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언론의 거짓정보를 계속 섭취하는 사회”
지난 해 비무장 흑인 몇 명이 경찰 총에 맞았는지 묻자 진보주의자 절반이 1000명이 넘을 것이라 했다. 실제 숫자는 13~30명이었다.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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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제럴드 베이커 大기자는 4일자 칼럼에서 언론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고는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주요 현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언론 보도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했다. 그는 비무장 흑인이 경찰에 의해 총격을 받는 확률, 코비드-19로 입원하는 사람의 비율 등 미국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현안들에 대한 인식이 실제와는 크게 동떨어져 있다고 했다.


그의 이날 칼럼 제목은 “언론에 대한 불신이 거짓정보에 대한 예방접종을 맞는 것은 아니다(Media Mistrust Won’t Inoculate You Against Misinformation)”이다. 그의 칼럼을 전문(全文) 번역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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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많은 주류 언론의 매일 반복되는 노골적인 거짓말과 과장된 표현, 기만적인 과장, 사견(私見)을 바탕으로 한 왜곡에 쉽게 익숙해진다. 여론조사 결과들에 따르면 이들 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자리에서 물러난 나이지리아 왕자들이 이메일을 통해 주장하는 내용의 신뢰도보다 낮다. 이에 따라 이들 기관들이 한때 휘둘렀던 권력은 크게 약화됐고 우리의 삶에서 큰 영향을 끼치지 않게 됐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기 쉽겠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주류 언론과 방송국, 엔터테인먼트 회사, 대규모 기술 회사들이 미국인들이 중요한 문제들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데 끼치는 영향력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분별력이 있는 보수주의자들은 이들이 보고 읽는 것의 많은 부분을 무시하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보수주의자들을 포함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특정 사안을 어떻게 보는지에 있어 언론의 편집 방향이 큰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만 한다.


큰 반향을 일으킨 뉴스에 대한 반박이 나오지 않은 채 한 주 이상 지나가는 일은 드물어졌다. 언론의 오랜 전통에 따라 이를 조작한 세력은 이를 용의주도하게 인정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지난주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NBC 뉴스는 루디 줄리아니에 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한 선정적인 기사를 보도한 뒤 모두 이를 수정하거나 추가 설명을 달았다.


세 언론사 모두 줄리아니가 러시아의 작전의 목표물이 됐다는 점을 FBI로부터 직접 통보받았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러시아 관련 의혹을 트럼프의 측근과 연결시키려는 동기를 갖고 있던 사법기관의 소식통의 말을 기자들이 그대로 받아 적은 또 하나의 사례인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최초 보도에 ‘잘못된 정보가 담겼다(misstated)’고 알렸다. 이 ‘잘못된 정보가 담겼다’라는 말에는 참 많은 의미가 있다.


(注: 해당 언론들은 2019년 FBI가 줄리아니에게 직접 연락해 러시아가 2020년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줄리아니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뒤 이를 정정했다. 줄리아니가 조 바이든의 아들 헌터 바이든에 대한 의혹을 캐기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을 접촉했는데 러시아 정부가 흘린 거짓정보를 들고 와 유통시켰다는 내용의 보도였다).


기사를 수정하고 철회하고 보완하는 일들은 요즘 더욱 더 은밀하게 자주 발생한다.


독자들은 뉴욕타임스가 퓰리처상을 수상한 ‘1619 프로젝트’의 중요한 내용을 여러 관련 당국이 이의를 제기하자 미묘하게 수정했던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注: 뉴욕타임스는 2019년 100쪽에 걸친 장문의 기사를 통해 미국의 역사가 영국 청교도들이 이주한 1776년이 아니라 20여 명의 아프리카 노예들이 버지니아에 들어왔던 1619년부터 시작된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기사에는 역사적으로 오류가 있는 내용이 있었고 뉴욕타임스는 이를 수정하지 않겠다고 하다가 별다른 설명 없이 수정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리고 USA 투데이 식의 방법도 있었다. 이 신문은 스테이시 에이브럼스가 작성했던 기고문의 내용을 수정할 수 있도록 했다. 2018년 조지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패배했던 민주당의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후보는 조지아주 선거법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사람들에 동의하는 입장이었다.


그러자 메이저리그가 올스타전을 조지아주에서 실시하지 않겠다고 하자 그는 선거법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으로 기고문의 내용을 바꿨다. USA 투데이는 이런 내용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몇 주 뒤에야 인정했다.


여러분들의 이 초라한 칼럼니스트는 이런 유혹을 충분히 이해한다. 나 역시도 종종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난 추측을 내놨다. 그 당시로 돌아가 내 판단을 바꿀 수 있다면 더욱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으로 비쳤을 것이다.


이러한 관행은 언론 및 출판물에 대한 독자들의 믿음을 더욱 약화시킬 것이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중요한 사안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이런 언론 기관들이 잘못된 정보를 사용해 만든 보도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 여전히 사실이다.


최근의 사례 두 가지를 생각해보자.


지난해 회의적 연구센터(Skeptic Research Center)가 실시한 여론조사가 있다. 다양한 정치적 성향의 사람들에게 작년을 기준으로 무장하지 않은 흑인들이 경찰에 의해 얼마나 많이 총을 맞았는지 대답해보라고 했다. 자신을 진보주의자라고 밝힌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이런 사람의 수가 1000명이 넘을 것이라고 답했다. 애매한 상황을 어떻게 집계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실제 숫자는 13명에서 30명 사이다. 자신을 보수주의자라고 답한 사람들 역시 실제 수치보다 최소 8배 이상 높은 수치로 추정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원의 3분의 2와 공화당의 절반가량이 코비드-19로 인해 입원한 사람의 비율이 다섯 명 중 한 명 정도라고 생각했다. 실제 숫자는 20명 중 한 명이었다.


이 두 사안은 지난해 미국인들의 의식 속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두 가지였다. 해당 주제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이야기를 너무 끔찍하게 믿었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 두 사안의 경우 일반 대중들(특히 진보주의자들)이 실제 벌어지는 일들을 이해하는 데 있어 문제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들은 이렇게 잘못된 정보를 어디를 통해 얻었을까?


이러한 잘못된 믿음은 특정 언론의 실수나 거짓말에 의한 것일 수만은 없다. 왜곡되고 과장된 보도로 이뤄진 식습관을 계속해서 해온 결과다. 이는 미국인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며 투표하는 방식 등 모든 정치적 과정에 영향을 끼친다.


사람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이른바 ‘포스트-진실’의 시대에서도 획일적인 편견은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이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 2021-05-04, 09:1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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