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심리학자 “납치경험자는 가위눌림 현상 등을 착각하고 있다”
“특정 시간의 기억이 사라지고 특이한 꿈을 꾸는 현상은 쉽게 설명 가능, 외계인 납치 증거 아니다”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스크랩하기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글자 작게 하기
  • 글자 크게 하기

크리스토퍼 프렌치 심리학 교수는 UFO 납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또 하나의 가설(假說)로 수면마비 현상을 제시했다. 수면마비는 흔히 가위눌림 현상으로도 알려져 있다. 잠에 빠지는 상황이나 일어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의 25%에서 40%가 평생 한 번은 이런 현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한 번 이상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고 주기적으로 이를 겪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수면마비에 빠지면 약 몇 초 동안 몸이 마비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극소수 사람의 경우는 다른 사람보다 더욱 괴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누군가가 침실에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특정 장면을 보게 되고 어떤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방 안에 이상한 불빛이 보이거나 누군가의 그림자가 움직이는 것을 보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징그럽게 생긴 생명체 하나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누군가가 자신의 몸을 움직이려고 하는 느낌이 들었다는 사람도 있고 무언가가 가슴 부위를 짓누르는 느낌을 받았다는 사람도 있다. 이 과정에서 숨을 쉬는 것이 어려웠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프렌치 교수는 수면마비 현상을 반복적으로 겪고 있는 영국인 남성 제레미 딘이라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딘은 하룻밤 사이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이런 현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했으며 몸 전체에 진동이 일어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침대 근처에서 다른 물체들을 보기도 했다고 했다. 딘의 설명이다.


<수염을 기르고 괴물 같이 생긴 악마들이 웃으며 사악한 이야기를 속삭이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얼굴이 없는 소녀도 나온다.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서는 신음소리를 내며 침대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며 내 몸을 만진다. 벽으로부터 손 같은 것이 나와 나를 만지려고 한다. 가장 이상한 경험 중 하나는 십여 명의 생명체가 웃으며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프렌치 교수는 딘이 떠올린 기억이 무섭고 기괴한 것은 사실이지만 외계인에 의해 납치를 당했다는 정도의 이야기와는 거리가 있다고 했다. 그는 존 맥 하버드 의대 정신과 과장이나 버드 홉킨스 같은 납치 문제 연구가들은 이들이 떠올린 내용이 외계인에 의해 납치를 당한 경험 때문에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지만 외계인들이 이들의 납치 기억을 지워버렸을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프렌치 교수는 맥 박사가 이런 정도의 이야기만 듣고 외계인 납치 현상에 따른 기억이라고 단정한 것으로 묘사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납치 경험자들이 맥 박사를 처음 만나서는 이런 정도의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맥은 이들에 대한 여러 차례의 최면 치료를 통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맥 박사가 가위눌림 현상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를 듣고 외계인 납치와 연결을 지었다는 프렌치 교수의 주장은 오해다.


프렌치 교수는 수면마비 현상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외계인 납치와 같은 특이 현상으로 연결시킬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매일 밤 수면마비에 빠지게 될 위험성을 안고 지내고 있지만 이런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수면 과정에는 여러 단계가 있는데 이는 뇌의 혈류 움직임과 심장 박동수 등으로 구분된다고 했다. 이중 동공이 빠르게 움직이는 과정을 흔히 ‘렘수면(REM睡眠)’이라고 칭하는데 사람들이 생생한 꿈을 꾸는 것은 이 단계에서 일어난다고 했다. 렘수면 단계에서는 신체의 근육이 실제로 마비가 된다고 했다. 꿈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신체적 반응을 하지 않도록 하는 이유에서 그렇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프렌치 교수는 “사람들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에 대한 의식만 있기 때문에 몸이 마비됐다는 점은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수면 주기가 약간 뒤틀릴 수 있다고 했다. 렘수면 단계에 빠져 있음에도 깨어있을 때와 같은 의식을 가지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현실의 의식과 꿈 속의 의식이 공존하게 되는 현상이라고 했다. 침대에 누워 꿈을 꾸고 있지만 방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알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본인이 실시한 연구와 다른 학자들이 실시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외계인 납치 현상을 경험한 사람들이 일반인보다 수면마비를 경험한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납치 현상에서 자주 언급되는 일 중에 하나는 어느 정도 시간에 대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오후 1시부터 1시 30분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이미 시간이 그렇게 지나있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프렌치 교수는 이런 현상 역시도 외계인 납치와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현상은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우선 시간을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평소 다니던 길을 지나가는데 평소보다 시간이 더 걸린 것을 두고 시간이 사라졌다고 믿을 수 있다고 했다.


