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맥의 발견은 갈릴레오와 다윈의 발견과 비슷할지 모른다”
[연재] 33. 동료들의 엇갈린 증언-존 맥 박사, 변호인단을 구성해 반격에 나서다.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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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박사의 조카인 데이비드 잉바르 역시 하버드 출신의 의사였다. 그는 맥 박사가 변호사 없이 하버드 의대의 심의위원회에 출석한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그는 삼촌에게 “아직도 모르겠어요? 삼촌을 함정에 빠뜨리려는 거잖아요”라고 했다.


맥 박사는 자신이 혼자서 위원회에 출석했던 것이 이렇게 큰 문제가 될지 모르고 있었다. 그는 보스턴에서 가장 유명한 로펌 중 하나인 힐앤발로우의 파트너 변호사 칼 세이퍼스에게 연락을 했다. 세이퍼스는 하버드 건축대학원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었고 맥 가족의 법률 상담을 해온 인물이었다. 맥 박사는 세이퍼스에게 자신의 UFO 납치 연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담은 메모를 전달해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을 설명했다. 세이퍼스는 렐만 위원장 등과 만난 뒤 맥 박사에게 위원회에 협조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맥 박사는 얼마 후 또 한 차례 위원회에 불려갔다. 렐만 위원장 등은 납치 현상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왜 더 전통적인 정신의학 개념에 초점을 두지 않았느냐고 압박했다. 맥 박사는 이를 설명할 수 있는 기존의 개념이 거의 없어 보였다고 했다. 렐만은 “당신이 틀렸으면 어떻게 할 건가”라고 물었다.


하버드의 심의위원회는 보스턴 베스 이스라엘 병원에서 활동하는 정신과 교수인 프레드 프랜켈 박사를 인터뷰했다. 프랜켈 박사는 지난해 9월 셰일라라는 납치 경험자의 이야기를 같이 다룬 적이 있었다. 셰일라는 ‘괴생명체가 전동 면도기 같은 걸 들고 다가와 자궁 쪽을 비볐다’는 주장을 한 '납치' 경험자였다. 프랜켈은 맥 박사의 최면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맥 박사가 최면 과정에서 환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의견에 맞는 이야기를 말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었다.


위원회는 셰일라라는 여성이 맥 박사를 만나기 전에 만나던 정신과 의사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맥 박사는 이것 역시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셰일라라는 여성은 이 의사를 신뢰하지 못해 그를 떠나 맥 박사를 찾아온 것이기 때문이었다. 셰일라를 치료했던 또 다른 정신과 의사인 윌리엄 워터맨은 맥 박사에게 우호적이었다. 그는 맥 박사와의 최면 치료 과정을 통해 셰일라의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고 증언했다.


위원회는 하버드 의대 정신과의 총괄을 맡고 있던 말카 노트먼 역시 인터뷰했다. 노트먼은 과거 언론에서 맥 박사를 공격할 때 그를 옹호해줬던 인물이었다. 노트먼은 맥 박사와 환자 사이의 관계나 그가 받은 연구 지원비가 부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노트먼은 “맥이 환자들을 믿어줌에 따라 이들을 제대로 돕지 못하는 것일 수는 있지만 그가 망상 증세를 보이는 인물은 아니다”라고 했다. 노트먼은 맥 박사와 납치 경험자 세 명을 만나본 적이 있었다. 노트먼은 “이들은 진지한 사람들이었고 외계에서 온 생명체가 찾아왔다는 경험을 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망상 환자이거나 이런 이야기들이 망상이라는 어떠한 증거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하버드 의대 정신과 통합 부서 총괄인 조셉 코일 박사는 UFO 납치 연구와 관련해 어떠한 문제도 없다고 했다. 그는 “정신의학이라는 것은 특이한 일들을 연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맥 박사의 연구 방식이 우려가 되기는 한다”고 했다. 맥 박사는 두 개의 가능성만을 머리 속에 그려두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미쳤거나 혹은 실제로 외계인을 봤다는 두 개의 가능성이다. 코일 박사는 이 둘 이외에 다른 가능성은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7월 말, 하버드 심의 원회는 셰일라를 비롯한 납치 경험자들을 직접 인터뷰하기 시작했다. 이들 중에는 성공한 비즈니스맨이자 맥 박사의 책 맨 마지막에 소개된 아서라는 남성도 포함됐다. 아서는 이 위원회의 조사 방식에 불만을 갖기는 했으나 측은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훗날 맥 박사에게 “내가 렐만 위원장 자리에 앉아있었다면 나도 이를 믿지 않았을 것 같다”고 했다.


