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과 북한주민을 함께 구할 순 없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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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은 함께 사랑할 수 있고 함께 사랑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자연과 오염을 함께 사랑할 수는 없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함께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부모와 형제자매는 함께 사랑할 수 있고 함께 사랑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다짜고짜 새벽잠을 곤히 자는 아버지를 죽이고 형과 누나를 잡아가서 노예로 부려먹는 원수를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어머니와 함께 사랑할 수는 없다. 반신불수가 된 어머니를 위해서는 열 손톱이 빠지도록 기어 다닐 수 있고 노예로 전락해 만나볼 수도 없는 형과 누나를 위해서도 열 발톱이 다 빠지도록 뛰어다닐 수 있지만, 도리어 노예로 부려먹는 형과 누나의 은인 행세를 하는 그 원수를 형과 누나와 함께 사랑할 수는 없다.
  
   북한주민이냐, 김정일이냐, 둘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을 뿐, 북한주민과 김정일을 함께 구할 순 없다. 왜? 김정일은 북한주민을 노예나 가축이나 총폭탄이나 인질로 다룰 뿐 인간이나 노동자나 농민이나 동족으로 대우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피도 눈물도 없는 자다. 그는 아비의 죽음을 이용해서 절대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영혼의 존재를 부정하고 유교봉건주의를 공산주의의 최대 적으로 삼은 땅에서 유교의 가장 시대착오적인 유습인 3년상을 명목으로 무덤 치장에 약 10억불을 쏟아 붓고 2300만으로 하여금 전국의 꽃밭과 산과 들에 있는 꽃이란 꽃은 모조리 꺾어 그 시신과 동상에 갖다 바치게 협박하고 감시하고 기록하며 웃지도 노래 부르지도 못하게 하고 시집장가도 못 가게 한 자다. 그러다가 3백만 명의 적대계층을 의도적으로 굶겨 죽인 자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뺨치는 절대 무균(無菌), 절대 무진(無塵)의 거대한 그 무덤에 들인 돈이면 단 한 명도 굶어 죽지 않게 할 수 있었다. 그 무덤의 유지관리비만 해도 1년에 수천만 달러가 든다. 이제 하수인을 시켜 현충원에서 악어의 눈물을 보일 듯 말 듯 하게 한 대가로 방북하는 한국인에게 우리로 말하면 청와대를 무덤으로 개조하여 그 안에 영구보존한 김일성의 시신에 참배하게 만들 것이다.
  
   포카혼타스와 간다하르 등을 만들어 줄 정도로 북한이 세계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산업이 애니메이션 산업이지만, 북한의 만화영화 전문가의 한 달 월급은 3달러밖에 안 된다 (박성조, 남과 북 뭉치면 죽는다). 전세계에서 제일 가난한 이런 나라에서 무덤 하나 만드는 데 10억불을 쓴 것이다. 죽은 김일성 1명이 살아 숨쉬는 3백만보다, 그것을 철저히 이용하는 김정일 1명보다 소중하다는 말이다.
  
   탈북자를 잡아가서 집결소나 교화소 또는 수용소에 가두거나 공개총살할 게 아니라 한국에 부탁하여 직업훈련을 시킨 후 필리핀이나 인도나 인도네시아처럼 대대적으로 해외로 인력을 송출하면, 1인당 5백불(50만원) 버는 것은 일도 아니다. 한국에만 보내 주면 1인당 1천불(100만원) 버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러면 그 돈의 반을 김정일이 떼어먹더라도 나머지를 가족들의 손에 쥐어 주면, 그것은 북한의 최고 전문가들이 받는 3달러의 약 20배나 되니까, 나머지 가족들이 당 최고위 간부 못지않은 생활을 할 수 있다. 그것이 다시 투자되고 소비되고 유통되면 그 승수효과가 다시 대여섯 배로 뛰어오를 것이다.
  
