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 병력 대폭 감축…남자 복무기간 13년에서 8년으로
비대한 인민군을 인력 부족이 심각한 중요 산업으로 돌려 경비 삭감과 생산력 향상의 일거양득을 노린 듯.

강지원·이시마루 지로(아시아프레스)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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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변에서 목욕하고 빨래하는 젊은 병사들. 다들 말랐다. 2017년 7월 평안북도 삭주군을 중국쪽에서 촬영(이시마루 지로)

◆ 인력 부족한 농촌, 탄광에 배치 추진 

북한군의 복무기간(군 병역기간)이 남자 13년에서 8년으로, 여자는 8년에서 5년으로 단축된 것으로 북부지역에 사는 복수의 취재협력자의 조사로 알게 됐다. 1월에 열린 노동당대회에서 결정되었는데, 인력이 부족해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농업 광업 등의 분야에 젊은 인력을 배정하는 것이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취재협조자들은 3월 후반 국방성 대열보충국 산하 병역 사무 전담 부서인 군사동원부 담당자를 만나 확인했다. 또 아들을 올 봄 입대시키는 여러 부모로부터 들었다. (강지원/이시마루 지로)

북한 협조자들이 취재한 한 도의 군사동원부 지도원에 따르면 국가 프로젝트 건설과 농촌, 광산, 탄광에서 인력이 항상 부족해 1월 로동당대회 이후 복무기간 단축이 결정됐다. 한편, “이것은 공식적인 제도 변경이 아니고, 내년에도 남자 8년, 여자 5년이 될지는 모른다고 지도원은 대답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8년 이상 복무한 병사들은 제대하지만 보병부대 등 일반 병종 위주이며 특수부대나 특수병종은 그대로 군에 남는다는 것이다.

국가정보원은 2월 1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 당국이 당 대회 후 9~10년이었던 남자의 병역 기간을 7~8년으로, 여자는 6~7년에서 5년으로 단축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북한에는 고정된 병역 기간이 없으며 해마다 1~3년의 변화가 있다. 아시아프레스의 조사에서는 남성의 경우 2000년대 중반부터 10년 전후로 유지했었지만,  2014년에 11년으로 연장되고 재작년부터는 13년으로 되어 있었다. 남자는 실질적으로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다.

◆ 대기근으로 입대 격감

남자는 의무교육인 고급 중학교(고등학교에 해당) 졸업할 때인 만 17세에서 25세 사이에 입대하도록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군사복무법’에 규정돼 있다. 여자는 ‘18세까지 입대할 수 있다’라고 정해진 지원제다.

특히 복무기간 규정은 없고, ‘국가는 군종별, 병종별, 또는 복무 조건에 따라 군사 복무 년한을 따로 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정세에 따라 국가 재량으로 복무기간을 정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입대 신병은 대학 진학자를 제외하고 남자 13년, 여자 8년으로 기간이 정해져 입대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청춘 시절을 병영에서 보내야 한다. 이 가혹한 초장기 군 복무에는 이유가 있다.

북한에서는 1990년대 중반의 대기근으로 20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사망했다. 이 시기에 태어나 살아남은 기아 세대가 입대 연령에 이르렀던 2000년대 중반부터 신병 충원이 확 줄면서 부대 편성에까지 차질이 빚어졌다. 당국은 여성의 군입대를 강력히 추진하는 것과 동시에, 8~10년 정도였던 남자의 복무기간을 늘렸다.

※ 북한의 병력 수는 2019년 일본 방위성 국방백서에 따르면 약 110만 명. 인구의 5% 가까운 대병력이지만 실제로는 더 적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 사진) 머리끈을 한 채 약간 표정이 없는 여군이 골목 시장을 서성거리고 있다. 계급장을 보면 하사관이다. 2013년 6월 양강도에서 촬영. ‘민들레’(아시아프레스)

◆ 왜 군복무 단축?

김정은 시대 들어서도 대 병력 유지 방침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군 병사를 공짜로 쓸 수 있는 노동력으로 취급해온 동원 경제 방식에 있다.

정확한 비율은 알 수 없지만 전체 병력 중 토목, 건설 작업 전문 인력 수는 상당수에 이를 것이다. 오직 건설공사에만 종사하는 8총국 등 대부대가 수두룩하다. 2020년에는 김정은의 지시로 시작된 평양종합병원 건립과 수해 복구에도 투입됐다. 일반 사병도 규정상 급여가 나오지만 미미하고 의미가 없어 실질적으로 공짜로 쓸 수 있는 노동력은 권력자에게 귀중하다.

그래도 밥만은 국가가 먹여 살려야 하는데 군량미를 국가가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지난 20여 년간 끊임없이 군인이 영양실조를 보이는 실태가 계속되고 있다. 못 먹는 군대에서는 범죄와 부패가 횡행하고 기강 문란도 많이 보고되고 있다.

한편, 산업 분야에서는 한창 일할 나이의 남자 대부분이 군에 입대함으로써,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이 생기고 있었다. 특히 심각한 것은 농업이다. 어느 협동농장에서나 경작을 담당하는 분조에서는 남자가 턱없이 부족하고 일꾼은 대부분 여자라고 함경북도 농장원들은 말한다.

중요한 에너지 산업이자 외화벌이 기간이었던 탄광에서도 노동력 부족이 심각했다. 김정은 정권은 재래식 병력 약화, 공짜로 쓸 수 있는 노동력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비대한 인민군을 병력 부족이 심각한 중요 산업으로 돌리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경비 삭감과 생산력 향상의 일거양득을 노린 것은 아닐까.

◆ 전역 후 젊은이 기다리는 고난

올봄 대량의 제대 군인이 사회에 복귀하게 되었다. 중요한 부대의 인원은 남겨두고 신병 충원이 있었다고 해도 전역자 수는 전체 인원의 20~30%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정작 제대 군인들은 반드시 사회 복귀를 반기지는 않는다고 한다. 

다음 번에는 현지 취재를 바탕으로 제대하는 젊은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고난에 대해 보고한다. (계속)

※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의 휴대 전화가 북한에 반입되어 연락을 취하고 있다.


[ 2021-04-02, 21:4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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