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박사의 비공개 정신감정 결과] ‘납치 경험자를 일반인보다 정신이상자로 볼 근거는 없다’
납치 경험자 40명·일반인 40명 조사: 유의미한 차이 일부 존재…‘해리성 장애 수준 아냐’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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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맥 박사가 생전(生前)에 UFO 납치 사건을 연구하기 위해 만든 비영리재단인 존 맥 연구소라는 기관이 있다. 과거에는 실제로 납치 경험자들을 다뤘다면 현재의 이 연구소는 존 맥 박사의 연구를 정리한 일종의 기록물보관소(Archive) 형식의 단체다.


이 연구소에서 기록 보관 담당자(Archivist)로 근무하고 있는 윌리엄 부쉐 씨에게 연락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1990년대 말부터 맥 박사와 함께 일을 하기 시작했고 그의 말년(末年)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다. 맥 박사가 떠나고도 그의 연구소에서 계속 근무해왔다.


그와 대화를 하던 중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맥 박사가 생전에 발표하고 싶었던 논문이 두 개가 있었으나 결국에는 발표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그중 하나는 여러 명이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납치되고 이런 현상을 같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목격했는지를 다룬 연구였다. 맥 박사는 한 명의 납치 경험자가 여러 명의 지인(知人)과 함께 있던 자리에서 납치를 당했고, 함께 있던 사람들이 처음 몇 분간 이 사람이 납치되는 것 같은 현상을 목격한 사례를 찾아냈다. 목격자들은 처음 몇 분만을 기억할 뿐 곧 기억을 잃어버렸다고 했다. 맥 박사가 이들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지 못한 이유는 너무나 많은 개인정보가 포함돼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하나의 논문은 과연 납치 경험자가 일반인과 비교해 정신적으로 불안정한지를 연구한 결과다. 맥 박사는 하버드 대학교의 심의위원회에서 납치 연구에 대한 위법성을 조사받은 적이 있다. 위원회는 맥 박사가 납치 경험자들의 이야기만을 듣고 이런 주장을 한다며 보다 객관적인 자료가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맥 박사는 이에 따라 납치 경험자 40명과 일반인 40명을 대상으로 정신감정 비교를 해보려는 연구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연구의 세부 결과는 어디에도 공개된 적이 없었다.


윌리엄 부쉐 씨는 맥 박사가 이런 연구를 1990년대에 마쳤지만 어떤 학회지도 해당 논문을 실어주지 않았었다고 했다. 그는 이 논문은 공개된 적이 없다며 나에게 이를 전달해줬다. 그는 개인적인 정보, 즉 ‘술을 얼마나 자주 마시나’,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나’, ‘마약을 하나’, ‘종교는 무엇인가’ 등에 대한 내용이 많기 때문에 이를 제외한 연구 결과만 주겠다고 했다.


맥 박사가 이 두 개의 논문을 공개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두 문제는 맥 박사의 연구, 나아가 납치 경험자들의 신뢰도를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문제다. 예컨대, ‘납치를 당했는데 왜 아무도 이를 보지 못했나?’, ‘제대로 검사를 안 해서 그렇지 정확한 감정을 받아보면 어딘가 정신적으로 이상한 사람들 아니었겠는가?’라는 질문은 항상 나오는 질문이다. 맥 박사는 이에 대한 반박을 제시하지 못하고 결국 세상을 뜬 것이다.


부쉐는 “맥 박사는 이 논문이 학회지에 실리지 않아 매우 실망했다”고 했다. “한 학회지는 분량이 너무 기니 줄여달라고 해서 맥 박사는 한 명을 고용해 분량을 줄여 다시 제출했으나 결국 그가 숨질 때까지 공개되지 않았다”고 했다. 부쉐는 “맥 박사는 이를 슬프게 생각했다”고 했다.


