, 실장 22명 등 169명이 참석했다.
  
  진짜 힘 있는 사람은 힘을 안 쓴다
  
  洪性宇 의원: 각하께선 왜 자꾸(인천 사태 처리를 가리켜) 반대하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주십니까. 법대로 해야 하는데 각하께서 너무 착하셔서…
  대통령: 洪의원도 힘깨나 쓰지 않나. 정당 관계가 대인 관계나 마찬가지요. 막말로 하면 정말로 힘있는 사람은 졸개들 까부는 것에 응수를 안 해요. 그러면 똑 같은 사람 돼요. 얼핏 생각할 때는 정부 여당이 국민 여론에서 밀리고 설 자리가 없어지면 힘으로 입도 틀어막고 두들겨 잡아야 합니다. 그러나 힘으로 대처하면 민정당은 갈수록 고립돼요. 어차피 우리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닌 것 같아요.
  내가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불조(佛朝)친선협회의 공산당 사람 5백여 명이 데모를 하겠다고 신청했는데 파리 시에서 불허했습니다. 프랑스에서 집회 시위는 허가한 범위 내에서 하게 돼있는데 이 사람들이 불법적으로 하겠다고 나왔대요. 우리 식(式)이지. 그랬더니 시 당국에서는 그러면 전부 구속하겠다고 통보했다고 해요. 그래서 이 사람들이 결국 불법 시위를 못 했다는 겁니다.
  우리 경우는 하지 말라고 하면 그걸 이용해서 더욱 시끄럽게 해가지고 손님을 끌어요. 말하자면 전을 벌이는 거지. 어쨌든 군중을 동원해서 법도 짓밟고 정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군중 심리를 이용하는 겁니다. 지난 1월, 2월에 가두어서 벌인 개헌 서명을 정부가 강력 단속하니 국내 여론이 아주 나빴어요. 강경하게 밀면 되지만 나는 민정당 생각을 안 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 민정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약화되거든. 우리도 민주주의 훈련을 해야 되는데 이 과정을 인내와 슬기로 머리를 잘 써서 넘겨야 합니다. 국민들한테 불안감을 안 주고 생업에 지장이 없게 하고, 소란을 피워도 확산되지 않게 유도해서 모든 쟁점이 국민 심판을 받아 해결되도록 해야 합니다. 지식인, 언론인이 그런 것을 비판할 시간 여유를 줄 필요가 있어요.
  우리 우방이 볼 때도 저 사람들이 어떻게 정치하는 사람들이냐 하는 말이 안 나오게 유도해야 돼요. 당에서 정치를 해야 합니다. 이럴 때 국민을 우리 편으로 끌어들여야 돼요. 민정당은 민주주의를 하는 당이고 야당은 폭력을 구사하는 정당이라는 인식을 주어야 돼요.
  
