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바이든의 아프간 철수는 大실패…재앙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주한미군의 71년 주둔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었다”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스크랩하기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글자 작게 하기
  • 글자 크게 하기
(이번 사건은) 사이공 함락에 이어 미국이라는 국가가 얼마나 무책임한 국가인지를 모든 적(敵)들에게 보여준 사례다.

브렛 스티븐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는 17일자 신문에 ‘아프가니스탄의 재앙이 우리를 쫓아오게 될 것(Disaster in Afghanistan Will Follow Us Home)’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그는 이스라엘 예루살렘포스트 편집국장 출신으로 2013년에는 월스트리트저널에서 근무하며 논평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는 2017년 4월부터 NYT에 칼럼을 싣고 있다.


그의 이날 칼럼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미군 철수 결정에 따른 아프간의 대혼란 사태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미국 언론을 보면 진보와 보수 성향 사이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아프간의 대혼란에 바이든 행정부의 책임이 있다는 점에는 같은 의견을 보인다. 예를 들어 보수 성향의 언론은 바이든의 잘못된 결정으로 사이공 함락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고 비판한다. 진보 성향은 전임 트럼프 대통령 시절 이뤄진 합의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전제를 두면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최소한 지금과 같은 대혼란 상황은 막을 수 있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NYT에 실린 스티븐스의 칼럼은 진보와 보수 언론을 막론하고 바이든 행정부의 가장 아픈 곳을 찌른 칼럼으로 보였다. 스티븐스는 칼럼을 이렇게 시작한다. “조 바이든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던 건가, 만약 생각이라는 걸 했다면 말이다.” 그는 7월 8일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에서의 미군 철수 계획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진행한 질의응답의 일부 내용을 소개했다.


<기자: 이제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차지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까?
바이든: 아니오, 그렇지 않습니다.
기자: 왜죠?
바이든: 아프간은 전세계 여느 군대처럼 잘 무장된 30만의 육군 병력이 있습니다. 공군도 있습니다. 이들은 약 7만 5000명의 탈레반에 맞서는 군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탈레반이 아프간을 차지하는 것이) 반드시 일어나게 될 일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기자: 베트남에서의 미군 철수 당시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보십니까?
바이든: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도 똑같지 않습니다. 탈레반은 남(베트남), 아니 북베트남 군대가 아닙니다. 탈레반은 이들(북베트남)의 역량과는 비교도 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대사관 지붕에서 (헬기로) 올라타게 되는 것을 볼 가능성은 없습니다.
기자: 각하, 아프간에서의 임무가 실패했는데 아프간 정부의 부패가 어느 정도로 심각했습니까?
바이든: 우선 임무는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아프간의 모든 정당은 부정부패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통합을 이뤄내기 위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그러나 탈레반이 국가 전체를 차지하고 모든 것을 통치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스티븐스는 “바이든의 경솔함에 따라 사람들은 탈레반이 15일 수도 카불에 입성하는 것을 봤다”며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첫 번째 대실패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물론 이런 철수 합의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도 바이든은 고위 군사 보좌관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고집을 부리며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스티븐스는 이번 사건을 1993년 소말리아에서 발생한 ‘블랙호크 다운’ 같은 참사로 규정하며 과거 대통령들이었다면 핵심 군사 보좌관을 사임하도록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1993년 당시 국방장관이던 레스 애스핀이 사임했던 예를 들었다.


스티븐스는 바이든의 결정에 따라 미국이 여러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이를 항목별로 정리했다. 이를 일부 요약해 소개한다.


[#1. 살인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비위가 좋다면 지난 5월 아프간 소녀 학생들에 대한 공격의 참사를 담은 영상을 보도록 하라. 90명이 숨졌다. 6월에는 22명의 아프간 특공대원이 학살당했다. 이들은 총을 내리고 항복 의사를 밝혔다. 탈레반 세력들은 코미디 영상을 만들었다는 죄목으로 아프간 경찰 한 명을 쫓아가 죽이기도 했다. 한 탈레반 당국자는 공격 대상은 일반 아프간 시민들이 아니라 점령자와 점령자들을 두둔하는 세력이라고 밝혔다. 이에 해당되는 사람은 최소한 수천 명이다.


#2. 여성들은 소유물이 될 것이다: 아프간에는 약 1800만 명의 여성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이제 7세기 당시의 법이 적용되게 된다. 이들은 이제 얼굴을 드러내고 걸어다닐 수 없으며 남성인 가족 구성원과 동행하지 않고서는 대중 앞에 설 수 없다. 이들은 지난 20년간 쟁취하기 위해 어렵게 싸워온 일자리들을 이제 잡지 못하게 된다. 예를 들어 기자나, 교사, 국회의원, 사업가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아프간의 딸들은 학교에 가거나 운동을 할 수 없으며 남편을 고를 선택권이 없어진다.