위원회는 맥 박사의 조수인 팸 케이시를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팸은 거의 모든 최면 치료에 동석했으며 납치 경험자들이 최면 과정에서 보이는 반응, 즉 경련이나 몸의 움직임, 감정 등을 메모하는 역할을 맡았다. 팸은 “이런 경험이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왔지만 이들을 돕는 데 있어 이에 대한 해답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위원회는 맥 박사를 불러 계속 취조했다. 납치 경험자들에게 이런 연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사전에 고지했는지, 이들이 이에 동의한다는 서약서를 썼는지 등을 캐물었다. 맥 박사의 연구를 지원해준 인물 중 한 명은 록펠러 가문의 손자 로렌스 록펠러였다. 그도 UFO에 관심이 많았다. 위원회는 록펠러로부터 얼마의 기부금을 받았는지 등을 물었다. 또한 연구 진행 상황을 하버드 의대 다른 직원에게 보고했었는지를 물었다.


위원회는 맥 박사의 요구에 따라 또 다른 하버드 정신과 의사인 조지 베일런트 교수를 인터뷰했다. 맥 박사는 그를 “이 법정에 있는 나의 유일한 친구”라고 부르기도 했다. 베일런트 교수는 해당 위원회를 1400년대 후반부터 1600년대까지 유지됐던 영국의 특별 재판소 ‘성실청(星室廳)’에 비유했다. 이 재판소는 고문과 불공평한 심의를 하는 법원으로 악명이 높았다. 베일런트는 맥 박사는 도덕적으로 훌륭한 사람이며 하버드 캠브리지 병원을 재건시키는 등 중요한 일을 해왔다고 했다. 베일런트는 “(1500년대 독일의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의 문제가 진지하게 다뤄져야 했던 것처럼 맥의 문제도 진지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 무렵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대학교에서 미술 교수로 활동하던 맥의 친구 로널드 로버트슨 교수는 맥이 처한 상황을 접하고 그를 도울 인물을 추천해줬다. 그가 추천한 인물은 대니얼 시한이라는 변호사였다. 하버드 대학교 학부를 졸업하고 하버드 법대를 나온 인물로 하버드 신학대학교에서도 활동했다. 이 변호사는 레이건 행정부의 이란-콘트라 스캔들로 알려진 비밀 무기 거래 문제를 폭로하고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KKK단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며 이름을 날렸다.


로버트슨은 시한 변호사를 저녁 자리로 초청해 UFO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시한은 조금은 알고 있지만 이를 떠벌리고 다니지는 않는다고 했다. 1977년 바티칸 천문대는 여러 천문학자들과 함께 외계 생명체에 대한 연구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시한은 이에 참여하며 미 의회 도서관에서 이와 관련한 비밀 자료들을 열람할 수 있었는데 미국 공군이 비밀리에 운영하던 프로젝트 블루북에 대한 자료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시한은 당시 사진을 여러 장 봤는데 공군 장교들이 추락한 것으로 보이는 UFO를 조사하는 모습의 사진이었다고 했다. 이런 사진에는 처음 보는 상형문자들이 보였다고 한다. 어찌 됐든 시한 변호사 역시 UFO에 대해 어느 정도 경험이 있던 사람이었다.


로버트슨은 시한에게 맥 박사의 연구에 대해 설명한 뒤 이 사건을 검토해주겠느냐고 물었다. 시한은 “물론이다”라고 했다. 맥 박사는 며칠 뒤 시한과 처음으로 전화통화를 했다. 시한은 미국 동부를 방문할 일정이 있다며 하버드가 있는 보스턴에 찾아가겠다고 했다.


맥은 앞서 언급했듯 세이퍼스라는 변호사가 있었지만 불안했다. 세이퍼스는 맥 박사에게 자신은 하버드 대학교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가 여전히 하버드 건축대학원 소속인 것이 마음에 걸렸다. 이해관계가 상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시한은 맥 박사와 만나 이야기를 들은 뒤 분노했다. 특히 세이퍼스 변호사가 맥 박사에게 위원회에 협조하라고 한 것에 흥분했다. 시한은 맥 박사에게 “당신은 생각하는 것보다 법적으로 훨씬 더 위험한 상황에 빠져 있다”며 도와주겠다고 했다. 시한은 그의 하버드 법대 시절 은사(恩師)인 로렌스 트라이브 헌법학 명예교수에게 연락을 했다. 그는 포터 스튜어트 대법관 밑에서 근무했으며 수많은 조교들이 그를 거쳤는데 그 중 한 명이 훗날 대통령이 된 젊은 법대생 버락 오바마였다. 트라이브 교수는 시한 변호사에게 보스턴에서 활동하는 인권 관련 변호사인 하비 실버게이트와 손을 잡으라고 했다. 실버게이트는 학계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을 담당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시한은 실버게이트에게 연락을 했으나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 많다며 동료인 에릭 맥리시 변호사를 연결해주겠다고 했다.