  힘으로 하면 서브 권을 넘겨주어야 된다
  
  대통령: 정부에선 법 위반 여부만 따집니다. 마산 문제도 인천 사태를 계기로 중지시켜 버리려고 했는데 내가 그대로 놓아두려고 해요. 인천 사태 때 폭력배, 좌경 세력이 동원됐습니다. 인천시민들이나 언론에서도 야당을 보는 누이 달라졌어요. 그러나 국민 여론이 우리 편으로 온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서브 권(權)만 우리 쪽으로 가져온 상황이에요. 우리가 아직 한 포인트도 따지는 못했어요. 우리가 지금 힘으로 하면 다시 서브 권을 넘겨주어야 돼요. 우리 정치는 상당한 인내심과 슬기로운 대책을 병행해야 됩니다. 고통과 진통을 겪으면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창출해야 합니다.
  나도 인천 사태를 보고 슐츠 미 국무장관이 떠나면 마산을 전후해서 전국에 비상조치를 발동해서 군법회의에 깡그리 잡아넣어 아시안 게임 동안만이라도 야당이고 뭐고 기소된 자들을 군법회의에 넘겨버릴까 속으로 생각했어요. 그건 아주 쉽지. 그렇게 하고 난 다음에도 나는 괜찮아요. 편합니다. 그렇지만 정치를 해야 하는 민정당을 위해서는 그렇게 하면 안 돼. 그런 건 최후에 가서 쓰고 당이 정치력을 발휘하도록 해야 됩니다.
  우리가 야당 사람들 수법은 뻔히 아는 거니 거기에 말려들면 안 돼요. 힘으로 하는 거야 간단합니다. 계엄 선포하고 헌법을 중지시켜 89년까지 그대로 밀고 갈 수도 있어요. 그러면 거기에 부작용이 나오고 민정당이 사그라지기 쉽습니다. 우리 당에선 정치를 하고 나는 통치를 하는 겁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미국이 기침만 해도 눈치를 살살 보는데 미국이 요새 같이 우리를 지지할 때가 없어요. 이번에 슐츠 장관이 서울에 온 것은 나의 구라파 순방 성공을 축하하고 선진국 정상 회담에서 논의된 것을 보고해주기 위해서인데 이런 걸 내가 자랑하려는 게 아니고 미국이 그만큼 우리 정부 여당을 지지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내가 당이 염려스러운 것은 우리 당에는 거짓말도 잘하고 얼렁뚱땅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요. 그러니까 얼렁뚱땅하는 사람들한테 당하기가 쉬워요. 정치하는 사람은 남의 말을 새겨 들을 줄 알아야 합니다. 많이 들어도 귀가 여려서 여기 갔다 저기 갔다 하면 정치 못 해요.
  
  5.3 인천 사태에 온건 대처
  
  이 모임은 全 대통령이 4.30 회동에서 내놓은 합의 개헌 방안에 대한 의미를 총재 자격으로 직접 민정당 당직자들한테 설명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정부, 여당은 정부에 헌정 제도 연구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4.30 조치에 대한 구체화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야당은 개헌추진위 시도지부결성대회를 계속, 5월 3일 인천에서 과격 학생, 근로자들의 대규모 폭력 시위가 일어나 경찰과 충돌했다. 슐츠 미 국무 장관의 방한은 한, 미 정례 외무 장관 회담에 참석하기 위한 것으로 5월 7, 8일 이틀 동안 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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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은 모 잘 되거든 찹쌀떡 보내주렴>
  - 1986년 5월 23일 오전 11시 10분부터 오후 1시 10분 사이 全斗煥 대통령은 경기도 평택군 오성면 양교리에서 모내기를 하고 노인회장, 영농 후계자, 면장, 논 주인, 그의 딸 장현주 양 등과 점심을 함께 했다.
  
  내가 참 가난한 동네에서 자랐어
  
  金庸來 경기도지사: 경기도의 모내기 실적은 현재 54%를 완료했습니다. 각하께서 경기도에 친히 납시어 격려해 주시는데 기필코 6년 연속 풍년을 이루어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대통령: 사실은 내가 구라파에 갔다 와서 눈이 안 좋았는데 모심기를 앞두고 어제부터 눈이 나아버렸어요. 집사람은 눈도 나쁜데 술을 너무 많이 마시지 말라고 했어요. 의사는 먹어도 된다고 하고. 의사 말을 들어야지. 공식적으로 술 마시는 게 오늘이 처음이야.
  면장님도 나하고 비슷하게 머리가 빠졌군요. 여기 농어민 후계자도 있는데 스위스 농촌이 잘 살아. 우리는 굶어도 자식은 공부시키려고 하는데 머리 좋고 성공할 수 있는 애는 그렇게 해야겠지만 간판 따려고 하는 생각은 안 좋아요. 외국에 가보니 황태자비가 고등학교밖에 안 나왔어요. 선진국인 구라파에는 대통령, 장관 부인이 대학 나온 사람이 거의 없어요. 내가 놀랐어요. 우리가 공부시키는 건 좋은데 집안 망쳐가면서 하는 건 문제가 있어요.
  노인회장님 한잔 하시고 취하면 주무시지요.
  노인회장: 약주 내기 하실까요.
  대통령: 약주 대결이 아니고 이 다음에 청와대로 초청하든지 내가 노인회장 댁으로 가든지 밤새워 마시지요.
  
