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브라이트 소장 인터뷰] “北核 역량 과장…농축시설 존재하나 우라늄彈 보유 여부는 불확실”
“10개 이상의 핵무기 보유 주장엔 근거 없어…강성 핵시설 공개돼 제3의 시설로 원심분리기 옮기는 듯”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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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 역량과 관련해 국제기구 및 전문가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플루토늄 기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총 6회의 핵실험을 실시했는데 초창기 실험에서는 플루토늄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3차 이후에 진행된 실험에서 어떤 핵물질이 사용됐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북한이 과연 플루토늄뿐만 아니라 우라늄 기반 핵무기까지 보유했다면 북한의 핵무기 보유 추산치는 크게 올라간다.

이런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0년 9월 초 발간한 ‘북한 핵 안전조치 이행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 1년 사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계속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영변 핵 연료봉 제조공장에서 차량의 움직임과 냉각장치 가동 징후가 포착됐다는 것이다. IAEA는 이런 활동이 “원심분리기에서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것과 일치한다”고 했다. IAEA는 북한의 제2 우라늄 농축 시설로 지목된 ‘강성(강선)’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언급했다. 이 시설이 우라늄 농축 시설의 특징을 보인다고 했다. 영변 원심분리기 농축 시설에서 나타나는 특징이 강성에서도 포착된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수와 관련해서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북한의 핵무기가 20~60개이며 매년 6개를 새로 생산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는 북한의 핵무기가 30~40개이며 전년대비 10개가량 늘어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올리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처장은 최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런 핵개발 역량이 과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매년 10개의 핵무기를 생산한다면 이는 플루토늄이 아닌 우라늄 기술을 사용하는 것인데 이런 움직임은 제대로 포착된 적이 없다고 했다. 우라늄 농축을 위해서는 농축에 필요한 연료가 핵시설에 드나드는 과정이 확인돼야 하는데 유엔 전문가위원회도 이를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매년 10개의 핵무기를 생산한다는 것은 중국 정도의 핵강국이 됐다는 것인데 이런 주장에는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그는 “나의 추론은 북한의 생산성이 생각보다 떨어진다는 것”이라며 “각국 정보당국 및 싱크탱크는 북한 핵역량과 관련 ‘최악의 시나리오’를 공개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북한에 우라늄 핵무기는 실재(實在)할까? 우라늄탄(彈)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북한의 핵무기 보유수를 너무 과대 평가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과 또 한차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2010년 초 북한의 핵시설을 직접 방문했고 국제사회가 각국에서 진행한 대량살상무기 사찰에 참여한 인물이다. 그가 운영하는 ISIS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 추산치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온 바 있다. ISIS는 2018년 5월 미-북 협상이 한창일 때 북한의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 ‘강성’을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한 곳이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의 우라늄 핵무기 보유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북한의 핵무기는 10개 안팎이며 이는 모두 플루토늄탄(彈)이라고 했다.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 능력 등을 감안할 때 핵무기는 매년 1~2개 정도 늘고 있다고 했다. 매년 10개 이상 생산되고 있다는 주장은 우라늄 농축 핵무기가 제대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가정하에서 나온 ‘추산치’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국제사회가 파악한 북한의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 수준으로는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 존재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앞으로 북핵 협상의 최대 관건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북한의 비밀 핵시설인 강성 시설에 많은 트럭 움직임이 포착된다고 했다. 강성은 2018년 세상에 공개됐다. 비밀 시설의 존재가 드러나 새로운 비밀 시설로 원심분리기를 옮기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트럭을 통해 원심분리기를 옮기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원심분리기를 기존 시설에서 해체하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약 10~20%의 원심분리기가 손상된다고 했다. 그는 과거 북한 과학자들과 만나 영변 핵시설 폐쇄를 논의할 때 이들이 ‘원심분리기를 해체해 옮기면 절반은 잃게 될 것이라며 절대 폐쇄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고도 했다. 2020년 9월 중순 진행된 올브라이트 소장과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 북한에 우라늄탄이 있다고 보나?
“어떤 구체적인 증거도 드러난 것이 없다. 2010년 초 북한의 공식 성명을 분석한 적이 있다. 북한은 핵실험에 ‘핵물질들’이 사용됐고 ‘핵물질들’을 생산하고 있다고 했다. 복수형을 사용한 것이다. 북한이 플루토늄뿐만 아니라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했다고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핵실험 이후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했다는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이 왜 어렵게 원심분리기 장치 운영에 필요한 부품들을 구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여러 정황상 북한이 무기화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만들고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 ‘북한에 핵무기가 60개 있다’는 식의 주장이 나오는데 이는 쉽게 추측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만약 그렇다고 하면 50개 정도는 우라늄탄(彈)이라는 것이다.”

