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1. 외계인에 납치된 사람들 이야기
최고 명문 하버드 의대 정신과 교수는 왜 ‘UFO 납치’에 빠지게 됐을까?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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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군이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운영했던 UFO 추적 ‘프로젝트 블루북’에 참여했던 천문학자 앨런 하이넥은 UFO의 목격 사례를 ‘클로스 인카운터(Close Encounter)’로 표현하며 이를 세 종류로 나눴다. 1단계는 근접 거리에서 UFO를 목격한 경우, 2단계는 근접 거리에서 UFO가 목격되고 이 UFO가 실체가 있는 흔적을 남긴 경우다. 3단계는 목격자들이 UFO로부터 ‘생명체’를 확인한 경우다.


지금까지 여러 국가 전투기 조종사 및 민간 조종사들이 UFO를 추적한 이야기, UFO에서 나온 생명체를 보고 손을 서로 흔든 이야기 등의 목격담을 소개했다. 지금까지 소개한 이야기들은 신뢰할 수 있는 목격자(전투조종사), 환각이라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본 사건(파푸아뉴기니에서는 선교사 등 38명이 동시에 봤다)들이었다. 이 현상이 무엇이 됐든 이들이 무언가를 본 것은 확실하다는 뜻일 것이다. 물론 UFO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학자들은 이런 목격담들은 모두 다른 물체나 현상을 착각한 것이라고 단정한다.


이런 학자들은 거들떠도 안 보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UFO에 납치된 사건, 즉 UFO 목격 사례의 4단계다. 나도 지금까지 UFO 관련 기사를 쓰며 이 주제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냥 황당무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UFO 마니아들이 미국 정부 보고서에 ‘납치’ 문제 등이 언급되지 않아 실망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이들의 주장이 무엇인지 확인해보기로 했다.


이를 공부하기 위해 두 권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나는 존 맥(1929-2004)이라는 의사가 쓴 ‘납치’라는 제목의 책이다. 그는 하버드 의대 정신과 과장을 지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라는 영화의 주인공인 영국인 장교 로렌스의 전기(傳記, A Prince of Our Disorder)를 써 1977년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다.


또 하나의 책은 랄프 블루맨탈이라는 뉴욕타임스 출신 기자가 쓴 책이다. 그는 미국 국방부가 운영하던 비밀 UFO 프로그램을 폭로한 2017년 특종 기사 필진 중 한 명이다. 그는 2021년 ‘믿는 자(Believer)’라는 제목의 책을 썼다. 이는 존 맥 박사의 일대기를 그린 책이다. 하버드 의대라는 최고 권위의 직장에서 UFO 납치 같은 것을 연구해 낙인이 찍혀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꿋꿋하게 납치 사례 연구를 한 이야기를 전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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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맥 교수와 애완견 디거. (출처: 책 '믿는 자', 맥 교수 가족)

 

1994년 하버드 의대 학장은 맥 교수가 1994년에 발표한 ‘납치’라는 책을 쓰는 과정에서 법이나 학교 방침에 위배되는 행동이 없었는지 조사하는 위원회를 비밀리에 구성했다. 하버드 대학교 역사상 테뉴어(종신재직권)를 받은 교수에 대해 이런 조사에 나선 것은 처음이었다. 하버드 학자로서 “외계인에 납치된 사람들이 있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것이 위원회 출범의 목적이었다. 맥 박사는 공개석상에서 “외계인이 우리의 영역을 침범했다”는 주장을 해왔다. 언론들은 그를 ‘UFO를 믿는 하버드대 교수’라고 부르곤 했다.


이 위원회는 맥 교수가 책에 소개한 사람들이 단순한 연구 목적이었는지 아니면 이들에 대한 임상 치료 목적이었는지를 조사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 목적이었다면 학교로부터 사전에 공식적인 승인을 받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맥 박사는 임상 치료라고 했다. 이 위원회는 14개월간의 조사 끝에도 별다른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 이들은 ‘맥 박사는 학자로서 다른 압박을 받지 않고 원하는 연구를 할 자유가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맥 박사는 2004년 9월 27일 사고로 숨졌다. 강의를 위해 영국 런던을 방문했던 그는 술을 마신 50대 남성이 몰던 차에 치였고 사고 얼마 후 숨졌다.


