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마저 울던 그 밤에 어머님을 이별하고”…전쟁고아의 슬픔 담은 곡
김장실의 노래 이야기(63)가는 봄 오는 봄(반야월 작사, 박시춘 작곡, 백설희, 최숙자 노래, 195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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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6월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되어 1953년 7월에 끝난 6ˑ25 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고, 국민들의 소중한 재산은 한 줌의 재로 변해버렸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50만의 전쟁미망인과 10만의 전쟁 고아들이 발생하였다. 전쟁 중 있었던 부모의 사망과 실종, 생사가 엇갈리는 급박한 피난 과정 중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부모와 친인척과의 이별, 하늘처럼 믿고 의지하였던 남편의 사망으로 살기가 힘들어진 전쟁미망인과 외국 군인과 한국 여성 사이에 낳은 혼혈아의 유기(遺棄) 등 여러 사유로 거리에는 돌보는 이 없는 고아로 넘쳐났다.
  
  어린 나이에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불우한 처지에 빠진 고아들은 남의 집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만나는 사람마다 ‘한 푼 주세요’ 혹은 ‘밥 좀 주세요’라는 말을 하며 동냥을 다녔다. 또한 신발을 닦는 구두통을 메고 다니며 ‘구두 닦어’를 반복하거나 범법행위 등으로 주린 배를 채웠다. 밤이 되면 남의 집 처마 밑이나 다리 아래서 잠을 자며 사회적 천대와 멸시를 견디어내었다.
  
  고아들이 당면한 이런 비참한 상황을 보고 1956년 한국일보는 전쟁고아돕기 모금운동을 전개하였다. 또한 1961년에는 ‘10만 어린이 부모찾기운동’을 벌려 1968년까지 1만 1271명의 전쟁고아와 부모의 명단을 실어 382명의 고아들이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다.
  
  혈연관계를 소중히 하는 한국사회에서 고아의 국내입양은 쉽지 않았다. 많은 전쟁고아들은 고아원에 갔다가 해외로 입양되었다. 예를 들어 1950년부터 2000년까지 5만9477 명의 고아들이 국내입양(29%)하였고, 10만4718명이 미국에, 1만1124 명이 프랑스에 입양되는 등 모두 14만5698 명의 고아들이 해외입양(71%)되었다.
  
  6ˑ25 전쟁 이후 이렇게 고아들이 대거 발생하여 사회문제로 부상(浮上)하자 우리 가요계에서는 고아들을 주제로 한 노래들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그 중에서 남인수가 부른 <어린 결심>과 김용만이 부른 <생일 없는 소년>, 그리고 백설희와 최숙자가 노래한 <가는 봄 오는 봄>이 유명하다.
  
  영화 <가는 봄 오는 봄:그리움은 가슴마다>은 작곡가 박시춘이 만든 오향영화사의 세 번째 작품이다. 최금동이 각본을 쓰고, 권영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에는 당대의 인기배우 최무룡, 문정숙, 이민, 전계현, 허장강, 이대엽 등이 출연하였다. 이 영화는 일제 지배 아래서 태평양전쟁에 학도병으로 끌려간 애인을 잃은 여인이 가수로 순회공연을 하다 6ˑ25 전쟁을 만나 딸과 또 헤어진다. 비통에 빠진 그 여인은 세월이 흘러 다른 사람과 재혼하여 살고 있을 때 딸은 인기가수가 되어 공개방송에서 자신의 가구한 운명을 얘기하였다. 이 방송을 들은 엄마가 방송국을 찾아가서 극적으로 딸을 만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작곡가 박시춘은 <살고 보세>, <그리움은 가슴마다>. <가는 봄 오는 봄> 등 이 영화 주제가 3편을 작곡하여 벡설희, 최숙자의 노래로 미도파레코드사에서 발매하였다. 이 노래들 중에서 <가는 봄 오는 봄>이 제일 크게 히트하였다. 그 당시 가정부를 구하던 집에 온 처녀에게 이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면접했다는 에피소드가 돌 정도로 이 노래는 대중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 영화는 1967년에 감독과 주연배우, 그리고 제목을 달리하여 다시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다.
  
  고아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어린 결심>과 대조적으로 그들의 삶을 비극적으로 묘사한 <가는 봄 오는 봄> 등 고아 노래 2편을 합작하여 만든 반야월 작사가와 박시춘 작곡가는 한국 대중가요의 보배들이다. 이들이 있었기에 우리 가요는 더욱 풍성해졌다.
  
  <가는 봄 오는 봄>
  
  1.비둘기가 울던 그 밤에 눈보라가 치던 그 밤에
  어린 몸 갈 곳 없어 낯선 거리 헤매이네
  꽃집마다 찾아봐도 목메이게 불러봐도
  차거운 별빛만이 홀로 새우네 울면서 새우네.
  
  2.하늘마저 울던 그 밤에 어머님을 이별을 하고
  원한의 십년 세월 눈물 속에 흘러갔네
  나무에게 물어봐도 돌뿌리에 물어봐도
  어머님 계신 곳은 알 수 없어라 찾을 길 없어라.
  
  3.그리워라 어머님이여 꿈에 젖은 그 사랑이여
  옥이야 내 딸이여 다시 한번 안겨다오
  목이 맺혀 불러보는 한이 많은 옛 노래여
  어두운 눈물이여 멀리 가거라 내일을 위하여.
  
  
[ 2021-06-01, 03:52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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