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에서 미국, 깨끗한 안타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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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사보고 '야, 너 스스로 독을 빼라. 그것은 몹시 위험하다. 주위를 둘러 봐라. 넌 독 안에 든 쥐다. 빨리 항복하라. 오버!' 이런다고 독사가 자진해서 엄니를 뽑고 독을 있는 대로 하수구에 뱉어 낼 리가 없다. 독사의 독을 빼는 방법은 독사를 아예 죽여 버리거나, 잡아서 통속에 집어 넣어버리거나, 사람이 다니지 않는 깊은 숲 속으로 쫓아 버리거나, 북극이나 남극의 만년설 속에 가둬 버리는 수밖에 없다.
  
   부시의 입장에서 보아 2005년부터 6자 회담의 목표는 합의를 보는 것이 아니다. 김정일의 정체를 만천하에 폭로하는 것이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와 한국에게, 알면서도 모른 척하거나 긴가민가하거나 좌우간에 김정일의 정체를 삼척동자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폭로하는 것이다. 대화와 합의 자체에 뜻을 두고 회담을 한 달 또 한 달 한 해 또 한 해 질질 끌고 가거나 추상적인 용어로 얽어 쓴 합의문을 서둘러 발표하면, 그건 또 다시 김정일에 놀아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2000만의 노예가 7000만의 노예로 폭증하는 단초를 제공한다.
  
   제 꾀에 제가 넘어간 IQ 170의 클린턴의 실수를 거울삼아 IQ 110의 우직한 부시는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는다. 그 결과가 합의에 서명하지 않고 3주간 휴가 떠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부시는 우직하려면 좀 더 우직하든지 머리가 좋으려면 좀 더 좋든지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조금 실망스럽다.
  
   좀더 우직하려면, 의제를 돌려 치는 북한의 60년 얕은꾀에 맞서 거칠게 북한인권 문제를 핵무기 안건과 동등한 의제로 꺼냈어야 했다. 좀더 머리가 좋으려면, 군사시설이라며 핵사찰을 거부한 것, NPT 탈퇴한 것, 10년 전에도 평화적 목적으로 핵을 사용한다고 끝까지 오리발 내밀었다가 2005년 2월 10일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전세계를 향해 자랑한 것 등을 따졌어야만 했다. 북한 대표가 회담을 박차고 나가면, 그 다음 날 바로 미국의 대표들을 워싱턴으로 불러들였어야만 했다. 그들이 성낸 척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이쪽은 그 성낸 척함이 한갓 트집잡으려는 수작임을 네 나라의 증인들 앞에서 입증하고 진짜 성을 내버려야 한다.
  
   한국인 중에는 이미 민족공조의 당의정을 장기복용하다가 극독에 중독된 자들이 상당히 많다. 그걸 '창의적 애매함'이라고 부른다. '비몽사몽'의 딴말이다. 거짓을 두둔하려다 보면, 스스로는 천재적 발상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지나가던 개도 웃지 않을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 말을, 자신도 도저히 무슨 말인지 모르는 말을 득의만면하게 지껄이게 된다.
  
   국제 사회에 김정일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난다. 그러면 된다. 확실히 드러내야 한다. 그러면 중국도 한국도 주춤주춤 뒤로 물러난다. 프랑스도 쿠바도 이란도 눈살을 찌푸린다.
  
   모처럼 미국 선수가 깨끗한 안타를 날렸다. 클린턴 시절까지 합해서 지난 10년간 최고 성적이다. 첫 안타다. 홈런이 아니라고 실망할 것 없다. 주자를 자꾸 내보내다 보면 언젠가 득점 기회가 온다. 그 땐 홈런이 아니라 단타만 줄줄이 쳐도 대량 득점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의 구단주가 대통령이 되더니, 역시 외교 감독도 잘한다.
  
   대신 어깨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 북한 선수들은 감독의 지시에 따라 방망이를 있는 힘을 다해 휘둘렀지만, 홈런성 타구가 모조리 파울볼이 되어 버렸다.
  
   (2005. 8. 8.)
  
[ 2005-08-09, 07:45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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