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의대 출신 정신과 의사의 반박 “목격자 증언만으로는 부족”
[연재] 16. UFO에 납치된 사람들 이야기/“최면치료 방식, 납치 경험자들에 대한 정신 감정 결과 등 현상을 뒷받침할 자료를 제공하지 못했다”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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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연구는 몰입감도 있고 강한 인상을 주며 누군가에 감동을 줄 수 있지만 이는 종합적인 분석이 아니다. 더 적은 사례를 더 깊게 소개했다면 이 책과 독자들에게 더욱 좋았을 것'

존 맥 하버드 의대 정신과 과장이 소개하는 사례들을 읽다보면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의문이 생긴다. ‘이 사람은 정말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드는 경험자 증언도 있다. 또한 ‘이 정도의 이야기는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데 천재적인 이야기꾼이거나 정신병자, 아니면 진짜 경험한 사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맥 박사가 수년간 100여 명의 UFO 납치 경험자들을 여러 차례에 걸쳐 만나본 뒤 정신 질환이 없고 신뢰할 수 있는 사례들에 속한 것들이라고 하니 의문은 더욱 커진다.


이런 의문 때문에 책이 출판됐던 1994년 당시의 기사들을 계속해서 찾아보다 맥 박사의 연구 결과를 반박하는 글을 찾았다. 이는 1994년 5월 1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존 맥 박사 책에 대한 서평(書評) 기사다. 작성자는 제임스 고든이라는 정신과 의사다. 그는 하버드 의대를 졸업했고 비영리기관인 ‘심신(心身) 의학 센터’라는 단체를 설립했다. 이 단체는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단체다. 그는 조지타운 의대에서 교수로 활동했고 빌 클린턴 행정부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는 백악관 대체의학정책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이런 납치 현상은 단순한 음모론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들의 글은 많지만 높은 위치까지 올라갔던 정신과 의사가 정신의학 측면에서 맥 박사의 책을 평가한 글이기 때문에 이를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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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5월 1일자 뉴욕타임스 書評 코너에 실린 기사 (출처: 뉴욕타임스 캡쳐).

 

고든 박사가 쓴 서평의 제목은 ‘누군가가 우리를 지켜본다(Someone to Watch Over Us)’이다. 부제(副題)는 ‘한 정신과 의사가 외계인에 납치됐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전하는 메시지의 진실을 탐구하다(A psychiatrist looks for the real message of those Americans who think they have been abducted by aliens)’이다.


고든 박사는 우선 맥 박사가 존경받을 만한 방식으로 지난 4년간 외계인에 납치됐다는 사람들을 만나 이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연구했다고 썼다. 그는 “맥 박사는 목격자들은 논리 정연하고 제대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며 정신병자이거나 망상 환자, 혹은 자신을 홍보하려고 하는 사람이 아닌 것으로 봤다”고 했다. 이어 “맥 박사는 UFO 납치 경험자들이 받고 있는 고통의 발원지는 UFO 납치이지 이들이 갖고 있는 병세의 증상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고든 박사는 “맥 박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이들의 경험이 어느 정도 ‘현실’인 것으로 믿게 됐다”고 했다.


고든 박사는 책에 담긴 일부 사례들을 소개하며 맥 박사가 납치뿐만 아니라 죽음 직전의 경험, 사후(死後)세계까지 연결시킨다고 했다. 고든은 “모두 엄청난 일이고 영감(靈感)을 주는 이야기”라면서 맥 박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한다.


<불행하게도 이런 예언적인 메시지는 납치된 사람들의 주장에 기반하고 있으며 맥 박사나 이에 동조하는 독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권위를 갖지 못한다. 맥 박사는 자신이 수집한 핵심 데이터를 공개하거나 핵심 분석 자료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그의 이론을 증명하려 하지 않았다.>


고든은 맥 박사가 납치 현상이 최근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하고 있다고 했다. “독자들은 납치라는 현상이 최근 떠오르고 있는 UFO 학문의 한 부분이라는 점을 알아야만 한다”고 했다.


<독자들은 납치 경험이 지난 몇 년에 걸쳐 바뀌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식질(生殖質)이 추출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해왔다. 지금에 와서는 거의 대다수가 ‘하이브리드(혼종,混種) 아기’를 직접 본 것을 기억한다고 한다. 맥 박사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일부 외계인이거나 전체가 다 외계인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외계인 납치 경험자들의 증언이 바뀌는 것은 이런 현상이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일까, 아니면 외계인들이 이들 피해자들이 더 많은 것을 기억하도록 해주는 것일까? 이것도 아니면 납치 피해자들이 의식 중에서건 무의식 중에서건 만족스럽고 깨달음을 줄 수 있는 판타지를 만들어내려고 하는 것일까?


맥 박사는 이런 문제를 다루지 않았고 납치 현상과 이들의 증언에만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임상 과학적 측면에서 맥 박사의 책이 비판을 받을 수 있는 핵심이 여기에 있다. 사례를 통한 연구는 몰입감도 있고 강한 인상을 주며 누군가에 감동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종합적인 분석이 아니다. 특히 이 책의 권위가 저자의 정신 의학 경험과 학문적 성과로부터 나온 것일 때는 더욱 그렇다. 더 적은 사례를 더 깊게 소개했다면 이 책과 독자들에게 더욱 좋았을 것이다.>


고든 박사의 이런 비판은 나와 같은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각의 핵심을 짚었다. 하버드 의대 정신과 과장이 쓴 책이니 믿기 어려워도 믿어보려 읽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든 박사의 비판은 이어진다.