- 북한 핵무기와 관련돼 각종 추산치가 나오는데 정확하지 않다는 것인가?
“그렇다. 플루토늄이 무기를 만들기는 더 좋다. 핵물질을 압축하기도 쉽고 부피도 작다. 부피로만 따지면 고농축 우라늄보다 20%가량 부피가 작다고 보면 된다. 부피가 작다는 것은 이를 폭발시키기 위한 폭발물이 덜 들어간다는 것이다. 더 작게 만들 수 있다. 고농축 우라늄은 무게도 더 나간다. 똑같은 위력을 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양의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 많은 핵무장국가들은 플루토늄이 양적으로 부족하다.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것보다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것이 더 빠르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은 핵폭탄 중심 부분에 약 1kg의 플루토늄을 넣고 약 10kg의 우라늄을 폭탄 외곽부분에 넣는다. 이렇게 폭발시키면 원하는 폭발력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플루토늄만으로 만든 것처럼 작게 만들지는 못하지만 우라늄으로만 만드는 것보다는 작게 만들 수 있다.”

- 플루토늄과 우라늄 중 무엇이 만들기 더 어렵나? 어떤 게 더 경제적인가?
“플루토늄을 만드는 것이 더 어렵다. 원자로와 재처리시설 두 개가 다 필요하다. 방사능 물질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 제작된 시설이 필요하다. 방사능 유출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원심분리기를 통한 우라늄 농축은 이런 어려움이 덜하다. 우라늄은 방사능이 플루토늄보다 덜하다. 원심분리기는 항상 고장나는 부품이지만 계속 만들어낼 수 있다. 북한은 경수로를 통해 플루토늄 생산량을 늘리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012년까지 플루토늄 시설을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아직도 가동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

- 플루토늄이 소형화하는 데 편리하다고 말했다. 미사일 등 운반체계에 탑재하는 것도 플루토늄이 더 편리하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렇다. 북한의 핵프로그램은 플루토늄에서 시작됐다. 북한은 플루토늄 프로그램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1990년대부터 국제사회에 플루토늄 프로그램 개발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다 A. Q. 칸의 도움을 받아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검토하게 된 것이다.”

- 우라늄을 개발한 이유는 플루토늄 프로그램이 실패하는 상황을 대비하는 하나의 보험이었다고 생각하나?
“실패를 걱정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싶었던 것 같다. 북한 과학자들은 파키스탄의 칸 연구소에 가서 미사일 기술을 가르쳐줬다. 북한 기술자들은 이때 파키스탄의 원심분리기 시설을 보게 됐고 관심을 갖게 됐다. 이 기술자들은 모두 군(軍) 소속이었다. 노동미사일 기술을 전달하고 원심분리기 기술을 받아온 것이다. 북한이 처음 우라늄 농축 실험 시설을 지은 곳은 군대가 관리했다. 원자력 관련 부서가 이를 담당한 것이 아니다. 그후에 영변이 들어서며 원자력 부서가 이를 총괄하게 됐다.”

