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오렌지색 꾸냥의 귀걸이는 한들한들’…‘만주(滿洲) 파라다이스’의 대표곡
김장실의 노래 이야기(31)꽃마차(반야월 작사, 이재호 작곡, 진방남 노래, 193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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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키고, 1932년 괴뢰 만주국을 건립한 일제(日帝)는 청나라의 오랜 봉금령(封禁令)으로 인적이 드문 광활한 만주 땅에 통치에 적정한 사람을 채워 넣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래서 그들은 조선인과 일본인을 강제적 이주시키는 한편 금 등 각종 값진 자원이 풍부한 만주에 가면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환상을 대중들에게 심어주는 ‘만주 파라다이스’론을 만들어 의도적으로 유포하였다.
  
  특히 일제는 2등 국민으로 살아가면서 온갖 굴욕을 겪고 있는 식민지 조선인들에게 만주는 또 다른 기회의 창이 열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홍보를 적극적으로 실시하였다. 즉, 일제는 만주에 살고 있는 조선인을 만주국인 혹은 선계 일본인(鮮系 日本人)으로 부르며 그들의 만주통치 보조수단으로 활용하였다. 이렇게 만주에 가면 경제적 풍요는 물론 신생 만주국의 일등국민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슴에 품은 조선인들은 1930년대와 1940년대 대거 만주로 갔다.
  
  이에 따라 만주사변이 나던 1931년에는 31만 명의 조선인들이 만주에 거주하였으나, 1937년에는 93만 명, 1939년에는 116만 명으로 급속히 늘어났다. 그 이후 조선인들의 만주 거주는 계속 늘어 1941년에는 151만 명, 1944년에는 165만 명, 1945년에는 210만 명이나 되었다.
  
  이처럼 만주에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게 되자 1930년대 중반부터 만주를 제재로 한 노래들이 많이 나왔다. <북방여로>, <북국 오천 키로>, <만포선 천리길>, <야루강 춘색>, <대지의 항구>, <복지만리> 등이 바로 이 시절에 나온 노래들이다.
  
  1930년대 후반 인기 가수 진방남과 백난아는 아세아악극단의 만주공연에 거금을 받고 특별출연을 하였다. 만주 공연을 하는 과정에서 이색적인 풍물을 경험한 진방남은 하얼빈에서 이곳에 관한 감상을 정리하여 <꽃마차>, <넋두리 이십 년> 등 두 곡의 가사를 완성하였다.
  
  그는 이 가사를 몸에 지니고 있다가 평북 영변에서 이번 공연에 그의 매니저로 참여한 작곡가 김교성에게 보여주었다. 이 가사를 본 작곡가 김교성은 ‘이거 자네가 쓴 것 맞아. 야 제법인데. 이거 노래 되겠다. 곡을 붙여 발표하자’고 말하였다. 서울로 돌아온 후 이 가사에다 그 당시 인기 작곡가 이재호가 작곡을 하여 진방남이 부르게 되었다. 음반이 나오기 직전까지 작사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가 마지막 순간 자신이 작사했음을 회사에 알리고, 레코드 표지와 가사지 등에 반야월이라는 예명을 작사가로 올렸다. 음반으로 출시된 이 노래는 그 당시 있었던 식민지 조선에서 있었던 만주붐을 타고 인기를 얻었다.
  
  1945년 해방이 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냉전체제가 형성되고, 만주를 포함한 중국 전역이 공산주의자 지배 아래 들게 되자 작사가 반야월은 원래 가사에 나오는 하얼빈을 꽃서울로 고치는 등 수정을 하여 다시 발표하였다. 그러나 가사를 고쳤지만 꾸냥, 오렌지색 하늘, 손풍금, 마차 등 중국의 동북방 만주지역을 연상하는 가사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가수 진방남이자 작사가 반야월은 1917년 경남 마산 출신으로 본명은 박창오이다. 어릴 때부터 노래 소질이 있는 그는 김천에서 열린 전국신인남녀콩쿠르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태평레코드에 입사하면서 가요계로 나왔다. 그는 <불효자는 웁니다>, <꽃마차> 등을 불러 히트하였다. 그러나 그의 진면목은 작사가로서 드러난다. 그는 <울고 넘는 박달재>, <단장의 미아리 고개>, <소양강 처녀> 등 5000여 곡을 작사하여 한국가요계를 대표하는 작사가가 되었다.
  
  작곡가 이재호는 1914년 경남 진주 출신으로, 본명은 이삼동이다. 박시춘과 함께 일제 시대 한국가요계를 대표하는 작곡가인 그는 <나그내 설움>, <대지의 항구>, <귀국선>, <경상도 아가씨>, <단장의 미아리 고개>, <산장의 여인>, <산유화> 등 수 많은 인기곡을 발표하였다.
  
  <꽃마차>
  
  노래하자 꽃서울 춤추는 꽃서울
  아카시아 숲 속으로 꽃마차는 달려간다
  하늘은 오렌지색 꾸냥의 귀걸이는 한들한들
  손풍금 소리 들려온다 방울소리 울린다
  .
  울퉁불퉁 꽃서울 꿈꾸는 꽃서울
  알곰삼삼 아가씨들 콧노래가 들려온다
  한강물 출렁출렁 숨쉬는 밤하늘엔 별이 총총
  색소폰 소리 들려온다 노래소리 들린다
  
  
[ 2021-04-06, 03:2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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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솔383     2021-04-07 오후 4:48
짝짝짝! 노래 잘하십니다 과거에 제가 다니던 고교 학생과장님과 스승의 날 복지만리란 노래를 나눈게 생각나네요
   자유의메아리     2021-04-07 오전 11:00
김장실 전 의원님 서울에서 만주 파라다이스를 그때 많이 불럿네요 당시실제 만주에선 그런노래 못들엇구요 거기살면서 들은 유행가들은 (시나노요루)=(번역하면 지나의밤), (그리고 만슈 무스메)=(번역람년 만주 아가씨)이런 왜요가 유행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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