에릭 맥리시는 당시 보스턴 대주교구 신부들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남성과 여성을 변호해 이름을 알린 인물이었다. 맥리시는 영국에서 기숙사 학교를 다닐 때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었다. 그는 약 3년 전 로드아일랜드에서 활동하는 사설탐정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는 그를 포함한 8명의 아이들이 1960년대 제임스 포터 신부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했다. 1992년 당시 맥리시는 포터 신부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70명의 남성과 여성을 변호하기 시작했다. 1993년 12월 포터는 28명의 피해자들을 학대했다는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피해자 중 가장 어린 아이는 11세였다. 포터 신부는 약 20년형을 선고받았다. 맥리시는 당시 보스턴 일간지 보스턴글로브의 ‘스포트라이트’ 기사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스포트라이트(2015년 作)’는 2016년 오스카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다.


한편 시한 변호사는 20쪽짜리의 변론 계획서를 준비해 맥 박사에게 전달했다. 시한은 맥 박사 사건의 특별한 점은 “하버드 대학교의 행정부가 이러한 역사적인 논쟁을 이어가는 데 있어 맥 박사가 변론을 하지 못하도록 입을 막게 하려는 점”이라고 했다. 시한은 “나는 외계에서 온 지능을 가진 생명체를 만났다는 이야기들이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시한은 맥 박사의 발견을 갈릴레오와 다윈의 발견과 비교하기도 했다. 뉴턴과 데카르트가 만들어낸 과학, 물질주의적 패러다임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시한은 맥 박사가 부활과 사후(死後) 세계, 외계인과의 혼종(混種)이라는 영적(靈的)인 세계의 문제도 다루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맥 박사에게 “당신이 하는 일을 변호하는 것은 변호사로서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그는 “당신이 이들과 소통하고 연구하며 무엇을 실제로 믿게 됐는지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맥 박사가 만난 납치 경험자들이 어떤 메시지를 외계 생명체로부터 접했는지 다 알아야 한다고 했다. 시한은 맥 박사에게 이 사건을 변호하기 위해서는 심도 있게 법률 해석을 하고 전술을 마련해야 한다며 맥리시 변호사를 선임할 것을 추천했다. 비용으로는 선임료 2500달러, 그리고 시간당 225달러를 지불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시한은 자신은 로렌스 록펠러 등 외부 기부자들을 통해 변호사 비용을 충당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시한은 우선 위원회가 현재 준비하고 있는 보고서 작성을 중단해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고 했다. 새로운 변호인단이 선임됐으니 다시 진행돼야 한다는 전술이었다.


시한의 계획 중 하나는 하버드 대학교가 이런 위원회 절차를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외부에 폭로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하버드에 대한 민사, 형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압박하는 것이었다. 물론 시한과 맥 박사는 이런 내용이 대중에 공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데 동의했으나 이를 위원회에 대한 협박 카드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9월 14일 존 맥 박사는 두 명의 변호사와 함께 렐만 위원장 앞에 섰다. 렐만은 세이퍼스 변호사는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다. 맥 박사는 제3자의 의견을 듣고 싶었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맥리시 변호사는 위원회의 절차가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렐만 위원장은 해당 위원회는 법적 절차가 진행되는 장소가 아니며 이를 위한 특정 규정이나 정해진 절차가 없다고 받아쳤다. 맥의 변호인들은 렐만 위원장에게 UFO라는 현실이 해당 위원회의 핵심 주제냐고 압박했다. 렐만은 “물론 이 문제도 관계가 있다”고 했다. 그는 실수를 했다고 판단했는지 해당 발언을 철회하겠다고 했다. 부연 설명이 없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만 변호사들은 위원회가 납치 현상만을 문제 삼는 것인지, 아니면 경험자들이 목격했다고 하는 UFO조차도 문제를 삼는 것인지를 물어본 것으로 보인다. 달리 말해 UFO라는 어느 정도의 신빙성이 있는 주장마저도 문제를 삼는 것은 위원회가 맥 박사의 연구를 편파적인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하려 하는 변호인들의 전략으로 보인다.


시한 변호사는 앞으로의 위원회에서 미국 정부가 역사적으로 UFO 문제에 대해 보여준 이중성을 다뤄보자고 했다. 그런 뒤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증거를 토론하자고 했다. 위원회의 한 위원은 이런 제안에 반대한다며 위원회를 “서커스로 만들 수는 없다”고 했다. 시한은 맥 박사를 부르며, “존, 나가자”라고 했다. 시한은 “위원회가 준비되면 다시 회의를 소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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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8-18, 05:3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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