-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9월 초, ‘북한이 지난 1년 동안 우라늄 농축 활동을 계속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을 만들고 있다고 보나?
“영변 근처에서 여러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비가 새로 들어가고 열이 감지됐다는 것 같다. 내가 확인해본 결과로는 북한이 무기화할 수 있는 수준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는 증거는 하나도 없다. 농축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증거도 없다. 원심분리기 시설은 화씨 70도(섭씨 약 21도) 수준의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여름엔 에어컨을 틀고 겨울엔 히터를 틀어 온도를 유지해줘야 한다. IAEA는 영변 시설에서 열이 감지됐다고 하는데 이를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열이 감지됐다는 뜻인지 농축을 하고 있다는 것인지 불확실하다. 북한은 우라늄을 어느 수준으로 농축하고 있다고 한 번도 밝힌 적이 없다. 국제사회가 영변 핵시설에 마지막으로 방문한 지도 벌써 오래됐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최근 발표한 2020년 연감에서 북한의 핵무기가 30~40개로 추정된다고 했다. 지난해 추정치인 20~30개보다 10개 늘었다고 했다.
“이 연구소가 북한에 대해 발표하는 자료는 형편없다. 이들은 처음에는 북한에 10개 정도의 핵무기가 있다고 했다.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은 없고 플루토늄 프로그램만 있다는 가정하에 이런 추산치를 냈다. 그러다 갑자기 북한에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 있는 것 같다며 지금과 같은 숫자로 바꿔버렸다. 북한의 핵무기 수가 10개 이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근거가 부족하다. 북한은 6자회담 당시 플루토늄 시설에 대한 신고를 했고 북한이 어느 정도의 양을 생산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북한의 원자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대충 다 알고 있다. 플루토늄 생산량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는 것이다. 이제 문제는 북한의 핵탄두에 얼마나 많은 플루토늄이 사용되는지 여부다. 북한은 2006년 핵실험 당시 플루토늄 2kg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내가 얘기를 나눠본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북한이 4kg의 플루토늄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핵무기 하나당 얼마나 많은 플루토늄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북한의 핵무기 추산치가 달라질 수 있다.”

- 북한의 핵무기가 10개 정도라고 보나?
“9~12개의 플루토늄 핵폭탄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원자로에 있는 플루토늄을 추가로 추출했다고 가정하면 몇 개가 더 많을 수도 있다. 약 12~15개라고 생각한다. 북한은 지금까지 총 6차례의 핵실험을 했다. 북한이 6차례의 핵실험에서 모두 플루토늄을 사용했다고 하면 이 추산치에서 6개를 빼야 한다. SIPRI는 이런 상황 역시 고려하지 않았다. SIPRI의 보고서는 신뢰할 수 없다고 본다. 지그프리드 헤커 역시 비슷한 추산치를 내고 있다. 그는 우라늄 농축 시설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사람이다. 그 역시 북한의 핵무기 수를 30~40개 정도로 추산한다. 매년 6개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매년 6개를 만들 수 있는데 왜 핵무기 수가 30~40개밖에 안 되나? 5년 안에 다 만들 수 있었다는 것 아닌가? 매년 6개를 만든다면 북한의 핵무기 수는 100개는 되지 않겠나? 북한 핵무기에 대한 이런 추산치에 대해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 플루토늄 핵무기는 약 10개 있고 매년 1~2개 정도를 추가 생산하고 있다고 보는 것인가?
“그렇다. 북한은 핵실험에 2kg의 플루토늄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여러 혼란이 일어났다. 정보당국은 4kg이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 북한은 2kg이라고 하니 북한이 하나의 핵무기에 얼마나 많은 핵물질을 넣고 있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2kg을 사용한다고 하면 약 20개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4kg이 사용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우라늄을 섞어서 핵폭탄을 만든다면 플루토늄 2kg 탄두도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과거 실험에 따르면 2kg 플루토늄탄(彈)은 폭발력이 매우 약하다. 약 0.5kt 정도이다. 0.5kt짜리 핵폭탄을 왜 가지려고 하겠는가? 또한 북한은 과거 실험에서 10kt 폭발력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2kg의 플루토늄을 사용해 이런 폭발력을 낼 수는 없다. 핵분열, 증폭 방식 등을 사용하면 수소폭탄과 같이 폭발력을 크게 늘릴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 기술을 터득했다는 증거는 없다. 북한은 이 기술을 터득하기 위해 삼중수소를 연구했다. 북한의 삼중수소 기술은 매우 미흡하다. 또한 북한이 해외에서 물건을 조달한 정황을 분석해본 결과 이에 필요한 기술을 사들인 건 2010년 이후다.”

