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는 정치집단일 뿐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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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 세금으로 스위스 제네바의 UN인권위에까지 쫓아가서 대북한 인권결의에 반대하던 국가인권위가 국내외의 따가운 눈치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북한인권 실태보고서를 공개했다. 동국대에서 2005년 1월에 작성한 것을 7월에 정식으로 제출 받고는 뭉기적거리고 있다가 그 일부가 언론에 흘러나오자, 8월 8일 마침내 전문을 공개한 것이다. 그 동안 여러 경로로 밝혀진 것과 대동소이하다. 충격적이지만 새삼스러운 것은 없다. 그러나 아직도 인권위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북한인권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남북관계를 고려해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이것이 지금까지 밝혀진 국가인권위의 공식 입장이다. 객관적으로 볼 때 이제 모른다고 발뺌하기가 힘들어졌다. 그러나 이에도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
  
   첫째는 자신들이 직접 조사한 것이 아니라는 구멍이다. '본 인권위와는 입장이 다를 수 있습니다.'라고 얼버무릴 수 있다.
   둘째는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의 입을 통한 조사라는 구멍이다. 중국에 가서 직접 탈북자의 생활을 조사하거나 북한에 밀입북하여 보위원이나 안전원을 따돌리고 안내원 없이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조사하지 않은 만큼, 북한체제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개인적인 경험에 과장과 왜곡의 주관적인 색깔을 입힌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 있다.
  
   나치보다 더한 북한의 인권유린에 대해서는 이리도 답답하게 굴지만, 국가인권위가 빛보다 빨리 날아가는 데가 있다. 이들은 한국과 미국이 관련된 인권 침해 우려 지역이나 사건에는 관련 당사자나 기자보다 빨리 도착한다.
  
   사담 후세인이 몇 백만 명을 투옥하고 고문하고 수십만을 죽일 때는 말 한 마디 없다가, 미국이 독재자를 몰아내려고 결단을 내릴 기미가 보이자 즉시 이를 규탄했다. 만주를 비롯한 중국 전역에서 강아지 한 마리 돼지 한 마리 값으로 북한의 누이들이 인신매매 당하고 여권 없는 북한의 형제들이 고구려 옛 땅에서 걸핏하면 유노동 무임금으로 노동을 착취당하는 것은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하다가, 자국에서보다 수십 배의 월급을 받는 외국인 불법 체류자가 어쩌다 임금을 못 받거나 뺨 한 대 맞으면 천지가 무너지기라도 한 듯 분개하며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서 악덕 기업가의 인권을 유린한다.
  
   심지어 글쓰기 습관을 기르기에 더없이 좋은 초등학생의 일기장을 검사하는 교사들을 엄중 경고하고, 교사보다 머리가 더 긴 학생이 수두룩해도 별 다른 제재가 없는 현실에서 1970년대 빡빡 머리라도 되는 듯이 중고등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두발을 완전 자율화하자고 하면, 즉시 이를 대대적으로 환영한다. '바리깡' 교사와 '가위' 교사를 인격 파탄자로 매도한다.
  
   뿐인가, 군대의 의문사와 총기난사 사건에도 제일 먼저 이들이 달려가 금줄을 친다. 80년대 후반부터 대학에도 정식 요청이 없으면 경찰이 들어갈 수 없는데, 어떻게 이들이 무슨 자격으로 위병소를 무인지경인 양 지나서 군대 안으로 제일 먼저 들어가 형제보다 가까이 지내던 전우로부터 난사 당해 널브러진 시체에는 아랑곳없이 전우에게 총기를 난사한 일등병의 인권을 보호하기에 여념이 없을 수 있는가. 더군다나 사실여부를 조사하기도 전에 '군대 내의 구타와 욕설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확정적인 예단을 하는가. 그러면 방송은 이를 받아 대대적으로 선전해 주고, 정부는 이를 군 개혁의 호기로 삼는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통치 때의 인권 침해 의혹에 대해서는 밤잠도 안 자고 이들이 나선다. 그러나 인권이란 말 자체가 존재하지도 않는 김일성, 김정일의 참혹한 인권유린에 대해서는 갈 수 없는 데란 핑계로, 남북화해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구실로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인권이란 달콤한 말로 한국의 정통보수세력을 수구보수냉전세력으로 매도하고 자유시장경제의 수호자인 미국을 식민지의 자원과 노동을 착취하는 19세기식 제국주의자로 낙인찍는 것이 국가 세금으로 유지되는 한국의 국가인권위가 담당한 가장 큰 일이다.
  
   알고 보면 크게 놀랄 일이 아니다. 서구에서도 진보를 자처하는 좌파들이 소련이 붕괴되고 동구가 소련의 쇠사슬에서 풀려난 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일관되게 이런 입장을 견지했으니까. 그들은 100만을 때려죽이든 1000만을 굶겨 죽이든 1000만을 고문하든 1억 명을 고문하든, 그것이 스탈린이나 모택동이나 폴 포트나 김일성이나 김정일처럼 평등의 깃발을 높이 치켜든 공산당의 짓이면, 모른 척하거나 이상 사회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우발적 또는 필요악적인 사건으로 축소했지만, 자유의 공기와 풍요의 물이 나날이 맑아지고 다달이 솟아나는 자본주의 국가에서 일어나는 일은 단 한 명의 고문치사에도 머나먼 나라에서 대대적인 정권퇴진 운동을 벌였던 것이다. 이런 진보를 가장한 좌파의 작태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의 국가인권위는 한 마디로 말해서 정치집단에 지나지 않는다. 노사모와 비슷한 단체가 국가정보원 못지않은 국가의 권력기관으로 둔갑한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어떤 핑계를 대든지 북한인권에 대해서는 본심을 숨기기 위해 귀를 기울이는 척할 뿐, 북한 인권을 개선하는 데에는 새끼손가락 하나 빌려 주지 않을 것이다. 오로지 정권재창출에, 고려연방제를 지향하는 6·15선언 실현에 열 손가락과 열 발가락을 다 동원할 것이다. 그 일에는 손톱 발톱이 빠지는 것도 개의치 않을 것이다. 미치도록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2005. 8. 9.)
  
  
[ 2005-08-09, 13:55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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