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미술품 수집가 폴 게티와 李健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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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말, 대한극장에서 133분짜리 ‘All the Money in the World"(이 세상의 모든 돈)를 보았다. ’글레디에이트‘(검투사)로 아카데미 상을 많이 받은 영국인 리들리 스콧이 감독하였다. 이 영화를 다 찍어놓고 조연을 바꿔서 다시 찍는 바람에 1000만 달러 더 들었다.
  
   석유재벌 게티를 연기한 이는 케빈 스페이시였다. 그는 이 영화 개봉 직전에 성추행 사건이 폭로되었다. 스콧은 서둘러 크리스토퍼 플럼머(‘사운드 오브 뮤직’의 대령 역)를 代打로 불러들여 부분적으로 다시 찍은 것이다. 9일만에 재촬영을 끝내고 12월18일에 개봉하였다. 5500만 달러가 들었는데 지금까지 4500만 달러의 매상을 올렸고 조연 남우상 등 아카데미 상 후보로 추천되었다.
  
   88세 플럼머의 연기가 압권이다. 주연은 납치된 손자 게티의 어머니로 나오는 미셀 윌리엄스인데 플럼머의 권위 있고 깊은 연기로 하여 그가 주인공처럼 느껴진다. 주연을 많이 하는 다니엘 월버그가 이 영화에선 조역이다.
  
   흑백 영화로 착각할 정도로 화면이 어둡다. 1970년대의 로마 등지를 재연하였다. 군더더기가 없이 숨 가쁘게 흘러가는데 부자연스러운 反轉이 별로 없다. 사건 당시 81세이던 폴 게티는 이 영화에서 돈밖에 모르는 냉혈한, 세계최고 부자이자 최고 구두쇠로 그려져 있다. 납치된 손자를 구하기 위한 노력은 별로 하지 않고 납치범들에게 줄 돈을 아끼려 한다.
  
   폴 게티는 오클라호마에서 유전 개발에 착수, 돈을 벌기 시작하였다. 그를 세계 최대 부호로 만든 것은 사우디 아라비아-쿠웨이트 중립지대 유전 탐사 성공이었다. 그는 이 유전에서 한 해에 1600만 배럴의 기름을 뽑아냈다.
  
   게티는 런던 교외의 대저택에서 살았다. 저택의 전화기 다이얼엔 자물쇠를 채워놓았다. 출입하는 이들이 멋대로 해외 전화까지 걸어 전화비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 그렇게 한 것이다.
  
   그의 사생활은 행복하지 못하였다. 다섯 번 결혼과 이혼을 거듭하였다. 영화에서 보듯이 한 아들은 마약중독자가 되었다. 며느리 한 사람은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변사하였다. 장남은 자살하고 손자도 납치되었다가 풀려난 뒤엔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약물 중독자가 되어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하여 50대 초반에 죽었다.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손자 게티는 영국의 세인트 조지 국제학교를 다닐 때 교장을 비난하는 낙서를 하여 퇴학되었다. 그 뒤 로마에서 유랑자 생활을 하면서 보석 장식을 만들어 팔기도 하였다고 한다. 1973년 7월 10일 로마에서 납치되어 남부의 카라브리아로 끌려갔을 때 나이는 16세, 풀려난 것은 그해 12월15일, 다섯 달 동안 生死를 오고가는 위협과 가혹행위를 당하였으니 정신 장애를 일으키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게티는 손자가 풀려나와 전화를 걸었을 때 받지도 않았다고 한다. 풀려난 다음 해 독일 여성과 결혼, 아들을 두었지만 1993년 이혼하였다.
  
   그는 죽을 때까지 약물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였다. 뇌졸증에 걸리고 부분 失明도 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였다. 1999년 그는 아일란드에 투자하여 국적을 취득하였다. 2011년 54세에 죽었다. 이 영화는 풀려나는 것으로 끝냈지만 그 뒤의 인생이 험난하였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행복임을 보여준다.
  
   폴 게티는 최고 수준의 미술품 수집가였다. 1954년에 로스앤젤레스의 퍼시픽 팰리사데스 저택 근방에 갤러리를 지었다가 수집품이 늘어나자 본격적인 미술관으로 "게티 빌라"를 세웠다. 1974년이었다. 게티는 2년 뒤(1976년)에 죽었는데 한 번도 이곳을 찾지 않았다. 여기에는 약 4만4000점의 그리스 로마 에스트루스칸 미술품이 소장되어 있고 연간 40만 명이 찾는다.
  
   게티 트러스트는 게티의 유산으로 또 다른 미술관을 짓는데 브렌트우드 지역의 산타모니카 산에 세운 게티 센터가 그것이다. 13억 달러가 들어갔는데 건물과 토지만 38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두 미술관을 운영하는 게티 트러스트 재단은 약 62억 달러의 기금이 있다. 게티 센터엔 희대의 명품들이 많다. 이 미술관은 입장객 수(연간 170만 명)로 세계 27위다. 1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고흐의 ‘아이리스’ 도 여기에 있다.
  