- 매년 10개의 우라늄 핵무기를 만들고 있다는 추산은 잘못됐다는 뜻으로 들린다.
“매년 10개의 우라늄彈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 200kg의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 영변 핵시설에서 생산할 수 있는 양을 훨씬 뛰어넘는다. 헤커 같은 사람들의 계산은 이렇다. 영변에 4000개의 원심분리기가 4개로 분류돼 있고 총 1만6000개의 원심분리기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200으로 나누면 80이 나온다. 북한이 연간 80kg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핵무기 하나당 20kg의 우라늄을 사용한다고 하면 핵무기 4개를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5kg씩을 사용하면 5개가 된다. 그러면 10개라는 추산치는 어떻게 나오게 되는가? 최상의 시나리오에서 만들면 이렇게 된다는 것인데 북한은 A. Q. 칸의 원심분리기 캐스캐이드 방식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고농축 우라늄을 만들려면 원심분리기의 수가 줄어들게 된다. 그렇다면 연간 50kg 정도의 우라늄을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연간 2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수준밖에 안 된다. 영변에서는 이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물자가 조달되고 있는 상황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강성’이라는 핵시설이 논란이 되는 것이다. 강성 지역에는 엄청난 규모의 트럭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원심분리기 시설에 필요한 수준보다 훨씬 큰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 IAEA는 최근 강성이라는 시설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IAEA가 이름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성사진으로 보면 강성은 2층 건물이다. 창문을 통해 이를 알 수 있다. 원심분리기 시설이 2층인 경우는 드물다. 원래는 1층인데 북한이 꾀를 써서 창문을 2층처럼 두 줄로 만들었을 수는 있다. 또한 트럭이 너무 많이 강성에서 포착되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감시망을 혼란시키기 위해 이렇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영변에서는 전혀 트럭 움직임이 없으나 강성에서는 항상 발견되고 있다.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우라늄 농축 기술을 전해 받은 것은 1990년대 후반이다.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무기를 만드는 데 몇 년이 걸리나?
“몇 년 안에 될 것이다. 파키스탄으로부터 원심분리기와 여러 샘플을 전달받았다. 칸은 2001년 칸 연구소에서 쫓겨났다. 연구소를 통해서는 북한에 도움을 주지 못했지만 여전히 개인적으로 도움을 줬다. 칸이 완전히 물러나게 된 2004년부터 북한은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 칸이 건재했을 때는 여러 도움을 받고 빠르게 개발해나갈 수 있었다. 그러다 북한이 혼자서 농축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한 뒤부터는 개발 속도가 느려졌다.”

