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한국, 잠수함 탐지 역량 미흡…북한 SLBM 위협에 그대로 노출"

VOA(미국의 소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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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시험 발사 이후 워싱턴에서는 한국 방어망의 취약성을 지적하는 진단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360도 전방위 탐지 능력이 부족한 한국이 다각화되는 북한의 대남공격력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을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의 이번 SLBM 시험 발사에서 어떤 점을 가장 눈여겨보셨습니까?
  윌리엄스) 북한의 이번 발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상당히 큰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과거 공을 들였던 ‘북극성’ 계열의 SLBM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라는 점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북한이 열병식에서 공개했던 북극성 4형과 5형을 배치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였는데, KN-23 미사일처럼 보이는 SLBM을 먼저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지상 기반 KN-23을 콜드론치 방식으로 개량한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잠수함에 손상을 입히지 않고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북한에 매우 큰 도전인데, 이 부분을 계속 보강 중인 것으로 압니다. 가스 압력으로 콜드론치된 SLBM을 점화하는 기술은 이미 보여줬고요.
  
  기자) 북한이 활강 중 재상승하는 ‘풀업기동’ 기술을 거론한 것도 주목받았는데요.
  윌리엄스) KN-23 미사일도 풀업 기동을 하기 때문에 이번 SLBM도 같은 계열로 추정하는 거죠. 모양과 크기도 상당히 비슷하고요. 북한은 KN-23 미사일에 상당히 만족하는 것 같은데, 실제로도 안정성이 높고 정교한 무기로 보입니다. 또 고체연료 기반 SLBM을 확보하려는 시도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기자) 몸집이 작고 사거리가 짧다는 특징은 주로 역내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윌리엄스) 중소형 잠수함에도 비교적 많은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북극성 4형과 5형은 잠수함에 장착하기엔 너무 큽니다. 또한, 한반도와 일본을 겨냥한다면 사거리가 길 필요도 없습니다. 북한이 당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SLBM 개발 단계에 도달하진 못한 것 같습니다. 이번 미사일은 작전 관점에서 볼 때, 동해에 상시 배치될 것이고 전쟁 발발시 즉각적인 공격 수단으로 이용될 겁니다.
  
  기자) 북극성 계열의 대형 SLBM 개발 현황을 과시하다 갑자기 소형 SLBM 시험 발사로 방향을 돌린 데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실전에 적용될 전술상 변화는 아닐까요?
  윌리엄스) 북한은 오랫동안 잠수함 기반 미사일 개발에 매달려 왔기 때문에 이번 발사를 어떤 전술적 변화로 읽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북한의 무기 개발 양상을 돌아보면, 개전 직후 자신들의 미사일과 핵 억지력이 타격당하는 것을 두려워해 왔습니다. 실제로 그것이 미-한 양국의 전략입니다. 전쟁이 시작되면 북한의 지상 미사일을 파괴하고 지휘통제체계를 마비시키는 계획인데, 사드나 패트리엇 등 미-한 미사일 방어체계가 상대해야 할 북한 미사일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이죠. 북한은 바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데, 발사 플랫폼을 다각화하는 것이 한 방법입니다. 도로 기반 이동식 발사와 열차 발사 능력에 더해 잠수함 발사 플랫폼까지 갖추는 것이죠. 미국이 겨냥해야 할 표적과 지역이 늘어나 미군과 한국군의 주의와 공격이 분산될수록 북한 미사일을 파괴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기자) 북한으로선 미국이 방어보다 선제공격을 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미사일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뜻이군요.
  윌리엄스) 이 모든 것이 (2014년 당시) 레이먼드 오디오노 미 육군참모총장과 조너선 그린너트 해군참모총장이 제출한 공동 메모(eight-star memo)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현재의 미국 미사일방어 체계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비례해 계속 방어망을 늘려가는 비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방식’이라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발사의 왼쪽(Left of Launch), 즉 발사 직전 교란 역량을 키워 북한 미사일이 발사 전 지상에 있을 때 파괴하자는 개념입니다. 미국이 저비용에 성능도 뛰어난 토마호크와 같은 순항미사일을 갖추고도 현재 초음속무기 개발에 전념하는 것은 이런 목적을 위해선 ‘속도’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미국이 이런 전략을 실행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고, 발사 플랫폼을 다각화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기자) 북한의 ‘세컨드 스트라이크(핵 공격을 받으면 남은 핵으로 상대에 즉각 보복하는 능력)’ 능력 강화 수순 아닙니까?
  윌리엄스) 맞습니다. 전쟁이 발발할 경우 핵무기 등 공격 수단이 적의 첫 공습에 모두 노출되는 상황을 대비하는 동시에 세컨드 스트라이크 능력을 갖추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기자) 하지만 북한으로서는 잠수함 능력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것이 한계 아닌가요?
  윌리엄스) 그렇습니다. 잠수함이 낡고 소음이 심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취약한 부분이 맞습니다. 미사일 발사 플랫폼으로서도 역량이 떨어지고요. 하지만 북한은 잠수함 1~2대를 억지용으로 배치하거나, 침몰당하기 전에 미사일 몇 발을 먼저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SLBM 탑재 잠수함을 보유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는 ‘위신’과도 관계가 있고요.
  