  내가 성공한 바탕은 부모님 말씀 잘 들은 것
  
  대통령: 장현주, 네가 오늘 문자 그대로 제일 중요한 인물(VIP)이야. 경기도는 원래 부자 동네지만 내가 자란 동네는 참 가난한 동네였어. 묘사 지낼 때 돼지를 한 마리 잡으면 애들이 줄을 좍 서서 고기를 타 먹는 거야. 눈치 봐서 한번 더 들어가기도 하고. 돼지고기 두 점 정도 집어 넣어 가지고 집에 가서 국을 끓이면 온 집안 사람이 다 먹었지. 고기를 얻어 온 아이라고 더 주는 것도 아니고 어른들이 다 나눠먹는 거야.
  그런 시대에는 부모가 자식한테 공부 잘 해서 최소한도 면장이라도 되라고 했어요. 일해서 부자 되라는 얘기는 안 하고 관리가 되어 착취해서라도 좀 잘 살아라 하는 생각이었어요.
  우리는 자립 정신이 있어야 해. 남한테 의존하려 하고 걸인 정신이 있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어요. 나는 대통령이 되었지만 요즘과 같은 이런 좋은 환경이 아니었어. 너희들보다 더 밑바닥에서 살았어. 그런 가운데서도 내가 부모님 말씀에 반발하는 일은 전혀 없었어요. 그 어른들 말씀이 너무나 옳기 때문이었어. 내 부모는 공부를 많이 한 분들이 아니었어. 부모 말씀 충실하게 들은 것이 내가 오늘날 성공한 바탕이야. 내가 엄한 가정 규율에 살았어요.
  이 나라는 누구라도 지도자가 될 수 있어요. 요새 젊은 학생들은 공산주의가 되면 나라가 잘 될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노인회장님이야 우리 선배니까 잘 알지만 만약 공산주의가 되어 보세요. 우리가 못 먹고 살게 돼요. 장현주, 내가 오늘 너희 논에 심은 모가 가을에 잘 되거든 찹쌀떡이라도 만들어 보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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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골키퍼는 할 게 못 된다>
  - 1986년 5월 28일 저녁 6시부터 8시 30분까지 全斗煥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閔復基, 朴一慶씨 등 헌정제도 연구위원을 초청해 저녁을 함께 했다.
  