-  국제사회 여러 곳에서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여러 추산치가 나온다. 30개, 60개, 일부는 100개라는 주장도 한다.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이라고 봐야 하나?
“이 수치들은 우라늄彈을 만들고 있다는 가정하에 만들어진 것이다. 플루토늄을 핵무기당 1kg을 사용한다고 해도 많아야 30개다. 60개나 100개라는 추산치가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각종 추산치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 플루토늄 생산 속도가 우라늄보다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우라늄 농축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북한의 핵무기 추산치는 과장돼 있다는 것으로 들린다.
“플루토늄 생산 속도는 매우 느리다. 북한의 경우, 플루토늄彈은 매년 1~2개 만들 수 있고 우라늄彈은 3~4개를 만들 수 있다. 북한은 강성에 필요한 많은 물건을 사들였다.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캐이싱 튜브 등을 많이 샀다. 2010년 이후 약 1만2000개의 원심분리기에 필요한 부품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기준 북한 영변에 있는 원심분리기는 2000개뿐이었다. 북한이 사들인 부품과 실제 핵시설에 들어 있는 원심분리기 수와 큰 차이가 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비밀 장소에서 더 큰 우라늄 농축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ISIS는 과거 여러 차례 북한의 핵무기 현황에 대한 추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최근에도 이 작업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최신 현황을 파악해보려 하고 있다. 몇 가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강성’이다. 이 시설이 공개된 지 몇 년이 흘렀다. 이 시설이 우라늄 농축 시설인지 우선 확인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 국가 당국자들과 관련 논의를 해왔다. 미국은 유럽 국가들보다 이 시설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꺼린다. 유럽 국가 당국자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프랑스의 추산치는 어떻다, 독일의 추산치는 어떻다, 이렇게 정리를 해서 발표를 하지만 미국은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 한국은 과거 강성이 우라늄 농축 시설이라고 판단했지만 최근에 들어 이 시설이 어떤 시설인지 불확실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한국 정부는 북한 탈북자를 조사했다. 이 탈북자는 강성이 우라늄 농축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고위 당국자와 얼마 전 얘기를 나눴는데 그는 강성이 우라늄 농축 시설이 맞는 것 같다고 말해줬다. 물론 한국 정부가 독립적으로 조사를 한 것이 아니라 다른 국가들이 그렇게 판단하기 때문에 이런 주류 의견을 따라간 것으로 보였다.”

- 이 탈북자를 신뢰할 수 있나?
“그렇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과거 탈북자의 주장을 바탕으로 북한의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 네 곳을 지목해 조사했다. 그런데 어떤 것도 사실로 드러난 적이 없었다. 탈북자들은 과거 이런 저런 주장을 해왔으나 강성의 경우는 달랐다. 강성의 존재를 주장한 탈북자는 믿을 만한 주장을 했다. 각국의 정보당국이 정보를 공유했다. 한 국가의 정보기관은 이 탈북자의 증언은 말도 안 된다고 했다. 미국의 국방정보국(DIA)은 강성 시설이 존재하고 약 1만2000개의 원심분리기를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곳으로 파악했다. 독일 정보당국은 약 6000개의 원심분리기가 들어가는 시설로 봤다. 독일 측의 분석은 북한이 1만2000개의 원심분리기에 필요한 부품을 조달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렇다면 6000개가 부족하게 된다. 그렇다면 영변과 강성을 제외한 ‘제3의 비밀 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게 된다.

- 2018년 DIA의 보고서가 워싱턴포스트에 유출돼 강성 핵시설의 존재가 세상에 공개된 적이 있다.
“DIA는 북한의 핵시설 분석을 제일 추진적으로 하는 곳이다. 다른 정보기관은 여러 부정적인 의견을 내놔도 DIA는 자신들만의 줏대를 가지고 발표를 해왔다. DIA는 2000년에도 북한에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 등 다른 기관들은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며 반박했다. 크리스토퍼 힐이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지냈을 때인데 그가 직접 나서서 북한에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은 없다고 했다. 우리 ISIS도 이때 북한에 비밀 원심분리기 시설이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런 내용을 국무부 관계자들에게 브리핑을 해준 적이 있다. 이들 관료들은 내게 불만을 표출했다. ‘어떻게 이런 내용을 알게 됐는가, 누가 이런 사실을 알려줬는가, 우리는 이런 정보가 없는데 네가 어떻게 알고 있느냐’고 따졌다. 이는 거짓말이었다.  DIA로부터 이런 내용을 들었을 것이 분명했다. ISIS도 처음에는 북한의 비밀 우라늄 시설 존재를 회의적으로 봤다. 그러다 북한이 사들인 물품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비밀 핵시설이 존재한다는 판단을 내리게 됐다. 북한은 해외조달을 파키스탄과 이란이 사용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했다. 크리스토퍼 힐과 직접 만나 이런 얘기를 해준 적이 있다. 그는 비밀 시설 존재에 대해 계속 부인했다. 6자회담이 일어날 때였고 힐과 같은 사람이 요직에 있었음에도 DIA는 비밀 핵시설이 존재한다는 내용을 계속 보고했다.”