  기자) 북한이 미사일 기술 개발 속도에 비해 잠수함 부문에서 여전히 고전하는 이유는 뭘까요?
  윌리엄스) 외부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기 어려운 영역이어서 더욱더 그렇습니다. 잠수함 관련 기술 이전은 엄청나게 민감합니다. 가령 러시아나 중국이 북한에 저소음화 기술 등을 넘기고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북한 잠수함을 통해 이 기술을 역추적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러시아와 중국의 잠수함 부대가 크게 취약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런 기술은 오로지 가장 신뢰할 만한 동맹에만 전수합니다. 미국과 호주의 핵잠수함 제공 합의가 그렇게 중요한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따라서 나는 누군가 북한에 잠수함 관련 첨단 기술을 건넸다면 매우 놀랄 것입니다.
  
  기자) 북한 잠수함의 그런 낙후성 때문에 이번 SLBM 발사도 잠수함이 아니라 수중 바지선에서 이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는데요. 그런 의문을 갖고 계십니까?
  윌리엄스)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특히 북한이 선전 목적으로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사진을 포토샵으로 조작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습니다. 북한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발사 플랫폼이 잠수함, 바지선, 어느 쪽이든 이제는 더는 놀랍지 않습니다. 북한은 5년 넘게 SLBM을 개발해 왔기 때문에 잠수함에서 무엇인가 발사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해도 놀랍지 않다는 것입니다.
  
  기자) 북한의 SLBM이 판세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만, 잠수함 역량 때문에 미국을 직접 위협하기엔 아직 역부족 아닌가요?
  윌리엄스) 북한 잠수함이 미국 연안까지 이동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나는 놀랄 것입니다. 해외 기지가 있어서 연료를 재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재래식 잠수함을 그렇게 운용하기 어렵습니다. 현재로선 역내용이지 대양을 오갈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기자) 아직 ‘역내용’이라면 한국은 어떤 방어 전략이 필요합니까?
  윌리엄스) 한국 미사일 방어망은 모두 북쪽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점입니다. 대부분의 미사일이 북쪽에서 날아올 것이기 때문에 이해할 만한 방식입니다. 하지만 잠수함은 어느 방향에서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은 가령 남쪽의 제주도 방향으로부터 공격당할 수도 있습니다. 방향을 예측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미사일 방어 관점에서 보면, 360도 방어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현재 사드 레이더는 북쪽을 향하고 있는데, 패트리엇 시스템에 장착될 차세대 레이더(LTAMDS)는 360도 감시 기능이 있습니다. 한국은 북한의 순항미사일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이런 방식의 360도 레이더를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대잠수함 작전에 초점을 맞추고 감시 장비를 갖추는 노력도 기울여야 합니다.
  
[ 2021-10-23, 16:32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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