  나는 휴일에도 골프를 못 쳐요
  
  대통령: 상춘재 건물이 어떻습니까. 사실은 상춘재 자리에 청와대 본관 건물이 오면 제자리인데 북악산에서 흐르는 맥을 자르기 위해서 일인(日人)들이 지금 자리에 총독부 관저를 지었다고 해요. 위에서 보면 망할 망(亡)자가 됩니다. 朴대통령 때 본관 건물이 입구(口)자로 된 것을 헐어 서쪽으로 현관을 냈는데 내가 들어와서 그걸 없애고 남쪽으로 문을 냈습니다. 상춘재는 내가 청와대에 들어온 후에 일제 때 지은 서른 평 정도의 집을 헐고 박물관장 등 전문가 고증을 받아서 한식으로 새로 지은 겁니다. 앞으로 50년 100년 지나면 문화재가 되겠지요.
  閔復基 원장께서는 골프 자주 치시는지요. 골프에서 거리 내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똑바로 나가는 게 중요하지. 나는 아시아 순방 때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대통령과 골프 칠 때 버디를 평생 처음 했어요. 수하르토 대통령은 우드는 안 쓰고 드라이브 샷을 아이언 3번으로 하는데 매일 친다니 잘쳐요. 파4짜리 홀이었는데 두 번째 친 게 그린 옆에 가서 아이언 7번으로 붙인다고 굴린 게 공이 홀을 찾아 들어가더라고요.
  내가 휴일에 골프라도 치려고 하면 다른 사람한테 미안해서 잘 안 나가요. 먼저 치고 있는 분한테 양해를 구하고 저쪽 홀 못 치게 하고 그러니까…
  나는 어릴 때부터 축구를 했지만 축구 골키퍼는 할 게 못됩니다. 다른 사람은 백 번 실수하다가도 한번 골을 넣으면 스타가 되는데 키퍼는 백 번 잘하다가도 한 번 실수하면 욕을 먹어요. 내가 축구 할 때는 경고 카드 제도가 없어서 골키퍼를 차면 차는 사람이 유리했어요. 일부러 닥치는 대로 찼어요. 그때는 어떤 시합이든 심판은 항상 두들겨 맞습니다. 축구 시합이 싸움 시합이었어요. 제일 힘센 선수를 백을 보게 해서 키퍼를 보호하고 상대를 공격했습니다. 페널티 킥이 나오면 그 날은 심판이 혼나는 날이 되고는 했어요. 시골에서 서울에 원정 와 가지고는 우승은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안 져주고 내려가면 맞아 죽을 정도가 되니까. 골 포스트 뒤에 상대편 학교에서 힘센 학생들이 나와서 키퍼한테 요번에 골 먹어달라고, 안 그러면 죽인다고 위협을 했어요. 야구, 농구도 마찬가지였어요. 내가 청와대 오기 전에 강릉에서 온 팀이 서울 팀을 이기고 우승하는 걸 보고 야 참 좋은 세월이 됐다고 했습니다. 야구 같은 것도 이제는 지방 고등학교 군산 상고가 우승을 했는데 그걸 보면 선진국이 됐어요.
  閔 원장: 헌정제도 연구위원회의 학자들이 어떤 경우에는 각하에 거스르는 말을 하는 일이 있을지 모르나 나라를 위해서 하는 말로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헌법이 바뀌면 6공화국이 됩니다.
  
  대통령: (만찬 후) 지난 번 위촉장 드릴 때 헌정제도 연구위의 방향에 대해 말씀 드렸는데 헌법이란 우리의 역사와 문화 전통에 맞는 것이어야 하고 안보 현실을 무시하는 이상적인 헌법이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을 이룩해야 하는 민족적 과제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내가 원하는 헌법이 이런 것이다 하는 전제가 있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께서 나라가 튼튼하게 발전하고 국민이 모든 권한을 보장받고 정말 민주주의가 될 수 있는 헌법을 연구해 주어야 하겠습니다. 출발이 좀 늦었는데 가급적 속도를 빨리 해서 결말을 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외국의 예도 참고해 나가야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스위스에 가보니 스위스 국민이 대통령 이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대통령이 1년에 한번씩 바뀌고 주지사, 시장도 1년마다 바뀌는데도 스위스가 아주 강해서 1차 대전에도, 2차 대전에도 휘말리지 않았어요. 칸툰 제도가 스위스를 강하게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나는 내가 청와대에서 나가도 나라가 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월남이 어디 망한 것이냐, 통일이 된 것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인데 그렇게 말하면 나라는 끝장입니다. 우리 나라 현실에서 국가 과제를 훌륭하게 성취할 수 있는 헌법이 되어야겠습니다. 이 헌법이 바뀌어지면 6공화국이 됩니다. 그 다음 7공화국은 통일된 후에 되어야 합니다. 통일이 되기 전에 7공화국 헌법이 나오면 나라의 큰 불행이 됩니다. 영국에는 성문화된 헌법도 없지만 영국을 가리켜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통일 전에 7공화국 되는 일 없어야
  