- ISIS는 강성의 존재를 거의 최초로 공개한 연구소였다. 어떻게 정보를 입수했나?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유럽 정부 당국자들이 내게 이 내용을 알려줬다. 정보 당국자들과 만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런 내용을 말해줬다. 관련 내용의 기밀 해제를 해도 된다는 판단은 내렸지만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히기는 꺼려한 것 같다. 약 1년 동안 강성에 대한 내용을 이들에게 들었다. 유럽 국가들은 이런 내용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편이다. 강성이 존재한다는 것이 100% 사실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만약 강성이라는 시설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는데 나중에 직접 가보니 아무것도 없으면 창피스러운 일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 금창리 사건과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注: 미국은 1998년 북한이 금창리에 지하 핵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판단했고 1999년 미국 조사단이 이 시설을 방문했으나 핵시설이 아닌 그냥 비어 있는 터널만 발견했다).”

-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파악하는데 있어 유럽 정보당국이 미국보다 뛰어나다는 뜻인가?
“그렇지는 않다. 미국이 훨씬 더 많은 자료와 정보가 있다. 미국도 강성과 같은 내용을 내부적으로는 논의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절대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는 국가다. 나는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만나게 돼도 강성 시설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았다. 보고서를 출간하기 전에 내가 어떤 내용을 알고 있는지 공개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강성 이외의 제3시설에 대해서는 물어봤지만 강성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숨겼다.”

-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역량부터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것조차 어려운 상황 아닌가? 정확한 역량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제2, 제3의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을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는 뜻으로 보인다.
“그렇다. 지금까지는 추론에 불과하지만 확인돼야 할 문제가 있다. 북한이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갖고 싶어한다는 가정하에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북한은 강성 우라늄 농축 시설을 운영하고 있고 국제사회가 위성 등으로 파악한 시설이 강성이 맞다고 가정해보자. 비밀 시설을 원했는데 더 이상 비밀이 아니게 됐다면 북한은 이 시설을 비우려고 할 것이다. 강성에는 최근 엄청난 규모의 트럭이 드나들었다. 원심분리기들을 최근 몇 달 사이에 이 시설에서 다 비웠을 가능성이 있다. 기존 시설을 해체하고 다른 곳에 새롭게 건설하게 되면 일부의 원심분리기는 잃게 된다. 매우 조심스레 해체 및 재설치 작업을 하면 약 10~20%만 고장나고 나머지는 살릴 수 있을 것이다. 북한 영변을 방문했을 때 북한 과학자들에게 이런 얘기를 직접 해준 적이 있다. 영변의 핵시설을 해체하고 다른 곳에서 다시 설치하면 소수의 원심분리기는 고장나게 된다고 했다. 북한은 영변 시설의 문을 닫고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되면 원심분리기 절반을 잃게 될 것이라며 이는 재앙적 상황이라고 했다. 이런 이유로 영변 시설을 폐쇄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은 사실상 유럽 URENCO에서 만든 구식 원심분리기 모델을 사용하는 것인데 이를 안전하게 해체해 새로운 시설에 설치할 수 있는 방법은 이미 알려져 있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은 이미 이런 작업을 해서 다른 비밀 시설로 원심분리기를 옮겼을 수 있다.”

[ 2020-09-21, 13:3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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