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로 된 고화질의 UFO 영상을 본 당국자들이 있다”
[UFO 전문가 인터뷰: 레슬리 킨 기자(1)]"1999년 프랑스 당국자들의 90쪽 보고서를 입수, 영어로 번역해 2000년 5월 보스톤 글로브에 소개"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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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미국 정부의 UFO 보고서 발표의 배경에는 정치인과 기자들의 영향이 컸다. 정치인들은 국방부에 예산을 배정하며 UFO를 연구해 이를 보고서로 제출하도록 했다. 기자들은 UFO 기사를 작성하는 데 따라 받게 될 조롱을 감수하고 이를 꾸준히 취재했다. UFO 학계에 있어 역사적인 특종 기사가 있다. 2017년 12월 뉴욕타임스에 실린 UFO 관련 기사다. 국방부가 비밀리에 UFO 담당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는 내용을 폭로했다. 이에 추가로 미 해군 조종사들이 촬영한 UFO 추정 영상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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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리 킨 기자(출처: 킨 제공)

이 기사는 총 세 명의 기자가 썼다. 앞서 소개한 랄프 블루멘탈 기자와 레슬리 킨이라는 여성 프리랜스 기자가 또 한 명의 뉴욕타임스 기자와 함께 기사를 썼다. 레슬리 킨은 2010년 ‘UFOs’라는 제목의 책을 썼다. 이란, 페루, 브라질, 프랑스 등 국가의 군대에서 조종사로 근무하던 사람들이 본 UFO의 목격 사례를 다룬 책이다. 그는 UFO와 관련해서는 가장 전문적인 기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와의 인터뷰는 2021년 8월 28일에 진행했다. 그는 자신의 책이 여러 언어로 번역됐는데 한국어로는 번역되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인터뷰에 앞서 한국 사람들은 UFO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게 물어봤다. 미국처럼 UFO 관련 서적이나 연구 결과가 많지는 않다고 알려줬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음모론적인 시각이 팽배한데 개인적으로는 미국 정부 보고서 발표 이후 조금 진지하게 바뀌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줬다.

 

 

- UFO 문제를 취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1999년이었던 것 같다.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근무할 때였는데 프랑스에 있는 지인(知人)이 (전현직) 고위 당국자들이 작성한 보고서를 내게 보내왔다. 여러 장군들과 과학자 등이 작성한 보고서였다. 이들은 몇 년에 걸쳐 UFO를 연구했고 90쪽짜리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의 번역문을 전달받았는데 내용이 매우 흥미로웠다. 이들은 UFO가 외계에서 왔다는 가설(假說)이 가장 신빙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정부와 함께 일을 하는 싱크탱크 소속으로 보고서를 썼다. 정부의 공식 보고서는 아니었고 이들은 현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보다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 기자로서 이 보고서를 보게 됐을 때 큰 기사가 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기사를 보스턴글로브 신문 주말판에 썼다. 당시만 해도 UFO 관련 기사를 쓰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사람들은 이런 주제를 다루면 조롱을 하기 바빴다. 보스턴글로브의 여성 에디터가 한 명 있었는데 나를 오랫동안 알았던 사람이었다. 이런 기사를 쓰겠다고 발제(發題)를 한 뒤 그를 설득시키는 시간을 보냈다. 결국 2000년 5월에 이 기사가 실렸고 그때부터 나는 UFO 문제를 계속 취재하게 됐다. UFO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내 기사를 좋게 봐줬다. 어떤 기자도 이 문제를 진지하게 쓴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 프랑스 국방고등연구소에서 활동하던 국방 관계자 및 과학자들로 구성된 프랑스 심층위원회(COMETA)의 보고서를 미국에서 처음 보도한 것인데 당시 보고서의 파급력은 어땠나?
“보고서는 프랑스어로 처음 작성됐다. 로렌스 록펠러라는 미국인 재벌이 이 보고서를 영어로 번역할 수 있도록 돈을 댔다. 프랑스에서 보고서가 나오기는 했지만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나는 이 보고서 내용을 보도하면 미국 정부가 공식적인 조사에 나서거나 다른 기자들이 이 문제를 취재할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정책입안자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도록 하지는 못했다. 내가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 같은 언론사에 있었다면 문제가 달랐을 수도 있지만 나는 프리랜스 기자였다. 만약 이런 언론사 기자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취재를 했다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기사를 썼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나는 UFO라는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는 것이 이렇게까지 금기시되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아무도 이를 취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 문제를 파헤쳐야 한다는 동기(動機)가 생겼다.”


- 당신이 쓴 UFO 책에는 이란, 페루, 브라질 등의 전투기 조종사들의 이야기가 많이 소개됐다. 이들을 취재하는 과정은 어땠나?
“이들을 꽤 오랫동안 알아왔기 때문에 이들에게 글을 써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내가 이들을 인터뷰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들에게 직접 글을 쓰도록 했다. 약 10년간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뤘기 때문에 이들도 흔쾌히 내게 글을 보내왔다. 내 책에는 조롱의 대상이 될 이야기가 담기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이를 조롱하지 않는다. 이들이 써온 글을 영어로 번역해 책에 소개했다. 이들과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 실제로 책을 읽어보면 1인칭 시점에서 쓴 글이라 생동감이 있던 것 같다. 특히 UFO에 사격을 했다는 페루 조종사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UFO에 사격을 한 유일한 사례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책에 담긴 사례 중 UFO에 사격을 한 것은 페루 조종사가 유일할 것이다. 물론 다른 사례들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조종사들이 UFO에 사격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도 크게 놀랄 것 같지는 않다.”