  대통령: 사실 나는 꼭 민주주의를 해 보고 싶어요. 귀에 거슬리고 어쩌고 신경 쓰지 말고 나라를 위해서 어떤 헌법이 좋으냐를 생각해 주세요. 4천만 국민이 다친다면 되겠어요? 그것은 혼란을 자초하는 것밖에 안 됩니다. 어떤 사람은 법을 위반해서 유명해지려고 합니다.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의식구조가 그렇습니다. 이것이 큰 문제입니다. 숫자가 적어서 안 되면 의장석을 점령합니다. 민주주의는 소수가 승복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나는 꿈에도 대통령 되겠다고 생각해 본 일이 없었어요. 대통령이 되고 보니 나라가 얼마나 어렵게 돼있던지 경제가 이쪽으로 봐도 저쪽으로 봐도 캄캄했습니다. 경제를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대통령 맡은 게 후회 막급이었습니다. 기왕 맡았으니 열심히 하자, 최선을 다해왔어요. 그 동안 잘 돼왔습니다. 내가 그 동안 아무 말 안하고 가만 있어야 되는 건데 순진해서 단임을 지키겠다고 계속 얘기했어요. 베테랑이라면 거짓말 해놓고도 “그게 정치 아닙니까” 라고 합니다. 그러면 그 집단은 거짓말 집단 아닙니까.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게 신용, 신의입니다. 나는 옳고 그른 것은 분명히 구분합니다. 또 다른 것을 양보하려고 하면 용납할 수 없습니다. 힘으로 다스릴 겁니다. 민주주의 훈련 과정으로 보고 놓아두니까 이 사람들이 무서운 줄 모르고 까불고 있어요. 학생들도 이성적이고 국민들도 그 사람들한테 호응을 안 하고 있어요. 진정한 민주주의로 성숙되어가는 과정으로 든든하게 생각합니다.
  아시안 게임, 88 올림픽, 이런 걸 놓치는 지도자는 국민과 역사에 죄를 짓고 씻을 수 없는 오류를 범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잘 치르기 위해서는 강력한 처방이 필요합니다. 진짜 민주주의를 한번 해보려고 하는데 웃통을 벗으니 바지 벗으라, 자꾸 조건을 달면 가만 있을 수 없어요.
  여러분이 새로운 헌법을 연구하고 구상하는 데는 책임이 큽니다. 너무 현실에 안 맞고 국가 대사를 수행할 수 없는 것을 내놓으면 1년도 못 가서 나라가 와장창 무너지게 됩니다. 민주주의는 일회적으로 되지 않고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겁니다. 누구 눈치 볼 것 없고 정말 훌륭한 민주주의 헌법을 연구해 주기를 부탁합니다.
  
  직설적인 말은 반주(飯酒) 탓?
  
  청와대에서 이루어지는 오찬이나 만찬에서 全 대통령은 식사를 하는 도중에는 가벼운 화재를 가지고 참석자들과 자유스럽게 이야기를 한 뒤 모임이 끝나기 앞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즉석 연설을 하는 순서로 진행했다. 全 대통령은 반주가 곁들여지는 저녁 식사 모임에서 직설적인 말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 여당 관계자들과의 모임에서는 몇 차례 건배 제의가 곁들여지기도 하는데 상춘재 모임은 온돌방에 앉아서 하기 때문에 가장 자유스런 형식의 모임이 되는 게 보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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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 안정에 대한 철학>
  - 1986년 6월 2일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全斗煥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다.
  
