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서 어머니 부음(訃音) 듣고 취입(吹入)…1975년 김희갑이 낸 음반 30만 장 판매
김장실의 노래 이야기(23)불효자는 웁니다(김영일 작사, 이재호 작곡, 진방남 노래, 194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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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생래적으로 자식을 위해 끊임없이 희생하는 존재이다. 그러나 나이가 좀 들고 자기도 자식을 나아 기르면서 세상 이치를 깨닫기 전까지 자식은 부모의 그 희생을 잘 알 수가 없다. 세월이 많이 흘러 철이 든 자식이 잘해주려고 마음을 먹을 때에는 부모님은 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다(논어에서는 이를 子欲養而 親不待라고 표현). 연말이나 제사 혹은 생일 등 특별한 계기가 오면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특히 살아 계실 때 잘 해드리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린다. 이럴 때 ‘불효자는 웁니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우리 대중가요에서 이처럼 눈물겨운 사모곡을 대표하는 노래가 바로 <불효자는 웁니다>이다. 김영일이 작사하고 이재호가 작곡한 이 노래를 취입하기 위해 가수 진방남은 인기가수 백년설, 신카나리아 등과 함께 일본 오사카에 갔었다. 그런데 녹음 스튜디오 대기실에서 어머님 별세라는 청천벽력 같은 전보를 받았다. 그는 이 사실을 작곡가 김교성에게 알리고 펑펑 울기 시작하였다. 오랫동안 하도 애절하게 우니까 김교성 작곡가는 노래 취입을 연기하자고 얘기를 하였다. 그러나 어렵게 잡은 기회를 날려버릴 수가 없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취입실(吹入室)에 가서 연습했으나 목이 너무 메여 노래가 아예 되지 않았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다음날 취입할 것을 결정하였다.
  
  그날 밤 그는 과거 고향을 떠날 때 구마산역(舊馬山驛)에 배웅을 나온 자신의 어머님께 “내 성공해서 모시러 올께요”라고 맹세하고 고향을 떠난 이후 아직 성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어머님이 이 세상을 떠난 것은 불효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 노래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이와 함께 그는 기존 가사 3절의 “청산의 진흙으로 변하신 어머니여”를 “이국에 우는 자식 내 몰라라 가셨나요”로 수정하여 같이 갔던 작사가 박영호, 작곡가 김교성과 이재호에게 보여주어 허락 사인을 받았다. 곧이어 그는 녹음실에서 거의 울음 섞인 목소리로 취입을 완료하였다.
  
  일본에서 취입이 완료된 후 서울로 돌아와 이 노래의 홍보를 위해 1940년 경성방송국에 출연하여 생방송으로 노래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이 일을 계기로 <불효자는 웁니다>라는 노래를 담은 레코드에 대한 주문이 쇄도하기 시작하여 인기를 많이 얻었다. 그러나 정작 가수 진방남은 이 노래에 대한 한(恨)이 많아 잘 부르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코미디언 김희갑이 방송 출연과 공연 때마다 이 노래를 불러 인기를 얻었다. 특히 1975년 추석 즈음 한국에 온 조총련계 재일동포 모국방문단 제 1진 앞에서 그가 이 노래를 불러 남산 국립극장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그 이후 레코드로 발매된 그의 노래는 30만 장이나 팔렸다고 한다. 이 노래는 1998년에는 악극으로도 제작되어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했는데, 24회 전회 매진을 기록하였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 진방남은 1917년 경남 마산 출신이다. 그는 작사가로는 반야월이라는 예명을 주로 사용하며, 가끔 추미림, 박남포라는 예명도 같이 쓴다. 그는 1938년 조선일보와 테평레코드사가 공동주최하는 콩쿨대회에서 1등을 하여 가수로 데뷔하였다. <꽃마차>, <불효자는 웁니다>를 불러 인기를 얻은 그는 가수보다 작사가로 더 알려져 있다. <울고 넘는 박달재>, <무너진 사랑탑>, <유정천리>, <삼천포 아가씨>, <소영강 처녀> 등 3000여 곡을 작사하였다.
  
  작사가 김영일은 1914년 황해도 신천 출신이다. 그는 <불효자는 웁니다>, <찔레꽃>, <댄서의 순정>, <노랫가락 차차차>, <쌍고동 우는 항구> 등을 작사하여 인기를 구가하였다.
  
  일제시대와 해방 직후 우리나라 대중가요계를 대표하는 작곡가인 이재호는 1919년 경남 진주 출신이다. 그는 <나그네 설움>, <불효자는 웁니다>, <홍콩아가씨>, <경상도 아가씨>, <물방아 도는 내력>, <단장의 미아리 고개>, <산유화> 등 수많은 노래를 작곡하여 히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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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효자는 웁니다>
  
  불러봐도 울어봐도 못 오실 어머님을
  원통해 불러보고 땅을 치며 통곡해요
  다시 못올 어머니여 불초한 이 자식은
  생전에 지은 죄를 엎드려 빕니다
  
  손발이 터지도록 피땀을 흘리시며
  못 믿을 이 자식의 금의환향 바라시고
  고생하신 어머님이 드디어 이 세상을
  눈물로 가셨나요 그리운 어머니
  
  북망산 가시는 길 그리도 급하셔서
  이국에 우는 자식 내몰라라 가셨나요
  그리워라 어머님을 끝끝내 못 뵈옵고
  산소에 엎푸러져 한없이 웁니다
  
  
[ 2021-03-24, 21:5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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