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 미성숙한 분이 대통령이라니"

김필립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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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숙한 대통령에 대한 감상
  
  
  
  “저렇게 미성숙한 분이 대통령이 되다니, 이 나라 국민도 저 분처럼 미성숙해서 저런 분을 대통령으로 모셨나? 나 원 참- ”
  
  KBS 국민과의 대화에 나온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던진 말이다. 이러한 느낌은 나만의 감상일까? 그렇다면 나 자신이 크게 잘못된 것이리라.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미성숙에 대한 몇 가지 명료한 관점이 떠오른다. 우리 대통령의 부정적 모습을 논한다는 것이 누워서 침 뱉는 격이고 참으로 불경스런 일인 줄 알면서도 이 답답한 마음을 혼자만 움켜쥐고 있을 수 없어 네티즌의 의견은 어떠한지를 묻고 싶다. 두서없이 전하는 저의 부족한 관점을 해량하시기 바란다.
  
  첫째, 미성숙한 사람은 남을 용서할 줄 모른다. 너무나 많은 상처와 미움이 마음에 가득하기 때문에, 남을 용서할 수 있는 인격적 여유와 배려가 자리 잡을 수 없다. 우리 대통령은 남을 용납하고 용서하기에는 그 자신의 내면에 너무 상처가 많은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아직도 인격적 미성숙의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가난하고 피폐한 성장환경을 딛고 국가 정상까지 도달한 나름의 처세과정이 평범해서야 어찌 성공을 이룰 수 있었겠는가? 도전하고 싸우고 이겨나가는 과정을 통해 나름의 인생이 형성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성공 뒤에는 많은 상처들이 생겨났을 수 있었으리라. 그를 비웃고 경멸하는 자들, 그의 앞길을 방해하고 억누르는 자들로 인해 받은 상처들이다.
  그러면서 무엇이 옳고 그른가라는 정의관보다는 그에게 상처를 준 자들을 미워하는 증오관이 하나의 가치로 정착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증오의 가치, 즉 무엇이 밉고 무엇이 밉지 않은가에 대한 판단 기준이 가난한 자와 가진 자, 혹은 피압박자와 압박자라는 대립 구도로 합리화의 패턴을 만들었고 나아가 정치사회적 이념으로 정당화화하기에 이른 것이리라.
  남을 용서하고 배려하기에는 너무나 높이 쌓여진 이 증오의 가치관이 스스로도 억제하지 못하고 말 가운데 툭툭 튀어나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과거사의 문제를 용납하지 못하는 것은 상처를 준 자들에 대한 증오로부터 배태된 것이지, 국가의 미래를 위한 역사적 결단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대통령 개인의 불행이 국가 시스템 전체에 확대 생산됨으로서 온 나라의 불행으로 나타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점에서 우리 대통령은 그 개인이 너무나 불행한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둘째, 미성숙한 사람은 남을 탓한다. 스스로 자기의 일을 책임지려는 의지가 부족하다. 그래서 일마다 남을 탓하고 환경마다 원망한다. 주어진 일과 조건에 대해 투정하고 힘들어하며 삶 그 자체를 증오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사람은 미래를 향해 도전해 가기보다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다. 유감스런 일이지만, 우리 대통령에게도 이러한 미성숙의 요소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대표적인 예가 언론을 탓하고, 과거를 탓하며 야당을 탓하고 대학과 사학을 탓하고 부자를 탓하고 강남 사람들을 탓하고 대기업을 탓하고 일본을 탓하고 미국을 탓하고 나아가 최근에는 청와대 홍보수석까지 동원해 국민 그 자체를 탓한다. 대통령이 된 후로 스스로가 책임지겠다는 믿음직스런 모습을 본적이 없으니 내가 과문한 탓인가?
  남을 탓하는 사람의 대표적 특징은 그 마음이 어린애와 같다는 것이다. 내가 책임져야 할 일도 책임지지 않고 회피하고 그 책임의 부담을 벗어나려고 한다. 책임지지 않으려는 것은 결국 그 일을 책임질 자신과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책임질 수 없는 일이라면 당연히 나는 그 일을 하지 못하겠다고 정확하고 정직하게 밝혀야 한다. 그러나 우리 대통령은 이 부분에서 몇 번씩이나 마음의 신호를 밖으로 보냈지만, 대통령이라는 위중한 자리가 어린애 같은 모양새로 적당히 처리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어린애 같다는 표현은 국가차원에서 대통령의 책임부담을 덜어줄 구체적 견해 없이 막연한 심정만 전한다는 말이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통째로 권력을 내놓겠다고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그 역시 어린애 수준의 투정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이 모든 모습들이 국가경영이라는 막중한 일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힘들다는 간접적인 표현이며 이제는 모든 게 싫어졌다는 미성숙한 인격체의 투정이라는 생각인 것이다. 마치 저자거리에서 엄마 치마 자락을 붙들고 소리소리 지르는 철없는 어린애같이 보인다. 대통령 그 자신이 불행할 뿐 아니라, 구체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결단하지 못한 채 국민들을 향해 투정부리는 미성숙한 사람을 대통령이라고 날마다 바라보는 우리 스스로가 불행한 국민들이라는 생각이다.
  
  이러한 생각은 개인적인 상상일 뿐이다. 제발 진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대통령이 미성숙한 사람이라면 우리는 대통령을 도와서 그가 진실로 평안하게 물러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스스로 하야를 결단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라면 여기에는 더 치명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을 수 있다. 남을 용서하지 않고 남을 탓하는 정치 패턴이 대통령의 개인적 상처나 무능력에서 기인된 것이 아니라면 여기에는 무섭고 무서운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이리라. 그것이 무엇인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길 뿐이다. 그것은 개인적 불행의 차원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을 허물려고 하는 어떤 감추어진 세력의 음모이고 전략일 수 있기 때문이다.
  
  
  
  
[ 2005-08-26, 21:0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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