  치적을 마무리하는 근간을 잡아야 합니다
  
  許文道 정무1 수석: 4.30 회동으로 정부, 여당이 결국 주도권을 확보하였습니다. 야권의 투쟁 습성 때문에 장내화(場內化) 일보 전에서 주춤하고 있습니다. 야권은 인천 사태 후 내외의 비난 여론에 부딪치자 돌파구로 6월 임시 국회에 들어와 헌특 토의에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정당은 타협 국면으로 주도하고 있습니다. 야당의 장내화는 추진력 고갈, 개헌 시한 초조감 등으로 불가피합니다. 金大中은 李敏雨 총재, 金泳三에 대해 불만이며 노선 문제로 파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제 대통령 임기 만료 1년 9개월을 앞둔 시점입니다. 내년 후반 이후는 정부 승계 작업에 골몰할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시정 기간(施政期間)은 1년뿐이며 치적을 마무리하는 근간을 잡아야 할 것 입니다. 그것은 의식 개혁을 통한 개혁의 정착, 사회의 자율 개방, 안정 성장 입니다. 민주 개혁 작업은 지자제(地自制) 실시로 민주주의 토착화를 완결하는 것입니다. 민주 개혁 정치 구상을 체제 홍보의 축으로 삼아나가겠습니다.
  임시 국회는 20일간 열립니다. 헌특 관계는 민주 개혁 추진의 틀이라는 전제에서 대처할 것이며 인천 사태를 용공 좌경 사상의 폭로 및 홍보 기회로 활용하겠습니다. 민생 문제에 중점을 두어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부와 민정당 상(像)을 심겠습니다.
  6월은 임시 국회에서 타협 정국, 헌법 노의 개방, 여야 공방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홍보 계기로는 월드컵 축구, 전국 체전 등 스포츠 열기와 더불어 6.25 계기 안보 행사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정가 동향을 둘러싸고 언론이 여야의 공방 내용을 확대 보도하려 할 것입니다. 이에 대응해서 국민의 집중적 관심을 끌 만한 복지 시책을 발표, 지면을 선점(先占)하고 소요 진상 규명을 통해 급진 좌경, 용공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겠으며 한강 개발 사업을 홍보 계기로 국민 관심을 전환시키는 홍보에 힘쓰겠습니다.
  康祐赫 정무2 수석: 국민 화합, 공직자 시국관 확립을 통해 누수 현상이 없도록 정신 교육을 실시하겠습니다. 학원가 소요, 민민투(民民鬪), 자민투(子民鬪) 중심의 가투(街鬪), 공공 건물 점거 등에 철저히 대응하겠습니다. 급진 좌경 세력을 발본하는 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대공(對共) 수사력을 강화하고 불온 도서에 대한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전경 부상자 148명을 격려하겠습니다. 녹음기(錄陰期)를 틈탄 테러 단 침투 방지를 위해 취약지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겠습니다. 아시안게임에 대비, 6월 12일을 기점으로 100일 작전에 들어가겠습니다. 86, 88 범국민 지원단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사회 분위기를 아주 대회 붐이 조성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8군 외기노조 노사 문제가 타결되었습니다. 노조 문제에 개입하고 있는 불법 단체인 인노련(仁勞聯), 서노련(勞聯) 두 단체에 대해 집중 규명하고 노학(勞學) 투쟁 차단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대통령: 불법 단체의 주모자는 다 잡아넣으시오. 인천 사태 때 처음으로 나타난 것 아닌가.
  愼克範 교육 문화 수석: 5월 중 81개 대학에서 570회의 소요가 있었습니다. 반미, 체제 부정, 폭력 사태, 북괴와 동일한 구호 등으로 건전한 학생이나 교수와는 고립되어 있습니다. 124명을 제적하고 603명이 심리 중이며 53명을 수배 중 입니다.
  4월 말 29개 대학에서 700명이 시국 선언을 했는데 복직 교수가 중심입니다. 오늘 오전 10시 한국 신학 대학에서 서명 교수 등이 중심이 되어 집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그 동안 교권 옹호 차원에서 조치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강력 조치 중입니다. 유인물을 입수, 한신대에 적극 저지를 조치했습니다. 주모자들은 복직 교수 66명 중 24명이며 7개 대학 7명입니다. 대학 측과 협조해서 재발이 없도록 강력 조치하겠습니다.