공개되지 않았던 정신감정 결과를 소개하기에 앞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납치 경험자들은 일반인보다 심각한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부쉐 씨는 나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인들과 비교해 약간의 차이점이 발견됐지만 의학적 문제는 아무것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며 “두 가지 부문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그는 그 중 하나는 “absorption 현상인데 이는 또 다른 의식 세계로 빠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영한사전에서는 ‘흡수’라는 일반적인 표현 말고 의학적인 정확한 표현을 찾을 수 없었다. 영어 사전의 뜻을 보면 이는 상상 속의 이미지에 빠지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부쉐는 “또 다른 하나의 특징은 ‘의식 분열(dissociation)’이었다”며 “이는 본인이 겪은 트라우마로부터 자신을 분리하는 성향”이라고 했다. 그는 폭행을 당하거나 성적 학대를 당한 뒤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려는 성향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납치를 경험한 사람들이 이런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는 납치 경험에 따른 성격의 변화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원래 이런 성향의 사람이 납치를 경험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납치를 경험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논문의 제목은 “‘외계인 납치 경험자’와 통제 집단 사이의 정신 연구”이다. 존 맥 박사를 비롯, 그와 함께 근무하던 연구진 네 명이 함께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연구진은 납치를 여러 차례에 걸쳐 경험했다는 사람 40명을 일반인 40명과 비교했다. 이들의 성격 장애, 의식 분열, 판타지에 대한 취약성, 피(被)최면성, 아동기(期) 성적 학대 여부 등을 조사했다. 납치 경험자와 비슷한 성별, 연령, 학력의 일반인들로 구성된 통제 집단을 모집했다.


이들 연구진은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과거 진행됐던 납치 경험자들에 대한 다른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납치 경험자들을 두고 망상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가장 큰데 우선 이는 과거 진행된 연구에서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맥 박사 등은 논문에서 이번 실험이 어떻게 진행됐는지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했다. 우선 납치 경험자들과 일반인에 대한 정신감정은 면허를 소지한 정신과 의사 두 명이 진행했다고 했다. 납치 경험자라는 대상에 속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했다.


<1. 본인의 의지와는 반대로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했으며 이들을 데려간 주체는 기술적으로 뛰어나나 인간이 아닌 생명체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믿는 사람.
2.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신체, 혹은 정신적 검사 절차를 밟았다고 믿는 사람.
3. 당시 사건의 기억을 떠올리며 나타낸 행동을 면허를 소지한 의사가 분석했을 경우.>


논문에 따르면 총 42명의 납치 경험자가 참여했으나 두 명은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돼 실험에서 배제됐다. 이들 40명의 연령, 성별, 학력에 맞춰 비슷한 일반인 통제 집단이 모집됐다. 일반인 40명은 실험에 앞서 이들 역시 외계인 납치와 비슷한 특이 경험을 한 적이 없는지 조사를 받았다.

 

맥 박사 등은 이들 80명에 대해 텔레겐몰입척도(TAS), 해리경험척도(DES) 등 총 9개의 정신 및 심리 관련 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총 58개의 변수를 특정했으며 이를 크게 6개의 항목으로 나눈 비교 자료를 제시했다.


첫 번째 항목은 피암시성(Suggestibility)과 피최면성(Hypnotizability)이었다. 피암시성이라는 것은 누군가로부터 어떤 것을 봤을 것이라는 암시를 받으면 그것을 본 것으로 기억하는 성향을 뜻한다. 해당 조사 결과 납치 경험자와 통제 집단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피암시성의 경우 납치 경험자의 평균값은 4.10이었고 통제 집단의 평균값은 5.38이었다. 표준 편차는 각각 2.53과 2.73이었는데 이를 토대로 계산해본 결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피최면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두 번째 항목은 판타지에 대한 취약성이었으나 이에 대해서도 별다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세 번째는 성적 학대 경험의 기억이라는 항목이었는데 이 경우 오히려 통제 집단에서 더 높은 수치가 나왔다.