#3. 아프간은 전세계 이슬람 극단주의 투쟁 운동가(지하디스트)의 본거지가 될 것이다: 탈레반 2인자인 시라주딘 하카니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테러리스트 수배 명단 최상위에 올라 있는 인물이다. 지난해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다른 주장을 펼쳤지만 그의 입장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注: 하카니는 2020년 2월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살인과 고문은 중단돼야 하며 탈레반은 평화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아프간의 언론사인 ‘모비’의 대표를 맡고 있는 사드 모세니는 14일 내(스티븐스)게 이런 말을 했다. “탈레반과 알카에다와의 관계는 더욱 견고해질 것이다. 탈레반이 미국을 왜 두려워해야 하겠는가? 최악의 상황이 뭐가 더 있겠느냐? 또 다른 침략? 이들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공격적이고 오만한 이슬람 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젊은 극단주의 이슬람들의 본거지나 이들을 전향시키는 메카가 될 것이다.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다. 모든 극단주의적, 공격적 단체에게 있어 하늘이 주신 땅이 될 것이다.”


#4. 아프간에서 멈추지 않게 되면 어떻게 되나: 탈레반의 부상(浮上)으로 가장 위험이 되는 국가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파키스탄이다. 파키스탄은 수년 간 아프간 탈레반에게 은신처와 지원을 제공해왔다. 파키스탄은 이제 아프가니스탄이 파키스탄 출신 탈레반들에 은신처와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두려워해야만 한다. 원리주의자들이 160개가 넘는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파키스탄 정권을 뒤흔드는 것은 어떠한 전세계적 악몽과도 비교가 될 수 없다.


#5. 미국의 지정학적 위치는 심각하게 타격을 받게 될 것: 미국은 어떠한 동맹인가? 지난 수년 간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비교적 적은 규모의 군인을 배치시켰다. 이들의 주요 임무는 사상자 발생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아프간 군대를 위한 감시와 수송, 공군 지원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미국 대통령이라면 누구나 이 정도의 임무를 무제한적으로 수행하도록 할 수 있었다. 탈레반을 무찌르려 하지도 않고 어느 누구도 이들에 의해 무너지지 않게 하면서 말이다.

달리 말하자면 미국은 아프간을 위해 괜찮은 수준의 해결법을 달성해냈었다. 아프간을 완전히 구해내거나 완전히 잃지도 않을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번 사건은) 사이공 함락에 이어 미국이라는 국가가 얼마나 무책임한 국가인지를 모든 적(敵)들에게 보여준 사례다. 세계 질서의 기반이 되는 이른바 팍스 아메리카를 수호할 의지가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타이완과 우크라이나, 발트 국가들, 이스라엘, 일본 등 모든 동맹 역시 이들이 적(敵)들을 상대하는 데 있어 이번 사례를 교훈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바이든 독트린’은 ‘트루먼 독트린’을 땅에 묻어버린 것을 의미한다.]


스티븐스는 이후 현재 논쟁거리가 되는 몇 가지의 사안을 두고 자문자답(自問自答)한다. 


하지만 우리가 언젠가는 아프간을 떠나야만 하지는 않았나?: 이런 반론이 나올 수 있다. 미국은 훨씬 더 많은 대가를 치르며 한국에 71년간 주둔해왔다. 이에 따라 세상은 더 나아졌다.


하지만 아프간 정부는 부패하고 무능력하지 않았나?: 맞다. 하지만 아프간 정부는 최소한 자국민을 학살하거나 지하드 깃발을 걸어놓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지 않나?: 이는 물론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탈레반과 맞서 용감하고 고귀하게 싸워온 수많은 미국인들의 희생이 결과적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일을 위해서였던 것으로 만드는 것 역시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전세계 다른 곳에서 고통받는 사람들보다 아프간의 운명에 대해 더 신경을 써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나?: 그렇다. 전세계 모든 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도울 역량은 없다고 해서 누군가와 특정 지역을 도와야 할 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미국의 힘과 평판이라는 것은 신뢰와 희망이라는 개념의 횃불과 같은 것이다.


스티븐스는 이런 논쟁은 이제 과거의 일이 돼버렸다고 했다. 아프간 전쟁은 끝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패배한 것이라고 했다. 소수의 미국인은 이런 치욕을 환영할 것이고 더 많은 미국인들은 이런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스티븐스는 패배한 국가가 얼마나 강력한지와는 관계없이 이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크건 작건 미국의 적들은 우리의 불필요한 항복에 따른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라며 “이런 결정을 내리고도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는 대통령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 2021-08-17, 23:0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맨위로

댓글 글쓰기 주의사항

   白丁     2021-08-18 오후 9:52
카불 함락을 보며 문재인은 또 어떤 희열을 느꼈을까?

맨위로월간조선  |  천영우TV  |  조선일보  |  통일일보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뉴데일리  |  자유민주연구원  |  이승만TV  |  이기자통신  |  최보식의 언론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