   게티 센터 미술관은 여러 건물과 정원의 복합시설이다.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한 건물은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1만6000t의 회갈색 석회화(石灰華)로 벽면을 꾸몄다. 태양 아래 빛나는 하얀 색의 성곽 같다. 자연 채광을 살린 건물이고 내려다보는 경치는 바다, 언덕, 시가지 등 장대한 파노라마이다. 폴 게티 미술관은 이탈리아와 그리스에서 도굴품과 도난품 등 범죄성이 있는 미술품을 많이 사들였다가 수사 대상이 되자 수십 개를 두 나라에 돌려준 적도 있다. 그 중에는 시실리에서 가져온 "모르간티나의 비너스像"도 있다.
  
   유명한 전시품으론 렘브란트의 ‘웃는 렘브란트’와 ‘군복을 입은 노인’, ‘오이로파 납치‘, 마네의 ’마담 브루넷의 초상‘, 모네의 ’일출‘, 세잔느의 ’사과가 있는 정물‘ 등 수두룩하다. 게티 미술관을 둘러 보면 구두쇠라고 욕을 먹어가면서 번 돈을 참 잘 썼다는 생각이 든다. 가정의 불행에서 도피하기 위하여 모았던 미술품들이 위대한 문화 유산으로 남은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돈’ 영화에서 게티로 나오는 크리스토퍼 플러머는 돈을 달라고 찾아오는 사람이 너무 많아 사람을 기피하고 미술품에 탐닉, 물건들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고 실토한다. 인정사정 없이 번돈과 물려받은 공돈이 인간을 소외시키거나 파멸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경우이다.
  
   이 영화는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다른 부분이 많다. 납치범들이 1700만 달러를 요구하였을 때 게티가 기자들 앞에서 이를 공개적으로 거부하면서 만약 돈을 주면 다른 손자들도 위험해질 것이라고 말한 대목은 사실이다. 납치범들이 손자의 귀를 잘라 신문사로 보낸 것도 사실이다. 1977년 잘린 귀를 복원하는 수술을 받았다. 게티는 범인들에게 300만 달러를 주기로 합의하였는데 소득공제가 가능한 200만 달러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아들에게 연리 4%로 빌려준 것도 사실이다. 납치범들은 마피아 조직원들로서 두 명만 기소되었다. 납치 사건 수사와 관련하여 총격전이나 죽은 사람은 없었다. 게티 손자를 풀어준 뒤 죽이러 나서는 마지막 장면도 가공이다. 폴 게티는 사건이 난 3년 뒤에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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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문화재단이 2004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비탈에 세운 리움 미술관(LEEUM, SAMSUNG MUSEUM OF ART)엔 47개의 國寶(국보)가 있다. 삼성그룹 창업주 李秉喆(이병철), 2代 李健熙(이건희) 회장이 수집한 것이다. 우리나라 국보는 2012년 현재, 316호에 410개이니 약 11%를 리움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셈이다. 개인 미술관으론 가장 많다. 國寶(국보) 목록은 아래와 같다. 삼성문화재단 소유의 호암 미술관도 국보를 하나 갖고 있다. 이 미술관의 국보 수를 지역에 비교하면 서울, 경주 다음이다.
  
   한국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이 문화재 수집에 관심이 없었더라면 여기에 있어야 할 보물들이 파괴되었던지 외국으로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루블 미술관과 맞먹는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쥬 미술관은 캐서린 大帝(대제)가 18세기에 수집한 미술품들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피렌체의 우피지 미술관 소장품은 이 도시국가를 대대로 다스렸던 메디치 家門(가문)의 권력과 돈으로 얻은 것이다.
  
   부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인류와 함께 영원히 존재할 문화재를 수집, 공개하여 아름다움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는 일일 것이다. 리움에 가면 학생들이 스케치북을 들고 와서 미술품들을 그리고 있다. 유럽을 여행하면서 부러워하였던 장면이 한국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외국에서 손님이 오면 안심하고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을 하나 더 갖게 되었다.
  
   李健熙(이건희) 같은 富者(부자)들을 1%의 범주에 넣고서 마치 공동체의 敵(적)인 것처럼 증오심을 부채질하는 從北(종북)세력들도 이 미술관을 한번 구경하면 가슴이 따뜻해지고 생각이 좀 달라질 것이다. 돈은 좋은 일들을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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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5 국보 제85호 금동신묘명삼존불입상(金銅辛卯銘三尊佛立像)
  
   118 국보 제11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金銅彌勒菩薩半跏思惟像)
  
   162 국보 제129호 금동보살입상(金銅菩薩立像)
  
   166 국보 제133호 청자 동화연화문 표주박모양 주전자
   (靑磁 銅畵蓮花文 瓢形 注子)
  
   167 국보 제134호 금동보살삼존입상(金銅菩薩三尊立像)
  
   169 국보 제136호 금동 용두보당(金銅龍頭寶幢)
  