네 번째는 의식 분열과, 망상 등의 항목이었다. 이 항목에서는 납치 경험자와 통제 집단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맥 박사 등이 논문에서 쓴 내용을 요약한다.


<실험 집단(납치 경험자)이 통제 집단보다 기억상실증 증세가 심하다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실험 집단은 통제 집단보다 더 특정 기억에 빠지거나 비현실적인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이들은 해리성 정체감 장애(注: 한 사람이 둘 이상의 인격을 갖고 있는 정신질환)를 겪는 사람들의 수준은 아니었다.>


다섯 번째 항목은 기본적인 정신 건강 상태였다. 분노 장애, 우울증, 적개심, 대인민감성, 강박, 공포불안, 정신질환 등의 증상을 조사했는데 납치 경험자와 일반인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여섯 번째 항목은 스트레스였다. 납치 경험자와 통제 집단 사이에 비교적 큰 차이가 났다. 밤에 잠들기가 무섭다는 항목의 경우 납치 경험자의 평균값은 0.525, 일반인은 0.125였다. 해가 떠 있을 때 더 안전하다고 느낀다는 항목의 수치는 각각 0.875와 0.335로 납치 경험자가 더 높았다. 약간의 진동만 있어도 잠에서 깬다는 사람의 수치는 1.175와 0.694로 납치 경험자가 높았다. 납치 경험자들의 경우 본인의 안전을 위해 문과 창문의 잠금 상태를 자주 확인하는 경향을 보였고 소리가 나거나 그림자에 더 쉽게 놀라는 경향을 보였다. 감시당하고 있는 것 같다는 사람의 비율도 납치 경험자가 더 높았다. 맥 박사 등은 논문에서 앞서 소개된 다섯 번째 항목에서 진행된 간이정신진단검사(SCL-90R)의 결과만을 놓고 보면 납치 경험자들이 일반인들보다 더 두려움이 많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맥 박사 등은 논문의 결론 부분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두 집단 사이에 발생한 통계학적 유의미한 차이를 두고 분석해보면 실험 집단(납치 경험자)이 보다 기이한(eccentric)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정 이미지에 더욱 깊게 빠지고 비현실적인 경험을 하는 경우가 더 잦았다. 또한 밤시간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반면) 실험 집단은 통제 집단과 비교해 남에 의존하는 성향이나 자멸적인 성향이 적었다. 덜 폭력적이며 더 긍정적인 성격을 가졌다.>


이들 연구진은 이어 기존의 정신 심리학 감정 문항들이 갖고 있는 문제점이 이번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고 했다.


<문화적 차이가 정신 감정 방식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기이한 인식’, ‘환각’ 등의 항목을 면밀히 검토해보면 “내 주변이 바뀌고 있고 내가 이상한 곳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식의 문항이 있다. 실험 집단이 통제 집단보다 이에 동의한 경우가 많았다. 일상 생활에서 이런 경험을 하는 것은 흔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문항을 만든 사람들은 이런 질문으로 누군가가 상상하는 이야기를 믿고 있다고 추측해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현상을 경험한 개인을 조사할 때 이런 문항은 적합하지 않다. 이들은 사실을 말하고 있는데 기이한 이야기, 불가능한 이야기, 나아가서는 환각을 보고 있다는 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태평양 섬에 살던 사람들이 처음으로 엄청나게 큰 유럽의 선박이 수평선에서 나타나는 것을 봤다고 생각해보라). 그렇기 때문에 이런 항목은 현실과 상상을 분류하는 적절한 잣대가 될 수 없다.>


이들은 논문을 다음과 같이 마무리한다.


<임상 치료사들은 외계인에 납치를 당했다는 주장을 그냥 무시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제정신인지, 다른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만약 환자의 증언을 듣고 의사가 감정적으로 저항을 느끼거나 불편해 한다면 해당 의사가 이 환자를 이 문제를 다루는데 더 적합한 의사에게 소개해주는 것이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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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9-10, 05:0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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