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심리학자의 실험 결과: “납치 경험자들과 일반인들 사이엔 심리적 차이 존재”
“초(超)자연적 경험에 대한 믿음, 환각(幻覺)에 대한 취약성 등이 일반인보다 높다”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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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존 맥 하버드 의대 정신과 과장이 생전(生前)에 실시했으나 공개되지 않은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납치 경험자 40명과 일반인 40명을 대상으로 각종 정신, 심리 검사를 시행해 납치 경험자들이 정신적으로 더 불안정한 사람인지를 파악한 연구였다. 연구 결과 일부 항목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으나 그렇다고 해도 이들을 정신 이상자로 분류할 정도의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존 맥 연구소라는 기관에서 기록 보관 담당자로 근무하고 있는 윌리엄 부쉐 씨는 내게 또 하나의 논문을 보내줬다. 영국의 심리학자인 크리스토퍼 프렌치 골드스미스 런던 대학교 교수가 2005년에 비슷한 조사를 실시한 내용의 논문이었다. 부쉐 씨는 “외계인과 외계인에 의한 납치 현상을 믿지 않았던 회의론자 프렌치 교수가 비슷한 실험을 진행했는데 (맥 박사의 연구와)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그는 “(프렌치 교수가 진행한 실험에서도) 납치 경험자들은 평범한 사람들이고 약간의 성격적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프렌치 교수는 그가 쓴 논문에서 20세기에 들어 외계인에 납치됐다는 특이한 경험을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단순한 비율로 계산을 해보면 전세계적으로 최소 수만 명 이상이 이런 경험을 한 것 같다고 했다.


프렌치 교수는 맥 박사와는 달리 이런 경험을 했다는 사람들을 믿지 않는 입장에서 조사를 실시했다. 그는 우선 과거 발표된 여러 학자들의 논문을 소개했다. 납치 경험자들이 일반인보다 더 초(超)자연적인 현상을 믿는 경향이 있고 거짓 기억을 수용하는 경향이 있으며 가위 눌림 등의 현상을 착각하는 것일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들이었다.


그는 이런 연구들은 영국이 아닌 지역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영국인의 결과는 어떻게 나오는지 확인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연구는 총 네 개 분야로 나뉜다고 했다. 첫 번째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질문지를 준 뒤 심리 상황을 파악하는 방식이 진행됐다. 또 하나는 이들이 거짓 기억을 얼마나 쉽게 사실로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실험을 했다. 지능, 예지력, 염력(念力) 등을 조사하는 컴퓨터 방식의 실험을 진행했다. 마지막으로는 납치 경험자들과 일반인들에 대한 장시간의 인터뷰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이번 실험을 위해 납치 경험자와 일반인 19명이 각각 모집됐다. 남성 8명, 여성 11명으로 비율을 똑같이 맞췄다. 일반인들은 납치와 같은 외계 생명체를 만난 적이 없는 사람이어야 했다. 납치 경험자들의 평균 연령은 45세(23세~72세), 일반인들, 즉 통제 집단의 평균 연령은 45.5세(21세~74세)였다. 이들은 신문과 라디오 방송,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모집했고 참여자에게는 교통비용이 제공됐으며 참가비로 약 10파운드(약 1만 원)가 제공됐다.


프렌치 교수는 조사 결과 다른 국가에서 진행됐던 과거 연구와 마찬가지로 영국인들 실험 참여자 역시 비슷한 결과를 보여줬다고 했다. 초자연적인 경험을 했다고 믿는 사람들의 비율이 납치 경험자일수록 높았다고 했다. 납치 경험자의 평균값은 28.26으로 통제집단의 9.42보다 크게 높았다.


평범하지 않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 역시 납치 경험자(평균값 17.88)가 통제 집단(평균값 3.65)보다 높았다. 다만 초자연적인 상황에 대한 공포심을 조사한 결과와 마약 및 알코올 의존도 성향의 경우는 두 집단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프렌치 교수는 두 집단에 대한 지능 및 예지력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납치 경험자들이 일반인보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경험했다고 믿는 비율이 높았는데 실제로 무언가 다른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파악해보려는 목적이었다. 이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약 50개의 문제를 답해야 했다. 컴퓨터가 앞서 선택한 모양을 찾아내는 실험(지능)과 컴퓨터가 앞으로 어떤 모양을 선택할지 알아맞히는 조사(예지력)를 진행했다. 이 결과 두 집단은 모두 비슷한 수준의 점수를 나타냈다. 즉, 납치 경험자이 일반인들보다 무언가 다른 것을 미리 내다보거나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아니라는 뜻으로 들린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납치 경험자들이 지능적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도 유추해볼 수 있다.


프렌치 교수는 두 집단을 대상으로 환각(幻覺)에 빠질 확률을 조사했다. 검사 결과 납치 경험자들의 평균값은 4.16으로 통제 집단의 2.26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프렌치 교수는 “이 결과는 환각이 외계인 납치 경험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했다.