  대통령: 주모자들은 대학에서 제명하라고 해요. 지난번에 관용했는데 개전의 정을 보이지 않고 또 하니 경찰 수사 기관과 협조해 그 7명에게는 법적 제재를 가하도록 하시오. 그 사람들 기세가 올라서 안 돼요.
  교육 문화 수석: 원주, 광주에서 중, 고등학교 민중 교사들이 YWCA에서 모임을 갖고 민중 교육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교육 개혁 심의회를 6월 하순에 개최해서 교육 개혁의 방향, 주요 심의 결과 향후 과제를 토의할 예정입니다. 종교계는 개헌 서명 시국 선언이 퇴조되고 KBS 시청료 거부 운동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통령: 한신대에 교수들 모이는 것을 차단하겠다고 했는데 장소 제공을 하는 한신대 측에 대해서도 상응한 조치가 있어야 될 거요. 문교부로 하여금 1년간 휴교 명령을 내리는 것도 검토하시오. 강행하면 강경하게 조치를 해야 돼요. 안 되면 2단계로 폐교까지도 검토해야 돼요.
  司空 壹 경제 수석: 경기 회복세가 지속,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경기 상승세가 산업 생산, 실물 동향 전반에 확산되고 있으며 수출 호조, 내수 확산으로 1/4분기에 9.7%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수출입 동향은 5월 말 현재, 수출은 130억 3,400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22.6% 증가했고 수입은 135억 4,000만 달러로 13%가 증가했습니다. 자동차 부품, 전자, 섬유류 등 주종이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에의 수출이 대미, 대구주 52.3%보다 낮은 9%이었는데 5월 중에는 13~4%로 늘어났습니다. 현재 수출은 335억 달러, 수입은 325억 달러로 16억 달러가 흑자이고 경상 수지 흑자는 5억~10억 달러 입니다. 물가는 도매가 3% 하락했습니다.
  앞으로의 주요 방향은 국제 수지 흑자 전환으로 물가 안정 속에 제조업 활기와 고용 증대를 위해 대내외 여건을 활용, 모든 경제 부처와 노력해서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중장기 성장 잠재력 극대화를 위해 기계 부품 산업 육성, 전문화, 기술 개발 가속화, 산업 구조 개선 추진, 해외 건설 근본 대책, 소비 건전화, 지역 계층 간 균형 발전, 복지 증진을 위해 힘쓰고 각하 지시에 따라 영세민 생활 안정과 중산층 대책 실시에 노력하겠습니다.
  金鐘鍵 사정 수석: 폭력 불량배 집중 단속으로 1만 8,000명을 검거해서 3,500명을 구속했습니다. 시위 주동 수배자고 13명을 검거했습니다. 이번 단속은 데모 진압으로 일반 범죄를 소홀히 한다는 일반의 불만을 해소하고 치안 당국에 대한 신뢰를 두텁게 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통령: 5월이 가고 6월에 접어드는데 이제 내 임기가 1년 9개월 남았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임기 만료가 가까워지면 누수 현상이 일어나게 마련입니다. 특히 우리는 대통령이 임기를 정해놓고 언제 그만둔다는 게 건국 이래 역사상 처음이기 때문에 누구도 체험했거나 기록된 선례가 없어요. 자칫 큰 누수 현상으로 국가의 혼란을 자초할 위험도 없지 않습니다. 이 점을 비서실에서 나를 보좌하는 사람들이 각별히 관심을 가지고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
  사람이란 다 자기 중심으로 문제를 생각하기 쉽습니다. 상황이 좋을 때는 애국자도 많고 충성하는 사람도, 의리 있는 사람도 많아요. 어려울 때는 충성과 의리가 자취를 감추기 쉬운 게 인간 사회의 진리라고 할까… 비서실이나 경호실의 주요 요원들은 나와의 특별한 인연이 있어 내 임기에 보좌하는 중책을 맡은 겁니다. 그러기 때문에 대통령의 통치권이 누수 되느냐 안 되느냐 하는 것은 내 측근들의 실질적인 마음의 자세에 있다고 봅니다. 한 나라가 발전해서 세계 역사에 당당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그 시대를 이끄는 지도층, 여러분과 같은 그런 지도층의 역사 의식과, 시대 정신이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어야 합니다.
  