   170 국보 제137호 대구 비산동 청동기 일괄(大邱 飛山洞 靑銅器一括)
  
   171 국보 제137-1호 검 및 칼집 부속(劍 및 劍?附屬)
  
   172 국보 제137-2호 투겁창 및 꺾창(? 및 戈)
  
   173 국보 제138호 전 고령 금관 및 장신구 일괄(傳 高靈 金冠 및 裝身具一括)
  
   174 국보 제139호 김홍도필 군선도 병풍(金弘道筆 群仙圖 屛風)
  
   175 국보 제140호 나전 화문 동경(螺鈿花文銅鏡)
  
   187 국보 제146호 전 논산 청동방울 일괄
   (傳 論山 靑銅鈴一括)
  
   188 국보 제146-1호 전 논산 청동방울 일괄 - 팔주령
   (傳 論山 靑銅鈴一括 - 八珠鈴)
  
   189 국보 제146-2호 전 논산 청동방울 일괄 - 간두령
   (傳 論山 靑銅鈴一括 - 竿頭鈴)
  
   190 국보 제146-3호 전 논산 청동방울 일괄 - 조합식쌍두령
   (傳 論山 靑銅鈴一括 - 組合式 雙頭鈴)
  
   191 국보 제146-4호 전 논산 청동방울 일괄 - 쌍두령
   (傳 論山 靑銅鈴一括 - 雙頭鈴)
  
   225 국보 제169호 청자 양각죽절문 병(靑磁 陽刻竹節文 甁)
  
   227 국보 제171호 청동 은입사 봉황문 합
   (靑銅銀入絲鳳凰文盒)
  
   228 국보 제172호 진양군영인정씨묘출토유물
   (晋陽郡令人鄭氏墓出土遺物)
  
   229 국보 제172-1호 백자상감초화문편병
   (白磁象嵌草花文扁甁)
  
   230 국보 제172-2호 묘지(墓誌)
  
   231 국보 제172-3호 잔(盞)
  
   233 국보 제174호 금동 수정 장식 촛대(金銅水晶裝飾燭臺)
  
   255 국보 제196호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1~10, 44~50
   (新羅白紙墨書大方廣佛花嚴經 周本 卷一∼十, 四十四~五十)
  
   297 국보 제210호 감지은니불공견삭신변진언경 권13
   (紺紙銀泥不空?索紳變眞言經 卷十三)
  
   300 국보 제213호 금동탑(金銅塔)
  
   301 국보 제214호 흥왕사명 청동 은입사 향완(興王寺銘 靑銅銀入絲香완)
  
   302 국보 제215호 감지은니대방광불화엄경 정원본 권31
   (紺紙銀泥大方廣佛華嚴經 貞元本 卷三十一)
  
   303 국보 제216호 정선필 인왕제색도(鄭敾筆 仁王霽色圖)
  
   304 국보 제217호 정선필 금강전도(鄭敾筆 金剛全圖)
  
   305 국보 제218호 아미타삼존도(阿彌陀三尊圖)
  
   306 국보 제219호 백자 청화매죽문 항아리(白磁 靑畵梅竹文 立壺)
  
   307 국보 제220호 청자 상감용봉모란문 합 및 탁
   (靑磁 象嵌龍鳳牡丹文 盒 및 托)
  
   321 국보 제234호 감지은니묘법연화경(紺紙銀泥妙法蓮華經)
  
   322 국보 제235호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
   (紺紙金泥大方廣佛華嚴經普賢行願品)
  
   330 국보 제243호 초조본 현양성교론 권11(初雕本 顯揚聖敎論 卷十一)
  
   339 국보 제252호 청자 음각‘효문’명 연화문 매병(靑磁 陰刻‘孝文’銘 蓮花文 梅甁)
  
   342 국보 제255호 전 덕산 청동방울 일괄(傳 德山 靑銅鈴一括)
  
   343 국보 제255-1호 팔주령(八珠鈴)
  
   344 국보 제255-2호 쌍두령(雙頭鈴)
  
   345 국보 제255-3호 조합식쌍두령(組合式雙頭鈴)
  
   346 국보 제255-4호 간두령(竿頭鈴)
  
   349 국보 제258호 백자 청화죽문 각병(白磁 靑畵竹文 角甁)
  
   352 국보 제261호 백자 유개항아리(白磁 有蓋壺)
  
   379 국보 제286호 백자 ‘천’ ‘지’ ‘현’ ‘황‘명 발
   (白磁 ‘天’‘地’‘玄’‘黃’銘 鉢)
  
   403 국보 제309호 백자 달항아리(白磁 壺)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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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1 국보 제128호 금동관음보살입상(金銅觀音菩薩立像)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
  
  
  
[ 2021-05-02, 10:3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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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idn     2021-05-02 오전 11:55
'외국에서 손님이 오면 데리고 갈 수 있는 곳'
*데리고 간다*는 말은 손아래 사람이나 동물에게 사용하는 말이다
손님은 모시고 가야 한다

조갑제 대기자의 표현에 매우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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