다음으로는 ‘흡인(吸引:absorption)’, 즉 상상 속의 이미지에 빠져버리는 경향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납치 경험자들의 평균값은 20.42로 통제 집단의 12.89보다 높았다. 프렌치 교수는 “납치 경험자들이 일반인 통제 집단보다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과 상상 속의 일을 헷갈려 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의식 분열(dissociation) 조사 결과에서도 납치 경험자들이 더욱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인이 겪은 트라우마로부터 자신을 분리하는 성향을 뜻한다. 납치 경험자의 평균값은 56.05, 일반인의 평균값은 45.47이었다. 납치 경험자들이 일반인보다 더욱 판타지에 빠지기 쉽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하면 납치 경험자들이 거짓 기억을 사실로 받아들일 확률이 높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고 프렌치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과거 한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 결과를 소개했다. 그가 인용한 논문은 실험 집단을 세 부류로 나눠 실험을 진행한 것이었다. 한 집단은 외계인에 납치를 당했다고 믿으나 당시의 의식이 없었다는 집단이었다. 다른 집단은 납치를 당했고 당시 의식을 갖고 있었다는 집단이었다. 마지막 한 집단은 납치된 적이 없다고 보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에게는 여러 연관 단어를 보여주는 실험이 진행됐다. 예를 들어, ‘실,’ ‘핀’, ‘수놓다’ 등의 단어를 보여준 뒤 자신이 본 단어들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실험이었다. 이는 실제로 나오지 않은 특정 단어를 떠올리도록 미끼를 던지는 방식이었다. 이 경우 미끼가 되는 단어는 ‘바늘’이었다. 이런 연구 결과 납치 경험자들이 일반인보다 ‘바늘’을 떠올리는 경우가 더욱 많았다고 한다.


프렌치 교수는 영국인 실험자를 대상으로 한 비슷한 실험 결과의 경우는 두 집단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했다. 프렌치 교수는 “리스트에 있는 단어에 대한 기억력을 바탕으로 특정 사건에 대한 거짓 기억을 사실로 받아들인다는 조사방식은 적합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고 했다.


프렌치 교수가 다음으로 조사한 항목은 수면마비(睡眠痲痺), 즉 가위 눌림에 대한 취약성이었다. 이는 수면과 깨어난 상태의 중간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일정 부분의 의식이 존재하지만 몸을 움직이거나 반응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뜻한다. 프렌치 교수는 이에 대한 최종 분석 결과는 정리되지 않았다면서도 납치 경험자들 사이에서 수면 마비를 경험한 비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프렌치 교수는 이런 조사 결과를 소개한 뒤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납치 경험자들이 초자연적인 경험에 대한 믿음, 환각에 대한 취약성, 상상에 빠지게 되는 경향, 의식 분열 경향, 판타지에 대한 취약성, 수면 마비 가능성 부문에서 비경험자들과 다른 심리적 상태를 갖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 다른 감각((注: 오감(五感)을 뛰어넘는 감각))이나 거짓된 기억을 수용하는 것에 있어서는 두 집단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검사가 진행됐다면 이에 대한 결과 역시도 달랐을 수 있다.


우리의 실험 결과는 납치 경험자들이 현실의 세상과 이들의 정신적 세상(상상, 판타지, 꿈 등)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문제가 있는 것일 수 있다는 과거 연구 결과들과 일치한다. 환각과 거짓 기억에 대한 현대 이론은 사람들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에 문제를 갖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결과들이 나왔다고 해서 이런 설명 방식이 옳다는 뜻은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개의 다른 설명 방식이 우선 배제돼야 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납치 현상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한다면 이런 초자연적인 현상을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경험자의 심리적 상태가 깨어져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 다른 하나는 납치 경험자들의 심리적 상태가 이들의 경험에 따른 것에 인했을 가능성이라는 점이다. 이런 가능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프렌치 교수는 납치 경험자와 비경험자 집단 사이에 유의미한 심리적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이런 결과는 두 가지의 가능성을 배제해야만 실험 결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배제해야 한다는 두 가지의 가능성에 대해 조금 복잡하게 표현을 해놨는데 이를 일상생활에서의 표현으로 바꿔보면 이해하기가 더 쉽다. 하나는 납치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이 사람의 심리적 상태가 다른 일반인과 다른 수준으로 더욱 열려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하나는 납치 경험자들이 일반인들과 심리적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이들이 납치를 경험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맥 박사의 논문에서도 하나의 의문으로 남아 있는 쟁점이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프렌치 교수 역시 맥 박사와 마찬가지로 납치 경험자들이 초자연적인 현상에 빠지게 되는 심리적 경향이 높다는 사실은 발견했지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놓지는 못했다.

[ 2021-09-13, 03:4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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