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의 알 수 없는 마음’을 담은 1972년 한국가요 최대 히트송
김장실의 노래 이야기(52)당신의 마음(김지평 작사, 김학송 작곡, 방주연 노래, 1972년)

김장실(前 국회의원)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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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관계가 제대로 되려면 상대방의 마음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서로 사랑하는 연인들은 상대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가에 항상 촉각을 곤두세운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소위 깊은 수련과 학문적 연찬(硏鑽)을 한 종교인이나 심리상담전문가 혹은 관심법(觀心法)에 능통한 소위 도인이라는 분들을 제외하고 아마도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이런 것을 소재로 하여 만들어진 노래가 바로 방주연의 <당신의 마음>이다.
  
  전남 영암에서 태어난 김지평은 작사가가 되기 전에 서대문 교도소에서 교도관으로 근무하였다. 그는 남은 삶이 정해지거나 불확정한 상태에 있는 사형수의 상담을 맡으면서 인생의 허무와 고난의 삶을 반추하는 안목을 길렀다.
  
  그런 과정에서 그는 얼핏 생각하면 사형수 모두가 인성(人性)이 나쁘고 잔혹한 사람으로 여길지 모르나 어떻게 저런 사람이 살인을 했나 싶을 정도로 선하고, 인성이 좋은 사람도 만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정말 ‘알 수 없는 것이 사람 속’이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주어진 직책 때문에 의무감으로 그런 식으로 대화를 나누었지만 은근히 정이 들었던 사형수들이 형의 집행으로 돌아가게 되면 인생의 허무를 진하게 느꼈다고 한다.
  
  외부와 차단된 교도소에서 이런 생활을 하던 그는 1971년 유명한 작사가 정두수 선생이 하는 ‘작사교실’에 참여하였다. 이 과정을 이수하는 과정에서 그는 이처럼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사형수들의 마음을 작사의 모티브로 삼고,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지낸 고향의 아름다운 영산강 모래톱이 깔린 백사장을 작품의 소재로 하여 사형수의 알 수 없는 마음을 작사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흔히 바닷가에서 그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연인을 그리워하는 식으로 이 노래를 이해하는 것은 너무나 평면적인 해석이다.
  
  김학송 작곡가는 이렇게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김지평 작사가의 아름다운 가사에 어울리는 멜로디를 붙여 방주연에게 주었다. 그녀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에 실린 노래는 날개를 휘저으며 공중을 향해 마음껏 부상(浮上)하는 새처럼 훨훨 날았다. 특히 청년과 여성층의 크나큰 공감을 얻으며 1972년 한국가요 최대 히트송이 되었다. 이런 공적으로 작사가 김지평은 1973년 한국가요대상 작사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이런 인기에 고무되어 그는 3년 뒤 안정된 직장인 교도관을 그만두고 대중가요 작사가로 본격 데뷔를 하여 작사와 함께 가요평론을 하였다.
  
  <당신의 마음>은 세월이 제법 흐른 뒤에도 대중들의 사랑을 꾸준하게 받았다. 이에 따라 1992년 KBS 제 2 라디오에서 조사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대중가요에서 5위를 차지하였다. 한편 이 노래에 대한 대중들의 호의적인 분위기에 힘입어 나훈아, 최성수, 박강성, 김태정 등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를 하였다.
  
  <당신의 마음>을 부른 방주연은 1951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방일매이다. 그녀는 문화공보부 주최 전국노래자랑대회에서 가창상을 받으면서 가요계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1970년 <슬픈 연가>로 가요계에 데뷔한 그녀는 <그대 변치 않는다면>, <당신의 마음>, <자주색 가방>, <꽃과 나비>, <기다리게 해놓고>, <내 곁에 있어주> 등 여러 인기곡을 발표하여 대중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이에 따라 KBS와 MBC 10대 가수상, TBC 7대 가수상 등 그 당시 공중파 방송이 주최하는 연말 가요부분 시상식에 단골로 참석하였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그녀는 1970년대 초 <여고시절>을 부른 이수미와 <안개>를 부른 정훈희와 함께 여성가수 트로이카 체제를 형성하였다.
  
  이 노래의 가사를 쓴 작사가 김지평은 본명이 김종호이며, 1942년 전남 영암에서 태어났다. 그는 방주연의 히트곡 <당신의 마음> 외에도 이진관이 불러 1995년 KBS 가요대상을 받은 <인생은 미완성>은 물론 <숨어 우는 바람소리>, <모가비> 등 여러 인기곡을 작사하였다.
  
  작사와 작곡을 겸비한 김학송은 작사할 때 박일명이라는 예명(藝名)을 쓴다. 그는 방주연의 <당신의 마음>, 조미미의 <서산 갯마을>과 <여자의 꿈>, 나훈아의 <강촌에 살고 싶네>, 최안순의 <흰구름>, 이미자의 <별밤의 추억> 등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인기곡을 작곡하였다.
  
  <당신의 마음>
  
  바닷가 모래밭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당신을 그립니다
  코와 입 그리고 눈과 귀
  턱밑에 점 하나
  입가에 미소까지
  그렸지마~~는~
  아~ 아 마지막
  한 가지 못 그린 것은
  지금도 알 수 없는
  당신~의 마음
  
  코와 입 그리고 눈과 귀
  턱밑에 점 하나
  입가에 미소까지
  그렸지마~~는~
  아~ 아 마지막
  한 가지 못 그린 것은
  지금도 알 수 없는
  당신~의 마음
  
  
  
  
  
[ 2021-05-11, 02:4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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