- 1980년 한국의 팬텀 전투기 조종사 네 명이 UFO를 본 사례가 있다. 약 40분간 근접 비행을 하며 UFO를 추격한 이야기다. 이들도 경고사격을 고려했지만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판단에 사격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본다. 페루 조종사의 경우는 UFO가 처음에는 다른 국가의 첩보 비행기인 것으로 생각했다. 사격을 할 때까지도 UFO인지 몰랐었다. 여러 발을 쐈는데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았다. 우리의 기술보다 뛰어난 물체를 향해 사격을 하려 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 조종사들의 이야기가 외국에 소개된 적이 있나?”


- 한국 조종사들이 미국 공군에 이런 내용을 보고했는데 유사한 보고를 약 500건이나 받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정부의 공식 보고서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흥미롭다. 이란과 페루 조종사들이 목격했을 때와 비슷한 시기인 것 같다. 그 이후에도 보고된 사례가 있나? 한국 정부에도 미국 국방부처럼 UFO 담당 부서가 있나?”


-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느 순간 내가 그녀를 취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나를 취재하는 상황으로 바뀌게 됐다. 그렇게 한국 조종사들의 목격담을 한참을 소개한 뒤 다시 나의 질문을 이어갔다.


- 당신이 2017년 뉴욕타임스에 쓴 기사가 UFO 현상에 있어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방부가 비밀리에 UFO 전담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해군 조종사들이 촬영한 UFO 영상을 공개한 기사였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당시 기사가 2021년 국방부의 공식 UFO 보고서 발표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해군 조종사들의 목격담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당시 세 개의 동영상을 공개했는데 전세계를 흥분시켰다. 미 해군은 이런 영상을 본 뒤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비행물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기사를 통해 의회가 UFO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생각한다. 비공개 청문회를 열고 해군 조종사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의원들이 UFO 문제를 안보 문제와 연결시키게 된 것이다. 상원 외교위원회가 결국 미국 정부로 하여금 UFO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게 됐다. 당시 뉴욕타임스의 기사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모든 언론들이 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루이스 엘리존도라는 인물이 국방부에서 UFO 담당 부서를 이끌다 은퇴를 했는데 그가 증언을 하게 됐다. 그가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면 어느 누구도 이런 부서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국방부에서 정보 담당 차관을 지낸 크리스 멜론이라는 인물도 이런 사실을 세상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 2021년 6월 25일에 공개된 미국 국가정보국장실(ODNI)의 UFO 보고서를 본 소감은 어땠나?  일부 사람들은 구체적인 사례가 소개되지 않은 것에 실망하기도 한 것 같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가 UFO가 실체가 있다고 인정한 것이 획기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UFO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 중 상당수가 보고서를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보고서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이라는 국가가 UFO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UFO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했다. UFO를 물체라고 불렀고 안보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이런 발표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보고서에는 주목해야 할 중요한 내용들이 많이 담겼다. 우선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이 만든 기술이 아니라고 했다. 나는 이것이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UFO 현상에 대한 현실을 인정했고 이 문제를 진지하게 조사하겠다고 했다. 보고서에 담긴 또 다른 중요한 내용은 여러 정부 기관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점이다. 미국의 정보당국은 관련 내용을 공유하지 않고 자체적으로만 검토해왔다. 연방항공청(FAA)도 이런 정부의 태스크포스에 참여하도록 했다고 했는데 이는 중요한 진전이다. FAA는 UFO 문제에 있어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사람들은 구체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실망했을 수도 있지만 나는 이 보고서가 매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본다.”


- UFO 회의론자들은 정부 보고서를 전혀 다르게 해석하는 것 같다. 보고서의 핵심은 이를 설명할 방법이 현재로선 없다는 것일 뿐이지 외계에서 왔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한 해군 조종사들이 목격했다고 하는 UFO의 영상이 매우 희미하고 화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런 화질의 영상으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미국 정부가 (UFO는 외계에서 왔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회의론자들은 증거가 부족하고 영상의 화질이 좋지 않다고 비판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더욱 확실한 증거자료들은 현재 기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회의론자들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이런 영상을 보지 못했다. 이 영상들은 지금까지 공개된 영상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장면을 담고 있다. 나는 정부의 UFO 태스크포스에서 근무하며 이런 영상을 봤다는 사람들로부터 이런 내용을 들었다.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뛰어넘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영상들이다. 정부는 이런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UFO 영상들은 모두 화질이 좋지 않다고 비판하는 회의론자들보다 이런 영상을 봤다는 사람들을 더욱 신뢰할 수 있다고 본다. 루이스 엘리존도 등이 더욱 구체적인 기밀들을 본 사람들이다. 미국 의원들 역시 비공개 청문회를 통해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다. UFO가 위협이 될 수 있으며 러시아나 중국, 미국이 만든 물체가 아니라는 내용을 보고받은 것이다.”
 
- 미 해군 조종사들이 촬영한 UFO 영상은 공개가 됐는데 왜 다른 영상들은 공개가 되지 않고 있나?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7년 뉴욕타임스에 해군 영상을 공개하게 되는 과정을 설명한 적이 있다. 기밀을 유출한 것이 아니라 기밀이 아닌 공개 자료를 대중에 공개한 것이라고 말했는데. UFO 관련 미국의 기밀 분류 규정이 궁금하다.
 
“나도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르겠다. 우선 2017년에 공개한 세 개의 영상은 기밀로 분류됐던 적이 없는 영상들이었다. 기밀은 아니었지만 이를 대중에 공개하기 위한 내부 검토 절차를 밟아야 했다. 기밀로 분류됐던 자료들이 대중에 공개되는 것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 2021-09-21, 02:3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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