프렌치 교수는 사람들이 과거의 기억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지난주 중 하루에 어떤 일을 했는지 기억해보라고 했다. 1분 간격으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하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프렌치 교수는 외계인 납치 현상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논의된 여러 요소들이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하나의 정답으로 모든 납치 경험 사례들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대다수의 사례들은 거짓 기억에 기반을 뒀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특이한 경험을 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고민하는 과정에서 (거짓 기억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프렌치 교수는 납치 경험담이 거짓 주장일 가능성도 있지만 이들이 실제로 목격한 환각을 기반으로 한 실제 기억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는 수면마비를 겪은 사람 중 외계인과 비슷한 생명체를 봤다고 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고 했다. 프렌치 교수의 결론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납치 경험자들 중 대다수는 거짓 기억을 착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최면 치료 과정에서 이런 기억들을 떠올려냈다. 최면과 이들이 떠올려낸 기억이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납치 경험자들은 일반인과 비교해 여러 성격적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들이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는지도 파악해봤으나 일반인보다 심각한 정신질환을 갖고 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우리는 외계인 납치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수면마비와 정신질환 요소들을 분석해봤다. 앞으로는 인류학자나 역사학자들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보고된 외계인 납치 경험에 대한 각국의 전통과 문화에 대한 분석을 해보면 새로운 사실이 발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프렌치 교수는 여러 문화권마다 외계인 납치와 연관을 지을 수 있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고 했다. 이런 영향을 받아 사람들이 다양한 납치 경험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프렌치 교수의 책을 읽어보면 기존 학계의 이론으로 납치 현상을 이해하려 한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그는 19명의 납치 경험자와 19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성격 및 정신 관련 검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납치 경험자들을 정신 이상자로 볼 수 있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으나 이들이 최면과 판타지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고 했다. 그러나 이 연구를 제외하고 그가 납치 경험자들을 심층적으로 연구했다는 사실은 책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존 맥 박사는 납치 현상을 부정(否定)하는 학자들을 향해 ‘실제로 외계인 납치 경험자들을 만나 연구해보지 않은 사람의 연구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식의 말을 한 적이 있다. 이들을 직접 만나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눠본 사람과 여러 이론으로 각종 현상의 이유를 끼워 맞추는 방식을 택하는 학자 사이에는 시각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프렌치 교수는 그의 여러 가설(假說)을 뒷받침하기 위해 여러 학자들이 진행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그의 가설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거짓 기억을 떠올렸을 가능성, 수면마비에서 겪은 현상을 착각할 가능성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가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설정한 논리는 다음과 같다. (1) 납치 경험자들은 판타지에 빠지기 쉬운 성향을 갖고 있다, (2) 이런 성향의 사람일수록 일어나지 않은 일을 실제로 일어난 것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3) 납치 경험자는 수면마비를 일반인보다 더 자주 경험하는데 이 과정에서 특이한 현상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다, (4) 외계인에 의한 납치를 경험했다는 사람은 고로 거짓 기억을 착각하는 것일 수 있다. 이는 얼핏 보면 맞는 말 같지만 반대로 접근하면 ‘외계인 납치 경험은 거짓 기억이다’라는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와 ‘외계인 납치 현상은 착각이다’는 의미가 다를 것이다.


나는 이를 이해하기 위해 납치 경험자와 직접 이야기를 나눠봤다. 그리고 이들을 오랫동안 만나온 관계자들 이야기를 들어봤다. 실제 경험자와 납치 문제 전문가들은 ‘납치 경험자가 정신 질환자인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단순하게 착각을 하고 있다’는 의견을 어떻게 생각할까?


(계속)

[ 2021-09-18, 23:3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맨위로

댓글 글쓰기 주의사항


맨위로월간조선  |  천영우TV  |  조선일보  |  통일일보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뉴데일리  |  자유민주연구원  |  이승만TV  |  이기자통신  |  최보식의 언론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