맥 박사가 외계인 납치 사례에 관심을 갖게 된 건 1989년 가을 어느 날이었다. 여성 동료 한 명이 버드 홉킨스라는 남성을 만나보지 않겠느냐고 했다. 무엇을 하는 사람이냐고 물었더니 뉴욕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라고 했다. 외계인에 의해 우주선 같은 곳에 끌려간 사람들을 조사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맥 박사는 “그 사람이나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미친 사람들일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이 여성은 이 사람들이 무언가 실재(實在)하는 일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맥 교수는 1990년 1월 10일, 일정이 생겨 뉴욕을 방문했다. 이 여성은 이를 계기로 맥 교수를 버드 홉킨스에게 데리고 갔다. 맥 교수는 그의 책에서 홉킨스와의 첫 만남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인상을 남겼다. “40년 가까이 정신과 일을 해왔는데 홉킨스가 말하는 이야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었다.”


미국 전역에서 외계인에 납치됐다는 사람들이 홉킨스를 찾아와 자신들의 목격담을 알려주는 상황이었다. 홉킨스는 이에 대한 책이나 글을 쓰고 TV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 사람들은 자신들을 ‘납치된 사람(abductee)’, 혹은 ‘경험자(experiencer)’라고 불렀다.


이들은 우주선으로 이동하게 된 과정, 우주선 내부의 모습, 외계인들이 이들에게 취한 행동들을 증언했다. 자세한 내용들을 증언했는데 이는 책이나 영화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들이었다. 또한 목격자들은 미국 전역에 거주하고 있었고 다른 목격자들과 서로 소통한 적이 없었다. 즉, 말을 맞춘 적이 없었다는 뜻이다. 홉킨스는 이런 사람들을 200명 가까이 만났다. 어떤 경우에는 한 여성이 납치범(?)을 묘사하는 단계에서 혹시 이런 모습 아니냐고 그림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자 이 여성은 어떻게 알았느냐며 놀랐다고 했다. 홉킨스가 보여준 그림은 다른 목격자가 그려준 것이었다. 어떤 경우엔 목격자들이 묘사한 외계인의 모습이 거의 비슷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맥 박사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여러 생각에 빠졌다고 했다. 정신의학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만약 진짜 일어난 일이라면 도대체 어떻게 일어난 일일까?


홉킨스는 긴가민가한 표정의 맥 박사에게 이런 목격자를 실제로 만나보겠느냐고 했다. 약 한 달 후 홉킨스의 집에서 납치됐었다고 주장하는 사람 네 명을 만났다. 이들에게서는 망상 증세도 보이지 않았고 개인적인 이유로 이런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 같지도 않았다. 홉킨스는 보스턴에 살고 있던 맥 박사에게 보스턴에서 목격자가 나오면 바로 연락을 주기로 했다. 맥 박사는 1990년 봄부터 그의 집과 병원 사무실에서 목격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이로부터 약 3년 반 동안 약 100명을 만났다고 한다. 맥 박사는 이들에 대한 정신 감정을 진행했고 이중 76명은 자신이 정해놓은 까다로운 ‘신뢰도’ 기준에 부합했다고 했다. 76명의 연령층(2~57세), 성별(여성 47, 남성 29)은 다양했다.


맥 박사가 결정한 기준 중 하나는 의식이 있는 상황에서건 혹은 최면 상황에서 당시의 일을 기억해낼 수 있는지 여부였다. 감정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확인했다. 그는 책에서 총 13명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기준에 부합하는 경우다.


<1. 이야기가 복잡할 수는 있겠지만 조리 있는 서술로 충분히 볼 수 있는 경우.
2. 납치 현상에 있어 핵심적인 요건을 한두 개 이상 구체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 경우.
3. 실명 혹은 가명으로 이들의 이야기가 공개돼도 된다고 한 경우.
4. 나는 이 사람들을 잘 안다. 하지만 이들보다 더 오랫동안 더 깊이 연구한 납치 피해자들이 있다. 내가 이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소개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들의 경험을 명확하고 깔끔하게 묘사할 능력이 내게 없기 때문이다.>


그는 사례를 소개하기에 앞서 전제를 깔았다. 이 책은 대부분 자신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문제는 여러 논란의 소지가 있고 과학적 연구도 이뤄진 적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자신의 주장이나 결론을 뒷받침할 연구 자료도 없다고 했다.


그는 납치된 사람들의 정신 상담을 해보니 이 현상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철학, 영혼,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고 했다. 또한 “우리가 지능이 있는 생명체로 가득한 ‘우주’, 혹은 ‘우주들’에서 우리를 분리시켜 버렸고 이들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감각을 잃어버린 채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맥 박사는 총 13건의 사례를 소개했다. 가장 단순한 사례부터 시작해 점점 복잡해지는 사례로 이어진다. 내일부터 이들 중 일부를 연이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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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7-09, 05:2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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