<맥 박사가 소개한 사례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독자나 그의 이론을 진지하게 연구하려 하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 사람들이 존 맥을 찾기 전에 UFO나 납치 현상에 대해 얼마나 많은 지식을 갖고 있었을까? 그는 이들이 어려서부터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어렸을 때 실제로 납치를 경험했기 때문이지 나중에 생긴 기억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예를 들어 이들의 부모나 형제들로부터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 또한 이들의 유년기는 어땠을까? 이들이 어려서 학대를 당하지 않았다는 맥 박사의 분석을 인정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정보가 충분치 않다.>


고든 박사는 일부 의사들은 납치 현상에 대한 기억은 아동 시절 겪은 성적(性的), 혹은 신체적 학대를 잘못 기억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내가 소개한 납치 사례들 중에서도 아버지들 중 분노조절 장애가 있는 사람이 여럿 있었다. 어머니들이 구타를 당한 가족이 많았고 이혼한 가족도 많았다. 맥 박사는 각 사례를 소개하며 ‘어렸을 때 성적, 혹은 신체적 학대를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을 매번 붙였는데 이런 연구 결과가 있다는 것을 의식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고든 박사는 이들에 대한 정신 감정 결과가 공개돼야 한다고도 했다. 책에 담긴 사례 중 한 명의 경우만 이런 결과가 소개됐는데 이 역시도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했다.


<또 하나 불편한 것은 맥 박사의 최면 치료 방식에 대한 자료가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면을 정확히 어떻게 했고 최면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질문을 했는지 등의 방법이다. 그는 호흡 요법과 이들을 중앙에 위치하게 하는 방식을 사용했다고만 밝혔다. 그 역시도 편향된 시각을 갖고 있었다고 하는데 이 역시도 불분명하다(注: 맥 박사가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는 이야기). 또한 그의 조수들의 의견이나 이들이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


납치 경험자들의 증언이 공개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혹은 맥 박사 및 그의 조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오염됐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맥 박사는 납치 경험자들의 기억에 자신이 영향을 끼칠 수 없었다고 하는데 이는 그가 이들과 함께 ‘현실을 함께 맞춰나갔다’는 설명과 상반된다. 그는 최면 요법 등 환자와 의사가 소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근본적인 문제점도 언급하지 않았다. 문제점이라 함은 의사가 환자의 반응을 미묘한 방식으로 형상화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환자가 기억이 아니라 상상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고든 박사는 서평 마지막 문단에서 존 맥 박사가 더 많은 정보를 담아 더 권위 있는 책을 쓸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맥 박사는 이런 현상에 의해 조롱을 당하고 오해를 받아왔던 사람들에게 존경심을 보이며 우리의 생각 영역을 넓힌 가치 있고 용기 있는 일을 했다”고 했다.


이런 주장에 대한 맥 박사의 의견을 찾아보고 싶었지만 당시 나온 기사를 찾지 못했다. 그러다 유튜브에서 한 인터뷰 영상을 발견했다. 미국 PBS 방송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쇼를 진행했던 찰리 로스와 1994년 8월 15일에 진행한 인터뷰 영상이었다. 로스 기자는 첫 질문부터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하버드 의대 교수가 됐건 퓰리처상 수상자가 됐건 이런 주장을 하려면 증거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맥 박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는 사진과 같은 실체가 있는 증거를 원한다”며 “하지만 증거라는 것은 다른 곳으로부터 나올 수도 있고 임상실험 과정에서 증거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제정신이 박힌 사람들이었고 자신의 기억이 사실이 아닌 꿈이길 바라던 사람들이다”라고 했다.


로스 기자는 계속 맥 박사를 압박하는 질문을 이어간다. 그는 UFO 납치 연구를 시작할 때부터 이를 믿고 싶어서 한 것인지 아니면 회의적이었는지 물었다. 맥 박사는 회의적이었고 이런 현상을 알지도 못했다고 했다. 로스는 언제부터 이를 믿기 시작했느냐고 물으려 하자 맥은 그의 말을 끊으며 “믿는다는 말은 틀린 표현이다”라고 했다.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가 맞는 표현이다”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믿음이라는 표현이 매우 위험한 표현인데 이는 어떤 믿음 체계의 일부가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들의 증언에 신뢰도가 있고 일부는 현실일 수도 있다는 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됐다”는 표현이 맞다고 했다. 그는 거의 처음부터 사실일 수 있다는 의심은 들었지만 약 30명에서 40명을 만나본 뒤에야 조금 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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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맥 박사가 찰리 로스 기자의 마지막 질문을 들으며 미소를 짓고 있다 (출처: 찰리로스닷컴).

 

로스 기자는 큰 맥락에서는 앞으로의 계획이 무엇인지에 대한 마지막 질문을 하기 위해 지금까지 벌어진 상황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사람들이 맥 박사의 연구방식에 의문을 품고 환각제 같은 것을 사용해 환각을 보게 하고 있다는 등의 말이 나오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맥 박사는 그가 이런 질문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끼어들더니 미소를 지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을 죽이자는 것이겠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도 하지 말자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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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7-29, 04:4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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