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회심(回心)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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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티어 칼럼/ 정치는도박판의 '한판 베팅' 이 아니다 - 이종연 편집인
  
  요즘 시중에선 노무현 대통령의 중도 사임 가능성이 거의 기정사실화 된 것처럼 화제에 오르고 있다.
  
  대통령과 저녁식사를 함께 했던 정대철 전 의원은 “대통령이 정말 그만 둘 것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당대표를 지낸 이부영 전 의원도 “노 대통령이 내년 지방선거를 포함한 정치일정을 조율하면서 조기 사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고통치권자가 임기 중에 도중하차한다는 심상치 않은 얘기들이 이렇듯 여당 중진들의 입에서 계속 흘러나오고 있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노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괜스레 그만 둔다 그만둔다 하며 약 올리지 말고 즉각 물러나라”는 다혈질도 적지 않다.
  
  시중에서는 여권이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내년 지방선거전에 대통령이 전격사임하고 지방선거와 대통령 보궐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정치 회오리’가 몰아칠 것이라는 ‘뒤숭숭’한 얘기가 번지고 있다. 벌써부터 야권에서는 ‘노대통령의 풀 베팅’에 대비해야 한다며 전전긍긍이다. 왕조시대였다면 ‘역모(逆謀)’에 해당할 ‘무엄한’ 주장이다.
  
  이런 얘기가 시중에서 공공연하게 회자(膾炙)되고 있는 것은 그동안 노대통령의 이른바 ‘회오리 정치’에서 비롯된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있다.
  노대통령은 확실히 승부사형 정치인이다. 정치적 위기에 몰릴 때 마다 ‘모든 것을 내 던지는’ 한판 베팅으로 국면을 일거에 반전시키는 절묘한 ‘정치기술’을 갖고 있다.
  
  ‘탄핵’으로 코너에 몰려있다 ‘한판 뒤집기’로 ‘왕의 귀환’을 실현했고 ‘탄핵’을 카드로 17대 국회의원 총선을 제3당의 열세였던 열린우리당에 과반의석을 넘기는 압승을 거두게 한 것도 모두 ‘노무현의 승부사적 기질’이 성공을 거둔 사례다.
  
  승부사적 기질로 보면 그를 정치에 입문시킨 YS를 뺨친다.
  YS가 ‘투사형 승부사’라면 노무현은 ‘풀 베팅 형 도박사’에 가깝다. 포커판에서 가진 돈을 몽땅 걸고 한판에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승부사이거나 도박사이거나 어쨌든 그는 특유의 정치 감각으로 종착역인 대통령까지 왔다.
  문제는 선거에서야 정치적 도박이 통할 수 있겠지만 국가경영을 ‘노름판 판돈 대듯’ 하다가는 나라가 결딴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이나 통치행위가 ‘모 아니면 도’ 식의 위험한 게임처럼 되는 것은 참으로 위험천만한 일이다. ‘모’가 나오면 대통령의 승리는 되겠지만 자칫 잘못 ‘도’가 나올 경우 이는 곧바로 국가적 재앙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의 통치행위가 그때 그때 ‘정치적 전리품’만을 노리는 식으로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권모술수’는 될지 몰라도 ‘정치’가 될 수 없다.
  
  한 국가의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은 하나하나가 나라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의 통치는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다. 이겨도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면키 어려울 수 있고 졌어도 먼 훗날 역사의 후한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대통령의 통치행위가 여권의 권력재창출이나 퇴임 후의 안전만을 도모해서 될 일이 아니다. 더구나 대통령이 ‘꼼수’를 부리는 것은 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걱정되는 것은 노대통령이 ‘탄핵정국’ 때도 재미를 본 것 처럼 여전히 도박적 심리상태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언젠가 노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이런 식으로 가다간 내가 식물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최고 통치권자의 핵심정서가 “내가 식물대통령이 될 수 도 있다”는 지경에 이르렀다면 이는 보통 위험한 상황이 아니다.
  노대통령의 성정(性情)으로 볼 때 식물 대통령이 될 바엔 차라리 대통령직을 던져 버리겠다는 ‘마지막 카드’를 던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국회의원 시절에도 몇 차례나 사표를 던졌던 그다. 대통령자리에 연연해서 용렬한 몸짓으로 임기나 채우고 있을 성격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현재 노대통령을 둘러싼 정치 환경은 최악이다.
  지지도는 20%미만으로 떨어졌고 주가는 춤을 추지만 거시지표로 나타난 경제상황은 바닥이다. 대선당시 5%이상의 성장을 공약했지만 취임 첫해부터 4%대에 그쳤고 올해 예상 성장율은 3.8%에 불과하다.
  
  회심의 카드로 꺼냈는지는 모르지만 ‘연정론’은 한나라당으로부터 딱 잘라 거절당했고 얘기를 다시 꺼내기도 거북한 상황이다. 막다른 국면에서 노 대통령이 무엇인가 정치적 탈출구를 찾으려는 것은 충분히 상정할 수 있는 일이다.
  
  대통령직을 걸고 선거제도 개편 투쟁을 벌이는 것을 예상할 수 있고 임기단축을 전제로 개헌을 추진하는 것 등을 가정해 볼 수 있다.
  
  노대통령이 어느 쪽으로 ‘튈지는’ 누구도 모른다.
  문제는 어느 쪽이 됐던 국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민생정치’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취임 초부터 시작된 ‘베팅’이 계속되고 나라전체가 소용돌이에 휩싸인다면 나라의 장래는 정말 어려워 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일부 ‘다혈질’들의 주장대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은 더욱 불행한 일이다.
  
  임기 반환점을 돌아선 노무현 대통령은 이제 ‘승부사 기질 ’을 과감히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들의 아픈데를 어루만지는 정치를 시작하기 바란다. 국민들의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무엇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지에 시선을 돌려야 한다. 2년여의 임기가 남았으니 시간은 충분하다.
  
  공연히 ‘임기단축’이니 ‘개헌’이니 하며 한판 승부를 벌이려다가는 정말 불행한 일이 닥칠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저분이 언제 그만 두려고 저러나?”하며 국민들이 대통령을 걱정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종식시켜야 한다.
  
  가을답지 않게 궂었던 날씨도 이제 청명한 가을하늘로 돌아왔다. 우리 정치에도 불안한 먹구름이 걷히고 가을하늘 같은 ‘청정정치(淸淨政治)’가 시작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종연 편집인 jylee@frontiertimes.co.kr
  
[ 2005-09-27, 17:3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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