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大, 맥 박사에 대해 사실상 무죄(無罪) 선고
[연재] 35. 하버드 법학자 더쇼비츠 “‘다모클레스의 칼’이 주류에서 벗어난,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에 대한 연구를 하는 교수들의 머리 위에 달려 있는 것과 같다”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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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교측 법률 자문을 맡은 앤 테일러는 시한 변호사의 편지에 크게 분노했다. 위원회의 판단을 오도(誤導)했다고 비판했다. 시한 변호사가 이런 내용을 대중에 공개할 것을 맥 박사가 사전에 알았음에도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맥리시 변호사는 맥 박사가 이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했다. 이런 편지가 외부로 공개될 것을 몰랐기 때문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이었다고 했다. 맥 박사는 나중에서야 시한 변호사의 전략을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당시 맥 박사와 맥리시 변호사는 이 문제가 밖으로 퍼지는 것을 막아 내부적으로 조용히 처리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나 결국 시한 변호사가 외부에 알린 편지로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게 됐다고 했다. 언론들은 하버드가 맥 박사의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는데 이 역시 자신에게 결과적으로는 도움이 됐다고 했다.


맥 박사와 맥리시 변호사는 위원회에 총 80쪽 분량의 반론서를 제출했다. 위원회가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맥리시 변호사는 위원회가 맥 박사의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으며 하버드 대학교가 유지해온 도덕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맥리시 변호사는 “맥 박사는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열정을 다해 일해 온 사람”이라며 “환자들을 고통받게 하는 것은 (맥 박사가 아니라) 위원회와 위원회의 조사 방식”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맥 박사를 옹호하는 전문가들도 속속 참여했다. 하버드 커뮤니티 보건 프로그램에서 행동의학 관련 전문가로 활동하는 로베르타 콜라산티는 맥 박사가 납치 경험자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에 열 번 이상 동석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맥 박사가 이들로 하여금 납치라는 현실을 인정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의대에서 활동하는 인문학 교사이자 생체 의학 윤리 담당 전문가인 대너 클라우서는 위원회에 맥 박사의 연구에 조작이나 왜곡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맥 박사의 방식은 외부에 공개돼 모두가 다 볼 수 있도록 돼 있다”고 했다. “맥 박사의 연구 결과가 틀렸을 수도 있지만 과학과 의학이라는 학문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많다”며 “의학이라는 것은 어찌됐든 고통을 치유해주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의학이라는 것은 순수과학과는 달리 특정 접근 방식이 (결과론적으로) 성공적이었다면 이 과정에 대해 세부적인 것까지 조사할 필요가 없는 학문”이라며 “맥 박사가 환자들에게 해를 끼친 게 있느냐”고 했다. 오히려 환자들은 상황이 개선됐다며 맥 박사는 이들이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을 방해하지 않았다고 했다. 납치 경험자들의 상당수는 다른 정신과 의사들과 만나보기도 했지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클라우서 교수는 “맥의 환자들은 그의 치료 방식에 동의했고 그와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반복적으로 그를 찾아왔다”고 했다.

 

하버드 의대의 정신과 의사인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닐 루덴스타인 하버드 대학교 총장에게 해당 위원회의 조사를 비밀에 부치는 것이 아니라 공개적인 토론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존 맥 박사가 일종의 초자연적인 문제를 건드린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일 수도 있지만 의학적으로 잘못된 시술을 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이 위원회의 조사는 하버드 대학교에도 위험하다”며 “이 싸움의 승자는 아무도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버드 대학교가 임직원이 갖고 있는 믿음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교회 같은 역할을 맡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하버드 교내신문인 ‘하버드 크림슨’은 4월 중순 시한 변호사가 외부에 퍼뜨린 편지와 함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들을 보도했다. 대학교 측은 신문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맥리시 변호사는 위원회가 이런 내용을 고의적으로 교내신문에 제공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해 5월 뉴욕타임스는 ‘하버드 대학교가 외계인들에 대해 쓴 교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제목의 긴 기사를 게재했다. 윌리엄 호난이라는 기자가 쓴 기사였는데 그는 이후 뉴욕타임스 문화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맥 박사가 본 사례들은 부적절한 치료 과정에서 나온 환영(幻影)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맥 박사에 따르면 외계인들이 정자와 난자를 채취하고 강제로 성관계를 맺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으며 조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위원회는 11개월간의 조사를 마친 뒤인 1995년 6월 초 41쪽짜리의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최종 보고서에서 “맥이 그의 (연구) 대상, 혹은 환자를 동정심을 갖고 도와주려 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연구는 환자들이 경험한 이야기와 이들이 암시하는 내용에 더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신 질환이나 다른 정신적 요소에 따른 상황일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맥 박사는 그의 연구 대상, 혹은 환자들에게 이들이 경험했다고 하는 내용이 심리적 현상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난 현실이었던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감정 불안 등 치료할 수 있는 문제들을 방치함에 따라 환자들이 위험에 노출되게 했다”고 했다. 보고서는 맥 박사가 외계인이 인간의 몸에 심었다는 특수 물체, 원인 미상(未詳)의 상처, 임신 관련 문제 등 실체가 있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UFO 목격 사례에 대해서도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음모론으로 치부하는 한 학자의 책을 인용, “대다수의 UFO 목격 사례는 사기극이거나 판단 오류인 것으로 증명됐다”고 했다. 보고서는 “맥은 동료들에게 연구 결과를 전달하며 의견을 요구하는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맥 박사가 변론을 통해 각종 학회지에 글을 게재하고 싶었으나 글이 실리지 않았다는 주장은 무시해버렸다. 위원회는 맥 박사의 연구 방식이 하버드 의대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했으며 하버드 의대와, 정신과 역시 그의 연구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맥 박사와 맥리시 변호사는 콜라산티 등 맥에게 우호적이었던 사람들의 의견이 하나도 반영되지 않은 것에 반발했다. 캠브리지 병원 정신과에서 맥 박사의 지도를 받았던 레지던트들과 인턴들도 렐만 위원장에게 편지를 써 위원회의 조사가 부당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들은 위원회에 출석해 증언을 하고 싶다고 했다.


