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스키하면서도 우수(憂愁)어린’ 채은옥의 데뷔곡
김장실의 노래 이야기(56)빗물(김중순 작사・작곡, 채은옥 노래, 1976년)

김장실(前 국회의원)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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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사랑하다 헤어지면 아쉬움과 섭섭한 감정이 많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또한 그 사람이 같이 있을 때 더 잘해줄 걸 하는 후회의 마음도 생길 것이다. 특히 이별할 때나 이별 뒤 그 쓰라린 감정을 여전히 가지고 있을 때 비라도 내리면 슬픔의 정조(情調)가 한층 더해진다.
  
  고려 인종 때 시인 정지상은 ‘송인(送人, 임을 보내며)’라는 시를 통해서 이런 이별의 마음을 잘 표현하였다.
  
   <임을 보내며>
  
  비 그친 뒤 긴 강둑은 풀빛이 짙은데
  그대 보내는 남포에는 슬픈 노래가 울린다
  대동강물이 언제 마르겠는가
  이별의 눈물이 해마다 푸른 물결에 더해지니
  
  이처럼 어떤 계기에 인간의 슬픈 감성을 자극하는 비는 우리 대중가요의 주요 주제와 소재, 혹은 배경이 되어왔다. 1950년 현인의 <서울야곡>, 1956년 손인호의 <비 내리는 호남선>, 1970년 박인수의 <봄비>, 1971년 송창식의 <창 밖에 비오고요>, 1976년 채은옥의 <빗물>, 1986년 김수희의 <남행열차>와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 등이 바로 비를 소재로 하여 만들어진 노래들이다. 특히 채은옥이 부른 <빗물>은 이런 감성을 대표하는 노래이다.
  
  1955년 전남 보성 출신인 가수 채은옥은 보성여고를 졸업한 후 가수의 꿈을 안고 상경하여 1976년 동양라디오 보컬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인기 라디오 DJ이자 라이브 음악클럽 <쉘부르> 운영에 관여했던 이종환이 그녀의 “목소리가 특이하고 괜찮다”며 레코드사를 운영하던 자신의 처남에게 소개하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1976년 방년 20세 나이로 가요계에 데뷔한 가수 채은옥(본명 최은옥)은 김중순이 작사하고 작곡한 <빗물>을 불러 단순에 스타덤(stardom)에 올랐다. ‘시적인 가사, 잔잔하고 서정적인 멜로디, 허스키하면서도 우수(憂愁)어린’ 채은옥의 음색이 조화를 이루어 이 노래는 엄청나게 히트하였다. 특히 비가 오는 날 우~우~로 끝나는 허밍이 담긴 이 노래를 들으면 애조(哀調)의 감정이 한층 고조되는 바, 이런 음악적 장치가 이 노래의 인기를 높이는 데 더욱 기여한 것 같다.
  
  인기가 치솟자 재벌 2세들이 그녀가 노래를 부르는 <쉘부르>에 차를 세워놓고 기다릴 정도로 <빗물>로 인해 채은옥은 엄청난 유명세를 치렀다. 한편 폴모리아 악단의 한국 공연시 감성적인 멜로디로 이 노래를 편곡하여 연주한 바 있다. 또한 2014년 코믹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심은경이 이 노래를 불러 이 영화의 인기를 높이는데 기여하였다.
  
  그녀는 1977년 대마초 파동으로 7년 간 가수 활동을 정지당했고, 그런 과정에서 기독교에 귀의하여 복음가수가 되었다. 2016년 전영록, 유익종 등이 출연한 그녀의 가요계 데뷔 40주년 기념콘서트를 열었다. 그때 그녀는 한동안 목소리가 잘 안 나오다 맑은 목소리가 나왔다고 얘기하였다. 그녀는 <빗물>, <어느 날 갑자기>, <지울 수 없는 얼굴>, <사랑할 줄 모르고>, <차라리 돌이 되리라>, <아프다> 등을 불렀는데, 데뷔곡인 <빗물>이 대표곡이다.
  
  이 노래를 작사・작곡한 김중순은 원래 방송작가였다가 가요계로 전업(轉業)하였다. 그는 남진의 <울려고 내가 왔나>, 임희숙의 <진정 난 몰랐네>, 채은옥의 <빗물>, 문성재의 <부산 갈매기>, 최병걸의 <난 정말 몰랐는데>, 박일남의 <정 주고 내가 우네> 등 인기곡을 작사하였다. 또한 그는 채은옥의 <빗물>, 김수희의 <잃어버린 정>, 문성재의 <부산 갈매기>, 외알드 캐츠의 <십오야>를 작곡하였다.
  
  <빗물>
  조용히 비가 내리네 추억을 말해주듯이
  이렇게 비가 내리면 그날이 생각이 나네
  옷깃을 세워주면서 우산을 받쳐준 사람
  오늘도 잊지 못하고 빗속을 혼자서 가네
  어디에선가 나를 부르며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아
  돌아보면은 아무도 없고
  쓸쓸하게 내리는 빗물 빗물
  
  조용히 비가 내리네 추억을 말해주듯이
  이렇게 비가 내리면 그 사람 생각이 나네
  어디에선가 나를 부르며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아
  돌아보면은 아무도 없고
  쓸쓸하게 내리는 빗물 빗물
  조용히 비가 내리네 추억을 말해주듯이
  이렇게 비가 내리면 그 사람 생각이 나네 우 우~
  
  
  
[ 2021-05-15, 01:0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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