  10.26 후에 보니 비겁한 사람들 많더라
  
  대통령: 나라나 국민을 위해 자기의 생사를 걸고 명예를 걸고 일하는 것은 매우 보람 있는 일입니다. 79년 10.26 후에 내가 보니까 공화당 정부 당시 朴대통령 슬하에서 우리 나라에서 좋은 것 다 하고 권력 다 누리고 하던 사람들이 사태가 그렇게 되니 참사를 수습하려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았어요. 전부가 발뺌하는 부끄럽기만 한 꼴을 보여서 우리 나라의 인물이란 이렇게 비겁한가를 내가 절실히 느꼈습니다.
  내가 정부를 이양한다고 해서 朴 대통령과 같은 그런 상황과 비교할 수는 없지마는 여러분이 만약 두 다리 세 다리 걸치면 여러분 밑에 있는 비서관들도 다 그렇게 돼요.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게 뭐냐. 결과적으로 국가 민족을 잘 되게 하는 거 아니냐 이거요. 대통령과 국가 전체의 명예를 영광스럽게 하는 거 아니냐 하는 겁니다.
  사심이 많고 주관이 명확하지 못한 사람은 88년 2월 25일 임기 만료일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비겁한 인성(人性)이라고 할까, 국가관이라고 할까 하는 게 드러날 거요. 아무 역사의식도 없고 사명감도 없는 사람은 좌우를 살피는 게 심해질 거고 자신에 대한 명예와 인품을 존중하는 사람은 날이 갈수록 더욱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두 가지 현상이 다 나타날 것으로 나는 보고 있어요.
  나라가 잘 되게 하기 위해서 평화적인 정부 이양을 하자는 거지 나라를 그릇되게 하기 위해서 그걸 하는 게 아니에요.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임기를 정해 놓았으면 반드시 나가야 하고 이유를 달아서 더 연장하지 않는 게 절대 필요해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모든 권한을 이양하는 그 시기까지는 내 보좌관들과 비서실 청와대 가족은 그 어느 때보다 나라의 미래와 여러분의 명예를 위해서도 생사를 걸고 나를 보좌해서 정부를 독려해야 됩니다. 그게 여러분도 살고 나라도 발전되는 길입니다. 그럼으로써 여러분이 우리 나라의 새로운 민주주의 전통과 선례를 역사에 남기는 인물들로서 반드시 후세의 평가를 받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한, 정권이 어떻게 바뀌어도 국가 원수를 보좌하는 여러분에게 절대 어떤 보복 같은 건 있을 수 없어. 인연이 맞아서 국가 민족을 위해 생사를 걸고 하라고 여기 나를 보좌하기 위해 가족이 된 것은 이미 그런 게 전제가 돼 있는 것입니다.
  
  세상 잘못됐을 때 발뺌하면 사람 취급 못 받아
  
  대통령: 세상 잘못됐을 때, 내 자의(自意)로 간 게 아니다… 그런 얘기를 하면 상대방이 얼마나 멸시하겠어. 인간 취급이나 하겠어. 우리가 역사상 이런 경험을 못 했기 때문에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 알 수는 없지만 인간사에는 그런 일도 있을 수 있다는 짐작으로 내가 이런 얘기를 하는 거요. 지금 우리가 해야 될 것은 첫째 아시안 게임에 북한 테러 단 침투를 1차 대비해야 하는 것입니다. 국가 대사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사회가 안정돼야 하고 그래서 국력을 지속적으로 신장시키고 경제 발전을 지속시키는 거요. 경제 성장을 이룩하고 소득의 균형 있는 분배에 있는 지혜를 동원, 노력해서 국민 전체 생활이 넉넉진 못해도 안정을 유지하는 정책이 계속 구현 되어야 합니다.
  6월부터는 여름철이니 크고 작은 안전 사고가 많고 익사 사고도 많이 나는 계절입니다. 아주 대회를 앞두고 전염병이 발생하거나 외국 선수에 부담을 준다거나 해서는 안 됩니다.
  
  
  
[ 2005-08-08, 16:4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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