하버드 법대의 저명한 법학자인 앨런 더쇼비츠도 맥 박사를 옹호하는 글을 썼다. 그는 “특정 교수의 이념에 대해 공식적인 조사를 한다는 것은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했다. 그는 “전통적이지 않은 분야에 대한 연구를 하는 교수들이 앞으로도 있을 텐데 이들이 자신의 이념을 변호하기 위해서는 변호사를 고용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이런 연구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더쇼비츠는 하버드 대학이 맥 박사에 어떠한 조치도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고 했다. 또한 맥 박사도 계속해서 관련 분야 연구를 계속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위원회의 이와 같은 조사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다모클레스의 칼’이 주류에서 벗어난,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에 대한 연구를 하는 교수들의 머리 위에 달려 있는 것과 같다”고 했다(注: 기원전 4세기 고대 그리스 디오니시우스 왕은 신하 다모클레스가 왕의 권력과 富를 부러워하자 그에게 왕좌에 앉아볼 것을 제안했다. 다모클레스가 왕좌에 앉아 천장을 바라보니 말총에 매달린 칼이 자신의 머리를 겨냥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는 겉으로는 호화롭게 보이지만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검 밑에서 늘 긴장하고 있는 것이 권력자임을 보여주는 이야기로 자주 쓰인다).


위원회의 조사가 진행된 지 1년 반이 흐른 1995년 7월 말. 대니얼 토스테슨 하버드 의대 학장은 맥 박사를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10일 전 작성된 편지를 건네줬다.


<존, 당신이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다는 사람들을 연구하고 이들의 감정 불안을 치료하는 것을 내가 막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비전통적인 병리학을 바탕으로 한 하나의 신드롬의 개념을 세워나갈 권리가 당신에게 없다고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임직원들의 상징과 같은 임상 치료와 임상 조사 행위에 대한 높은 기준을 당신이 열정에 사로잡혀 위반하게 되는 일이 생길까 우려됩니다.

임직원으로서 자유로운 조사를 할 권리와 환자 및 연구 대상의 권리를 분류하는 것이 항상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우리는 하버드 의대 임직원의 대표로서 이 두 사안 모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당신이 이를 도와주기를 바랍니다.>


토스테슨 학장은 맥 박사와 이 편지의 한 문단 한 문단을 같이 읽어나갔다. 토스테슨 학장이 맥 박사의 열정 부분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맥은 “맞다,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데 따른 흥분으로 종종 주의력을 잃었었다”고 했다. 이날 이 자리에 함께 했던 제임스 아델스타인 하버드 대학교 총괄 학장은 맥에게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이 당신에게 기분 좋은 일이 아니었다는 것은 알지만 이제 우리 모두 다 조금 더 편안한 상황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맥 박사는 토스테슨 학장에게 “당신도 고통스러웠다는 것을 잘 압니다”라고 말한 뒤 방을 나섰다.


하버드 대학교는 보도자료를 통해 맥 박사에게 하버드 의대의 높은 기준을 위반하지 않도록 경고를 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방해도 받지 않으며 그가 원하는 생각들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는 자유의 학문을 보장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는 사실상의 ‘무죄(無罪)’를 선고받았지만 맥 박사는 외부로부터 계속해 공격을 받게 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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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8-20, 03:0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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