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부원(多富院)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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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부원(多富院)에서 -趙 芝 薰
  
  한 달 농성(籠城) 끝에 나와 보는 다부원은
  얇은 가을 구름이 산마루에 뿌려져 있다.
  
  彼我 攻防의 포화가
  한 달을 내려 울부짖던 곳
  
  아아 다부원은 이렇게도
  대구에서 가까운 자리에 있었고나.
  
  조그만 마을 하나를
  자유의 국토 안에 살리기 위해서는
  한 해살이 푸나무도 온전히
  제 목숨을 다 마치지 못했거니
  
  사람들아 묻지를 말아라
  이 황폐한 풍경이
  무엇 때문의 희생인가를. . .
  
  고개 들어 하늘에 외치던 그 자세대로
  머리만 남아 있는 軍馬의 시체.
  
  스스로의 뉘우침에 흐느껴 우는 듯
  길 옆에 쓰러진 괴뢰군 戰士.
  
  일찍이 한 하늘 아래 목숨 받아
  움직이던 생령(生靈)들이 이제
  싸늘한 가을 바람에 오히려
  간 고등어 냄새로 썩고 있는 다부원
  진실로 운명의 말미암음이 없고
  그것을 또한 믿을 수가 없다면
  이 가련한 주검에 무슨 安息이 있느냐.
  
  살아서 다시 보는 다부원은
  죽은 자도 산 자도 다 함께
  안주(安住)의 집이 없고 바람만 분다.
  
  *세칭 청록파 시인 조지훈이 8월의 치열한 공방전을 끝낸 후인 1950년 9월 다부동 현장을 찾아 지었다는 ‘多富院에서’ 詩碑가 다부동 전투 기념관에 있다.
[ 2021-06-16, 20:5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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