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으로 죽은 애인(愛人)을 그리워하며 만든, 1970년대 통기타 세대의 대표곡
김장실의 노래 이야기(53)사랑해(오경운 작사・작곡, 라나에로스포 노래, 1971년)

김장실(前 국회의원)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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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부부나 연인 혹은 부모와 자식 관계로 살아가면서 일상적으로 ‘사랑해’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러나 어떨 때는 체면 때문에 아니면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지 않거나 싸워서 등 여러 이유로 정작 필요한데도 이 말을 하지 않거나,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한 후 세월이 지나고 어느 한 쪽이 돌아가거나 이별하게 되면 그때 왜 ‘사랑한다’는 말을 못했을까 후회하게 된다. 이렇게 처해진 상황에 따라 우리들의 삶에서 기쁨과 슬픔의 복합적인 정서적 울림을 가진 ‘사랑해’가 노래로 만들어져 1970년대 초에 한국인의 가슴을 울렸다.
  
  <사랑해>라는 노래는 1969년부터 대학가를 중심으로 작사・작곡 미상(未詳)으로 떠돌고 있었다. 한때 변혁이라는 서강대생의 작사·작곡으로 알려졌으나, 후일 중앙대생 오경운의 작사·작곡으로 확인되었다. 오경운은 동급생이자 대학 졸업 이후 결혼을 약속한 여인이 백혈병으로 죽어가자 그녀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노랫말과 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런 애절한 사연이 알려지자 이 노래는 대중의 심금을 크게 울렸다.
  
  1971년 가수 은희는 명동 미도파백화점 4~5층을 임차하여 음악살롱을 하던 그녀의 친한 오빠로부터 빨리 오라는 전보(電報)를 받고 그곳에 갔다고 한다. 그 당시 그 음악살롱에는 신중현, 박인희, 뚜아에무아 등 이름이 많이 알려진 음악인들이 활동하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그녀는 가수 한민을 만나 일주일 동안 같이 연습을 한 후 이 노래를 성음제작소에서 취입했다고 한다. 이 음반이 나온 지 3개월 만에 <사랑해>는 국민애창곡이 될 만큼 인기를 얻었다.
  
  더구나 1972년 8월 평양에서 있었던 남북적십자대표회담에서 남측의 이범석 대표와 북측의 김태희 대표가 손을 잡고 이 노래를 열창하였다. 이런 일이 있은 후 박정희 대통령은 라나에로스포를 청와대로 초청하여 격려했다고 한다.
  
  이 노래가 이렇게 인기를 얻은 데에는 1971년 수출을 10억 달러를 한 데 이어 1973년에는 수출이 18억 5000만 달러가 될 정도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이 폭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처럼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자 대학가를 중심으로 레크레이션 문화가 싹트기 시작하였다. 전석환의 싱어롱 모임은 물론이고 공단(工團)과 대학을 찾아다니면서 여흥문화를 확산하는 MBC '노래는 즐거워'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었다. 또한 통기타를 들고 배낭을 멘 후 아이스박스에 음식과 음료수를 담아 시외버스나 기차를 타고 바닷가로 가서 캠프파이어를 하는 바캉스가 유행하였다. 이럴 때 젊은이들은 라나에로스포의 <사랑해>와 은희의 <꽃반지 끼고>를 부르며 청춘의 낭만을 즐겼다.
  
  한편 이 노래를 히트시킨 후 은희와 한민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음악적 견해차를 노정(露呈)하며, 그녀는 솔로로 독립을 하였다. 그때 그랜드레코드사 대표는 은희에게 1년 계약금 1만 원을 주고 전속 계약을 하였다. 그녀는 긴 치마를 입고, 꽃을 단 모자를 쓰고 <꽃반지 끼고>를 불렀는데, 음반 7만 장을 팔았을 정도로 크게 히트하였다. 이 노래로 그녀는 1971년 MBC 10대 가수상을 수상하였다. 이렇게 인기가 높아지자 그녀는 계약금 300만 원을 받고 다시 지구레코드로 이적하였다. 이곳에서 그녀는 지적이고 깨끗한 목소리로 <꿈길>, <회상>, <연가>, <사모하는 마음>, <은발>, <등대지기> 등을 발표하였다. 이렇게 3년을 활동한 뒤에 그녀는 가요계를 떠나 뉴욕주립대 패션학교(FIT)에서 패션디자인을 공부하였다.
  
  은희와 짝을 이루어 <사랑해>를 히트시킨 한민은 1942년생으로 단국고 1학년 때부터 기타를 배워, 1968년 세기음악학원에서 기타강사를 했다고 한다. 그 후 은희와 함께 두꺼비와 개구리라는 의미를 갖는 이태리어로 된 라나에로스포(Lana et Rospo)라는 그룹을 결성하여 <사랑해>를 히트시켰다. 제1기 출신 은희가 이 그룹을 떠나자 숙대 작곡과 출신 장여정, 예그린합창단 출신 최안순, 서울합창단원 이경란, 동아방송 성우 출신 오정선, 유리시스터즈 출신 강인원 등 12기까지 여성 파트너를 자주 바꾸었다. 결국 13기에는 자신의 딸인 박윤정와 짝을 이루어 라나에로스포를 꾸려나가면서 <서머와인>, <그대여>, <꽃반지 끼고> 등을 발표하였다. 그는 2006년 8월에 지병으로 돌아갔다.
  
  <사랑해>
  
  사랑해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
  당신이 내 곁을 떠나간 뒤에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오
  예예예 예예예예예예 예예예예예예 예예예예
  사랑해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
  
  멀리 떠난 버린 못 잊을 님이여
  당신이 내 곁을 떠난간 뒤에
  밤마다 그리는 보고 싶은 내 사랑아
  예예예 예예예예예예 예예예예예예 예예예예
  사랑해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
  
  
  
[ 2021-05-12, 04:15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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