   100만 명만 정식 계약으로 해외에 내보내면, 매달 1인당 5백불만 잡아도 한 달이면 5억불, 1년이면 무려 60억불을 현금으로 북한에 보낼 수 있다. 아무리 미사일을 팔고 아편을 팔고 위조지폐를 뿌려도 아무리 철광석을 팔고 석탄을 팔고 토끼털을 팔고 고철을 팔아야 10억불을 못 넘기고 그래 봐야 현금으로 남는 것은 1억불도 안 된다.
  
   김정일은 해외인력송출처럼 손쉬운 일도 왜 않는가. 대신에 주민들에게 단 한 푼도 돌아가지 않고 주민들을 한 명도 만날 수 없는 해괴망측한 관광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관광으로 왕년에 만주의 마적 떼가 조선인들에게서 ‘세금’ 걷어가듯이 한국의 눈 먼 돈을 강탈해 가고 조총련과 한국의 기업을 유치하는 척 일방적으로 돈을 뜯어내서 99%가 문을 닫게 하는 짓거리나 계속하는가.
  
   김정일이 북한주민을 노예나 가축이나 인질이나 총폭탄으로 보기 때문이다. 탈북자든 해외인력송출이든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것은 보위부가 하루 24시간 감시감독하는 상황이 아니면, 김정일의 독재와 거짓이 이들의 입에서 새어나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쩌다 러시아로 체코로 리비아로 인력을 송출하더라도 24시간 보위부가 감시감독하고 TV도 못 보게 하고 임금은 90% 빼앗아 김정일에게 바치는 것이다. 탈북자에게 손이 미치지 못하자 보위부 대신 이젠 한국의 경찰이 한 명당 서너 명이 달라붙어 밀착‘보호’하는 모양이다.
  
   현재 한국의 민족공조, 반전평화, 자주통일은 북한 구하기가 아니다. 북한주민 구하기가 아니다. 북한 체제 구하기다. 김정일 구하기다. 김정일 결사옹위하기다. 이를 위해서 한국의 친북좌파는 지식이 있는 자는 궤변과 구호와 시위로, 정치권력이 있는 자는 합의문과 혈세와 협박으로, 돈이 있는 자는 뇌물과 달러와 투자로, 문화권력이 있는 자는 소설과 영화와 드라마와 화려한 행사로, 10여년간 핵폭탄을 끌어안고 자해 소동을 벌이는 김정일의 심기를 편안하게 해 주려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친북좌파가 북한주민에게 조금도 관심이 없다는 것은 탈북자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탈북자가 중국주재 한국대사관에 아예 접근하지 못하도록 갖은 수를 다해서 미리미리 조치를 취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 탈북자들은 수천 리를 걸어 몽골로 가고 수만 리를 걸어서 태국으로 간다. 그나마 대부분 잡혀간다. 잡혀가도 한국대사관은 말 한 마디 않는다. 그러면서 날마다 민족타령이요, 통일타령이요, 자주타령이요, 평화타령이다.
  
   친북좌파가 북한주민에게 조금도 관심이 없다는 것은 이산가족상봉을 쇼 중의 쇼로 만들어 선전선동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왕년의 동서독간 연간 1300만 명, 현재 중국과 대만의 연간 200만 명 자유상봉과 해방 60주년을 즈음한 남북의 화상상봉을 비교해 보라.
  
   친북좌파의 김정일 장군님 구하기는 북한인권에 대한 사시(斜視)와 억지와 위선을 보면 알 수 있다.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김정일을 변명해 주고 부시를 성토한다. 정적의 도덕성에 대해서는 그렇게도 가혹한 자들이 북한에 지원하는 식량에 대한 분배의 투명성에 대해서는 어떤 태도를 취하고 어떤 말을 하는지 보고 들으면 알 수 있다. 어린애도 속지 않을 요식 행위를 연기하고, 유치원생이 재롱잔치에서 엄마가 일러 준 명 대본을 외우듯이 하나마나하는 원칙적인 말을 힐끔힐끔 눈치를 보면서 떠듬떠듬 중얼거리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북한주민이냐 김정일이냐,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 있을 뿐 제3의 선택은 불가능하다. 이것은 죽느냐 사느냐, 대신 죽기도 하고 살기도 하는 제3의 선택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2005. 8. 21.)
  
[ 2005-08-23, 07:4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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