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적 가사와 잔잔한 음율(音律)…‘어쩌면 당신은 장미를 닮았네요’
김장실의 노래 이야기(70)장미(김미선 작사, 이정선 작곡, 사월과 오월, 197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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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개화(開花)는 봄을 알리는 전령사(傳令使)이다. 추운 겨울의 여진이 조금 남아 있는 3월이 되면 개나리가 활짝 피면서 봄이 시작되는 것을 표시한다. 그리고 벚꽃과 함께 진달래가 온 산야를 장식하면 우리는 4월이 온 것을 실감한다. 그리고 5월에는 여기저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장미가 만개(滿開)하여 계절의 여왕이 본격적으로 도래했음을 만천하에 알게 된다.
  
  5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하는 온대성 상록 관목인 장미는 70여 종의 개량종이 있다고 한다. 흰색, 붉은색, 노란색 등 여러 색깔의 장미에는 우리가 기억할 만한 꽃말이 있다. 빨간색 장미는 열렬한 사랑을, 흰색 장미는 청순함과 순결함을, 그리고 노랑색 장미는 우정과 영원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트윈 폴리오’, ‘어니언스’ 등 외국말 그룹들이 풍미하던 시절 ‘4월과 5월’이라는 순 우리말 그룹을 결성하고 <장미>라는 노래를 음반으로 기획, 제작한 백순진은 어려서부터 노래할 때마다 돈 100원씩을 주는 이모의 영향으로 노래를 자주 불렀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 그가 전학 간 학교에서 노래를 부르자 선생님께서 와락 안아줄 정도로 그의 노래 실력은 뛰어났다고 한다. 기타에 너무 빠져 있는 아들을 못마땅하게 본 백순진의 아버지는 기타를 여섯 개나 부셨으나 음악에 대한 그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중앙대 작곡과에 입학한 이후 가수활동에 열중하는 바람에 대학교를 그만둘 위기에 처해 있다가 연극영화과로 전과(轉科)하여 간신히 졸업했다고 한다.
  
  1972년 5월 중앙대 작곡과에 다니던 백순진은 서울대생 이수만과 함께 그룹 ‘4월과 5월’을 결성하여 첫 앨범 <오아시스 포크 페스티벌 1집/ 백순진 작품집>을 녹음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수만은 건강문제로 빠지고, 대신 영창피아노와 유니버설레코드를 운영했던 부유한 집안의 아들 김태풍을 새로운 멤버로 받아들였다. 아주 짧은 기간에 이루어진 일이라 이 앨범의 재킷 사진에는 노래를 부른 이수만 대신에 노래를 부르지도 않은 김태풍의 사진이 들어가 있다. <화>, <욕심 없는 마음>, <절망하지 마라> 등을 수록한 이 음반은 곧 금지음반이 되었다.
  
  1975년 김태풍이 유학을 가자 김정호가 제 3기 멤버로 영입이 되었으나 몇 달 만에 그도 그만두었다. 이렇게 되자 가수활동을 접고 오토프로덕션이라는 기획사를 설립한 백순진은 ‘하야로비’라는 그룹으로 활동하고 있던 이지민과 김영진을 영입하였다. 그들에게 ‘4월과 5월’이라는 이름을 주면서 김미선 작사, 이정선 작곡의 <장미>를 취입하였다.
  
  이 노래는 1979년 TBC(동양방송) 가요차트에서 단숨에 1위에 오르면서 연말 TBC 방송가요 대상 중창단 부분 수상 후보에 올랐다. 그룹 ‘4월과 5월’은 주로 심야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는데 그의 팬들은 엽서를 5~6m씩 병풍처럼 엮어서 보내주었다고 한다. 달콤하고 서정적인 가사와 아름답고 잔잔한 음율(音律)로 구성된 ‘4월과 5월’의 <장미>는 특별히 청소년과 대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이 노래는 그간 직업전선에서 열심히 일하는 바람에 접어두었던 추억과 향수, 그리고 청춘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며 중년들도 덩달아 좋아하였다.
  
  이 노래를 부른 그룹 ‘4월과 5월’의 이지민은 1955년 생으로 양정고를 졸업하고 ‘도레미회’라는 전석환 선생이 주도하는 건전가요부르기운동에 참여하였다. 그는 1974년 이두진과 그룹 ‘둘 다섯’ 멤버가 되었다가 1979년 ‘하야로비’ 멤버인 김영진과 함께 ‘4월과 5월’이라는 이름을 물러 받아 <장미>를 발표하여 인기를 얻었다. 그로부터 2년간 3장의 음반을 발표한 이후 팀은 해체되었다. 그의 대표곡은 <일기>, <먼 훗날>, <밤의 연가>, <웨딩케익>, <장미> 등이다.
  
  그룹 ‘4월과 5월’의 또 다른 멤버인 김영진은 1953년생으로 1973년 그룹 ‘하야로비’로 데뷔하였다. 그의 대표곡은 <밤은 우리의 친구>, <잊혀진 님의 노래>, <기다리는 마음> 등이 있다.
  
  이 노래를 작곡한 이정선은 1950년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에서 박사를 받은 음유시인 스타일의 포크블루스 거장이자 기타리스트이다. 그는 <산사람>, <봄>, <이리저리>를 불렀다.
  
  작사가 김미선은 어니언스의 <편지>, 사월과 오월의 <장미> 등을 작사하고, 가수 비, 이승기 등이 부른 노래를 작곡하기도 하였다.
  
  <장미>
  
  당신에게선 꽃내음이 나네요
  잠자는 나를 깨우고 가네요
  싱그런 잎사귀 돋아난 가시처럼
  어쩌면 당신은 장미를 닮았네요
  당신의 모습이 장미꽃 같아
  당신을 부를 때 당신을 부를 때
  장미라고 할래요
  당신에게선 꽃내음이 나네요
  잠못 이룬 나를 재우고 가네요
  어여쁜 꽃송이 가슴에 꽂으면
  동화 속 왕자가 부럽지 않아요
  
  
[ 2021-06-09, 04:2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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